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신들의 세계 7편 입니다. 1~6편 읽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성규는 막 끝난 수술의 잔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매일 밥 먹듯이 보는 광경이지만 평소보다 많은 피를 보고 난 후에는 붉은 잔상이 눈 앞에 어른거리기도 했다. 눈 주위를 누르며 목 운동을 하는 성규를 멀리서 바라보던 우현이 폰을 꺼내 들었다. 그냥 성규의 사진 하나쯤은 갖고 싶어서. 찰칵 하는 소리에 성규가 우현 쪽을 보자 우현이 아무 일 아니라는 제스쳐와 함께 눈을 시원하게 접는 우현의 웃음에 성규도 따라 헛웃음 소리를 냈다. 편한 티셔츠에 가디건 하나 정도를 걸치던 우현의 갖춰 입은 모습에 의외라는 표정을 지은 성규가 우현의 행커치프를 장난스럽게 잡아 당겼다. 그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된 김간호사의 눈이 커지는 줄도 모르고 성규는 입가는 내려올 줄을 몰랐다.
"어디 가나 봐? 돈 좀 쓴 옷이다?"
"몇 백년만에 첫 만남인데 이 정도 예의는 갖춰야지."
"누구길래 몇 백년 씩이나 못…… 너 지금 이호원 만나러 가는 거지?"
"몰라, 이 정도 힌트 줬으면 그 뒤로는 알아서 해. 나 갈게. 오늘은 같이 못 있어줘서 미안."
뒤돌아 발걸음을 급히 떼는 우현의 모습이 낯설었다. 성규는 잊고 있었다. 잊고 싶어서 모르는 척 했었다. 우현은 호원을 마계화 시켜야 했고, 성규는 그것을 막아야 했다. 항상 웃고 있는 우현은 우현의 본 모습이 아닐 수도 있었다. 성규는 무신경해져버린 자신을 책망했다. 다시 보이는 붉은 피의 잔상에 성규는 한 쪽 눈을 가리고 가운을 벗었다. 뒤에 잡힌 수술은 동료에게 맡기고서라도 우현을 따라 나서야 했다. 가운을 벗는 성규의 손길이 급했다.
"같이 가!!!!!!!!!!!"
"굳이 따라나서겠다는 이유를 모르겠네. 난 그냥 인사하러가는 거라니까."
우현의 팔을 붙잡아 돌려세운 성규가 우현의 양 볼을 잡고 찬찬히 우현을 하나하나 뜯어 보기 시작했다. 눈썹이 이렇게 짙었던가, 눈꼬리는 이랬던가, 코가 이렇게 잘 뻗었던가, 입술이 꽤 붉었구나. 우현이 속으로 어떤 나쁜 마음을 먹고 있대도 겉모습은 우현이였다. 성규는 자신을 위안했다. 내가 아는 남우현이 진정 남우현이 아닐지라도 이 얼굴은 남우현이니까. 성규의 눈길에 저도 모르게 볼이 타오른 우현이 성규의 손을 떼 놓았고 순간 우현의 양 쪽 귀에 빛나던 피어싱이 성규의 눈에 박혔다. 성규는 살면서 그토록 찬란하게 빛나는 보석을 본 적이 없었다. 동료의 결혼식장에서 본 신부의 다이아 반지도 저토록 찬란하지는 않았었다. 이 세상 것이 아님이 분명했다. 마계의 징표……. 검정 보석이 박힌 피어싱을 가린 우현이 멍한 표정의 성규의 어깨를 잡아 앞으로 밀었다. 으쌰으쌰 소리는 내는 우현의 목소리는 예전만큼 밝지 않았다.
"내가 너무 빨리 너를 받아들였나 봐. 네가 남우현일까? 아닐까?"
"갑자기 뭔 소리야. 우리 형이 왜 이렇게 심각해졌을까?"
"지금부터 시작이잖아. 난 널 이제부터 진심으로 대하지 않을건데 괜찮지? 너무 우리 솔직해지지 말자."
성규의 등 뒤에서 작게 응, 하고 대답소리가 들렸다. 가라앉은 분위기에 성규가 목을 감싸쥐었다. 50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라지만 허전한 목보다 가슴이 시렸다. 병원 앞에 항시 대기하던 우현의 차에 올라 탄 성규가 차 시트를 뒤로 젖혔다. 우현에게이런 분위기는 어울리지 않았다. 진심이지 않으면 어때. 주말에 본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신나게 따라하는 성규의 모습에 우현도 그제서야 소리를 내고 웃었다. 하지만 우현의 눈은 웃고 있지않아서 성규는 또 가슴이 시렸다. 방송 매체에서 자주 보던 호원의 회사가 가까워지고 성규는 손 끝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기운에 손 끝만 만졌다. 따뜻한 이호원, 그리고 나. 그리고 차가워진 남우현.
"그 보석을 지니게 되면 마계인이 되는 거지?"
"아니라고는 말 못해."
"우리 모두 마계화가 되면 좋은 게 뭔데. 그건 알자."
"말해주면 이거 형 할래?"
우현이 한 쪽 귀에서 피어싱을 빼 성규에게 건넸다. 아까는 보지 못했던 이니셜 S.K 보석 깊이 새겨져 있었다. 뒤로 물러나는 성규의 행동을 예상했다는 듯 다시 피어싱을 끼운 우현이 머쓱하게 이마를 만졌다.
"마계로 모두 가게 되면 난 마계 왕이 될 수 있어. 형은 권력이 어떤건지 알아? 자꾸만 내 안을 갉아 먹는데 너무 달아서 뱉을 수가 없어. 천계에서 우리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적이 있어?사랑이 뭐가 그렇게 큰죄라고.인간세계에서우리는 몇 십번을 죽고, 몇 십번을 태어나고, 몇 십번을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사랑하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우리가 지워지며 살아왔어. 끔찍하지 않아? 마계로 가자……. 우리일곱 영원히 같이 할 수 있어."
"천계의 법 지키면서 살면 되잖아. 네 말대로 우리 일곱이 같이 있는 데 뭐가 문제야."
"그게 문제지……."
알 수 없는 우현의 표정과 말에 다시 입을 떼려던 성규의 물음은 호원의 등장으로 인해 막혀버렸다. 이제 막 차에서 내리는 호원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그래, 니들 왤캐 아련하니? |
아련하게 쓰고 싶었움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안해요 늦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 이제부터 거의 매일 연재하도록 마음 다 잡을게요 댓글이 한 개도 없을 것 같네요ㅠㅠㅠㅠㅠㅠ 내가 진짜 못됬음!!!!!!!!!!!!!!!!!!!!!!!!!! |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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