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 죽을병 걸린 너징X철부지 남편 박찬열 썰 07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6/c/96c44b8acd2612826853636b88dbb900.jpg)
죽을병 걸린 너징
X
철부지 남편 박찬열
07
스웨덴 세탁소 -답답한 새벽
*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그래서 더 값지고,소중한 것을.
그래서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것임을.
*
*
보셨으면 댓글 한 줄만ㅠㅠ부탁드려요!
*
너징이랑 찬열이는 어느덧 결혼 3주년이 되는 신혼부부야.
서로 아직도 너무 사랑하고,서로 너무나 아껴서 연애와 결혼포함 6년이 되가는데도 큰 권태없이 잘 살고 있어.
다만 서로 아쉬운 점이라면 아이가 아직도 없는 점이라고나 할까?
둘다 너무 간절히 원하긴 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생기겠지 하는 편한 마음가짐으로 지내고 있어.
이 부부에게 문제점이라곤,찬열이가 아직 철들지 않은 철부지같다는 점이야.
항상 징어는 찬열이가 치고 다니는 사고 뒷감당을 하기 바쁘고 말야.
하지만 이렇게 서로 장단점을 채워주고 사랑하느라 항상 둘은 행복해.
*
*오늘은 감정이입을 위해 징어 시점으로 갑니다.*
얼마나 울었는지 팅팅 부은 눈으로 해가 제 머리 위에서 뜨겁게 빛날 때부터 지금 제 볼에 차가운 밤바다의 바람이 불어올 때까지 그 자리에 계속 앉아서 철썩거리는 파도를 바라봤다.
방파제에 부서지는 물방울이 제 볼에 흐르는 눈물같았고,밤의 새까만 바다는 제 속과 같은 듯 했다.
앞으로 무엇을,어떻게 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밤 바람은 꽤나 찼다.
어림 잡아도 꽤 많은 시간이 지난 것 같은 느낌에 앉아있던 자리에서 일어나 제가 입고 있던 바지를 툭툭 털고는 부둣가에 세워둔 차로 향했다.
오랜 시간 동안 찬 바람을 맞고 있어선지,몸에선 꽤나 찬 한기가 돌았고,그 한기는 내가 더 이상 슬픈 생각을 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찬 바람에 같이 식어버린 차안이 꽤나 서늘했다.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차키를 꺼내어 시동을 키려 했다.
그 순간 다시 뿌옇게 변하는 제 시야,열쇠 구멍을 찾지 못 하도록 앞은 안 보였다.
그런 제 꼴에 멈춘 눈물이 다시 수도꼭지를 틀 듯 새어나왔다.
손이 달달 떨려왔다.
인정하기 싫어도 나는 뇌종양 환자였다.
고작 제 앞 열쇠 구멍도 볼 수 없는,그런.
*
차에서 운전을 하면서 간간히 본 시간은 얼추 12시가 넘어있었다.
운전을 하는 와중에도 '찬열이가 걱정하겠다.'라는 생각은 쉽사리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조급해진 마음에 조금 더 속력을 올려 집으로 돌아왔을 때는,한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였다.
한 시의 밤바람은 아까 전보다 미묘하게 더 차가워져 있었고,복잡한 제 머리를 보여주듯 제 머리카락을 어지럽게 흩날렸다.
집에 도어락을 누르고 들어왔을 땐 온 집안은 밤하늘과 같이 어두웠다.
한편으론 찬열이가 먼저 자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고,한편으론 찬열이가 저를 걱정하지 않았나,싶어 마음이 조금 상하기도 했다.
낮은 구두를 벗고 집 안으로 들어서서 복도를 걸어 거실로 걸었다.
거실 쇼파엔 찬열이가 지난 날 찬열이를 기다리던 제 모습으로 자지 않은 채 깨어 있었다.
"안 잤어?"
"너 지금 어디서 뭐하다 오는데."
"왜 안 잤어."
"ㅇㅇㅇ!너 사람 말 무시해?문자 하나 보내놓고 잠수타면 사람이 얼마나 걱정할지 몰라서 그래?"
"미안해."
"왜 그랬는데,이유가 있을거 아냐.병원 갔다온 거 결과 안 좋아서 그래?"
화가 난 얼굴로 다가오는 찬열이에게 제가 먼저 안 잤냐며 선수를 쳤다.
그 말에 넘어가지 않을 찬열이였고,곧바로 딱딱하게 굳은 목소리로 제게 물어왔다.
그 말을 또 무시하니,제가 싫어하는 큰소리를 치며 화를 내었다.
미안하단 말에 찬열이가 누그러진 목소리로,왜 그러냐며,병원 갔다온 게 안 좋냐며,물어왔다.
응,많이 안 좋대.
그 말을 목구멍 뒤로 삼켜버리곤 애써 미소지은 채 '아니.우리 둘다 건강하대.'라고 말했다.
찬열이의 그럼 왜 그랬냐며 다그치는 목소리에 그저 다가가서 그 품에 안겼다.
'그냥..갑자기 엄마 생각 나서,시골 내려갔다왔어.'내 말에 찬열이는 하던 말을 멈추곤 제 머리를 쓸어주었다.
원래도 부모님에 대한 제 사랑이 각별한 걸 이해했던 찬열이라서,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딱히 말을 묻지 않고 그저 조용히 제 머리를 쓸어넘겨 주었다.
그런 찬열이의 행동에,다시 멎었던 눈물이 다시 나는 듯 가슴이 먹먹해졌다.
제가 처음 돌아가신 부모님 얘기를 했을 때,울던 저를 말없이 안아주며 토닥여줬던 찬열이가 생각나서 더 그랬던 듯 했다.
찬열이는 제게 빛이였다.
때로는 아버지같았고,때로는 오빠같기도 했으며,때로는 철이 없는 제 남편이였다.
찬열이는 제게 없으면 못 살 정도로,많이,아주 많이 소중한 존재였다.
품 안에서 나는 찬열이만의 체취에 눈물이 찔끔 새어나왔다.
그렇게 또 말하지 못할 말을 꾹꾹 눌러담았다.
미안해,미안해,미안해.
미안해 찬열아.
나 죽는데.
*
그 다음 날 주말,아침에 일어났을 때 찬열이는 아직 깨지 않은 채로 잠에 빠져있었다.
행여나 어제 많이 운 눈이 붓진 않았을까 제 눈을 만져봤다.
살짝 부은 눈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며 그 품으로 더 파고 들었다.
햇빛이 찬열이 등뒤로 쏟아졌고,갈색으로 염색한 찬열이의 머리가 햇빛에 반짝였다.
이불을 바스락 거릴 때마다 작은 먼지가 햇빛에 흩날렸고,그 먼지가 참 보잘 것 없다 생각했다.
고개를 살짝 올려 자고 있는 찬열이의 얼굴을 바라봤다.
밤새 팔베게를 해주는 제 팔이 아플 법도 한대도 결혼해서 지금까지 찬열이는 한번도 제게 아프단 투정도 하지 않았다.
찬열이를 다시 한번 또 올려다보곤 턱에 작게 뽀뽀해주었다.
그 느낌이 나는지 찬열이는 자면서도 배싯,웃었고 그 모습에 나도 작게 웃었다.
그리곤 손을 들어 자고 있는 그 얼굴에 작게 손끝을 대어 쓸어만졌고 간지러운지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 다시 잠에 빠져드는 그 모습이 귀여웠다.
매일 제게 팔배게를 해주고,눈뜨면 제 앞에 있고,저를 먼저 불러주고.
그런 찬열이가 이제,얼마 후면 없어진다.
아니,제가 없어진다.
제가 비어버린 그 품 안엔 아무도 없을 수도,제가 아닌 다른 여자가 누워있을 수도 있다.
얼굴을 만지던 그 손을 내려 다시 제 배를 어루만졌다.
이 안에 제 아이가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배가 절로 따스해지는 느낌이였다.
미안해 아가.
엄마는 어떻게 해야 될까.
미안해,미안해,미안해.
이런 엄마라 미안해.
*
시한부 인생을 판정받은 이후로 나는 매일,짧은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새해가 시작할 때마다 찬열이와 함께 열심히 쓰자는 명목 하에 커플로 맞춘 가죽 커버의 옅은 남색 다이어리.
서재의 서랍안에서 꺼냈을 땐 먼지가 뽀얗게 쌓여있었다.
첫날,빈 다이어리에 어색하게 첫줄을 쓰기 시작해,다섯 줄이 겨우 넘는 글로 마무리를 짓고.
그 다음날,조금 찬 다이어리에 첫 날보다 더 긴 일기를 쓰고,그 다음날은 더,그 다음의 다음날은 더 많이.
쓰면 쓸 수록 다이어리의 흰 속지는 검은 글씨로 매워져갔다.
사실 일기라기 보단 소소한 일상을 쓰고 끝은 항상 찬열이를 향한 편지로 마무리 되어갔다.
찬열이는 내가 늦게 들어온 그 날 이후로 더 조심히 나를 대해주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됬다는 사실에 제가 엄마를 더 그리워하는 걸 말하지 않아도 알아챈 찬열이였기에,값비싼 도자기를 어루만지듯이 더욱더 조심히 대해주고 저를 더 위해줬다.
무엇을 먹을 때마다,무엇을 할때마다 제 자신보다 나를 신경써주는 찬열이에 몇번이고 눈물을 삼켰는 줄 모른다.
"여보 오늘도 쉬어가면서 조심히 일해."
"내가 회사동료들이랑 전에 먹었던 맛있는 집 아는데,같이 갈까 자기야?"
"여보 어디 불편한데 없어?"
"여보 발 씻겨줄까?"
"여보 우리 아기 언제 클까?여보는 배가 불러도 너무 예쁠거 같아."
항상 저녁을 먹고 쇼파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찬열이는 제 크고 따뜻한 손으로 내 배를 어루만져줬고,신난 초보 아빠들처럼 조잘조잘 내 배에 대고 말해주었다.
오늘은 아빠가,로 시작하는 찬열이의 말은 회사 내에서 있었던 일과,저와 있었던 소소한 일상들로 주를 이뤘고 항상 끝은
"우리 아기,아빠가 사랑해."
로 끝맺었다.
그 여덟글자에 제 뱃 속 아이가 꿈틀대는 것만 같아서,괜히 눈에 눈물이 고여 혼자 찬열이 모르게 눈물을 참았던 것도 여러번이였다.
그렇게 좋아하는 찬열이의 모습에,나는 나를 선택할 수 없었다.
사실 나는 어떠한 연유가 생기다 하더라도 아이를 포기할 자신이 없었다.
제 엄마가 제 자신을 지키고 자신이 떠나갔던 것처럼,
나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고 떠날 준비를,병원에서부터 준비해 오고 있었던 것 같다.
*
찬열이와 시작해,찬열이와 끝나는 제 하루.
깜깜한 어둠이 깔린 밤이 찾아오면,나는 다시 찬열이가 해주는 팔베게를 배고,찬열이의 품에 안겨 잠에 든다.
그 매일매일,품 안에서 나는 찬열이의 항상 똑같은 향에 눈물이 울컥울컥 쏟아져내렸다.
항상 제 옆에 있다는 걸 알려주기라도 하듯,찬열이와 제 몸에서 나는 향은 똑같고,항상 같았다.
오늘도 찬열이 몰래 눈물을 삼키는 밤이 찾아왔다.
조용한 밤이 깊어가고 찬열이가 내뱉는 숨에,가슴팍이 일정하게 들어갔다가,나왔다,반복하는 걸 보던 나는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을 터트린다.
혹여라도 들썩이는 제 어깨에 허리에 올려둔 찬열이의 손이 움직여 찬열이가 깰까봐.
혹여라도 끅끅대는 제 울음 소리가 찬열이 귓가에 닿아 찬열이가 깰까봐.
혹여라도 주르륵 흘러가는 눈물이 찬열이가 입고 있는 옷의 가슴팍에 닿아 찬열이가 깰까봐.
입을 틀어막은 채,어깨를 들썩이지도 못한 채,비죽비죽 새어나오는 제 눈물을 금방금방 해쳐내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렇게 따뜻한 품을,이렇게 따뜻한 향을,이렇게 따뜻한 밤을,이렇게 따뜻한 찬열이를
얼마 후면 떠나가야 한다.
*
찬열아,오늘은 이번 주 중에 그나마 날씨가 좀 풀렸던 것 같아.오늘 너랑 나는 아침 늦게 일어나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나갈 준비를 했어.대학교 캠퍼스를 놀러갔던 이후로 처음 둘이 나간 거 같아.그러고 우리는 시내에 가서 네 옷을 샀고,커플 장갑을 샀어.내 손이 많이 차가워서 네가 사자고 졸랐잖아.나는 네 손 잡는게 더 좋은데.그러고 뭘했더라.아 그래,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도 사먹었다.내가 혹시 다리 아플까봐,틈만 나면 쉬자고 네가 그랬는데 내가 괜찮다 그랬었어.쇼핑도 하고 4시가 조금 넘어서 집에 돌아왔고,내가 적어준 장거리를 네가 사러 갔다온다고 나갔다왔고,나는 조금 낮잠을 잤어.네가 곧이어 돌아왔고,내가 예전에 쓰던 것 그대로,원하는 것 그대로 사와서 내가 잘했다고 웃으면서 뽀뽀해줬어.네가 좋아하는 돼지불고기를 내가 해줬고 너는 밥을 다 먹고 고맙다며 내 입에 쪽하고 뽀뽀했어.쇼파에 앉아있는 나한테 다가와서 네가 내 배를 살살 쓰다듬었고 그런 네 볼에 내가 또 뽀뽀했어.우리 아가,오늘은 아빠가,로 시작한 네 얘기는 10분을 쉼없이 얘기하다가 아빠가 사랑해,로 끝을 맺었고 내 배에 작게 키스했어.찬열아,나는 내 옆에 네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내 옆에 항상 있어줘서 고마워.날 사랑해줘서 고마워.넌 나의 빛이고,사랑이고,희망이야.찬열아 사랑해.
*
못 올 것 같았지만 왔어요!ㅎㅎ
오늘은 색다르게 징어 시점으로 써봤는데 어떨지 모르겠네요.
역시 이렇게 주인공에 빙의해서 쓰면 시간이 줄어서 정말 좋아요...엉엉 근데 쓰다가 정말 눈물났엉...
스웨덴 세탁소 노래는 잔잔하니 너무 아련하고 예뻐서 제가 정말 좋아해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좋은 노래들이 제 핸드폰에 가득한데 못 들려드려서 아쉽네요.
중간에 나왔던 아침 장면은 되게 익숙하시죠?
2편의 아침 장면이랑 조금 연결되는 부분이에요.
자기 병을 알기 전 행복했던 시절과,자기 병을 알고 난 후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때를 대조적으로 보여드리려고 썼는데 어떨지 모르겠어요.
마지막 징어의 편지에서
'넌 나의 빛이고,사랑이고,희망이야.'
이 부분은 저희 엄마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많이 해주신 말이세요.
ㅇㅇ아,너는 엄마의 빛이고,사랑이고,희망이야.
사랑하는 우리 엄마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오늘은 학원에서 6시간을 있었어요.제 허리 나감...엉엉..근데 또 공부해야 되요.
12시가 지나서 비록 내일이 됬긴 했지만 이해해주세요ㅎㅎ
생각해봤는데 스토리 상 슬프게 끝날 것 같긴 해요.대신 해피엔딩은 이게 끝난 후 차기작으로 쓰는 작품에서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비록..차기작까지 많이 남은게 함정.
항상 댓글 달아주시는 많은 분들 감사합니다.
내가 많이 사랑하는 암호닉분들
:
:준짱맨 / 모찌큥 / 양념 / 미어캣 / 메로나 / 서애 / 정호 / 텐더 / 유후 / 달고나 /
로즈마리 / 문어 / 곰돌이 /철컹철컹 / 기쁘미 / 행운의 팔찌 / 율무차 / 오땅 / 조니니 / 비타민
항상 초록글 올려주시는 것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댓글 하나하나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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