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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과 피아니스트
"......."
눈을 마주친 순간 약속이라도 한듯 어느 누구 하나 먼저 입을 열려하지 않았다. 태환은 그저 속으로 박수를 쳤다. 미친 회복력에 대해. 중환자실에 들어간지 삼일만에 깨어난 쑨양이 태환의 눈앞에 언제아팠냐는 듯 인공호흡기마저 제 손으로 떼고 눈을 멀뚱히 뜨고있었다. 미안해. 한마디가 목구멍에 걸려 뱉어지지 않았다. 태환은 성격상 누구에게 사과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타입이 아니라 그저 사과를 내뱉는다는것 자체가 태환에게는 쑥스럽고 부끄러운 행위였다. 미안해가 나오지 않으니 고맙다라고는 해야할것 같은데 그 또한 목구멍은 걸린 생선가시마냥 뱉어질듯 뱉어지지않고 목구멍 안쪽에 걸려있었다. 기침 몇번이면 나올것 같은.
"학교는 안갔어?"
"오늘 일요일이야."
먼저 말을 꺼낸것은 쑨양이었다. 평소 태환의 성격을 아는 탓도 있었고 딱히 사과나 감사를 받고자 한 일이 아니였기 때문도 있었다. 일요일이면, 삼일이 지났네. 쑨양이 손목에 꽂힌 주사바늘까지 뽑아버리려 하자 태환이 소리를 지르며 말렸다. 니가 뭘 안다고 그걸 손대! 태환이 서둘러 간호사를 데리로 오겠다며 문을 닫고 쿵쿵 뛰어갔다. 그런 태환의 뒷모습을 보며 아, 이렇게 아픈것도 괜찮겠구나. 태환에게 뒷통수 얻어맞을 말을 하고있었다.
"중국인이세요?"
"네, 화교에요"
"어쩐지 이름이 특이하더라고요. 쑨양이면 한국이름으로는 손양아닌가?"
손양이라는 말에 태환이 풋하고 작게 웃었다. 쑨양은 신경안쓴다는 듯 맞다는듯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무시당한 느낌에 태환이 잠시 입을 내밀었지만 이내 간호사 앞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입을 쏙 넣었다. 주사 바늘을 빼고 소독솜으로 팔을 한번 문지르고는 바이탈을 한번 확인한 간호사가 쑨양에게 몸이 많이 좋아진것 같다며 웃었다.
"둘이 친구사인가봐요?"
"네."
"이 친구가 수술 끝나고 중환자실로 옮겨졌을때 얼마나 지극정성이었다고, 말도 못하지."
"누나. 그런말은 왜해요~"
간호사가 웃으며 쑨양에게 저 친구에게 잘하라며 태환을 가려켰다. 태환의 붉어진 두 볼과 쑨양의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보며 간호사는 이것들 좋을때구나, 하며 병실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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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퇴원하도 되는거야?"
"그렇다니까. 의사가 퇴원하라는데 니가 왜 계속 입원하라고해"
"아니, 총을 맞은 사람이 일주일만에 퇴원하는게 말이돼? 너 장기도 손상되고 수술도 4시간이 넘게했어. 그럼 적어도 한달은 입원하면서 경과 지켜봐야 되는거 아냐?"
"이 정도 가지고 죽을거였으면, 그때 내가 니 앞을 막았겠냐. 퇴원해도돼. 집에서 그냥 쉬고 싶어."
말을 끝내며 쑨양이 환자복을 벗었다. 단추를 끄르자 복부에 둘둘 감긴 붕대에 태환은 또 미안한 마음이 생겨 입술을 짓이기며 고개를 돌렸다. 그런 태환을 보며 쑨양이 서둘러 와이셔츠를 갈아입었다. 보는 사람이 미안하고 힘들다는데 구지 느긋하게 갈아입을 필요는 없기에.
"이제 가자" 멀끔히 양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쑨양이 말했다. 고등학생이 양복이라니. 하며 비웃을만도 하지만 쑨양의 키는 중3이 지난후로 190을 넘기고 있던터라 오히려 캐쥬얼룩은 어울리지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집안이 집안이다보니 거의 양복차림일때가 많았다. 괜히 할말이 없어진 태환이 너 진짜 나이 들어보인다하며병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넥타이를 추스리던 쑨양은 진지하게 생각에 빠졌다. 스타일을 바꿔야 하나.
-
"왜, 아직도 안일어나는겁니까?"
"그게 지금은 쓰러진게 아니라 잠든거라니까요. 그래도 피곤한거 같으니 링거한대는 놓고가겠습니다. 휴식을 취해야 하니까 시끄럽게 하는건 금물입니다."
장선생, 장준희는 눈앞에 멀대같은 쑨양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의 주치의가 된지는 어언4년이 넘어가고 있지만 항상 볼때마다 위압감이 드는 키와 그의 양옆에 붙어있는 보디가드들 때문에 어깨를 움츠리며 살았다. 그런데 오늘은 한참 진료중이던 자신을 병원에서 아예 끌고나오다시피 데리고왔다. 장준희는 태환을 보는 순간 소리를 지를뻔했다. 눈 앞에는 몸 이곳저곳에 푸르댕댕한 멍자국이 낭자한 남자가 파리한 얼굴로 쓰러져있었다. 입밖으로는 설마 강간했습니까?가 튀어나올뻔했지만 자신의 목숨이 아까워 그대로 목구멍으로 삼킬수 박에 없었다.
오자마자 멀대같이 큰 쑨양은 계속 미친듯이 방안을 돌아다니고, 김비서는 천천히 상황을 보고했다. 그게 제 예상으로는 4시간이상 행위를 한것같습니다. 진지한 그 말투에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한번 보죠. 라고 말할뻔했다. 장준희는 눈치를 살피며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그럼 비뇨기과 의사를 부르는게 좋지않을까요?라고 하니 김비서는 그저 눈을 접어 웃으며 아무말도 없고, 쑨양은 장준희를 잠시 째려보다가 방안 돌기를 계속했다.
"음, 체온은 정상이고 맥박도 정상. 그러니까 기절했다가 지금은 잠든것 같습니다."
이 말을 꺼내기까지 장준희는 몇번이나 망설였다. 맥박을 짚으려 손목을 잡으면 으르릉 거리는 소리가 귓가까지 들려 바들바들 떨었고, 체온계를 귀에 꽂을때도 계속 되는 경계에 바들바들떨며 진료를 마쳤다. 속으로는 계속 욕설을 내뱉으며 그러다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괜찮노라 전했다. 그러자 쑨양이 서둘러 장준희를 밀쳐내었다. 순식간에 밀쳐내 중심을 못잡고 기우뚱 기우뚱 거리는 저를 모른척하며 계속해서 쑨양은 태환만을 바라보았다. 입으로는 쉴세없이 괜찮은건가. 하면서 눈빛은 저 돌팔이를 믿어도 되나 싶은 눈빛이었다.
기우뚱거리며 쑨양을 욕하던 장준희를 잡아챈것은 김비서였다. 웃는얼굴이 그대로 고정된듯 여전히 방긋 웃는 얼굴로 장준희를 잡아채고는 실례했습니다. 그럼 이제 모셔다 드릴까요? 라는 말을 내뱉었다.
"저기 저 주치의 그만두면 안될까요?"
"네?!'
달리는 차속에서 장준희는 맘속으로 묵혀두었던 말을 힘겹게 꺼냈다. 그러자 김비서가 잠시 장준희를 보더니 점점 속도를 늦추었다.
"장선생님. 저희가 뭐 잘못한 일이라도?"
"아니 저는 그저 제 병원에서 더 심각하고 위중한 환자들을 돌보고 싶습니다."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장준희가 소심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러자 김비서가 웃는인상 그대로 잠시 장준희를 힐끗 보았다. 하지만 그 순간 김비서의 눈빛이 날카롭게 날이 섰지만 장선생은 느끼지 못했다. 170은 될까 하는 왜소한체구에 눈썹까지 기른 앞머리하며 동그란 안경까지. 딱 나 샌님이요, 하는 얼굴이었다. 이 말을 꺼내려고 얼마나 고민했을까. 목으로 웃음을 삼키며,
"그건 안되죠. 장선생님."
"..네?!..어떻게 안될까요?"
저한테는 위급한 환자가 많은데. 조그맣게 웅얼거리며 장준희가 호소했다. 제발 더이상 날 이런 무서운곳으로 끌고오지 말란말야! 그런 장준희를 보며 김비서는 동네에서 꼬마들아니면 할머니 할아버지밖에 환자없는거 뻔히 아는데 저딴 거짓말을 내뱉는구나. 생각했다.
"장선생님. 아니 장선생. 저희가 주는 급료가 적은가요?"
"아니, 그건 아닌데."
"그럼 저희가 많이 불편하게 했나요?"
".........."
끄응거리는 소리가 대답하진 않아도 김비서의 귓까지 들리는듯했다. 그러던가 말던가 김비서가 말을 이어갔다. 저희가 더 위급합니다. 저희 이사님은 언제 어디를 다쳐도 이상하지 않을 분이라 장선생같은 유능한 의사가 필요하니까요. 라며 더이상의 대답을 차단했다. 그 말에 장선생은 대답도 못한체 입을 버버거리며 내가 그리 유능한 의사인가 생각하며 달리는 차속에서 눈물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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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달달터지는 날인데...다들 그러신지 모르겠네요. 요즘 자꾸 조폭과 피아니스트 내용이 피폐해지고 지난화는 무려 불마크까지 달아서 분위기를 전환하고자 달달하게 갔습니다. 제가 분명 어제 온다고 했는데 죄송해요ㅠㅠㅠㅠㅠ 요즘 하는것도 없는데 계속 피곤하네요. 소설 쓸때마다 생각하는거지만 진짜 소리안나는 키보드를 하나 사야겠어요. 이건 뭐 한줄 쓸때마다 다다다다! 소리가나서 가족들이 기웃기웃 거리는 통에 제대로 못쓰겠어요ㅜㅠ저번화에서 개연성이 없다고 했는데 오늘 주제를 달달터지게 잡아서 그런지 조금(?) 개연성이 있네요. 죄송해요. 4화 내용을 이어가면 또 우울터지고 박력 쑨양이 등장해야되서. 그래도 다음화는 박력쑨양 등장하고 서서히 은혜를 잘라야겠죠? 어떻게 자르지.....ㅎㅎ 빨리 조폭과 피아니스트 완결내고 단편들이랑 텍파 나눔하고 싶은데 언제 끝날지 저도 미지수예요ㅠㅠㅠ 텍파나눔이란거 나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ㅠㅠㅠㅎㅎㅎㅎ죄송합니다 게속 뻔소리해서. 그리고 댓글달아주는분들 모두 사랑합니다. 진짜 사랑해요. 암호닉 신청안했더라 댓글 다는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꾸준히 암호닉 신청하시고 댓글 다는분들에게는 꼭 보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가령 번외에 불마크를 왕창 집어넣는다던데해서 따로 보내드린다던데 해서..ㅋㅋ 죄송해요..또 뻔소리하네요..ㅎㅎ그런데 이번화에선 쑨환보다 장선생이랑 김비서가 더 많이 나온듯. 왜 자꾸 쑨환은 안쓰고 갑자기 장선생한테 꽂혀서. ㅎㅎㅎ 제가 미쳤나봐요..죄송해요. 둘은 이어질지 안이어질지 모르겟네요..ㅠㅠ(반응?) 죄송해요ㅠㅠ
암호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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