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눈을 뜨기엔 조금 이른 아침, 창문을 열어두고 잤나, 발끝에서 오한이 들어 결국 일어나 버렸다. 덮고있던 이불을 발로 제치고 옆을 돌아봤는데 "...으헙!" 생각치도 못하게 누군가가 의자에 앉아있어서 나도 모르게 놀라 비명을 지르려던 찰나, 그 사람이 오른손으로는 내 머리를 받치고, 왼손으로는 입을 막아버렸다. 그리곤 내 눈을 똑바로보면서 말했다. "혁이가 깨면 시끄러워져" 다소 부드럽지만, 왠지 장난끼가 가득해보였다. 좋은 의미가 아닌, 다른 의미로. 나를 요리조리 살펴보더니 입을 막고있던 손을 빼고 내 볼에 슬며시 올려놓았다. 그의 얼굴은 웃고있었지만 소름이 돋는다고 해야하나. 그에게는 그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일렁였다. 말려들 것 같은.. 그런 마약? 마성? "너구나, 숨기려고했던게" "누,,누구" "택운이가 얘기 안해줬어?" "이재환이야. 잘 부탁해" * 이재환은 상혁이가 깨지않게 조심스레 내게 나가자고 했다. 이재환이라면 택운씨가 위험하다고 했던 사람. 나를 이리저리 데리고 다닌 것도 이 사람과 최대한 마주치지 않기 위해 피해다니느라 그런것이다. 근데 이리 빨리 마주칠 줄이야. 말대로라면, 난 딱 거절하고 집에 있어야 하지만, 계속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사람에게는 특유의 분위기가 흐른다고. 왠지 거절 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나는 이 사람이 대기해 논 차 조수석에 앉아있었다. 뭐가 그리 좋은지 핸들을 돌리는 이재환의 얼굴에선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박장대소하는 건 아니지만 입에서 피어오르는 듯한 웃음이 보였다. 마치 항상 웃고있는 광대처럼. "애기야" "..네?!" "어디가는지 안 물어보네?" "아,아니..근데 애기라니,,," "왜? 맞잖아."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 그럼 뭐라불러줄까, 꼬마? 말만해 해줄께. 라는 말에 나는 소용이 없을꺼같아 닥치기로 했다. 계속 이 사람 페이스에 말리는 듯 했다. 어딜가냐 물어봐도 안가르쳐 줄껀데? 장난을 칠 꺼 같아 애초에 물어 볼 생각도 없었다. 운전한지 15분 쯤 지났을 때, 우린 한 한의원에 도착했다. "여긴.." "택운이가 일하는 곳이지. 들어가자" 그는 내가 연 차 문을 닫고, 내 어께에 팔을 올렸다. 아니, 올렸다니 보다는 걸쳤다. 이렇게 키가 컸었나. 끼리끼리 사귄다더니, 이 집사람들은 키보고 사귀나. 나는 어색해 죽겠는데 이 사람은 전혀 그런게 없어보였다. 거의 끌려가다 싶이 한의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말이 다가오는 금요일이라 그런지, 대기해있는 사람이 많았다. 역시, 한의원이라 그런지 나이 많은 사람들이 주로 손님이였고, 눈에 띄는 젊은 사람은 안보였다. 이재환은 접수대로 가더니 정택운 만나러 왔다고 한 간호사에게 얘기했다. "어머 이재환씨, 오랜만에 오셨네요." "네, 이 친구가 허리가 아프다고 그래서 데려왔지요" "아 그러시구나, 정택운 선생님은 지금 환자 없어서 방에 계실꺼에요." 택운씨를 부르는 선생님이란 호칭을 듣자 정말로 의사라는 걸 실감했다. 나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재환이랑 대화하는 간호사를 보니, 이 사람은 꽤 인기가 많은 것 같았다. 히죽히죽 거리는 간호사를 보니 저 사람은 완전히 말려든 것 같았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여자에게 인기 많을 꺼 같은 스타일이다. 순정 만화에 나올 법한, 건방지지만 매력으로 다 커버하는 스타일. 쉽게 녹아드는 스타일. 예전부터 말 할 사람도 없고, 혼자인게 익숙해져서 사람을 관찰하는게 버릇이 됬다. 상황은 바뀌어도 버릇은 잘 고쳐지지 않는다. "이제 끝났니?" "네?" "너 아까부터 나 관찰하면서 경계하고 있잖아" 웃으면서 내 귀에 속삭였다. 조금 무섭다 이 사람. "가자 택운이한테" * "너, 너가 어떻게 별빛씨랑..." "아 애기 이름 별빛이구나? 귀엽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택운씨는 의자에 앉아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재환을 향해 삿대질을 하던 손가락은 그 입을 가렸다. 이재환은 마치 자기 방이라는 듯이 자연스레 의자에 앉아 다리를 꼬고는 나보고는 여기 앉으라며 손 짓을 했다. "너 별빛씨있는거 어떻게 알았어? 한상혁이 얘기했어?" "아니, 직감으로. 진짜 집에 여자가 있을줄은 몰랐는데..가니까 있더라고" 이재환은 큭큭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저번에 집갔을 때 딱 냄새가 났지. 항상 더러운 집이 잘 치워져 있고, 휴지통에 쓸어담은 긴 머리카락이 보이더라고. 그리고 한상혁의 서툰 거짓말이 결정타를 날렸지." "망할 새끼" 이재환의 말에 다소 화가난 택운은 책상을 내리치며 욕을 했다. 평소에 전혀 볼 수 없었던 정택운의 당황해 땀을 흘리는 모습이 새로웠다. 이재환이 정택운을 손바닥 위에 놓고 갖고 노는 듯 했다. "이재환, 별빛씨는.." "걱정마라. 애기는 안죽여. 재밌을꺼 같거든." 이재환은 나를 보며 웃고는 그리 말했다. 눈이 마주치자 나는 고개를 떨구었다. "내 물건 가지러 왔어" "아 맞다. 여기" 정택운이 이재환에게 건네 준건 저번에 같이 가지러갔었던 침같은 물건들. 조그만 상자에 가득 담겨져있었다. 이재환은 만족스럽다는 얼굴을 하고는 자켓 안주머니에 넣었다. "이번 물건 좋네" "줬으면 얼른 가. 별빛씨는 저랑 기다렸다가 같이 갈래요?" "아니, 내가 데려갈껀데?" "아니, 넌 위험해. 안돼 그니까," "싫어. 오늘 일 없어서 할 일도 없단 말이야." "하아. 넌 진짜,," 미치겠다, 정택운은 머리를 손으로 털어내면서 더 이상 말을 해봐도 소용없을꺼 같은지 입을 닫았다. 이재환은 흠, 거리면서 만족스러운지 앉아있던 내게 다시 어깨동무를 하고 이 방을 나갔다. 정택운의 걱정되는 모습을 뒤로 한 채. * * 안녕하세요 장미빛 고래에요! 드디어 등장했죠. 재화니. 저는 재환이 캐릭터가 젤좋아훃(물론 다른 멤버도ㅎ) 마성의 매력을 가졌어요 재환이가. 흑흑 중간에 갑자기 올려버려서; ㅜㅜ 조금 수정해서 다시 올렸어요 항상 재밌게 봐주시는 분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