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과 피아니스트
이걸 어쩌지. 쑨양이 작게 읇조렸다. 눈 앞에는 두손발이 꽁꽁 묶여 무릎이 꿇려진 박태환과 김은혜가 있었다. 아 년놈들을 어떻게 겁을 줘야 떨어질리나. 이렇게 잡혀와서도 둘다 눈에 쌍심지를 켜고 째려보는꼴이 누구 하나는 개피봐야 포기하고 끝날것 같은데.
"박태환. 내가 저번에 경고했잖아."
"웃기지마. 니가 뭘 어쩌든 나는 은혜ㄹ"
"아..., 내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했잖아."
쫘-악. 마찰음이 창고안을 울렸다. 저도 모르게 뻗어나간 손을 내려다본 쑨양이 고개가 반쯤 돌아간 태환을 향해 밝게 웃었다. 나 돌면 무섭잖아. 너도 알잖아. 말을 끝맺자 마자 김은혜가 높게 소리를 질러댔다. 태환씨 괜찮아. 고개 좀 들어봐. 김은혜가 무릎을 바닥에 찧어가며 박태환쪽으로 기어갔다. 두 눈에는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 고개를 숙여 눈 맞쳐가며 걱정했다. 울지마, 괜찮아. 무릎은 괜찮아? 두 년놈들이 저들끼리 걱정하고 애뜻해하는 꼴이 딱 80년대 신파극이었다. 못된 악의 무리와 선량한 주인공 둘. 자조적으로 웃던 쑨양은 두현을 향해 턱짓을 했다. 두현은 서둘러 김은혜와 박태환을 떨어뜨려놓았다. 그러던 중 김은혜가 소리를 꽥꽥 질러 두현에게 뺨을 맞았다.
"당신! 당신이 이래도 돼? 당신이 뭔데? 이러는건데!"
"나!? 음, 뭐라고 설명할까. 나를 응...? 박태환 니가 설명해볼래?"
꽤나 세게 뺨을 맞았는지 입가가 터진체로 김은혜는 표독스럽게 쑨양을 노려보았다. 뭐라 설명하지. 조그맣게 중얼거린 쑨양이 태환을 보며 반문했다. 내가 너한테 뭐야? 태환은 대답을 하지 않은체 계속해서 입술을 짓이겼다. 대답없는 태환을 보며 쑨양은 환하게 웃었다. 그래 너도 말로 규명하기 힘든 사이라는 걸 인정하는 거지? 내심 즐거워진 쑨양이 태환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김은혜를 마주봤다. 봐. 김은혜. 박태환도 규명하기 힘든 사이를 인정했어. 김은혜는 대답없는 태환이 원망스러운듯 큰 눈에 눈물을 고여내기 시작했다. 울먹이며 태환씨. 제발 대답해, 아무 사이 아니라고. 그냥 말해. 응? 애처롭게 울리는 김은혜의 목소리에 쑨양은 크게 두어번 웃었다.
"이제 지치지? 그만하자. 나도 힘들고 너도 힘든데 이게 무슨 짓이냐. 안 그래?"
"니가 지친다고?'
"그럼, 내가 왜 안지쳐. 니네 둘이 발악하는게 재밌긴해도말야. 이 야밤에 남녀가 같은 집에 있고 그러면 안돼지. 그러다 애새끼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랬어?"
"......."
태환은 포기한듯 고개를 내리고 쑨양의 시선을 피했다. 그래 넌 이런 놈이었지. 머릿속에 든거라고는. 마음 속에 있는 빚따위만 갚으면. 너같은건 당장 떠나버리겠다 다짐하는 태환이았다.
-
17살의 회상.
어두운 골목 사이를 쑨양이 급하게 달렸다. 한손으로는 허리춤에 찬 총을 더듬거리며 한손으로는 거칠게 목언저리 단추를 풀며 뛰었다. 청룡회의 갑작스런 습격, 그리고 태환의 부재. 이 둘은 청룡회와 태환의 부재가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그런 쑨양의 생각이 틀린지 않다는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약 1시간전 태환의 핸드폰으로 걸려온 통화. 진부하게도 들려오는 내용은 무조건 너혼자 우리가 있는 곳으로 와라, 안그럼 이놈은 죽는다. 알았노라 하며 전화를 끊으면서도 참 진부한 대사구나라며 말을 내뱉었다. 그런데 핸드폰 폴더를 접는 쑨양의 손은 보기좋게 덜덜 떨리고 있었다. 물론, 쑨양이 슈퍼맨이나 슈퍼영웅이 아닌 이상 혼자가면 둘중 하나는 죽는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런데도 부하들을 끌고갔다가는 그 영악한 청룡회 놈들이 태환에게 손댈까 싶어 쑨양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접선장소로 달렸다. 일단 믿을거라곤 허리춤에 찬 총 두자루와 자신뿐.
"여어. 왜 지금오시나. 니 이쁜 마누라 까딱하면 골로 갈뻔했잖아. 너 안오는줄 알고."
"니 눈에는 저 시커먼 놈이 이뻐보이냐?"
"솔직해 내눈에는 별론데 호모새끼들 눈에는 어떨지 모르지?"
조직폭력배라고 얼굴에 써붙힌듯 눈에 긴 상처가 나있는 청룡회 간부가 쑨양을 향해 비아냥댔다. 쑨양은 그에 침착하게 대응하려 두손을 움켜쥐고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질문했다. 그러자 청룡회 간부는 같잖다는듯 웃으며 호모 운운하더니 그 뒤로 작게 웅얼거리며 우리 쪽에도 호모새끼하나 있는데 그새끼한테 던져주면 좋아할것 같지 않냐. 하는 순간 주먹이 나갈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아냈다.
"그래서 어딨지?"
"아. 니 이쁜이?""그래, 내 이쁜이. 어딨냐?"
"까칠하시기는, 우리가 잘 모셔뒀지. 얘들아 데리고 나와."
간부의 말에 작은 쪽방에서 손이 밧줄로 꽁꽁 묶인 태환이 얼굴에는 이곳 저곳이 멍들고 피가 터진체 끌려나왔다. 순간 태환의 얼굴을 보고 욱해서 쑨양이 이성을 잃을뻔했지만 냉정히 자신을 다독였다. 지금 니가 정신 놓으면 저 새끼는 죽는다. 간부가 그런 쑨양을 보며 낄낄웃으며 태환을 쑨양과 자신의 가운데에 두더니 가슴팍에서 총을 껀내더니 총구를 태환의 가슴으로 향하게하였다.
"잘들어. 니가 어떻게하냐에 저새끼 목숨이 왔다갔다하니까."
"알았으니 서둘러. 이 쯤이면 조직에서도 나 없어진거 눈치 챌 시간이니까."
"그래, 긴말 필요없고 태국이랑 이번에 새로 시작한 마약거래 우리 조직으로 넘겨라."
마약거래. 조직이 성장하기에는 깨끗한 일가지고는 성장할수가 없었다. 이번 마약거래를 위해 자신 그리고 수많은 조직원들이 공들인 세월을 생각하니 선뜻 그러노라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내 눈앞에 태환을 향해 겨눠진 총구를 보자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번 일만 제대로 끝나면 청룡회따위는 밀어버리면 되니까.
"좋아. 그렇지만 태국쪽에는 너희가 양해를 구해라. 우리가 그런것까지는 할수 없잖아."
"그래. 좋아. 그런건 또 우리가 전문이거든. 얘들아 손목아프시겠다. 얼른 밧줄풀어들려."
간부가 웃으며 부하들을 향해 턱짓했고 곧 부하들이 밧줄을 풀었다. 태환은 그제서야 자신의 탱탱부은 손목을 보고 몇번 돌려보더니 쑨양쪽으로 퉁명스럽게 걸어왔다.
"야, 너때문에 이겍 뭐야! 한동안 피아노는 못치ㄱ..."
"피해!"
이대로 가면 서운하지.뒤를 돌아 쑨양에게 걸어가던 태환에게 간부는 총을 겨누었다. 아 너무 쉽게 풀린다했다. 욕설을 내뱉고 쑨양이 급하게 태환을 불렀지만 피할수 없다는것을 예감하고는 쑨양은 서둘러 태환의 뒤를 막아섰다. 빠른속도로 쑨양의 복부를 강타한 총알에 복부에서는 울컥울컥 피가 쏟아흘렀다. 창고를 울리는 태환의 비명소리. 청룡회쪽에서도 흑우의 후계자를 쏜것은 꽤나 계획에서 디틀렸는지 우왕좌왕하더니 서둘러서 창고를 빠져나갔다.
"미쳤어. 죽을라고 환장했어."
"커억. 조용히좀..해. 힘없어."
"미쳤냐고!!!!"
피를 계속 토해내는 복부를 급하게 태환이 두손으로 막았다. 젠장. 피는 왜이렇게 많이 나오는거야. 병원. 병원에 가야되는데. 어느새 태환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 시야를 가렸다. 한손을 복부에서 떼고 뒷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어어..어떻하지..일일구. 일일구. 흐으...여보세요. 거기 일일구죠. 여기..여기 사람이 총에 맞았어요...흐으..얼른요. 사람 죽어요."
걱정하지마. 입이 떨어지지 않아 전하지 못한 말을 삼키며 태환을 걱정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다가 쑨양은 이내 눈을 감았다.
| 작가의말♥ |
안녕하세요. 참외배꼽입니다. 이렇게 소개를 하니 챙피하네요. 뜬금없지만 저는 참외배꼽이 아닙니다. 지금 저는 매우 조심스럽게 새벽 5시 거실에서 조용히 노트북 자판 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가족들중 한명만 움직이는 소리가 나도 흠칫흠칫 놀라면서요. 이런 상황에서 두번이나 뻥안치고 날라가서 빡돌았지마 쓰었어요.ㅎㅎ 시험이 수요일인데, 돌아오는 수요일인데. 공부는 안되고 잡생각은 많이 나고ㅠㅠㅠ 그래고 시험이 끝나야 다음화가 나올듯해요. 원래 안올려고 했는데 저번에 공지도 안 내고 이렇게 잠수타는건 예의가 아닌듯 싶어 돌아왔어요ㅠㅠㅠㅠㅠ 다음에 볼때는 더 많은 독자님들과 뵙고 싶습니다. 새벽에 힘들게 썼는데 이번화는 제가 봐도 재미없네요. 날리느라 중간중간 사라진게 있어서 그런가...ㅠㅠㅠ
암호닉♥
빛님, 마린페어리님, 비둘기님, 박쑤냥님, 태꼬미님, 양갱님, 박태쁘님, 허니레인님, 봄님, 쌀떡이님, 광대승촌님,고무님, 김알록님, 포도주스님, 햇살님, 아와레님, 너구리 님, 앙팡님, 쥬노님, 박쑨양님, 민들레님, 음마님, 김첨지님, 타이레놀님, 잼님, 우구리님, 아롱이님, 고구미님, 텔라님, 렌님, 아스님, 햄돌이님, 빠삐코님, 피클로님, 또윤 님, 쓰레빠님, 부레옥잠님, 뺑님.
진짜 댓글 볼때마다 너무 행복합니다!!!!!ㅠㅠㅠㅠㅠ 맨날 공부안하고 인티들어와서 댓글 읽고 또 읽고 아마 제 소설 조회수는 제가 거의 채운듯!? ㅎㅎ 무튼 작가는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이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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