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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됐냐 븅신아?"


잠깐의 정적 후, 선우와 동룡은 깜빡 속았다는 듯이 박장대소했다.

저 아이는 알고있을까. 우스겟소리로 치부해버린 이 고백이 진심임을.

6년이다 무려 6년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저 사랑스러운 아이만을 바라본지도 6년. 철없던 고등학생이 대학생이 되고,

그 대학생이 자기 직업을 가진 사회인이 되기까지 미련할만큼 한 사람만을 바라봤다.

이 6년간의 시간을 우스겟소리로 넘겨야하는 비참함을 누가 알아줄까


"됐고 일어서자."


눈시울이 빨개진 것을 들켜버릴 것 같아 정환은 재빨리 겉옷을 챙겼다


"그래. 덕선이 뭐하니 2차 달려야하지않겠니"

"어? 어...."


딸랑-


"어? 야! 최택! 왜 이제와 새꺄!"


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선우가 소리친 곳에는 택이가 서 있었다.


"야. 나 먼저 갈게"

"정팔아 어디가니 이차 안 달려?"


황당한 듯 묻는 동룡에게 집에 일이 있는걸 깜박했다며 정환은 급히 택시를 잡았다.

택시 안, 비가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한심해. 처음이자 마지막 고백을 됐냐븅신아-로 끝내버린 자신이,

이런 마음으로는 택이와 한자리에 있을 수 없어 자리를 피해버린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했다.



정환은 빨개진 눈으로 택시에서 내려 집을 향했다.



철컹-

대문 손잡이를 당기려는 순간 아까의 고백 장면이 머릿속을 스친다.

덕선이의 그 표정은 무슨 의미였을까. 다 알고있다는 듯한 그 아이의 표정이 자꾸 떠오른다.



"하..."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다시 대문 손잡이를 당긴다.



".........팔!!"


다급히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본 자리에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정환을 바라보고있는 덕선이 서 있었다.


"야 개정팔.... 아... 다행이다.... 안 늦었다"

"야 너... 너 왜 뛰어... 애들이랑 이차 안갔어?"

"어.. 너한테 할 말 있어서.."


아직도 숨이 가쁜지 헉헉대며 서있는 덕선의 발이 눈에 들어온다.



"야! 너 구두신고 뛰어왔냐? 내일 하면 되지. 비도 오는데 왜 뛰냐? 바보같이"

"사돈 남말하시네. 너야말로 바보아니냐? 너 우산도 들고있으면서 비 다 맞고 왔냐?"



어라. 생각해보니 그렇다. 덕선이 생각에 우산 필 생각도 못했다. 정환은 어이없어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는다.




"할 말이 뭔데"

"아까 너가 말 한 그거. 대답하려구"

"그...그거 뭐. 고백한 거? 야 그거 장난이라고 했잖아"

"거짓말"

"........"

"언제 장난이라고 했는데?"

"야...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 하여간 옛날이나 지금이나 특공대인 건 똑ㄱ..."

"나도 너 좋아"

"어?"


"나도 너 좋다구. 야 그리고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거? 야 그거 우연 아니거든?"



벙쪄있는 정환의 얼굴을 보며 덕선은 아무렇지않게 말을 이어갔다.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거. 그거 내가 너 기다린거야"


"........"


"너 진짜 몰랐어? 내가 아침마다 너랑 같이 가려고 대문 앞에서 얼마나 기다렸는데"



정환은 이 아이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있는 건지

자신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게 맞는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덕선 앞에 한발짝 더 다가간 정환은 덕선의 어깨를 양 손으로 잡고 되물었다.


"지금 너 말은 니가 나를..."

"좋아해"


"...덕선아"


"사랑해"


".............나도"


덕선이가 환하게 웃는다. 덕선이의 웃음은 언제나 눈이 부신다.

소중한 친구의 마음도, 친구들에게 숨겨왔던 자신의 마음도 이젠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덕선이의 마음 앞에서만큼은 솔직하고 싶은 정환이다.



"자"



덕선이 내민 손에는 아까 술집에 두고 온 피앙새 반지가 쥐어져있었다.



"이거 챙겨서 택시타느라 좀 늦었어"


"나를 왜 주냐?"


"그럼?"


"이제 니껀데"




툭 한마디 내던지며 열다말았던 대문을 열었다.

추워서도 아니었고 자리를 피하고 싶어서는 더더욱 아니었다.

성의없는 대답에도 수줍은 얼굴로 좋아하는 덕선이를 보고있으면,

얼굴에 자신도 모르게 자꾸 새어나오는 웃음을 들킬까봐.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자신의 표정이 들킬까 창피해서 정환은 허겁지겁 대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왔다.




아 참.


급히 다시 대문을 열어 고개를 내밀어보니 아직 그 자리에 덕선이가 서있다.





"야 성덕선"

"...어?"




"잘자라"





오늘은, 오늘만큼은.

6년 동안, 망설이는 순간마다 늘 떠올랐던 가족같은 친구의 마음같은 건, 걱정하지 않기로 했다.

왠지 잠이 잘 올 것 같은 밤이다.


6년간의 망설임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응답받은 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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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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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좋아요ㅠㅠㅠㅠㅠㅠㅠㅠ 됐냐 븅시나로 끝날게 아니라 이렇게 끝났어야해요ㅠㅠㅠ 작가님 글 덕에 힐링하고갑니다♡ 잘읽고가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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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하좋다...정환이의 사랑이 응답받았어ㅠㅜㅠㅠㅠㅠㅠ그래 내가 바라던결말은 덕선이가 응답해주는거였다고ㅠㅠㅠㅠ
또다시 응팔의 늪에 빠지고가여!!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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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70.254
으앙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설레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개떡ㅜㅜㅠㅠㅠㅠㅠ 결말이 이랬으면 좋았을 텐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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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유후!!!!내가원햇던결말에여ㅠㅠㅠㅠㅠㅠㅠ반지좀덕선이가주워오러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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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내가 바라던 결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설레고 달달하고ㅠㅠㅠㅠㅠ
덕선이의 반응이 이래야 했었는데....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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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5
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가 원했던 결말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개떡러 웁니다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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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응팔 재방해주는거 보다가 오랜만에 개떡글 보고싶어서 왔어요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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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개떡글 오랜만이에요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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