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1주간 전정국의 일상은 똑같았다.
맞다 지쳐 잠들고, 깨면 여기저기 끌려다니며 사진찍히고.
전정국도 이제 체념한 듯 맞아도 울거나 소리지르지 않았고, 그저 윽윽거리는 소리뿐이었다.
그런 일상이 반복되던 중, 밤에 민윤기가 전정국을 찾아왔다.
"이제 기가 좀 죽었나보네. 눈을 그렇게 흐리멍텅하게 뜨고 있는 거 보면."
"......"
"좋은소식과 나쁜 소식. 뭐 먼저 알려줄까?"
"...."
"안대답하냐!!"
전정국의 옆구리를 걷어차는 민윤기똘마니의 발길질에 전정국이 마지못해 대답했다.
"으윽...ㅈ....좋은소식"
"너, 의대 합격했더라. 수석으로."
"...."
"나쁜 소식은, 내가 입학 취소했어."
큭큭큭. 민윤기가 웃자, 옆에 있던 똘마니들이 다 웃었다.
"여기서 너를 더 웃게 할려면, 나도 이렇게 웃어야 되는거지?"
"오~ 내 비위도 맞춰주시겠다? 그럼 내가 여기서 좋은소식 하나 더 던져줘야지."
"....."
전정국이 약간은 두려운 눈빛으로 민윤기를 올려다봤다.
"야, 너희들 오늘부로 철수해."
"예."
"전정국 너는 내일부터 다시 사환으로 복귀해."
"......."
"대신, 한아미랑 눈이라도 마주치고 말이라도 섞게 되는 걸 얘네들이나 나한테 들키면 다시는 인간답게 살 생각하지 마라. 그리고 한아미도 무사하지 못할거란걸 알아둬라."
".....응"
".....씨발"
그 말만 남긴 채 민윤기는 떠났다.
나머지 똘마니들도 모두 떠났다.
정국은 혼자남은 방에서 웃다가 또 울다가 또 웃다가 또 울었다.
.
.
.
일상이 원래대로 돌아왔어도 그동안 정국의 모습을 봐왔던 다른 사환들은 정국의 근처에도 가려고 하지 않았다.
정국은 겉으로는 의식하지 않았지만, 많이 지치고 외로워보였다.
그 시점에 한아미가 나타났다.
----------------------------------------------------------전정국의 일기-------------------------------------------------------
20xx년 12월 23일
믿기지가 않았다.
내 앞에 한아미가 있었다.
나한테 아는 척 해오는 한아미를 보면서 나는 두려움을 느꼈고, 그 사실에 대해 스스로 놀랐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역시, 2명이나 되는 민윤기똘마니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애써 한아미의 시선을 무시하고 지나갔다.
상처받았을 것이다. 난 진짜 못되고 나쁜 놈이다.
힘에 굴복한 찌질한 놈이다.
피터지게 공부해서 합격한 대학 남의 손으로 취소당했는데도 화내지 못했던 미친 놈이다.
20xx년 12월 25일
학교에서 쫓겨났다.
체육관에서 한아미와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결국 이렇게 될거였으면 눈이라도 마주치고 전후사정도 모두 얘기하고 그러고 후회없이 끌려나올걸 그랬다.
이젠...정말 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