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X유승우X로이킴] 화염 - 1
별것 아니었다.
나는 게이가 아니었지만, 남자가 남자를 좋아하는게 이상하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 아이를 보고 나서는 더욱 그랬다.
솔직히 말해 그 순간엔, 그에게 반하지 않는것이 더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아..안녕하세요..."
".........."
"아, 그.. 1학년 4반, 유승우에요."
포지션은 기타..랑 보컬.
어물어물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자신을 소개하던 그는 그렇게도 내 눈치를 봤다.
가만히 쳐다보고만 있는 내가 불편했나.
그래, 그랬을거야.
굳은 표정을 풀 수가 없어서.
팔꿈치로 옆구리를 쿡쿡 찔러대는 친구녀석에 정신을 차렸다.
야, 애 인사하잖아.
아, 어. 그러니까..
승우요. 유승우..
아아. 그래, 난.. 김상우.
안녕하세요..
어색하기도 더럽게 어색했던 그 첫인사.
그때로 돌아가면 뭔가 달라졌을까? 아니, 난 그대로였을걸.
그대로, 똑같이.. 반복했을걸.
사그라들지 않는 무언가가 아프게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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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는 천재였다.
천천히, 감미롭게. 때로는 화려하고 노련하게 움직이는 그 손가락들을 보고있으면 머리가 멍해졌다.
내가 음악을 한다는 사실을 하늘에 감사했다.
내가 기타를 치지 않았다면, 널 못알아봤을거야.
내 옆에만 있었으면 했다.
나는 그 아이가 노래를 부르며 연주하는 것을 좋아했다.
나는 그와 함께 연주하지 않았다. 가만히 모든것을 멈추고 듣기만 했다.
눈을 감지는 않았다.
대신, 그 아이의 모든것을 응시했다. 모든것을 보고, 듣고, 느꼈다.
작고 여린 그에게서 나는 천사를 봤다.
연주가 끝나면 꼭 조금 창피한듯이 얼굴을 붉히며 나를 쳐다봤다.
내가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에 도저히 익숙해 질 수 없다는 듯이.
"...잘하네. 한번밖에 안들려줬는데."
"그건 그냥, 형이 잘 가르쳐 줬으니까..."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말끝마다 선배님, 선배님 하는것을 형이라는 호칭으로 바꿔놓는데까지는 많은 시간이 들었다.
있는 용기 없는 용기 다 내서 시덥잖은 장난을 치고, 툭툭 건드리듯 어르고 달래 겨우 변한 그에 뿌듯함마저 느꼈다.
'형..'
그 한마디 하기가 그렇게 힘든지,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그런데 사실, 내 얼굴도 별 다를 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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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용 기식빵식빵 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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