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찬열] 죽을병 걸린 너징X철부지 남편 박찬열 썰 09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9/6/c/96c44b8acd2612826853636b88dbb900.jpg)
죽을병 걸린 너징
X
철부지 남편 박찬열
09
스웨덴 세탁소-답답한 새벽
*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그래서 더 값지고,소중한 것을.
그래서 후회하고 또 후회하는 것임을.
*
*
보셨으면 댓글 한 줄만ㅠㅠ부탁드려요!
*
너징이랑 찬열이는 어느덧 결혼 3주년이 되는 신혼부부야.
서로 아직도 너무 사랑하고,서로 너무나 아껴서 연애와 결혼포함 6년이 되가는데도 큰 권태없이 잘 살고 있어.
다만 서로 아쉬운 점이라면 아이가 아직도 없는 점이라고나 할까?
둘다 너무 간절히 원하긴 하지만 언젠가 때가 되면 생기겠지 하는 편한 마음가짐으로 지내고 있어.
이 부부에게 문제점이라곤,찬열이가 아직 철들지 않은 철부지같다는 점이야.
항상 징어는 찬열이가 치고 다니는 사고 뒷감당을 하기 바쁘고 말야.
하지만 이렇게 서로 장단점을 채워주고 사랑하느라 항상 둘은 행복해.
*
시간이 흘러 길가에 떨어졌던 은행의 냄새가 점차 지워져가고,간간히 짓눈개비가 오는 겨울이 왔어.
시간이 흘렀다는 걸 보여주기라도 하듯 너징의 배는 이제 제법 임산부 티가 날 만큼 나와있었어.
배는 나와갔지만 너징의 몸은 조금씩 말라가고 있었어.
혹시 아이에게 안 좋은 영향이 갈까봐,수술이나 항암치료는 물론,진통제도 잘 챙겨 먹지 않은 탓에 몸이 더 약해져만 가는 것 같아.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하루가 찾아왔어.
가을에 덮던 이불은 장롱 안에 들어있었고,자고 있는 둘 위엔 두툼한 솜이불이 덮여있었어.
예외없이 둘은 꼭 껴안은 채 잠에 빠져서 색색 숨을 뱉으면서 자고 있었어.
항상 너징의 허리에 있던 찬열이의 손은,너징의 손과 맞잡고선 너징의 배에 가져다대고 있었어.
어김없이 알람이 울리고 너징은 알람이 여러번 울린 후에야 잠에서 일어나.
겨울이라 그런지,아니면 배가 불러와서 그런지,요즘따라 더 잠에서 깨기 힘든 것만 같은 느낌이야.
찬열이 품에서 빠져나온 너징은 자고 있는 찬열이에게 이불을 단단히 덮어준 뒤 머리 맡에 앉았어.
자고 있는 찬열이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도 보고,머리도 몇번 쓰다듬어보고.
행여나 잊을까봐,
행여나 까먹을까봐.
최대한 많이 눈에 담고,머리 속에 기억하고 싶은 너징이야.
*
오늘도 어김없이 찬열이에게 아침을 차려주고,넥타이를 골라주고.
'이젠 혼자 매야지.내가 언제까지 매줘..'하는 타박아닌 타박도 또 하며 넥타이를 매주고.
"오늘 비와서 길 미끄러우니까 조심히 운전하고,"
"응,여보 뽀뽀."
오늘도 어김없이 출근하는 찬열이의 웃을 단단히 입혀주고,현관 앞에서 입을 내미는 찬열이에게 뽀뽀도 했어.
너징이 찬열이 입에 입맞추면 찬열이는 베시시 웃으면서 너징을 껴안았어.
너징은 찬열이 품에 안겨서 찬열이가 입고 있는 코트에서 나는 향을 몇번이고 삼키면서,
기억해야지.기억해야지..
마지막으로 현관문을 닫고 나가는 찬열이에게 손까지 흔들어주던 너징은 서재로 발걸음을 돌렸어.
시한부 통보 이후로 일기 외에도 너징은 다른 무언가도 하기 시작했어.
그건 바로 온갖 추억을 정리하는거야.
연애 전 친구일때부터 찍었던 사진부터 시작해서,자신이 매일 열장이 넘게 찍는 사진을 정리하고,담는 것이였어.
꽤 많은 사진이 상자에 담겨 반절을 채우고 있었고,너징은 집 안 곳곳에 있는 추억을 찾아 찍고,제 머리 속에 새기는 것을 반복했어.
어느 날은 찬열이가 좋아하는 피칸파이를 만든 걸 찍어놓고,어느 날은 신혼여행으로 갔던 유럽에서 사온 기념품을 찍어놓고.
그렇게 너징은 하나하나,추억 정리 중이였어.
*
한참 상자를 들여다보면서 눈물을 쏟다가,어질러진 집안을 간단히 치운 너징은 라디오를 틀곤 쇼파에 앉아서 뜨개질을 시작했어.
손재주가 좋은 너징이라서,오전에만 간간히 뜨개질을 하는데도 꽤 많은 길이를 떴어.
밖엔 아침부터 내린 비가 다시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고,밝은 빛을 별로 안 좋아하는 너징은 거실의 큰 스탠드에 불만 겨고 있었어.
라디오 광고가 두어개 정도 지나가고,그냥 무심결에 맞춰놓은 주파수에서는 잔잔한 음악이 깔리면서 라디오가 시작되었어.
"안녕하세요.10시의 ***입니다.
요즘,날씨가 꽤 많이 춥죠?
오늘은 아침부터 겨울비로 날씨가 더 차가운 거 같네요.
낙엽이 떨어지던 가을은 엊그제만 같은데,정말 겨울이 온 게 새삼 느껴집니다.
겨울,찬 바람에 날리는 흰 눈이 밤하늘에 쏟아질 때면 우리는 때로,생각에 잠기기도 하죠?
입에서 나오는 하얀 입김은,머리 위에 쌓이는 하얀 눈꽃은.
지나가는 이에게 한번쯤은 멈춰서게 하고,한번쯤은 돌아보게 하는 것 같습니다.
겨울은 일 년의 끝이죠.
겨울은 지나온 일년을 다시 되돌아보고,새로 찾아올 일년에 대해 준비하는,그런 계절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일을 되돌아보고,어떤 일을 준비하고 계세요?
추운 바람이 부는 12월,여러분은 지금,무슨 생각하고 계세요?"
라디오 디제이의 소갯말이 끝나고 다시 잔잔한 음악이 깔리면서 라디오가 시작되는 듯 했어.
귀는 그 라디오를 향한채,디제이의 소갯말 한마디 한마디를 속으로 한번 곱씹었어.
너징은 손은 뜨개질을 하면서도,눈에선 그렁그렁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어.
사람들에겐 추운 겨울이 왔고,나한테는 영원이 끝날 것 같지 않은 겨울이 왔다.
나는 추억을 돌아보고 있고.
나는 끝을 준비하고 있고,
나는,좀 많이,슬프다.
*
그 날은,평소같지만 평소같지 않은 주말이였어.
여김없이 꼭 껴안은 채로 자던 너징은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그날따라 일찍 잠에서 깼어.
그 날은 간만에 아침에 햇살이 밝은 겨울날이였어.
밝은 햇살에 눈을 작게 찌푸리던 너징은 오늘은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라는 느낌을 잔뜩 받으며 자리에서 일어났어.
"찬열아,일어나봐.우리 장보러가자."
"...나 피곤한데.."
"..치,그래?그럼 나 혼자 갔다올게.자고 있어."
잠이 많은 찬열이가 온갖 어리광을 부리며 나가기 싫어하는 통에 하는 수 없이 너징은 단단히 옷을 챙겨입고 밖으로 나왔어.
깊어가는 겨울에,햇빛이 비쳐도 그렇게 따뜻하지만도 않았고,바람에 닿은 볼은 빨갛게 얼어가고,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푹푹 나왔어.
하지만 그에 반에 제 배를 쓰다듬는 너징의 손은 따뜻하기 그지 없었어.
행여나 찬열이가 걱정할까봐,장본것들을 손에 쥐고 너징은 발걸음을 제법 빨리 했어.
양손가득 든 비닐봉지에는 찬열이가 좋아하는 것들이 담겨있었어.
너징은,어서 빨리 가서 찬열이에게 요리해주고 싶은 마음이야.
너징이 끙끙대며 비닐봉지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왔어.
아직도 찬열이는 일어나지 않은 건지,온 집 안은 조용했어.
아직까지 자나,싶은 너징이 안방문을 한번 쓱 쳐다보다가 부엌으로 장본 것들을 옮겨서 냉장고 안에 정리했어.
정리를 마친 너징은 후끈한 집 안 탓에 이마에 작게 땀이 났고,그 땀을 제 손등으로 훔쳐닦으면서 제가 하고 있던 목도리를 풀며 안방으로 다가갔어.
"여보,아직도 자.."
긴 목도리를 손에 꼭 쥐고 방문을 연 너징은 그대로 얼어버렸어.
얼어버린 너징이 바라보고 있는 건 침대에 앉아있는 찬열이였어.
아니,정확히 얘기하면 덜덜 떨리는 찬열이의 손이 들고 있는 흰 종이,
그러니까 너징의 뇌종양판정 진단서,였어.
너징이 손에 들린 목도리를 툭,바닥으로 떨어뜨렸고,덜덜 떠는 찬열이가 천천히 고개를 올려 너징을 쳐다봤어.
눈물을 참았던지,찬열이의 눈가는 이미 발갛게 되어있었고,그 모습을 본 너징은 가슴이 내려앉은 듯,눈물이 나려했어.
초점을 잃은 찬열이의 눈은 이리저리 방황했고,할 말을 잃은 입은 무어라 말하려다 마는 듯 벙끗 입을 벌렸다,이내 닫아버렸어.
그러기를 몇번 겨우 힘겹게 힘겹게 찬열이가 입을 떼 말을 시작했고,너징은 그런 찬열이에게 끝끝내 울음을 터트렸어.
조용한 집 안엔,울음소리가 가득했어.
*
찬열아,오늘은 비가 왔어.얼은 땅에 얼은 비가 내려 더 미끄럽고,더 차가워지겠지.오늘도 네 와이셔츠에 어울리는 넥타이를 골라주고,몇번째인지도 모를 타박에 너는 멋쩍게 웃었어.너는 아마,내가 귀찮아한다고 생각하려나.나는,평생 네 넥타이를 매주고,네가 회사갈 때 현관 앞에서 뽀뽀도 해주고 싶어.근데 그럴 수가 없대.나는,평생 네 옆에 있고 싶은데,그럴 수가 없대.오늘도 목도리를 떴어.이제 제법 길이가 나오는 것 같아.근데,근데 찬열아.이 목도리가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내 뱃 속 아이는 자라 내 배가 불러오고,내 머리 속 종양도 같이 자라나겠지.나는 너무 두려워.내가 갑자기 사라질까봐.나조차도 내가 사라진지 모르고 사라질까봐.마지막으로 네 얼굴 한 번 보지 못 한채 그대로 한줌의 재로,한줌의 빛으로 사라질까봐.그게 제일,제일 무서워.찬열아,나 안 죽고 싶어.나 안 죽고 싶어.나 어떡해.근데 나 어떡해.점점 내가 죽어가는 게 느껴져.찬열아,나는 어떡해야되?찬열아,나는..나는 도대체...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넌 내 빛인데.너 없인 내가 죽는데,나는 왜..왜..찬열아,나 안 죽고 싶어.죽는게 두려워.무서워.찬열아,나 좀 살려줘.
*
이틀만에 돌아왔어요.
글이 많이 어수선하네요.제 기분이 복잡해서 그런 거 같아요.
오늘은 저녁에 못 오는 탓에 지금 일찍 글을 올려요.
오늘은 기분이 좀,많이 별로에요.저 좀 힐링해주세요..
오늘도 브금은 스웨덴 세탁소네요.왜 이렇게 요즘따라 빠져버렸는지..
마지막 부분은 다음 편 처음에 시작할 때 다시 대사와 함께 나올 부분이라 대사가 이번편에 삭제되었답니다.
드디어 찬열이가 알아버렸네요.
마지막 편지는 라디오를 들었던 날의 편지에요.
라디오를 듣던 징어는 처음으로 자기에 대한 감정을 표출합니다.
그래서 항상 일상의 소소함 뿐이던 편지에 저렇게 불안한 마음을 그대로 내포해서 썼어요.
마지막에 항상 사랑해로 끝나던게,오늘은 살려줘,네요.
징어도 아마,속으론 엄청 살고 싶어하는 거에요...ㅠㅠ
차기작은 두 개 정도 생각해 놓았는데요,두 개 다 할 실력이 아니라,독자님들의 생각을 묻고 싶어요.
이 작품이 끝나면 공지를 따로 올려드릴 생각입니다.
오늘도 부족한 글 죄송합니다.
저번글도 초록글이여서 깜짝 놀랐어요.
항상 부족한 글 초록글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암호닉분들♥
:준짱맨 / 모찌큥 / 양념 / 미어캣 / 메로나 / 서애 / 정호 / 텐더 / 유후 / 달고나 / 로즈마리 / 문어 /
곰돌이 /철컹철컹 / 기쁘미 / 행운의 팔찌 / 율무차 / 오땅 / 조니니 / 비타민 / 둡뚜비 / 낭만팬더 / 민트초코 / 뽀뽀 / 말랑이 /
아 오늘 글 망했졍....
부끄러워서 지울 수도 있어요..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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