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heart attack
Honey,
가뜩이나 활기찬 분위기였던 우리반은, 몇일 전 전학생이 온다는 소식을 접하곤 훨씬 더 떠들썩한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애초에 아이들이 바글바글한데, 거기다 전학생까지 더해진다는 소식은,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나로써는 참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오늘 아침에 전학생이 전학수속을 밟으러 온 모습을 보았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나 잘생겼다며 호들갑을 떨어대는 친구를 보며, 속으로 혀를 끌끌 찼다. 아, 그깟 전학생. 잘생겼으면 또 얼마나 잘생겼다고 저 유난이야 유난은. 온통 관심이 전학생에만 쏠린 반의 분위기가 마음에 안들어, 가만히 혼자 휴대폰을 하고 있던 뒷자리 친구를 향해 몸을 틀어 친구의 책상을 툭툭 쳤다. 야 야 김민규, 내 부름에 김민규는 날 본체만체, 제 휴대폰만 바라보더니 끝내 귀찮다는 듯 인상을 찌푸리며 대답해왔다. 어, 왜. 딱 봐도 귀찮은게 눈에 보이는 김민규에게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짜증을 냈다. 전학생이 뭐 그리 대수라고. 애들 다 왜저래? 내말에 김민규도 그제야 나와 그 사이의 공통점을 찾았는지, 줄곧 손에 꼭 쥐고 있던 휴대폰을 책상 위로 탁 소리나게 내던지더니 꽤 과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 맞아. 애들 다 왜 저 난리임. 김민규의 말에 나도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더 신랄하게 전학생을 씹으려던 순간, 김민규가 덧붙여오는 한마디에 인상을 확 굳히고 다시 칠판 쪽을 바라봤다. 야, 전학생이 아무리 잘생겨봤자 나만 하겠냐?
오늘은, 우리반 아이들이 그렇게 노래를 부르던 그 전학생이 드디어 우리반으로 친히 행차하시는 날이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주변에 여자아이들이 몰려와선 탄식을 해왔다. 아, 여주야 너 짝 없으니까 전학생 니 옆에 앉겠다. 부러워 죽겠다는 말투로 말해오는 여자아이들에게, 뒷자리 김민규는 비둘기를 쫓듯이 손을 내저으며 인상을 확 찌푸린 채로 이어폰을 제 귀에 꼽았다. 그렇게 첫 시간 종이 치고, 앞문이 열리는 순간, 일동 조용해지더니, 어느새 교실엔 침삼키는 소리도 들리지가 않았다. 그렇게 모두에 긴장 속에 들어선 전학생은, 아. 그래, 그 전학생은 정말 잘생겼다. 한 걸음 한 걸음을 우아하게 내딛은 전학생은 이내 선생님을 따라 교탁 앞에 서곤,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최한솔입니다. 잘 부탁해요.
약속한 듯 동시에 터져나오는 여자아이들의 탄성 속에 우연히 마주친 최한솔의 눈동자는, 밝은 갈색이었다. 문득 그의 눈이 이질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뒷자리에 아무말 없이 앉아있는 김민규를 향해 뒤를 돌아보이곤, 놀리듯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다. 야, 김민규. 전학생 너만 한데? 나의 웃음에 김민규는 에이, 하고 화를 내더니 제 손등으로 내 뺨을 가볍게 쳤다. 그런 김민규의 반응에 웃어보이고 다시 쳐다본 최한솔의 눈동자는, 짙은 검은색이었다.
반 아이들의 예상과 딱 들어맞게, 최한솔의 자리는 나의 바로 옆자리였다. 내 옆자리에 사뿐히 앉은 최한솔은 날 보며 웃어보이더니, 한쪽 손으로 제 턱을 괴곤, 반대쪽 손으로 내게 인사를 해왔다.
안녕, 너 예쁘게 생겼다.
그런 그의 말에 뒤쪽에서 김민규가 웃는 소리가 난 것도 같았지만, 아랑곳 않고 최한솔을 향해 웃어보였다. 아, 고마워. 내말에 최한솔은 또 한번 숨 멎을 듯한 미소를 지어보이곤 대답했다.
천만에, honey.
그의 대답에 뒤에서 김민규의 헛구역질하는 소리가 한번 들리곤, 그가 조용히 읊조리는 소리가 이어서 들려왔다. 아, 정말 토나온다. 그런 김민규의 반응에 최한솔과 마주본 난, 어깨를 들썩이며 웃어보였다. honey는 무슨..., 빌어먹을 외모지상주의. 역시 잘생기면 모든게 용서되는 사회다.
정신없는 하루 속 어느덧 영어시간이 되고, 영어 선생님께서는 교과서에 있는 질문을 짝에게 서로 하는 과제를 우리에게 내어 주었다. 최한솔은 교과서를 거들떠 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내 얼굴을 보고선 나 먼저 해도 되지? 하고 물어왔다. 그의 물음에 당황한 난, 아 그래도 되는데 그전에 교과서부터.. 하며 교과서를 가르켰고, 그는 그런 나의 반응엔 아랑곳하지도 않은 채 물어왔다.
쟤랑 무슨사이야?
쟤, 가 누군지 감이 안잡혀 최한솔을 멍하니 바라보면, 그의 손가락이 김민규를 향한다. 다행히도, 김민규는 제 짝과의 영어대화에 심취해 최한솔이 제게 삿대질을 하고 있는 걸 까맣게 모르는 상태였다. 행여나 그가 볼까, 한솔의 손을 다급하게 내리곤 대답했다. 나 쟤랑 아무사이도 아니야, 친구야 그냥 친구. 내말에 잠시 얼굴에 미소를 띄우던 최한솔은 언제 그랬냐는 듯, 급히 인상을 쓰고선 내게 말해왔다. 그래도, 가까이 지내지마. 가까이 지내기엔 네가 너무... 말끝을 흐리는 한솔을 향해 고개를 살짝 비튼 채 모르겠단 표정을 해보였다. 그에 대한 대답 대신, 한솔은 내 목덜미 쪽으로 제 얼굴을 들이 밀더니, 내 귓가에 가만히 속삭였다.
Such a sweet blood, honey!
Blood,
몇일 전부터 혼자 집에 가기가 무섭다. 야자를 끝마치고 집에 가는 길에 누군가 날 따라오는 것 같아 뒷쪽으로 고개를 홱, 하고 돌리면 아무도 없고, 또 무서워져 걸음을 재촉하면 뒤에서도 누군가가 걸음을 빨리해 날 따라오는 느낌이 든다. 이런 이유로 무서운 마음에 김민규에게 집에 같이 가달라고 조르면, 김민규는 자긴 바빠서 안된다며 손사래를 치곤 네 honey랑 가라며 헛소리를 해온다. 그에 화가 나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혼자 하교를 하다 전화는 받겠지, 하고 김민규한테 전화를 걸어오면, 그는 받질 않는다. 좋지 않은 기분에 무거운 마음으로 등교한 학교엔, 김민규가 없다. 놀란 마음에 그 자리만 계속 응시하고 있으면, 최한솔이 내게 다가와선 묻는다. 오늘 네 친구, 학교 안왔네? 그의 말에 울상을 지으며 그렇다고 대답하면, 최한솔은 가만히 웃으며 말해온다.
그거 참 큰일이네,
그런 한솔의 말에 왠지모를 한기가 느껴졌다.
몇일 뒤 병원에 입원해 있다며 온 김민규의 연락에 놀라 그가 입원해 있다는 병원으로 바로 향했다.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김민규의 모습에 놀라, 그자리에 주저 앉으니, 김민규는 내게 가까이 오라며 손짓해왔다. 그런 그의 곁으로 다가서면, 그는 작은 목소리로 말해온다. 조심해...위험해... 알 수 없는 그의 말에 뭐가? 하고 되물으려는 순간, 열려오는 병실 문에 의해 내 목소리가 묻힌다. 다쳤다며, 괜찮아? 어느샌가 나의 뒤에 선 최한솔이, 잔뜩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김민규에게 물어온다.
그 순간 김민규의 얼굴이 잔뜩 질린것 같았다면, 나의 착각일까.
복도를 걸어가다 우연히 작년에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보여 인사를 하다보니, 할 말이 많아져 거의 10분 째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꼴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대화에 심취해있으면, 갑작스레 내 어깨를 잡아오는 손길에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쳐다봤다. 그리고 그곳엔, 알 수 없는 웃음을 띄운 최한솔이 서있었다. 아, 미안. 우리 수업 시작인데.
내 어깨를 감싸오며 반으로 향하는 최한솔의 손길에, 이상하게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든다. 그렇게 반을 향해 걸어가면, 최한솔은 제 입술을 내 귓볼에 조심스레 붙이곤, 작게 속삭인다.
honey,네 주변엔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을까.
말을 끝마친 그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곤, 웃어보인다. 내가 잘못 들은게 아니라면, 그는 분명 뒤에 무슨 말을 더 하려 했다. 그리고 그 말은, 내가 들어선 안될 말이었을게 분명하다.
요즘따라 이상하게 최한솔만 보면 불편하다. 그는 마치 뭐랄까, 뱀과도 같았다. 부드럽게 조여오지만 은근히 압박을 줘 결국 숨막히게 하는. 그래, 그와 있으면 숨이 막히는 기분이었다. 학교가 끝나고, 묘한 긴장감에 휩싸여 가방을 황급히 챙기면, 한솔은 자리에 앉은 채, 한손으로 펜을 돌리며 내게 물어온다.
뭐가 그렇게 급할까,
그 말에 딱히 뭐라 대답할지 감이 안잡혀 어색하게 웃으면, 가방을 메려는 손을 한솔이 강하게 잡으며 제지한다.
어디가냐니까?
분명 웃으며 물었지만 애매하게 느껴지는 압박감에 못이겨 ㅁ...민규 병문안. 하며 대답하면,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한솔은 날 결박하고 있던 제 손을 내려놓은 채, 의자에 등을 기대곤 고개를 끄덕인다.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표정이, 묘하게 굳어있다.
병원으로 향하는 길, 다시한번 누군가 따라오는 느낌이 들어 발걸음이 떨려온다. 진짜 날 따라오는거면 어쩌지, 하며 걱정을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순간, 내 쪽으로 돌진해오는 차가 보였다. 아, 끝인가? 하는 생각에 절망적인 마음으로 눈을 감으면, 공기를 가르는 느낌과 함께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몸이 감싸인 듯한 기분에 눈을 살며시 뜨면, 경직된 얼굴로 날 내려다보는 최한솔이 보인다. 놀란 마음에 그의 품에서 벗어나 고맙다고 인사를 하면, 최한솔은 더더욱 굳은 표정으로 내 팔 한쪽을 잡으며 말한다. 어쩌려고 그랬어, 하마터면...,
내가 널 못데려갈 뻔 했잖아.
그말을 끝으로, 아랫배에 느껴져오는 충격으로 인해 정신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땐, 온통 어둠뿐인 그런 곳에 나 홀로 놓여있었다. 아니, 혼자가 아니었나.
일어났어?
그 목소리에 잔뜩 소름이 돋았다. 대체 왜이래, 너. 하며 물어오는 날 보며 한솔은 조용히 웃었다. 왜이러냐고? 그는 한번 되묻더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런 표정을 지어보이곤 내 두 볼을 감싸쥐고 물어왔다. 정말 몰라서 물어?
참을 수 없는 기분에 그의 손을 뿌리치곤 소리를 쳤다. 나한테 왜이래, 나 좀 내버려 둬 제발. 나의 말에 한솔은 재밌다는 듯 입가에 조소를 그려보이곤, 내 목을 꽉 죄어온다. 그에 숨이 막혀 헐떡이는 날 보며, 그는 여태 참아왔던 웃음을 터트리는 양, 어깨까지 들썩이며 웃어보인다. 인간은 참 웃겨, 제 피가 얼마나 달콤한지 모르고 살잖아, 안그래? 알 수 없는 말을 던진 후. 그는 그대로 내 목을 향해 제 이빨을 꽂아 넣었다.
아 물론, 그중 네 피가 제일 달콤해, honey.
목에서 느껴지는 아찔한 통증에, 여태껏 내게 일어난 일들이 하나하나 아귀가 맞아떨어지기 시작했다. 밤마다 날 따라오던 그 발걸음도,.... 김민규의 경고도.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어 최한솔에게 말해온다. 다, 너였어... 그러자 한번 피식, 웃은 한솔은 내 목에서 제 이빨을 거두더니 말해온다. 아, 그럼. 다 나였어. 널 따라다닌 것도, 그녀석을 그 모양으로 만든 것도. 질투나 죽겠는데, 어떡해.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는 그의 입술이, 붉다.
"내가 너의 피를 가져가면, 넌 서서히 정신을 잃을꺼야."
"눈을 뜨면, 이미 나와 같은 존재가 되고 난 후겠지. 너와 난, 평생 젊음을 누리며 함께할꺼야."
"내 세상에선, 넌 오직 나만 바라볼 수 있고, 그 누구와도 마주할 수 없어."
"네가 온전히 내것이 되었을 때의 기분을 난, 형용할 수 없겠지."
"내세상에 온 것을 환영해, honey."
안녕하세요 만개에요... 하얗게 불태웠습니다... 아... 이번편은 뭔가 기빨리네여... 한솔아... 이번 글은 뭔가 위협적인 분위기의 달달한 한솔이(...?)를 표현하고자 애썼습니당... 여러분들의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는데ㅠㅠㅠ 이번 글은 개인의 연애사 시리즈도 아니고 스핀오프도 아니에요! 그냥 내 망상에서 나온 단편글... 분량조절을 실패한 것 같아요... 아 그리구 텐아시아 받았습니다!ㅋㅋㅋㅋ 막냉이가 언니 미안하다면서 친구한테 텐아시아 사왔네용... 전 사실 울 막냉이를 정말 조아해요... 민규랑 똑같이 생겨서... 진짜 여잔데 똑닮았어용.. 오죽하면 학교에서도 별명이 세븐틴...ㅋㅋㅋㅋㅋ 막냉이 친구중에 실제로 이찬이라는 친구가 있어서 더 신기하다는...,, 암튼!! 이번 글도 잘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오... 좋은하루 되세요 울 꽃님들!꽃봉오리
꽃님들♡ |
[권호시] [챠밍] [불낙지] [우지] [바나나에몽] [박쁭] [칠봉뀨] [호시크린] [우울] [온리] [핫초코] [닭키우는순영] [잼잼☆] [유현] [♡ㅅ♡] [사향장미] [규애] [오메기떡] [늘부] [또렝] [밍구리밍구리] [붐바스틱] [투녕] [젤라또] [햇살] [마그마] [에네] [새우양] [행성] [예에에] [순선] [가방님] [황금사자상] [아이닌] [밀가루] [로운] [0320] [뀨] [여름비] [렌게] [0103] [부산소년] [햄찌] [양셩] [무리] [페이퍼코] [요즘말야] [피치] [위염과장염] [별림] [원우야밥먹자] [지훈이넘나뤼귀엽] [꽃밭] [사랑꾼] [봉1] [지하] [임술] [둥이] [초록별] [이다] [애인] [쿱스타뜨루] [11지훈22] [여름비] [꽃귤☆] [박제된천재] [환텽남] [명호엔젤][순영이의봄] [키시] [일공공사][별사탕] [뀨뀨][담요] [벚꽃색][순제로] [자몽몽몽] [서영] [호시 부인][오투] [오엠나] [후니] [숨] [비타민] [별] [뿌존뿌존] [채꾸] [모시밍규][봄][아재개그] [눈누난나] [비글] [울보별] [한라봉] [부릉부릉] [조아] [킹스맨] [뿌블리랑갑서예] [이지훈제오리] [이다] [꾸뀨♥] [찬아찬거먹지마] [박찌] [쏠라비타민] 이다님 암호닉이 중복닉이에요ㅜㅜㅜ 다시한번 확인 부탁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