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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EXO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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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째려다보는데 뭐가 그리 좋은건지 능글맞은 웃음을 짓고는 날 가만히 내려다보는 찬열. 더이상 보고있어 봤자 난 그에게 할말도 할짓거리도 없어 아린 눈을 한번 지그시 감고는 뒤를 돌아 집안으로 들어갔다. 굳이 문을 닫지는 않았다. 그가 집으로 들어오라는 뜻은 아니었지만 문을 닫으면 그가 다시 문을 열어제낄것을 알기에 그냥 두었다. 내가 집으로 들어가자 역시나 따라들어오는 찬열. 제 집인것마냥 문을 닫고는 신발을 아무렇게나 벗어던지고 나보다도 먼저 집안에 발을 들였다. 그는 왜 날 찾아온것일까. 궁금한게 많기도 많았지만 그에게 묻고싶지도 않고 답을 듣기도 싫었다. 그의 입에서 어떠한 말이 나올지 아직 가늠하지 못해보았기 때문."저번집보다 좁네. 안 불편해?"좁은 방안을 한바퀴 빙 돌며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나를 보고는 순진한 표정을 짓고 물어왔다. 으, 저 표정 싫어. 나는 애써 그를 무시하고 방 한가운데 아직 놓여져있는 상자곁으로 갔다. 그가 있는 듯 없는 듯 상관쓰지 않고 다시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렇게 루한을 피해 도망다녀 봤자 나는 결국 그의 손아귀 안이라는것을 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손을 더 빨리 움직여 옷가지들을 옮겼다."이번에는 어디로 가려고. 그냥 포기하고-,""당신 일 아니라고 함부로 말하지마. 포기하려했으면 진작에 포기했어요.""루한형 나쁜 사람 아니란거, 니가""나 그 사람한테 다시 잡히기 싫어."손은 짐을 싸느라 바삐 움직이고 찬열을 거들떠도 보지 않고는 따박따박 말하였다. 이제 옷서랍의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상자뚜껑을 꼭꼭 덮고는 들고 일어서자 멀찍이 떨어져있던 찬열이 빠른걸음으로 다가왔다."잡히다니. 그런거 아니야."놔요. 상자를 받아들으려 하는 찬열의 손을 쳐내고는 내 스스로 상자를 현관 앞으로 옮겼다. 저리도 포기란 말을 쉽게 하는 찬열이 속편해보였다. 하긴 저사람의 인생에서 어려움이란 없겠지. 더불어 심각함이란것도 없을꺼야. 더이상 날 잡아오지 않는 찬열을 흘깃 쳐다보고는 다시 방 안쪽으로 들어가 이불을 쌓아둔 곳으로 갔다. 얇은 이불 하나를 들어올려 탁-탁- 털고 차곡차곡 개기 시작했다. 또 옆에 쪼르르 와서는 같이 이불을 개주는 그였다. 이번엔 별로 말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두꺼운 이불 덮어.""..""날이 점점 추워져."난 이 사람들이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정말 모르겠다.-지방을 전전하던 나는 이제 갈 곳도 더이상 없어 결국 서울로 올라왔다. 하나같이 방값이 너무나도 비쌌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통장에는 돈이 매꿔지고 있으니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디서 들어오는 돈이라고 말하자면 루한이다. 루한일것이다. 내 주위사람들 중에 부유한 사람 또 이렇게 나에게 돈을 보내올 것 같은 사람을 떠올리자면 그 사람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루한의 손 안에서 못 벗어난다는 것이다. 정말 죽어도 만나기는 싫지만 만약, 아주 만약 루한을 만나게 된다면 그동안 보내준 돈들 아주 자-알 썼다고 감사인사라도 해야 되는건가. 그가 나에게서 감사인사를 받을 처지가 되긴 되나.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짐을 정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얼마나 머물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기간이 짧은게 아니였으면 좋겠다. 역시 내가 있는 곳은 반지하방이고 이사오자마자 창문에 커튼을 단뒤 꼭꼭 쳐두었다. 습관,버릇이랄까. 저렇게 두지 않으면 내 자신이 괜히 불안해진다.띠링-.띠링-.찬열이 나에게 다녀간 후로 한번을 울리지 않던 휴대폰이 연달아 두번씩이나 알림음을 울렸다. 별거없는 짐 정리를 끝낸지 오래고 끼니를 떼우려고 라면을 끓이고 있었을 때다.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놓여져 있는 휴대폰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여 집어드니 문자가 두통이 와있었다. 아, 찬열. 그리고 루한이다.[빨리도 갔네.][어디야]첫번째는 찬열이고 그 다음 문자는 루한이다. 작게 한숨을 쉰 뒤 나는 그 두개의 문자를 삭제하였다. 텅 비어버린 문자메시지함. 좁다면 좁고 넓다면 넓은 이 대한민국 땅에서 그동안 나를 어떻게 찾아왔는지는 모르겠다만 이번에도 한번 찾아볼테면 찾아봐라. 난 더욱 꽁꽁 숨어버릴테니. 그들에게서 도망쳐왔던 처음의 두려움과 무서움은 없어진지 오래다. 이제는 오직 오기만으로 버티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절대 잡히지 않을 것이다.그때 들고 있던 휴대폰의 액정화면이 빠르게 바뀌고 누군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저장되어있지 않은 번호지만 왠지 눈에 익숙한 번호인 듯 했다.암호닉조화 님, 배쿵배쿵 님, 토끼 님, 루루 님, 됴덕 님.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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