[세백] 지가 더 애같은 아빠 오세훈 골치아픈 엄마 변백현 떼쟁이 딸같은 아들 세현 7 "여봉. 우리 세현이 동생 가질까?" 이른 아침 목이 말라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깬 세현은 안방에서 들려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리에 들고 있던 물통을 떨어뜨리고 말았다. 동...생...? 지금 아빠 하나로도 벅찬데 동생? 절대 안 될 말이오!!!! 오세현은 그 길로 냉장고 문도 열어둔 채로 안방으로 직행해서 문을 박차고 들어갔다. 노크고 뭐고 그런 에티튜드 따위 지금 내 7년 인생에서 중요하지 않아! 씩씩거리며 난데없이 들어선 세현을 보고 백현의 잠옷 단추를 풀다만 세훈이 놀라서 굳자 뭔가 하고 빼꼼 내다본 백현이 세훈을 휙 밀치고 일어나 옷을 추슬렀다. "둘이 뭐하는 거야!" "아니, 세현아, 그게 말이야.." "야, 오세현. 너 왜 안 자고 있어." "뭐 동생?! 허참. 안 돼. 동생 없어도 돼. 없어도 되니까 둘이 하려던 거 스탑!" 세훈을 향해 으르렁거리던 세현이 침대 위를 뽀르르 올라오더니 백현과 세훈 사이에 폭 파고들어 엄마를 껴안고는 소리친다. "엄마 내 꺼야!!!!" "내 꺼야 인마, 니 엄마. 이게 어디서 주제넘게 까불고 있어." "세훈아, 말 좀 이쁘게 해." "맞아. 말이나 이쁘게 하시지? 어린이 앞에서 교육상 안 좋은 말이나 직직하고 말이야." "너도 어린이치고 뭘 배웠는지 버르장머리가 하나도 없다?" 일곱 살 어린 아들과 말싸움이라도 하려는 건지 따박따박 받아치는 세훈의 철없는 장난에 백현이 두통이 도진 듯 머리를 감싸고 푹 엎드린다. "둘이 각방 써!!!!" "헐. 니가 뭔데 엄마 아빠 각방을 쓰라마라야." "아들의 권리로! 동생이 태어나지 못하게 막겠어!" "넌 애가 어떻게 태어나는지나 알고 하는 말이냐." 좀 더 놔두면 부부의 다이나믹한 성생활까지 일곱살 자녀에게 성토할 거 같은 남편의 우치함에 혀를 찬 백현이 세훈을 말리기 시작한다. "아우, 오세훈. 애랑 싸우지 좀 마." "쟤가 먼저 시비 걸잖아." "쟤? 아빠 지금 쟤라고 했어?! 하, 어이가 없으려니까." "세현아, 너도 아빠한테 말 좀," "엄만 잠깐 끼어들지 말아봐. 이건 아빠와 나 사이에 아주 심각한 문제야. 어떻게 아빠가 나한테 쟤라고 할 수 있어?" 면도칼같은 말 한 마디에 상처받는 꽃같은 어린이 세현이 앙칼지게 대꾸하며 팔짱을 척 끼고 고개를 홱 돌린다. 단단히 삐쳤다는 시늉을 하는 세현을 보고 백현이 뒤에서 세훈에게 주먹질을 하며 빨리 세현을 달래라는 모션을 취했다. 그제야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세현에게 화해를 요청하는 세훈은 때때로 세현보다 더 아이같았다. 내가 애 둘을 키운다, 키워. 하면서도 제 아들과 남편이 너무 귀여워 어쩔 줄 모른다. 아, 남편은 좀 웬수 같다. 나잇값 못하고 유치하게 증말. 아침부터 한바탕 한 덕에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세백가족. 백현이 이른 아침을 준비하느라 바쁜데 샤워를 마친 세훈이 가운 차림으로 부엌에 들어와 괜히 백현의 허리를 끌어안는다. "뭐야. 불편해, 놔." "어허. 서방님이 좀 안으시겠다는데. 가만 있어봐." 꼼지락꼼지락하는 백현의 몸을 다리로 붙들고 세훈의 손이 점점 백현의 셔츠 사이로 들어간다. "아힛, 간지러워." "세현 엄마. 이따가 진짜 세현이 동생 함 만들어 봐? 세현이 유치원 버스 몇 시에 오는데?" "여덟시, 이십, 하, 그만..!" "동작그만. 아빠 지금 엄마 등에 껌딱지처럼 붙어서 뭐해?" 세수를 하고 왔는지 앞머리가 젖은 세현이 가자미 눈을 하고 제 아빠와 엄마가 엉켜있는 꼴을 본다. 게슴츠레한 시선에 백현이 또 세훈을 멀찌감치 밀어버리고 세현에게로 간다. "하하, 아들 다, 다 씻었어? 자 그, 그럼 유치원복 입으러 가, 가까?" "엄마 왤케 말을 더듬어? 뭐 나쁜 짓 했어?" "아냐!!! 나쁜 짓은!! 가자! 유치원복!" 당황해서 횡설수설하는 백현의 뒤를 따라 가는 세현을 보며 세훈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우리 아들은 너무 센서티브한 게 문제야." "뭐? 아빠 지금 뭐라고 했어?" 쪼그만게 귀는 밝아서 저 멀리 방문 앞에 발꿈치를 들고 서있다가도 세훈의 말을 듣고 쪼르르 달려와 세훈에게 떽떽 거린다. 하루종일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러운 세백이네. 그나저나 세현이 동생은 만드셨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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