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ll me your name: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고아원 원장은, '어서빨리 네가 성인이 되어 이곳을 나가버렸으면 좋겠다'라는 기색을 표정에서 역력히 들어내며 나의 등굣길을 배웅해주었다. 그에 나도 빠르게 걸음을 향하며 그나마 마음의 안식을 취할 수 있는 학교로 향했다. 하지만 그마저도 완전한 평화는 아니었으니.
"여주야 글쎄 글쎄 글쎄!!!!"
분명 나는 맨 뒷자리에 앉아있고 부승관은 앞문에서부터 나에게로 달려오는 중인데, 그 목소리가 내 귓가에서 쩌렁쩌렁 울린다. 내가 제 호들갑에도 아랑곳 않고 가만히 자리를 지키자 승관은 애가 탄다는 듯 오만상을 찌푸리더니,
"안궁금해?"
하며 내 옆자리에 턱ㅡ하니 앉고선 제몸을 내게로 밀착시켜온다. "아 뭔데뭔데뭔데!" 부승관의 치근덕거림에 못이기고 내가 언성을 높이자, 그제서야 만족한다는듯 씨익 웃어보이는 승관이다. "그럼, 그래야지" 하고선 이어지는 헛기침 몇번, 그리곤
"나 오늘 내 소울메이트 찾은거같아!"
그말에 쿠당탕! 의자를 굉음과 함께 쓰러트리며 그 자리에 우뚝 일어난 나였다. 그리고선 부승관의 손목을 세게 잡아채고 청소용구함으로 향했다. "ㅇ...이거 왜이래 이거놔!" 부승관의 외침도 뒤로한채.
청소용구함은 언제나와 같이 퀴퀴한 냄새를 내뿜었다. 승관은 연약한 제 비위에 맞지 않는지, 연신 코를 찡긋거리며 잔기침을 해댔고,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난 승관을 재촉하기 바빴다. "그래서, 말은 걸어봤어? 느낌이 어떤데?" 내가 다급한듯 물어오자, 승관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궁금해?"
그 능글거리는 말투는 평소같았으면 나에게 몰매를 맞고도 충분할 수위의 능글거림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너무 절실했기에 참아내고 "응응!" 이라며 최대한 비굴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도 그럴만한것이, 아직 몸에 소울메이트의 이름이 새겨지긴 커녕,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 소울메이트에 관한 단서라고는 하나도 없는 나였기에 그런 기분을 알리 만무했다. 내 간절한 표정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승관은, "학교 끝나고 떡볶이 사주면" 이라고 가볍게 응수하곤 대걸레와 빗자루들을 헤치고 청소용구함밖으로 걸음했다. 그 순간 만큼은, 처음으로 그녀석의 등판이 멋져보였다고 해두겠다
세인트 설리번 스쿨의 아이들은, 계급 의식이 심각하다. 그들은 자신이 무슨 먹이사슬에라도 속해있는 양 행동하는데, 그모습이 내겐 그저 우습게 비추어질뿐이다. 그들이 얼마나 자신들의 계급을 심각하게 생각하느냐면, 제 멋대로 만든 기준으로 이름까지 지어댄다. 마치 우리가 무슨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라도 속해있는것마냥. 최상위층-물론 '자칭' 최상위층이긴하지만-이자 이 모든 계급을 만들어낸 플래티늄, 줄여서 '플랫'이라고 불리는 그들은, 주로 재력가의 아들과 딸들이거나, 정치인의 아들 딸들, 그리고 학생회에 속해있는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거의 모두 이들의 군림하에 생활한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들의 아래에 있는 골드. 이 계급에는 주로 학생회와 친한 학생들이나 사업이나 무역등으로 짭잘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는 부모를 둔 학생들이 많이 속해있다. 골드의 아래에 위치하고 있는 계급은 실버. 이들은 주로 평범한 중산층의 학생들이다. 그리고 내가 속해있는 최하위 브론즈. 여긴 여러가지 구린 이유들로 속할 수 있는 랭킹이다. 나의 경우는 부모님이 안계셔서. 뭐 이런 이유로 나는 현재 학교에서 그리 곱지 않은 시선으로 비추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신경쓰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도, 썩 기분 좋은 취급은 아니다. 이 모든 계급제도에 내가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정말, 아니다. 하지만 내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 포인트는 딱 한가지다. 계급 간의 차별. 이를테면, 지금 내옆에 자리하고 있는 김민규가 그렇다.
"아, 재수없게. 누가 브론즈 아니랄까봐 브론즈 친구들 데려오는 꼴좀봐."
눈을 부라리며 김민규가 나를 째려본다.
"데려올꺼면, 적어도 내자리엔 앉히지 말았어야지."
나를 째려보던 시선은 어느새 자신의 의자로 향해있었다. 김민규는 혐오스러운 눈으로 자신의 의자를 몇초간 응시하더니, 날향해 말했다. "닦아." 김민규의 입밖에서 나온 그 두 음절에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에 김민규는 웃기다는 듯 코웃음을 치더니 나를 제 어깨로 툭툭 건드렸다. "왜, 왜 뭐하게." 그의 말에 난 주먹을 쥐고 걸레를 찾기 위해 청소용구함으로 향했다. 김민규는 제 어깨를 불결하다는 듯 두어번 툭툭 쓸어내고선, "그럼 그렇지" 라는 말과 함께 제 친구들의 자리로 휘적휘적 걸어갔다. 그래봤자 골드면서, 누가보면 플랫이라도 되는 줄 알정도로 거들먹거리는 꼴이 참 우스웠다. 그리고 우스운 김민규의 말에 꼼짝못하고 걸레를 빠는 김여주도 참 우스웠다
신과 소녀
태초에 사람들이 존재했고, 그위엔 모두를 아우르는 신이라는 존재가 있었다.
순영은 탐탁치 않은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랫세상을 응시했다. 그는 자신의 품에 여주를 안기게 한채로 그녀의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었는데, 이따금씩 그의 표정이 풀어지곤 했다. 한 참의 시간이 흐른뒤, 그는 자신의 소녀를 지긋이 응시하고선 물었다.
"꼭 가야겠어? 이곳에서의 너에겐 더 좋은 선택들이 존재하는걸"
그의 말에 여주는 살풋 웃었다. "하지만 신, 내가 본래 존재하는 곳은 땅인걸. 하늘은 신 너의 곳이야." 그 말에 순영은 쓰게 웃는다. "네가 하늘에 머문지 벌써 꽤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그렇게 생각하다니,서운한걸" 여주는 쓰게 굳은 순영의 얼굴을 조심스레 펴주듯 어루만졌다. 그에 따라 순영의 표정은 점점 부드러워 지더니 이내 천사의 것과 같은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천계를 창조해낸 그에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미소였다. "아주 잠시만, 잠시만 가있을께. 신 네가 나를 정말 필요로 할때, 그때 돌아올께." 여주의 약속에 순영의 표정이 슬프게 풀어진다.
"지금도, 난 너를 필요로 하고 있어."
순영의 말에 여주는 작게 웃어보였다. "그치만 신, 네가 날 필요로 하는 것만큼 난 내려가야 해." 여주의 단정짓는 듯한 말투에 순영은 움츠러든다. 그녀의 말이 꼭 자신을 옭아매는 것 같은 착각을 주었다. 순영은 그녀를 안고 있던 팔을 조심스레 풀었다. 행여나 여주가 떨어질까 겁이 나는 사람마냥 그렇게, 조심스레. 여주는 그런 그의 행동에 순영을 향해 살풋 웃는 표정을 보여주고선, 꽉 안겼다. "돌아올께, 잘 지내" 순영은 여주의 말에 시선을 아래로 둔채,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빨리 돌아와야 할꺼야."
순영의 아이같은 모습에 여주는 까르르 웃었다. "안녕" 손을 흔들며 여주는 점점 아래로, 순영의 시야 밖으로 사라져갔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며 순영은 쓸쓸히 시선을 땅으로 떨어트렸다.
"사랑에 빠지지마."
하지만 그의 조용한 독백일뿐이었다.
Ein Suesser Traum:달콤한 꿈
"여주야. 김여주..." 빛 한줄기도 들어오지 않는 어둠속에 누군가의 음성이 귓가를 스친다. 그에 놀라 일어나기 위해 몸을 일으키니, 그게 의도가 아니었던 듯, 음성의 주인공은 다시 나를 침대 위에 눕힌다. "쉬이, 우리 여주 착하지," 그말에 언제 놀랐냐는 듯, 잔뜩 경직되어 있던 내 몸의 근육들이 풀리기 시작한다. "ㄴ...누구야...?" 방금 일어난 탓에 잔뜩 갈라진 내목소리가 방금 들린 감미로운 목소리와 현저히 비교되어 처참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그에 아랑곳 않는 듯, 음성의 주인공은 이번엔 다소 침울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안돼, 아직은." 그의 대답에 의아한 내가 "무슨소리야..."하며 물어오자, 그는 다시 내 팔을 토닥인다. "나중에, 나중에 다 알게될꺼야." 무언가 복잡한 듯, 착잡해보이는 그의 목소리 탓에 더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누워 정체모를 그의 토닥임을 받고 있자니 잠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으음..." 잠에 취해 내가 웅얼대자, 그는 갑작스레 날 흔들기 시작한다. "여주야, 여주야 잠깐만 일어나봐" 그말에 이미 온 몸이 노곤노곤해진 나는 "잠시만..."을 연신외치며 칭얼댄다. "여주야 나랑 뭐 하나만 약속해, 응?"그의 말에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진지하게 말해온다. "나, 곧 네 앞에 나타날께. 그러니까, 그러니까 다른 남자는 안돼. 정말... 알았지 여주야?" 그의 다소 뜬금없는 당부에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거리자, 뿌듯한 목소리로 우리 착한 여주...를 연신 속삭이며 나의 눈가를 조심스러운 손길로 덮어온다.
설명요정 만개만개 |
안녕 만개에요!!! 오늘은 제가 급하게 나갈일이 생겨서...ㅠㅠ 아쉽게도 본편들은 올리지 못하게 되었어요...ㅠㅠㅠ 진짜 너무너무ㅠㅠㅠ 죄송해요...ㅠㅠㅠ 대신 나가기 30분전에 이렇게 컴을 켜서! 글을 쓰구 있슴니당. 오늘 올린 맛보기들은 다 제가 기획하구 있었던 장편에서 앞부분들만 따온거에요! 기회가 되면 꼭 연재해보고 싶네용.. 독자님들은 어느 글이 가장 장편으로 만나보고 싶으세요??? 궁금합니당!!! 그럼 차례대로 1,2,3번 작품 설명 해드릴께요!
1번은 네임버스 글이에요! 주인공은 지수인데... 등장을 아직 안했다는...,,학교가 세워지는 데에 큰 지원을 해주신 후원자 지수의 소울메이트가 여주고, 또 학교에서 제일로 인기가 많은 '플랫' 한솔이의 소울메이트도 여주인 설정. 여주의 소울메이트가 누군지는 비밀임미당. 후후 연재를 하게 될지도 모르니... 이 글의 묘미는 이름이 새겨진 부위 아닐까여.. 지수는 심장부근, 버논이는 쇄골, 여주는 날개뼈인 걸로 설정을 해뒀었어요! 사실 여러모로 의심미 가득한 그런 글이라서... 독자님들이 그 부분부분만 텍파로 접해보시는 재미가 쏠쏠할 거라고 생각되는 작품이에요!
2번은 퓨전판타지랄까...,, 가장 위에서 모든걸 내려다보는 순영이가 인간세계에서 여주를 보고 반해서 윗세계로 데려온 설정인데, 여주가 아랫세상으로 내려가겠다고 우겨서 내려가게 되요. 여기서 말하는 아랫세상은 군주제가 도입되어있고, 여주는 왕댜님 민규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그걸 알아차린 순영이가 화가 나서 여주를 다시 데려오고... 민규는 또 그걸 막고 여주한테 가지 말라하고.. 그런 치열한 삼각관계의 글이에요!
3번글은 제가 원래 다른 필명으로 연재를 하고있던 글이에요. 여주가 자신이 죽는 예지몽 비슷한 걸 꾸고, 그날 그 꿈에 나온 남자아이가 계속 여주의 꿈에 나오게 되요. 그리고 여주는 그런 그 남자아이를 현세에서 기다리는 그런 내용이에요. 그 꿈을 토대로 현실에서 실마리를 풀어나가는 그런 글... 사실 이건 되게 모르는 채로 읽어야 재밌는 글이라서... 어떻게 더 설명해드릴 순 없지만... 네.. 재미만은 보장합니다!!!
네 대충 내용은 이정도인데... 혹시 막 연재해줬으면 좋겠다고 강력히 생각되시는 글이 있으면 말해주세요!! 개인의 연애사와 스핀오프, 그리고 다음에 기획해놓은 단편 시리즈물이 다 완결되면 찾아올 수 있을 것 같아요! 반응이 좋으면 더 일찍 올 수도...허허 오늘 글 못올려서 미안해요ㅠㅠㅠ 내일은 꼭 올릴께요 꽃님들 좋은하루 되세요~~ 사랑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