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별빛이라는 예쁜 아이가 있다.
그 아이는 밝고 착해서 주변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리고 난 그런 아이를 어느새 마음속에 품고 있었다.
어느 날 학교에 별빛이의 엄마라는 사람이 찾아왔다.
그 여자는 별빛이와 제일 친한 사람 있냐며 반 아이들에게 물었다.
반 아이들은 당연하게도 정별빛과 제일 많이 붙어있었던 나를 지목했고 그 여자는 내게 다가왔다.
별빛이의 엄마가 맞는지 정말 많이 닮았다.
별빛이의 엄마는 내게 다가와 나를 쓱 흝어봤다.
왠지 모르게 긴장되어 뻣뻣하게 굳은 나를 보더니 풋 하고 웃으며 긴장하지 말라며 나를 다독였다.
"너 그 이야기 아니?"
내게 그렇게 속삭였다. 목소리조차 별빛이와 비슷했다.
나는 당연히 모르기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별빛이의 엄마는 별빛이와 쏙 닮은 웃음을 보이곤 말을 이어갔다.
"정별빛, 몸 대주는 거"
나는 순간 멍해졌다.
누가 말하는 것도 누가 옆에 있는지 신경조차 쓰이지 않을 만큼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굳게 믿고, 그 여자는 계속해서 말을 했다.
"대주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자기 아빠야 친아빠"
그 여자는 그렇게 말하고 소리 높여 웃었다.
정말,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 곱고, 착한 아이가 자기 아빠에게 몸을 대주다니 전혀 말이 안된다.
잘 판단해보라며 그 여자는 내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을 빼앗아 자신의 폰으로 전화를 걸고선
밖으로 나갔다. 교실 안에는 몇몇만이 하교를 준비하고 있었고 정별빛은 검은 차 앞에 있었다.
나 또한 급하게 가방을 챙겨 아래로 내려갔다.
정별빛의 친구들은 정별빛의 주위를 감싸곤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다.
정별빛은 들어가려다 잡힌 듯 문을 열어둔 채 친구들에게 웃어 보였다.
그 틈새로 보이는 남자
엄마라는 사람도 그렇고 아빠라는 사람도 그렇고 고등학생 딸을 두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동안이었다. 그리고 그 아빠를 바라보는 눈이 평소와 다르다는 걸 발견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정별빛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관찰을 했다.
이런 내 시선을 느꼈는지 나를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갑자기 들려오는 엄마의 이야기
정별빛은 엄마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표정을 굳히며 차안으로 급히 들어갔다.
그리곤 차안의 남자와 손을 마주 잡더니 정별빛은 이때까지 볼 수 없었던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차가 출발하고, 멀리 점이 되었을 때쯤 나는 휴대폰을 꺼내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뭐 때문에 저한테 그런 이야기를 꺼내신진 모르겠지만, 말씀해주시겠어요"
일단, 일단은 들어보기로 했다. 일단.
들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여자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정별빛은 집에는 둘밖에 없기에 아빠를 꼬셔 매일 밤 몸을 섞는다고
매일 밤 신음을 내며 아빠라는 남자에게 매달린다고
그저 바라보는 눈빛이 다르다 는거에 나도 모르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건 좀 말이 안된다. 내가 그다지 믿지 않는 태도를 내보이자 그 여자는 내게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그 영상에는 정별빛과 남자가 몸을 섞고 있는 영상이었다.
긴 머리카락도, 조금씩 보이는 얼굴도 목소리도 다 정별빛의 것이었다.
난, 믿을 수밖에 없었다 이 여자의 말을.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다 말하고 자리를 비웠다.
화장실에서 돌아왔을 때는 내 폰을 만지고 있는 여자가 보였다.
다는 성큼 다가가 내 폰을 휙 잡아 빼앗았다.
여자는 동그랗게 뜨더니 정별빛과 꼭 닮은 웃음을 보였다.
휴대폰을 열어 만져봤지만 딱히 뭘 한 것 같지는 않아 보여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근데, 이 여자는 볼수록 정별빛과 비슷하다. 웃음도 목소리, 표정까지
옆에 두고 하나하나 따져보면 다르지만 전체적인 이미지라던지 분위기라던지 매우 비슷했다.
학교에 소문이 퍼졌다. 사람들은 다들 그녀가 더럽다며 손가락질을 했다.
그리고 내 휴대폰으로 사진 하나가 전송되었다.
내가 본 영상 중 한 장면이, 내 휴대폰으로 전송되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몇몇은 휴대폰을 들고 문자를 확인했다.
다들 놀라며 주변 친구들을 불러 휴대폰을 같이 보기도 했고 몇몇은 낄낄 웃으며 휴대폰 액정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기도 했다.
친구에게 다가가보니 내가 받은 사진과 똑같은 사진
어째서?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운 건 이 생각 뿐이었다.
그 여자는 내 번호밖에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반 아이들에게 문자를 전송할 수 있을 리가..
아, 그때
그때 내 휴대폰을 만지고 있었던 게 내 전화번호부를...
사진은 퍼지고 퍼졌다. 정별빛은 받지 못했는지 딱히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러자 전구가 번쩍이는 듯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
크게 혼란해하는 정별빛을 다독여준다면?
내게 기대게 해서 나를 온전히 믿게 한다면?
이 학교에서 오직 나만이 정별빛을 믿어주는 사람이 된다면?
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사진을 그대로 정별빛에게 보냈다.
그러자 바뀌는 표정에 나는 계속 주시했다.
그녀는 손을 벌벌 떨다가 자리에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나는 숨을 고르고 나 역시 따라 나갔다.
정별빛을 조심스레 따라가자 보이는 건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정별빛을 둘러싸 손을 뻗는 장면.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 정별빛의 손목을 잡았다.
힘을 주어 끌어당기지만 버티는 힘에 나는 더 강한 힘을 주어 끌고 갔다.
그들에게 한마디 해주고선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선 손목을 바라보는데
아, 하고 잡은 손을 놓아줬다.
뭐라 말을 하고 싶은데 뭘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눈알을 데굴데굴 굴리며 입을 열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난 좋아했었다.
화사한 꽃 같은 그 아이를
하지만 난 겁쟁이다.
지금도, 저렇게 괴롭힘 당하는 아이를, 꽃을 구해지 못하고
그저 지켜보고 있으니까.
나의 아이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일 만큼
나는 겁쟁이다.
그리고
나의 꽃은 만개하지 못하고 떠나갔다.
혹시 이게 수위가 될 수 있으면 말씀 부탁드려요. 찡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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