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처음 들어오는 분들께 말씀드려요. 이 편은 신들의 세계 3편 입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날 들의 연속이였다. 아침에 회진을 돌고, 평소 따르던 교수님의 강연을 듣고, 한번 씩 농담을 걸어오는 동료 의사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하지만 다섯 시가 지나기 시작하면서 성규는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입술을 잘근잘근 씹었다. 잠긴 문 뒤로 우현의 실루엣이 어른거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고 그 모습을 빤히 들여다보던 성규가 크게 한숨을 내쉬고 문 고리를 잡아 당겼다. 낯빛이 어두워진 성규의 얼굴은 관심에도 없는 지 꼭 자기 사무실이라도 온 모양새로 발걸음도 가벼운 우현의 입에선 노랫소리가 흘러 나왔다.
"도대체 여기에 자꾸 오는 이유가 뭡니까?
"그 존댓말 좀 그만하라니까. 왜 이래, 알 건 다 아는 사람이."
성규 책상에 놓인 화분의 꽃을 빤히 들여다 보던 우현이 꽃 하나를 꺾어서는 머리 옆에 꽃고 환하게 웃었다. 아끼던 꽃이 꺾였다는 사실보다 환하게 웃는 우현의 얼굴에 자꾸만 옛날의 기억을 겹쳐 올리는 자신에게 화가 난 성규가 들고 있던 두꺼운 책을 던지자 우현이 성규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놀란 성규가 급하게 우현의 팔을 떼어나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어깨를 들썩이는 우현의 태도에 성규가 헛웃음을 뱉어냈다. 천성은 변하지 않는다던 말이 틀리지 않은 모양인지 우현은 천 년전 그 날과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성규는 더욱더 우현과의 거리를 두고 싶었다. 추억은 추억으로 남겨둘 때가 가장 아름다우니까.
"일곱신의 영광을 되찾으라고 하네요. 하지만 그런 건 관심 없습니다. 이 몸이 반신반인이라 해도 그저 이렇게 살다가 죽고 싶은 게 제 바람이니 이만 돌아가주시죠."
"전쟁의 신 브레스는 이호원, 사랑의 신 인우스는 장동우로 살아가고 있어. 그 둘은 자신이 반신반인인 줄 몰라. 어쩌면 신의 능력을 사용하지 못하면서도 살아갈 수도 있고."
"관심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신들의 무당이였던 모르피스, 이제는 이성종. 어디로 꽁꽁 숨어버린건 지 보이지가 않네. 내가 마계로 끌어들일 걸 알았나봐. 역시 그 능력이 어디가나 뭐."
"그렇게 말해도 절대 찾을 생각 없다고 했습니다."
"천계에 발을 들이면 기운이 따뜻해지고 마계의 발을 들이면 기운이 차가워져. 내가 올 때 서늘한 기운을 느꼈겠지."
성규는 부정할 수가 없었다. 우현이 찾아오는 다섯 시가 지날 쯤이면 바람이 들어오지 않는 건물 내부임에도 불구하고 서늘한 기운이 온 몸을 휘감아 성규는 이따금씩 외투를 걸치기도 했으니까. 그 뒤로도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는 우현을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던 성규는 문득 궁금해졌다. 네가 나랑 다른 기운이라면, 나에게 이렇게 모든 걸 알려주는 이유가 뭔데. 성규의 질문에 우현은 하던 말을 멈추고 눈썹을 덮던 앞머리를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
"이왕이면 게임이 재밌으면 좋잖아."
"난 이딴 게임 시작할 생각 없어!!!!!!!!!!!!!"
결국 악에 박쳐 폭발해 버리고 만 성규의 모습에도 우현은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성규를 보다 상처가 있는 성규의 왼쪽 뺨을 세 번 두드렸다.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성규가 커피 포트에 손을 가져다 대자 우현이 바람 새는 웃음 소리를 냈다. 흡사 비웃음과 같은. 자신도 모르게 나와버린 행동에 놀란 성규가 커피 포트에서 뒷걸음질 치고 그 바람에 테이블 위 자리를 차지하던 많은 볼펜들이 소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감당하기 힘든 혼란스러움에 다리가 풀려버린 성규가 바닥에 주저앉고 우현이 성규에게 손을 내밀었다.
"상처가 난 형 뺨을 세 번 두드리면 따뜻한 물을 같이 마시는 거라고 우리 천년 전에 약속했는데. 잊어버렸다고 생각해도 결국은 몸이 기억해내고 마는 그런 사이인거야. 우리 일곱은."
"난 시작하고 싶지 않아……."
결국 우현의 손을 잡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린 성규를 내려다보던 우현이 문고리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시작을 하던 하지않던 선택하는 건 형의 몫이 아니야. 형은 그저 시작된 게임에 선택받은 자일 뿐이지."
주사위는 던져졌고, 한 때 어쩌면 가장 아꼈던 그가 적으로 지정되어있는 게임에 성규는 어느샌가 내던져져있었다. 결국 성규든 우현이든 게임을 끝내는 자가 있을 것이고, 성규에게는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자신이 게임을 끝내야만 했다.
| 원래 안 쓸 작정이였는데ㅠㅠㅠㅠㅠ |
내용이 너무 크기도 하고 제가 바빠 쓰기 힘들어서 그냥 묵혀두기로 할 작정이였는데 어떤 분이 기다린다는 댓글 보고 바쁘게 바로 적어서 내용이 허접할 지도 몰라요 이게 바로 계획없이 저지르는 글의 폐해 인가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내용이 별로여도 좋게 봐주세요!!!!!!!!!!!!!!!!!!!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 정말 감자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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