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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은 EXO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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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와 다름없는 날씨이고 또 흘러가는 하루이다. 늘 몸을 가두고 있는 반지하방에서 부스스한 머리를 짚고 일어나 힘겹게 눈을 떴다. 꽁꽁 창문을 막듯이 쳐둔 커튼들의 미세한 사이로 밝은 빛이 새어들어오는 것을 보니 날이 밝은 듯 했다. 빛이 새어들어온다 하지만 반지하방에다가 창문이란 창문은 다 막아놓은 터라 무척 어두운 방안. 바닥을 짚고 일어나 손으로 벽을 쓸며 겨우 화장실 앞으로 갔다. 화장실 안 주황빛 불을 키고 세면대 앞에 섰다. 오늘따라 더더욱 초췌해 보이는 내 꼴을 보자니 다시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대충 씻고 나와서는 이번에는 방안 불을 켰다. 작은 집안이 환해지는게 화장실 안에서 눈이 밝은 빛에 익숙해졌다지만 조금은 눈이 부셨다. 대충 이불을 한구석에 몰아넣고 방안에 달랑 하나 있는 책상 앞으로 가 노트북의 전원을 눌렀다. 노트북이 켜지길 기다리면서 고개를 돌리니 노트북 옆에 가만히 놓여져있는 핸드폰이 보였다. 아마 꼬박 열흘은 켜지 않은 채로 놔두었지.띠링-. 띠링-. 띠링-. 띠,띠링-. 띠,띠,띠.오랜만에 핸드폰 전원을 키니 그동안 누구에게 왔는지 카톡이며 문자, 부재중 전화 알림이 연속으로 울려댔다. 그 숫자가 많은지 계속해서 알림을 울리던 핸드폰은 결국 알림음을 내는걸 멈추었다. 천천히 부재중전화 확인을 먼저 했다. 모르는 번호의 수신전화가 수두룩 와 있고 간간히 옛친구들의 이름도 보였다. 그와중에 가족의 이름이라고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익숙해진걸까. 다시 홈화면으로 돌아와 문자를 확인하였다. 거의 백통 내외로 와있는 문자들. 확인해보니 여러 스팸문자가 거의 반은 차지해있는것 같다. 스팸문자를 일일이 다 삭제하고 나니 점차 누군가의 이름들이 여럿 보였다. 이 핸드폰엔 저장되지 않는 번호인데 날 어떻게 아는건지 어디냐고 수십통을 보내왔다. 사실 누군지 알 것 같지만.. 굳이 확인해 보고 싶진 않다. 그 번호로 온 문자들을 모조리 삭제한 뒤 다른 문자들을 살펴보았다. 눈에 띄는 이름 [루한.], 그에게 단 한통의 문자가 와있었다. 살짝 미간을 찌뿌렸다. 아, 깜빡하고 삭제를 안했나? 눌러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길게 꾸욱 눌러 새로운 작은 화면이 뜨기를 기다렸다. 어서 빨리 이 이름을 지우고 싶었다. 그때 다시 울리는 알림음 소리.띠링-.그 덕에 나는 화면에 댄 엄지손가락을 땠고 무엇인지 가만히 휴대폰 액정화면을 들여다보았다. '루한'이라고 쓰여진 옆에 2라고 쓰여져있었다. 알림음은 루한에게서 새로운 문자가 왔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결국 나는 루한의 문자를 확인했다. 짧은 내용의 두개의 문자. 한개는 3일전에 온 것이고 한개는 방금 도착한 문자다. 나는 확인하자마자 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한숨을 쉬었고 책상에 고개를 박았다.[어디야][찾았다]이 반지하방에 살게 된지 반년이 채 되었나? 아무튼 난 또 보금자리를 옮기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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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보고 충격 받은 세대별로 다르다는 김밥 1인분...........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