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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장마

C : Regarding

BGM : Johny Orlando - See you

  


"

And I just wanna see you

그리고 난 그냥 널 보고 싶을 뿐이야

"






숙소에서는 짧은 연락만이 오고 갈 뿐이었다. 숙소에는 잘 들어갔는지, 언제 잘 건지, 마지막으로 잘 자라는 인사까지. 서울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온통 김남준 생각 뿐이었다. 전역이 두 달 정도 남았다고 했고, 여기저기 혼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아. 군인이라 번호를 물어볼까 말까 한참을 망설였는데 다시 못 만날 사람이라는 생각에 물어봤다며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덧붙이기도 했었다. 누군가 들으면 미쳤다고,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을 만나도 모자랄판에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만난 사람이랑 뭘 할 거냐는 소리를 들을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제주도에 다녀온 이후 마음이 붕 뜨는 기분이었다. 수시로 핸드폰 화면만 보기 바빴으며 김남준에게 연락이 오는 시간만을 하루종일 기다리기도 했다. 연락만 주고 받는 이 상황에서 내가 고무신 노릇을 하고 깄는 것 같으면서도 김남준의 어장에 걸린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김남준과의 만남이 일주일 쯤 지났을 무렵 늦은 장마가 찾아왔다.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이, 온 집안의 습기가, 하늘에 따라 움직이는 기분까지 모두 장마가 데리고 온 것만 같았다. 그 장마는 김남준 같았다. 연락 하나하나에 신경이 곤두선 내 모습이 꼭 김남준에게 뒤덮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기다림도 언젠간 끝이 있기 마련. 김남준의 전역일이 드디어 왔고, 보통의 연인들처럼 천천히 연애를 시작했다.



김남준은 말 재주가 좋았다. 그동안은 말을 잘 하는 것도 재능이라는 말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 채로 살아왔는데 김남준과의 연애 이후 말 재주도 재능이라는 걸 확신했다. 같은 말을 해도 묘한 신뢰감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 학회장까지 하고 있는 지도 모르지만.



아. 김남준은 비 오는 날을 좋아했다. 나와는 정반대였다. 비 오는 날이면 집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기 싫어하는 나를 위해 비를 좋아하는 김남준은 기꺼이 우리 집까지 와주었다. 그래도 얼굴은 봐야된다고 했던가. 알바가 끝나는 날 비가 쏟아지기라도 하면 데리러 오는 일도 잦았다. 연락을 미처 하지 못한 날일지라도 비 오는 날이면 우산을 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그게 좋아서 나는 있는 우산을 없다고 했고, 놓고 왔다고 했고, 일기예보를 못 봤다고 했고, 내가 우산을 들고 나오는 날이면 꼭 비가 안 온다는 핑계를 댔다. 나를 철없다고 생각하더라도 김남준이 주는 다정함이 기분 좋았다.



김남준은 커피를 좋아했다. 손 대기만 하면 망가뜨리기 일쑤인 김남준이 카페 알바에 정착을 할 정도였다. 커피를 마셔야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했다. 반대로 나는 커피를 지나치게 잘 받는 타입이었다. 투 샷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을 다 마시는 날엔 손이 떨리고, 심장이 쿵쾅거려 하루를 전부 망쳐버렸다. 연하게 타달라는 말이 습관이 되질 않아 매일 투 샷 아메리카노를 입에 달고 살면 김남준이 가져가 그만 좀 마시라며 가져가는 일이 대부분이였다. 아직도 연한 커피를 주문하는 데에 실패하는 날이면 김남준이 잔소리와 함께 커피를 가져갈 것만 같다.



김남준은 매사에 다정하고 친절했다. 자기가 맡은 일은 언제나 꼼꼼하게 해냈고 가끔 덜렁거리긴 해도 내 일이라면 나보다 더 챙겼다. 그런 김남준이 좋았다. 일에 집중이라도 하는 날에는 방해하지 않으려고 되려 내가 꽁꽁 숨어버려 걱정을 시키는 날도 많았고 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도 쏟아내지도 못하고 앓는 날이면 어떻게 알았는지 토닥여주며 차근차근 쏟아내는 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김남준과의 연애 속에서 나는 당연시 생각하는 게 많아졌고 내 일상 속에도 김남준의 일상 속에도 내가 가득찼다.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에게 친절하고, 다정해서 좋았던 김남준과 모두에게 친절하고, 다정해서 다투는 일이 잦아졌다. 옹졸하기 짝이 없는 내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아졌고, 질투로 가득찬 내 마음을 김남준 역시 이해할 수 없었다. 우리는 다른 점이 너무 많았다. 어쩌면 김남준의 철저한 배려와 친절함, 다정함 덕분에 우리의 연애가 1년 7개월이나 이어져 올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당장 내일 네 얼굴을 볼 자신이 없다. 어제도, 오늘도 그랬다. 수없이 마주쳐야하는 너인 줄도 모르고 나는 왜 2년 전 그 제주도에서는 학교를 같이 다닐 수 있겠다고, 매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댔을까.



우리가 그 날 그렇게 다투지만 않았더라면, 내가 자존심을 세우며 그 사람을 소개시켜주지 않았더라면. 네가 조금만 덜 친절했더라면. 네가 조금만 덜 다정했더라면, 하고 생각하게 되는 비오는 날 밤이다.





윤나든

짧게 하나 더 가지고 왔습니다! 본편은 다음편에서 시작될 것 같아요 ㅎㅎ

가볍게 서론 정도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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