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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O/루민] 달콤한 인생. 12(完) | 인스티즈[EXO/루민] 달콤한 인생. 12(完) | 인스티즈[EXO/루민] 달콤한 인생. 12(完) | 인스티즈

 

 

 

 

  지난 주는 우리에게 굉장히 행복한 한주였었다. 데뷔하고 처음으로 1위를 받은 것도 모자라 3사에서 모두 받았기 때문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 음중에도 우리는 1위 후보에 올랐고, 잘하면 오늘도 1위를 받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그 날의 고백 이후 나는 더이상 루한에 대한 어떠한 고민도 하지 않았다. 루한에게 먼저 다가가 말도 걸고,스킨쉽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했던 것 같다. 그에게 받은 만큼 나도 돌려주고 싶었으니까. 처음에 루한은 조금 놀란 듯 보였지만, 금새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며 내 손을 꼭 잡아주거나 나를 안고 있거나 더 스킨쉽이 과감해졌다.

 

 

  대기실에 앉아서 중국어 공부 겸 중국어 동화책을 읽다가도 괜시리 어젯밤의 고백이 떠올라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너를 친구이상으로 좋아하고 있어, 민석아'

 

 

  그렇게나 듣고 싶었던 말이였고 기다렸던 고백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루한의 고백에 어떠한 말도 하지 못했다. 그저 예상했던 말이지만 예상 못했던 때에 받은 고백에 놀라 나를 바라보는 루한의 두눈과 마주 했을 뿐이였다. 많이 놀랐지, 우리 빠오즈. 다정한 목소리의 루한은 그 따뜻한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헝클어 트리고는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잠시 후 다시 말을 이어 나갔다.

 

 

'내 생일날 네가 줬던 운동화 말이야.'

'........'

'...너도 색깔만 다르게 가지고 있던 그거.'

'..!!'

 

 

  루한이 나와 자신의 운동화가 커플운동화라는 것을 눈치를 채고 있었다. 언제 알아챘냐고 묻는 내게 그는 내가 그날 신고 있었던 운동화여서 선물 받자마자 알았다고 대답해왔다.

 

 

'그러니까 그 운동화 무슨 의미야?'

 

 

  그 커플 운동화의 의미를 루한이 물어왔고, 뭐라고 말할 것도 없이 답은 정해져 있었다. 루한이 먼저 용기를 내어 내게 고백해 왔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용기를 낼 차례였다. 그렇게 먼길을 쉬지 않고 뛰어서 루한이 내 앞에 서 있으니까, 나는 한발만 다가가면 된다. 막상 그의 고백에 답하자니 설레면서도 무섭고 떨리고, 여러 복합적인 생각들로 머릿속이 가득했지만, 딱 한마디. 그 한마디면 되는데.

 

 

'민석, 말하기 힘들면 나중에 말해도 돼, 기다려줄게.'

 

 

  이번에는 불안해 하는 내 두 눈 앞으로 루한의 두 손이 내밀어졌다. 내 손을 잡고 걸어와, 라고 하는 듯한 그의 목소리에 나는 결국 큰 용기를 얻어 그의 두 손을 잡았다.

 

 

'루한.'

'응, 민석'

'....좋아해.'

'응?'

'나도....나도 좋아해.'

 

 

  내가 그에게 한발자국 다가가 우리는 마침내 마주 보고 설 수 있게 되었다.

 

 

 

 

달콤한 인생. 12(完).

루한×민석

written by. 테픈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안그래도 노란 무대의상인데다가 아까부터 중국어 동화책을 읽고 있는 민석이형의 모습이 마치 유치원생같이 귀여워서 다가갔었다. 그런데 옆에 다가오는지도 모른채 무슨 생각을 하는지 피식피식 웃는 형의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동화책을 읽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 형의 옆에 털썩 주저 앉으며 말을 걸자 그제서야 놀란 눈으로 쳐다본다. 찬열아, 내 이름을 부르는 형에게 책을 툭툭 치며 이게 그렇게 재밌냐고 묻자 민망한 듯 웃어보인다.

 

 

"아니면 좋은 일이라도 생긴거야?"

"어? 어, 그게-"

 

 

  아까보다 더 커진 눈을 보니 맞는가보다. 별의미없이 던진 질문인데도 저렇게 당황하는 모습이 내가 그렇게 좋아하는 민석이형 모습 그대로인데, 어쩐지 오늘은 더 달라보인다. 평소보다 더 부끄러워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좋은 일이 있긴 있나보다.

 

 

"정말 무슨 일 있나본데?"

"..아무것도 아냐."

"...책이나 가만히 두고 말해, 형"

 

 

  손에 쥔 동화책을 어쩔 줄 몰라하며 열었다 닫았다 하는 모습을 보다가 웃음이 터져 버렸다. 아 형 완전 귀엽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표나게 당황할 수 있나 싶기도 하고, 박수까지 쳐가면서 웃으니 형이 그만 웃으라며 어깨를 아프지 않게 친다.

 

 

"아, 하하핫! 알겠어, 알겠어."

"그만 웃으라니깐"

"알았다니깐, 크큭큭" 

 

  겨우 웃음을 참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동화책을 툭툭치며 읽던거 마저 읽어, 꼬맹아. 라고 말하자 조그마한 주먹으로 허리를 치는 형이다. 그렇게 돌아서서 화장실이나 다녀오자며 대기실문을 나서다가 문득 돌아선 곳에는 언제 왔는지 루한이형이 방금까지 내가 앉아있던 곳에 앉아 민석이형과 중국어 동화책을 읽고 있었다. 민석이형의 어깨에는 루한이형의 팔이 걸쳐져 있었다. 아, 왜 그렇게 기분 좋은지 알겠네-, 아직 마음이 덜 정리되서 그런가, 조금 씁쓸하긴 하다.

 

 

-

 

 

  1위 발표를 위해 무대 위로 올라갔다. 늘 그렇지만 나는 그렇게 앞에 나서는 성격이 아니여서 일부러 누가 세우지 않는 이상 키가 큰 멤버든 작은 멤버든 멤버들 뒤에 서 있곤 했다. 오늘은 내 앞에 준면이도 있고, 그 앞에는 세훈이와 루한이 서 있었기 때문에 화면이 잘 안보여서 그냥 발을 들고 좀 뛰었을 뿐인데, 언제 또 그게 화면에 잡혔는지 준면이 뒤를 돌아보며 나와 자리를 바꿔주었다. 안 그래도 되는데, 그래도 이렇게 보니 화면이 더 잘 보이기는 하다. 뒤에서 나는 소리에 루한과 세훈이 뒤를 돌아 나를 보더니, 세훈은 금새 내 뒤로 옮겨간 준면에게 형이 소감 말할거죠, 라며 벌써 1위라도 된 것 마냥 물어본다. 그리고 루한은 나를 내려다보며 장난스럽게 웃는다.

 

 

"빠오즈 이제 잘 보여?"

 

  루한도 내가 뛰는걸 봤구나, 루한의 물음에 괜히 민망해서 그의 어깨를 물어 버렸다. 예전의 나였으면 하지 않았을 행동이지만, 이제는 달랐다.

 

 

"아야-"

"앞이나 봐, 루한"

 

  소리로는 아픈 소리를 내면서도 여전히 방긋 웃고 있는 루한의 등을 몰래 툭 치자 내게서 고개를 돌린다. 그 때 갑자기 뒤로 빠지는 루한의 손에 허리가 잡혀 그의 등쪽으로 몸이 당겨졌다. 내 가슴과 맞닿은 루한의 등이 포근하다. 그 날 나를 안아주던 그의 품만큼이나 따뜻한 등에, 루한을 뒤에서 끌어안으며 조금 더 그와 가까이 붙었다. 화면에 우리 두사람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

 

 

 

"루하안-"

"........."

"루하안, 일어나.."

"음...으..."

 

 

  내 귓가로 들리는 작지만 익숙한 목소리에 겨우 눈을 떠 상대를 확인했다. 귀여운 나의 민석이 다른 멤버들이 깨지 않도록 작은 목소리로 나를 깨우고 있었다. 언제 씻은 건지 머리카락이 젖어 있었고, 얼굴은 새하얘다. 일어나서 씻어, 라고 말하는 민석에 조심히 몸을 일으키자 내게 가까이 다가와 있던 그가 몸을 떨어뜨렸다. 순간적으로 팔을 뻗어 떨어지는 그의 몸을 잡아 끌어 안았고, 왜 그러냐며 나를 밀어내는 민석에, 살짝 고개를 돌려 아직 꿈나라에 가 있는 멤버들을 확인했다.

 

 

"나 피곤해, 빠오즈"

 

  아침 일찍 일어난다는 건 스케쥴이 많고 적고를 떠나서 그냥 피곤한 것 같다. 전날밤 매니저형이 고지한 기상시간에 맞춰서 알람시간을 정해놓고 잠이 들었다. 꽤 일찍 잠들었던 것 같은데, 여전히 피곤함과 무거운 몸에 아까보다 더 민석을 꼭 안은채로 눈을 감았다. 힘없이 뱉은 내 말에 민석도 더이상 나를 밀어내지 않고 팔로 내 허리를 감아왔다. 이러고 있으니까 정말 일어나기 싫어졌다.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일이였는데, 요 며칠새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내 마음을 다 담아서 그를 안고 있을 수 있고 말이다.

 

 

"지금 몇시지?"

"6시 반?"

"분명 6시에 알람을 해놨는데,"

"우리 7시에 나가야돼"

"응, 이제 준비해야지."

 

 

  알람도 듣지 못한 채 잠이 들었었나보다. 7시에 나가야 한다는 민석의 말에 아쉬운 마음으로 그와 떨어졌다. 흩트러져 있을 머리카락을 대강 정리하고 있자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민석의 손이 내게로 뻗어져 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서 가만히 쳐다보고 있자 진지한 표정으로 내 눈가를 닦아준다.

 

 

"얼른 준비하자, 루한"

 

 

 다 닦아 내었는지 씨익 웃더니 나를 깨울 때처럼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그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먼저 방을 빠져 나간다. 그 귀여운 뒷모습을 보고 있다가 나 역시 침대에서 빠져 나왔다. 핸드폰 시계가 어느새 6시 35분을 지나고 있었다.

 

 

 

 

 

 

 

 

 

"나 다시 살이 찌고 있는 것 같아"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고 있던 와중에 민석이 내뱉듯 말을 꺼냈다. 민석의 목소리에 그를 쳐다보자 그렇지 않냐고 물어 왔다. 아무 대답없이 민석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는데 요즘 바빠서 운동도 잘 못가고, 잘 먹어서 그런지 살을 확 뺐을 때보다는 볼이 오동통해져 있었다. 나는 빠오즈도 좋은데 민석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힘들게 뺀 걸 알기 때문에 당연히 다시 찌는게 싫겠지만, 그는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다.

 

 

"..잖아."

 

 

 민석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다가 그의 말을 놓쳐 버렸다. 입술을 삐죽이며 뭔가 중얼거림에 바보처럼 어?하고 되물었고, 우물쭈물하며 나를 보던 민석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말을 들었다.

 

 

"..루한과 어울리지 않잖아."

"뭐가 말이야."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는 듯 몸을 입을 꼭 다문채 이리 저리 몸을 흔들며 서 있는 민석을 바라보았다. 사실 말하지 않아도 조금 알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살찌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았던 걸까. 민석이 그렇게 밥도 제대로 안챙겨먹고 운동해서 살을 뺀 이유가 나한테 있었다는 생각에 민석이 안쓰러워 쳐다보았다. 그런 내 시선을 느낀 민석은 나를 흘깃 보더니 피식-하고 웃었다.

 

 

"루한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어-"

 

  그렇게 말하는 민석이 너무  안쓰러우면서도 사랑스러웠다. 지금 당장이라도 이 작은 사람을 안고 네가 얼마나 이쁜지, 얼마나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사람인지, 오히려 내가 너무나 아름다운 너를 가지고 싶었서 안달날 정도였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많은 팬들이 지켜보는 앞이라 안아주는 대신 그의 눈에 눈을 맞추고 볼을 꾹-눌렸다 뗐다.

 

 

"빠오즈."

"응?"
"나랑 어울리는 사람이 되지 않아도 돼."

"...그럼?"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 중요하지 않아. 빠오즈는 내게 필요한 사람이니까"

 

 

  그러니까 그냥 내 옆에만 있어줬으면 좋겠다.

 

 

 

 

-

 

 

 

 
  리허설이 끝나고 멤버들과 손인사만 하고 바로 선수대기실로 와야했다. 조금 어색한 선수들 사이에서 연습복으로 갈아입으며 공항에서의 루한의 말을 떠올렸다. 필요한 사람이니까 옆에 있어달라는 그 말에 행복했다.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하면서도 살이 찌는 걸 신경쓰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살이 붙는 내 볼을 보며 그와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또 생각해 버렸다. 그런데 루한은 한마디의 말로 나의 걱정을 잊게 해주었다.

 

 

  루한을 생각하니 그가 보고 싶다. 떨어진지 30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온통 모르는 사람들 뿐이라 어색하기까지 하니까 더욱 보고 싶어 졌다. 내 옆에서 다른 연예인들과 인사를 하던 민호가 어색해하는 나를 소개 시켜주었지만, 역시 아직은 어색하다. 이럴 때 루한이 있으면 좋겠는데, 분명 루한도 거기서 어색해 하고 있겠지. 오히려 나보다 더 어색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옷을 다 갈아입고는 폰을 꺼내 들었다.

 

 

'민석, 뭐해?'

 

 

  아-, 루한이 한발 더 빨랐다. 루한에게 메세지를 보내려고 폰을 열어 뭐하냐고 쓰고 있는 와중에 그에게서 연락이 왔다. '루한 뭐해?'라고 쓰던 메세지를 지워 루한은? 하고 답을 보냈다. 보내자마자 메세지 앞의 숫자가 사라지는 걸로 봐서는 내 답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다.

 

 

'빠오즈 생각'

 

 

  금방 날아온 답은 너무나도 루한다운 답이였다. 그에 답에 나는 뭐라고 하면 좋을까. 나도 루한 생각했다고 할까. 사실이지만 뭔가 루한을 따라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고 루한 생각뿐이였는데 다른 이유를 댈 수도 없고. 고민 끝에 솔직한 마음을 담아 답을 전달했다.

 

 

'루한 보고 싶어.'

 

 

  역시나 메세지 앞에 숫자가 바로 사라진다. 악, 내가 대체 뭐라고 보낸거야 지금? 그제서야 부끄러움에 메세지창을 끄고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내가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다니. 루한도 당황하지 않았을까. 

 

 

지이잉-

 

 

  루한일것이다. 정말 빨리도 답이 온다. 천천히 폰을 다시 메세지창을 열어 보았다. 루한에게서는 4글자의 짧은 답이 와 있었다.

 

 

 

 

'얼른 나와.'

 

 

 

  루한의 메세지를 확인함과 동시에 몸풀러 운동장으로 나가자는 감독님 말씀이 있었다. 그제서야 루한의 메세지가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었다. 폰을 가방에 다시 넣고 나도 모르게  빨라지는 발걸음으로 대기실을 빠져 나와 운동장으로 향했다. 지금 루한도 운동장으로 나가고 있을 것이다.

 

 

  운동장에 나오자마자 루한부터 찾았다. 넓은 운동장에서 루한을 찾기란 너무 쉬웠다. 분홍색 머리를 하고 있었으니까. 특히 파란색 유니폼인 중국팀이였기에 더 머리색이 튀었다. 루한 쪽으로 걸어가자 간단히 몸을 풀면서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는 루한이 보였다.너무나 보고싶었던 그가 나를 찾고 있는 그 모습에 너무 기뻐서 얼굴 한가득 미소가 지으며 그에게로 뛰어 갔다. 루한도 나를 발견하고는 내게 손을 흔들다가 자신에게 뛰어오는 것을 보고는 뛰어오기 시작했다. 루한이 달려오다가 나와 점점 가까워지자 어느새 몸을 낮춰 두 팔을 벌리고 섰다. 나는 그의 품안으로 달려 들어가 그의 목에 팔을 감고 안겼다. 루한의 든든한 팔은 내 허리를 감아 일으켰다.

 

 

"보고 싶었어, 루한!"

"나도, 빠오즈!"

 

 

  루한이 더 나를 꼭 안아주었다. 잠깐인데도 그렇게 보고 싶었던 이유는 역시 루한을 많이 좋아하게된 나이기 때문이겠지.

 

 

"나 루한 많이 좋아해!"
"응"

"나한테도 필요한 루한이니까,"
"응응"

"내 옆에 있어야돼!"

"..그래!"

 

 

  우리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운동장 한 가운데서 서로를 안고 또한번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다.

 

 

 

 

 

 

 

 

  비가 내리는 운동장 중앙 무대에서 축하공연을 끝내고 대기실로 돌아왔다. 경기 중에는 그렇게 많이 내리지 않던 비가 축하공연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눈도 제대로 못 뜰 만큼 엄청난 양으로 내리기 시작했고, 겨우 무대를 마친 우리는 홀딱 젖어 있었다. 대기실에 들어서자 마자 스타일리스트 누나들이 수건을 챙겨주기 시작했다. 나 역시 수건 한장을 받아 모자를 벗고 머리에 두르고 있던 손수건도 풀어낸 뒤에 물기 가득한 얼굴과 팔을 닦아 냈다. 그 때 내 앞으로 누군가 다가와 내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꼼꼼히 털어주는 손길이 있었다. 누군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루한."
"우리 빠오즈, 비 너무 많이 맞아서 감기 걸리겠다."

"루한도 닦아."

 

 

  루한도 똑같이 비를 맞았으면서 나부터 걱정하는 그를 올려다보자 그의 머리카락뿐만 아니라 얼굴도 비에 흠뻑 젖어 있었다. 나도 들고 있던 수건을 들어 루한의 얼굴을 감쌌다. 얼굴을 닦아주고 이번에는 루한처럼 그의 머리를 닦았다. 자기나 닦지, 루한이 아프면 나도 똑같이 걱정되는 걸. 괜히 입술을 삐죽이며 조금 세게 머리카락을 털어주자 루한이 내 손목을 잡아 왔다. 아퍼-, 루한이 오버스럽게 아픈 표정을 짓는다.

 

 

"너네 뭐하냐."

 

 

  갈아입을 옷을 챙겨 지나가던 크리스였다. 우리가 저를 쳐다보자 피식-하고 웃는다.

 

 

"형, 이 형들 이상해-, 아까도 운동장에서 막 껴안고!"

 

 

  어느새 종대도 크리스 옆으로 다가와 그에게 일러바치듯 그렇게 말했다. 그런 종대를 내려다 보던 크리스가 종대의 어깨 잡아 돌린 뒤 앞으로 밀며 말했다.

 

 

"놔둬, 연애하나 보지."

"저럴 줄 알았어. 어쩐지 자꾸 붙어 있더라~"

"그래, 얼른 가서 옷이나 갈아입어."

 

 

  장난인걸 알면서도 순간 뜨끔한 난 놀라서 사라져 가는 크리스와 종대를 쳐다보다가 루한을 돌아보았다. 나와는 달리 아무렇지 않은 표정의 루한은 다시 내 머리를 말려주기 시작했다. 루한의 다정한 손길을 느끼며 살포시 눈을 감았다.

 

 

"루한, 그거 알아?"

 

 

  처음 너의 손키스에 두근거렸고, 공항에서 나를 지켜주는 네 모습에 감동했으며, 나를 향해 웃어주는 그 멋진 미소에 설레었다. 그러면서 점점 너를 좋아하는 마음이 커져갔고, 그럴수록 네가 얼른 내게 다가와주기를 바랬다. 어쩌면 너도 많이 지쳤을 텐데, 멀리서 기다리고만 있는 내가 미워질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 그리고 내 바램대로 너는 내게 먼저 다가와 주었다.

 

 

  그런데 또 욕심이 나는건 루한 너의 그 다정함이 오로지 나에게만 향했으면 좋겠어. 다른 사람이 너에게 반하지 않게 그렇게. 내 앞에서만. 이렇게 다정한 손길도, 환하게 웃는 미소도, 내 앞에서만 보여줬으면 하고 바래본다.

 

 

"다른 사람한테는 이렇게 해주지마."

 

 

  루한이 설핏 웃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내 몸이 당겨지더니 루한의 품에 또 안겼다. 비에 젖은 몸인데도 루한의 품은 굉장히 따뜻했다.

 

 

"너한테만 이러는 거야, 빠오즈"

 

 

 

 

  루한은 상대가 자신에게 반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이였다. 한없이 달콤한 목소리와 멋진 웃음으로 내 인생도 설레게 만들어 주는 그런 사람이였다.

  루한과 함께라면 아픔없이 상처없이 언제나 달콤할 것이다.

 

 

 

  사람들은 알까, 우리 둘이 막 달콤한 연애를 시작했다는 것을.

 

 

 

 

 

 

Fin.

 

 

 

 

 

 

-------------------------------------------------------------------------------------------

 

조금 급하게 완결이 나버렸습니다. 이렇게 생각하고 저렇게도 생각해보다가도  결국은 이렇게 끝나버렸습니다~

리얼물이라서 그런지 허구를 어찌 넣을까 고민도 많이 했고, 어떤 때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써버리기도 하고,

결국에는 조금 내용이 틀어진 면도 없지 않아 있어서 솔직히 저에게는 조금 짠해지는 글이였습니다.

마지막까지 망작으로 허무하게 끝나버린 '달콤한 인생'이였지만, 루민은 이제 시작이니까요~!!

그래서 조금 급하지만, 허무하지만 이렇게 완결내게 되었습니다 !!

중간에 많이 힘들기도 하고, 글쓰는 능력 부족에 자괴감도 빠지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항상 응원해주시는 독자분들이 있으셔서 그래도 완결은 내자!! 하고 썼네요 ㅎㅎ

제게 힘이 되는 댓글을 달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완결까지 망작을 내놓고 저는 도망갑니다 !!

감사합니다 !!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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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어어어어 필요한사람 ㅠㅠ 멋진말이에요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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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픈
필요한 사람이죠 ㅎㅎ 필요하니까 옆에 있었으면 하고 ㅠㅠㅠ 감사합니다 !!! 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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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첨부 사진으아ㅠㅠㅠㅜㅠㅠ달달해서 녹아버리겠어요ㅠㅠㅠ 요거 오탄가요?
12년 전
대표 사진
테픈
오...오타네요..ㅠㅠㅠㅠ 수정할게요 ㅎㅎ 감사합니다 ㅎㅎ 친절히 캡쳐까지...ㅎㅎㅎ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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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최고에요ㅜㅠㅠㅜㅜㅜ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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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픈
감사합니다:)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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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항상 실제의모습들을 모티브로쓰셔서 그런지 더 상상도 잘되고 좋네요ㅠㅠㅠㅠ수고하셨습니다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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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픈
감사합니다 !! 그래서 많이 막히긴 했는데..ㅠㅠㅠ 이렇게 완결하고 나니 기쁘네요 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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