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으로 '혹시 새벽이라서 김태형인데 민윤기 얼굴로 착각했나?'라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5초를 지나지 않았다.
민윤기는 개 하얗고 김태형은 개 까만데.
그리고 이목구비조차 닮은 점이 1도 없었다.
눈을 비비고 이 상황을 다시 한 번 더 마주했다.
비비적비비적-
"...빨리이..."
아무리 봐도 민윤기다.
"아니... 내가 안아주는 거랑 니가 아픈 게 낫는 거랑 무슨 상관이야;"
"하 진짜 씨..."
ㅆ,씨?
토끼 주제에 욕을 해?
내가 당황해서 어버버 거리는 사이 민윤기는 침대에서 일어나 내 손목을 확 잡았다.
"ㅁ,미쳤어? 손 안 놔?"
"그러게 좋게 말할 때 왔어야지."
민윤기는 자신의 말을 마치자마자 나를 자기 품에 안았다.
그것도 겁나 세게.
반항할 틈도 주지 않고.
"후... 조금만 이러고 있자..."
"..."
빨리 품 안에서 벗어나야 되는데.
고자킥을 날려서라도 내 방에 가야 하는데.
이상하게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
"김탄소 어제 치킨 뭐 잘못 먹었냐?"
다크서클이 턱 밑까지 오는 사람을 봤나?
못 봤다면 이제 보여주지.
어제 민윤기 일로 인해 방에 들어오고 나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
마음이 싱숭생숭해 침대에 누워서 이불 킥도 해보고 책도 읽었지만 '잠'의 'ㅈ'도 오지 않았다.
저 새끼는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우리 집에 온 걸까.
혹시 나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이 쟤를 시켜서 뭐 그렇고 그런...
"주잉!"
"아 깜짝..."
심각한 표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내 얼굴 앞에 김태형이 뿅! 등장했다.
"진짜 치킨 뭐 잘못 먹은 거야?"
"어. 너 때문에."
"힝. 주잉아 근데 나 고민 있어."
"무슨 고민."
"나 꼬리가 안 들어가."
...헐.
"뭐? 꼬리가 왜 안들어가?"
내 물음에 자기도 당황한 듯이 김태형이 축 처진 어깨를 더 움츠렸다.
"몰라아... 자고 일어났는데 꼬리가 삐죽 나와이써..."
그러면...
"좋은데?"
존나 좋군?
"뭐? 주잉 8ㅁ8..."
"김태형, 김탄소 원래 변태잖아.
너 꼬리 나왔을 때 음흉하게 만져보자고 한 거 기억 안 나?"
박지민이 소파에 빈드라시 누워서 말했다.
너 왜 과거 일을 꺼내냐.
"아 맞다..."
맞다는 무슨 맞다야.
"태형아 매우 유감이구나. 하지만 귀여우니 됐어. 걱정하지 마."
"응? 주잉! 나 귀여워?"
"그래."
"귀여우면 뽀뽀!!! >ㅁ<"
"아악!!!"
김태형의 스킨십이 날이 갈수록 더 늘었다.
이 자식...
진짜 개가 되려는 것 같아...
"김탄소가 뭐가 예쁘다고 저러냐 태형이는."
"자기 눈에 예뻐 보이겠지."
어느새 김남준이 박지민 옆에 앉아서 박지민과 협동해 나를 돌려까는 중이다.
자식들이.
"아 맞다 김탄소."
"왜"
"오늘 까먹은 거 아니지?"
"오늘 뭐?"
"...진짜 붕어지, 너?"
"붕어로 맞고 싶냐?"
"아니."
"오늘이 뭔데."
"석진이 형 생일파티. "
헐... 까먹고 있었다.
"너 까먹고 있었지."
"...엉."
"석진이 형 삐지면 1년 가잖아.
너 내가 말 안 했으면 개강하고 조별 과제 니가 다 작성해야 될 뻔."
"구체적으로도 말해주네. 소름 돋으니까 그만해."
"선물은"
"당연히-"
"안 샀겠지."
"정답~"
"지금이라도 사러 나가던가."
"그럼 지금 니 옆에 내 옆에 있는 동물 두 마리랑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처자고 있는 동물 한 마리는 어떡해?"
"데리고 가야지."
-
"여기 또 온다 ^ㅁ^"
"김탄소, 나 배스킨라빈스. "
"아 추워."
그래. 태형아 여기 또 오지?
그때는 4명이었는데 이제는 5명이네.
그리고 지민아 다시 버려지고 싶니?
윤기야 너는 우리 중에서 제일 많이 껴입었으면서 춥다 하는 게 말이 되니?
"우선 밥부터 먹자."
"콜"
끼니부터 해결하자는 김남준의 말에 아무도 거절하는 사람이 없었다.
"치즈돈까스으-"
"태형아 너 그때도 치즈돈까스 먹었잖아."
"난 그게 제일 좋아"
누가 보면 편식하는 초딩인 줄 알겠네.
"아 김태형 오늘은 햄버거 먹자고 집에서 나올 때부터 말했잖아!"
"야! 박지민! 너는 지짜 니 입은 입이고 내 입은 주둥아리냐!"
"뭐래! 그게 거기서 왜 나와!"
...어휴 이 강아지 두 마리들...
"데려오지 말 걸 그랬나."
"내 생각도 그래. ...야 민윤기는?"
민윤기?
아까부터 졸졸 뒤따라오던 민윤기는 당연히 내 뒤에 있ㄱ... 뭐야.
어디 갔어.
민윤기가 없어졌다.
"헐... 민윤기!"
다짜고짜 민윤기를 부르는 나 때문에 앞에서 투닥거리던 두 강아지들이 행동을 멈췄다.
"윤기가 왜?"
"...없어졌어."
"뭐라고?"
"으어! 안돼!"
"그럼 내가 이 층에서 찾을 테니까 너네는 화장실에 가봐. 김탄소 너는... "
"..."
"여자화장실."
"...민윤기가 미쳤다고 여자 화장실에 가?"
"그럼 안 찾게?"
"..."
김남준, 너는 여자 화장실에 없으면 뒤질 줄 알아라.
사실 그렇게 찾고 싶지는 않았지만,
민윤기가 없어지면 김태형은 아마 난리가 나겠지.
그렇게 귀여워하던 토끼가 없어졌으니 죽는다고 발버둥 칠 수도 있겠다.
그리고...
'안아줘'
'조금만 이러고 있자...'
...확인하고 싶은 게 많다.
순전히 내가 좋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나에 대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지.
덜컹-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여자 화장실에 있을 리가 없지.
민윤기뿐만 아니라 아무도 없었다.
김남준 넌 뒤졌어.
라며 화장실을 나오려고 했는데-
"올 줄 알았어."
...
"..."
"김남준이 여기 오라고 시켰지."
민윤기가 열려있는 화장실 칸 안에서 나왔다.
"..."
무슨 말을 하긴 해야 하는데, 입이 안 떨어졌다.
아까 새벽같이.
"왜 아무 말도 안 해?"
민윤기가 내 앞으로 걸어왔다.
그러고는
"떨려?"
내 바로 앞에서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ㅇ,안 떨려. 저리 비ㅋ..."
"탄소야."
"..."
"나는 니가 좋아."
심장이 쿵-하며 떨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고-
민윤기는 다시 한번 나를 안았다.
새벽과는 다른 느낌으로 부드럽게.
"탄소야."
"..."
"키스하자."
-
"없어?"
"응, 없어"
"어떡해에..."
"태형아, 걱정하지 마, 곧 찾을 거야."
곧 찾을 수 있을 거라며 태형이를 위로하긴 했는데, 이대로 진짜 어디로 사라진 거라면 어떡하지.
아 근데 김탄소는 왜 이렇게 안 와.
태형이와 지민이와 앉아서 기다리는데, 저 멀리서 김탄소가 보였다.
"김탄소!!!"
여자 화장실에서 김탄소가 나왔다.
그리고,
민윤기는 없었다.
"어... 남준아."
"왜 이렇게 늦게 나왔어. 민윤기는?"
"아..."
김탄소가 뜸을 들였다.
"왜 뜸을 들여?"
"민윤기... 집에 간대."
...뭐라고?
듣고 있던 나도 박지민도 김태형도 다 놀랐다.
"민윤기 자기 안 챙겨줘서 삐졌대? 왜 먼저 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네... 우리끼리라도 먹으러 가자."
"...무슨."
어이가 없어 김탄소를 다시 한번 바라봤다.
?
"..."
"...왜? 빨리 와."
... 김태형도 그렇고, 김탄소도 그렇고.
이 자식들이 무슨 화장실만 가면 우는 병에 걸렸나.
"야 김탄소."
"...?"
"눈 부운 거나 가라앉혀."
-
"형! 생신 축하드려요~"
"아이고~ 고맙다 우리 호석이!"
"형 저는 안 보여요?"
"당연히~ 우리 남준이도 보이지!"
"야 남준아"
"응?"
맞은편에 앉은 정호석이 나를 불렀다.
"탄소는?"
"아- 탄소는..."
"여기 있지! 오빠! 생신 축하드립니다~"
"아이고~ 우리 탄소! 고맙다! 넌 어떻게 날이 갈수록 더 예뻐져~"
"오빠보다 덜 예쁩니다."
탄소가 석진이 형에게 선물을 쥐여주고는 내 옆에 앉았다.
술집이라서 시끄럽기도 하고 석진이 형이 워낙 친구들이 많아 지금은 거의 회식 분위기 수준이다.
"김탄소"
"하잇?"
정호석이 내 옆에 있는 김탄소를 불렀다.
"그 때는 집에 잘 들어갔어?"
"응? ...아 어.'
"그럼 다행이고-"
정호석이 김탄소와 말을 끝내자마자 나를 흘깃 쳐다보았다.
...정호석 지금 나 의식하지.
그냥 쳐다보는 것도 아니고 기분 나쁘게.
"야 김남준"
?
김탄소가 나를 불렀다.
"왜"
김탄소가 무릎을 꿇어 내게 귓속말을 한 건 바로 그다음이었다.
"나 만약에 술 취하면 꼭 니가 나 데려다줘야 해."
"...내가 왜?"
"니가 왜는 무슨. 여기서 우리 집에 걔네 있는 거 아는 사람이 니 밖에 없으니까 그렇지."
아아-
"그러지 뭐."
말을 마치자마자 식탁 위에 술이 가득 들어섰다.
"오늘은 그냥 마시고 죽자-"
석진의 형의 말과 함께 앉아있던 사람들이 일체 다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
"남준아, 탄소 어떡하냐.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데?"
석진이 형이 나에게 말했다.
그도 그럴게 김탄소 지금...
"야 일어나, 너 지금 굉장히 추해."
일어서지도 못하고 있다.
보도블럭 위에 앉아서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지쳐있는 여대생의 꼴이란.
"형"
"응?"
"형은 꼭 이런 여자친구 사귀면 안 돼요."
"걱정도 팔자다, 남준아."
석진이 형은 택시를 타고 가버렸고, 이제 김탄소를 어떻게 운반해야 집에 잘 데려다줬다고 소문이 날 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근데-
"힘들면 내가 데려다줄까?"
술집에서 정호석이 나왔다.
"아, 아니야. 안 그래도ㄷ..."
"탄소야, 내 말 들려? 내가 데려다줄까?"
정호석은 느닷없이 나타나서 김탄소 앞에 무릎을 굽히며 말했다.
"아니"
김탄소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김탄소 완전 차가워."
곧 정호석은 에휴- 하며 일어서더니 나를 보고 말했다.
"그래- 남준아. 탄소 좀 부탁할게."
니가 얘 남자친구라도 돼?
라는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뻔했지만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정호석을 보냈다.
"흠..."
정호석은
"남준아..."
김탄소를
"어, 왜?"
좋아한다.
-
"김탄소. 집 비밀번호."
"4885"
"...넌 무슨 그런 끔찍한 숫자를...이 아니라 아무 남자한테 집 비밀번호 막 가르쳐준다 너?"
"니가 아무 남자냐..."
"그건 아니지. 이 멋진 남준 님ㄲ..."
오랜만에 자아도취해보려고 했는데, 하지 못 했다.
"...김탄소?"
"남준아... 나 요즘 너무 힘들다..."
내 품에 안긴 너 때문에.
"...ㅇ,야 소름 끼쳐 떨어져"
"으으응- 계속 붙어있을 거야."
취기 때문인지 나에게 안겨 떨어질 생각을 않는 너 때문에 식은땀이 났다.
"야 힘들어."
"참아. 조금만 이러고 있자."
...니가 도대체 뭐 때문에 힘들다고.
5분가량 지나고 김탄소는 나중에 보자라며 하고는 집에 들어갔다.
"후..."
목도리를 칭칭 두르고는 집으로 가려 했는데,
"..."
"...사람 놀래키는 데 맛 들였지 너."
민윤기가 내 앞을 가로막았다.
"얘기 좀 하지."
뭐...
좋을 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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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뭐라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암호닉을...
진짜 다 사랑합니다.
뽀뽀해주고 싶을 정도.
혹시 암호닉에 자신의 암호닉이 없다!
그러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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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리 났네요.
여주 입술 삽니다.
차라리 경매를 할까요?
저 먼저 할게요.
여주 입술 500원부터.
이번화에는 남준이 시점이 나왔는데, 쓰면서 설렜어요.
변태인가요?
영창 가겠습니다.
그리고 남자들끼리의 신경전을 자세히 풀어보려 했지만 실패.
책 좀 더 읽어야 할 듯요.
신문도 좀 보고...
네.
항상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와 오늘이 일요일이네요.
나는 학교 안 가지롱.
...죄송합니다^^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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