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당신은 EXO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1-
나는 한 사람을 사랑했다. 그 사람은 내게 너무나도 따스한 품을 내주었고 감싸주었다. 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그와 함께하는 순간마다 겉잡을 수 없이 커지는 행복감을 떠안았고 시간이 멈추었으면- 하고 바보같은 생각까지 해보았다. 크고 거친 손이지만 내 머리칼을 쓸어주는 그의 손길은 무엇보다 부드러웠고 내 귓가에 낮게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는 달콤했다. 허나 딱 한가지 문제는, 내가 그에 대해 아는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
이 곳으로 이사왔을 때 썼던 상자들을 작은 창고안에서 꺼내었다. 풀풀 풍기는 먼지들을 대충 털어내고 3개의 상자를 방 한가운데다가 던져놓았다. 짐을 싸본지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벌써 또 한번 이렇게 짐을 싸게 되었다. 뭐, 쌀 짐도 그리 많은건 아니지만. 저렇게 찾았다는 문자를 보내왔는데 더이상 주체할 필요가 없다. 저런 경고 메시지라도 준 루한에게 감사함이라도 느껴야 하는걸까. 나는 작은 옷서랍 앞에 쭈그려 앉아 옷가지들을 꺼내 상자에 차곡차곡 담았다. 몇번 이사를 많이 다녀봤지만 이번엔 또 방을 어떻게 구하지. 어디로 가야되는 걸까. 막막하다.
언제부터 난 이렇게 쫓기는 신세가 된걸까.
쾅쾅쾅-
상자에 손을 얹고 넋이 빠진 채 생각에 잠겨있다가 누군가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누구지? 그동안 이곳에 살면서 방세도 꼬박꼬박 낸 터라 주인이 찾아올 이유도 없을텐데. 아, 저 사람이 방주인이 맞는거긴 할까? 누구인거지? 순간 몸이 긴장했다. 나는 움직이지 않은 채 쾅쾅 소리를 내는 문만 바라보고 있었다. 섣불리 문쪽으로 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도망칠 틈이라도 주는 문자인줄 알았건만 정말 날 데리러 온다는 경고메시지였던것일까. 한참을 말없이 문만 두드려대는 사람을 가만히 기다리기만 했다. 제발 그냥 지나갔으면 좋겠다.
"계세요?"
긴장하고 있던 몸이 풀렸다. 일단 루한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상자에 얹혀져있던 팔을 방바닥으로 힘없이 내려뜨렸고 숨을 몰아쉬고는 일어났다. 가요- 문밖으로 들리기 바라며 대답을 하고 문쪽으로 다가갔다. 문손잡이를 돌리면서 든 생각이다. 루한, 그가 보낸 사람이면 어쩌지? 찝찝한 기운이 확 감돌지만 문을 열고있는 손을 멈출 수는 없었다.
문을 조금 열고 문 앞에 있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길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아무도 없나? 조금 더 문을 열어보았다. 그때 문을 콱 잡는 손을 보고 나는 재빨리 문을 내 쪽으로 당겼다. 문손잡이를 두손으로 꽈악 잡고 있는 힘을 다해 문을 닫으려 애썼지만 누군지 모를 사람의 한손의 악력보다 내 힘은 약했다. 양쪽에서 당기는 힘에 흔들거리는 문틈 사이로 그 누군가가 얼굴을 빼꼼 내보였다. 그와 눈을 마주치는 순간 난 꼭 눈을 감아버렸다. 역시.
"너 데리러 온거 아냐."
그가 무슨말을 하던 나는 문을 닫기위해 안간힘을 썼다. 거짓말, 어쨌든 루한이 보내서 온거잖아. 아무도 믿을 수 없다. 뒷걸음을 치며 어떻게든 문을 닫으려 애쓰는데 결국에 그 사람에 의해 문을 활짝 열려졌다. 갑자기 열려진 문에 문손잡이를 꼭 잡고 있던 나는 밖으로 끌려갔고 푸근한 느낌에 눈을 떠보니 그의 품에 안긴 꼴이 되어버렸다. 그의 가슴팍을 팍- 밀쳐내고 뒤로 물러섰다. 나는 최대한 매섭게 그를 올려다 보았다. 한쪽 입꼬리만 슬며시 올린 채 날 내려다 보는 사람. 찬열이었다.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없음

인스티즈앱
와 신민아 김우빈 웨딩사진 미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