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좀 일찍 왔지?
그건 이유가 있어.. 하지만 다음에 알려줄게..ㅎㅎㅎ
여름방학 이야기를 좀 더 해볼까?
(사실 그 시간이 중요한 이유가 있어..
불과 몇달전이지만 그 때.. 그 때부터 도경수랑 내 분위기가
좀 이상해지기 시작했으니까.)
나는 더위를 잘타.
그리고 모기를 (물론 다른 곤충도 다 싫어!) 정말 싫어해!
그런 나에게 여름은 정말 최악인 계절이야
빗소리나 천둥소리에 깨기도 예삿일이고
그렇지 않으면 더위때문에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운다던가
그것도 아니면 모기와의 싸움 때문에
오빠가 메탈을 끊은 이후로도 다크서클이 사라질 기미가 없었지
어느날 밤은 모기 때문에 도저히 못참겠어서 오빠를 깨웠어
-오빠.
-….
-아, 오빠 좀 일어나봐.
-…ㅇ..왜?
-내 방에 모기 있어. 그것도 내가 느끼기엔 세마리 이상이야.
-근데.
-얼른 퇴치해줘.
xx킬라 뿌려. 오빠는 심플하게 말하고 다시 잠들었어
나는 그런 오빠를 한대 쳐주려다가 하는 수 없이
오빠가 말한 해충박멸스프레이를 들어올렸어
그리고 방문을 열자마자 엄청나게 뿌려대고는 다시 방문을 닫았어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후읍!!
나는 몰려오는 스프레이 냄새에 현기증을 느끼면서
다시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어.
이제 내 방에서 자는 건 다 틀렸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리더라
[너 방 왜 불 켜져있어? 아직 안자?]
경수였어 나는 경수에게 전화를 걸었어
-너 어디야?
/안잤어?/
-안잤지. 지금 우리집 앞이야?
/지나쳤지. 왜 안자? 지금 새벽 두시가까이 됐어./
그러고보니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네
..아니 왜 이시간에 도경수는 밖을 싸돌아 다녀?
-너 어디갔다 지금와? 지금이 몇신지 알아?
/방금 말했잖아. 두시 됐다고. 근데 왜 안자냐니까? 더워서 그래?/
-그것도 있는데. 모기 때문에.
/모기?/
-응. 모기가 날 괴롭혀ㅠㅠ
하아. 수화기 너머로 경수의 한숨소리가 들리더니 곧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
나는 얼른 전화를 끊고 문을 열었지
-왔어?
-응.
지친 기색이 역력한 표정의 경수에 좀 놀라서 경수를 보는데
경수는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집에 들어와서 화구가방을 내려놓더니 내 방문 앞에 서.
-학교에 있다..온거야?
-어. 전시회랑 공모전 때문에 요즘 좀 바빠.
어쩐지 경수가 요즘 좀 뜸하다 싶었었지
경수가 문을 여려고 해서 내가 말했어
-그.. 스프레이 냄새난다!
그 소리와 동시에 경수의 얼굴이 잔뜩 찌푸려졌어
경수랑 내가 동시에 기침을 하고 경수는 나한테 손을 저어보였어
-뒤로 가있어.
그리고 경수는 방 안에 들어가자마자 창문을 열어버렸어
내가 빼꼼히 안을 들여다보려니까 거기 가만히 있으래
-너는 방을 무슨...화생방을 만들어 놨냐.
-….
경수는 침착하게 주위를 둘러보더니 신문지를 둘둘 말아 들었어.
그리고 하나둘 씩 모기를 잡기 시작했어.
-우와….
나는 도경수가 태어나서 그렇게 빠르고 신중하게 움직이는 것을 본적이 없어...
혹시 달인 같은 거 있니? 모기잡기의 달인...
(하긴 도경수가 뜬금없는데서 포텐터지는 게 한두번이 아니지..)
-됐지?
경수가 나에게 물었어
내가 고개를 끄덕이니까 다시 내 방 문을 닫더니 오늘은 오빠방에 가서 자라고 했어.
-스프레이 몸에 안좋아.
-그래도 오빠가….
-뜯기려면 키라도 더 큰 박찬열이 뜯겨야지.
경수는 간단하게 그렇게 말하더니 간다, 하고 집을 빠져나갔어.
그리고 그 다음날 대문 앞에 보니까 그 비싸보이는 천연방충제? 가 놓여있더라.
하지만!!
여기서 나의 시련은 끝나지 않았어..
이번 여름이 유독 길고 더웠잖아ㅠㅠ
우리집은 에어컨도 없고 (있다고 해도 전기세때문에 장식용이었겠지...)
뭔가 선풍기를 틀고자면 추운거야
그래서 어쩌지도 저쩌지도 못하고 매일 밤을 뜬 눈으로 지샜지.
-야.
-….
-너 왜 넋이 나갔어.
오빠가 경수한테 빌린 옷좀 갔다달라고 그래서 대신 옷을 갔다주려고 경수 집에 갔는데
경수는 진짜 바쁜지 집에서도 그림을 그리고 있더라.
경수가 타준 아이스티 홀짝이면서 그거 바라보고 있다가
너무 졸려서 멍때렸더니 경수가 내 앞에서 손을 저어
-경수야.
-왜.
-인간의 3대 욕구가 뭔지 알아?
-욕…뭐?
-식욕. 성욕. 수면욕이래.
-….
경수는 이상한 타이밍에서 할말이 없어졌어. 왜저래 싶어서 내가 다시 말했지
-나 근데 그 욕구가 충족이 안된다.
-…너 집에 가.
-뭐래. 아 졸려 죽겠다고!!!!!!
내가 그렇게 외치니까 경수의 굳었던 얼굴이 풀리더니 내 얼굴을 들여다 봐.
-진짜 너 다크서클로 줄넘기 하겠다.
-…유머 받아줄 기운도 없거든요.
내가 말하니까 경수가 소파를 가리켜. 누워서 좀 자다가던가.
-더워.
-선풍기 틀어.
-추워.
하아. 경수가 한숨을 쉬더니 나를 끌어서 소파에 눕혀.
-덥다니까!
가만히 좀 있어 봐. 그리고는 경수가 큰 부채를 갖고 오더니 부쳐주기 시작해.
-너 그거 계속 해줄거야?
-….
-나 자는 동안 계속 할거야?
-나도 그림 좀….
-그럼 됐어. 그냥 갈래.
내가 일어서니까 경수가 다시 눕히더니 알았다고 잠이나 자라고 부채를 부치지 않는 손으로 내 눈을 덮어버리더라.
그래서 나는 곧 눈을 감았어. 살랑살랑. 적당히 시원한 기분이 좋아서 나도 모르게 금방 잠들어버렸어.
그리고 일어나보니까 어느새 밤이더라. 주위가 어두어서 놀라는데
내 배 위에 무언가가 얹어져 있어 자세히보니까 경수가 부채를 든채로 엎어져 잠들어 있는 거야.
진짜 끝까지 부채로 부쳐줬나 싶어서 경수를 보는데 또 기분이 이상해졌어
말랑말랑하고 움찔움찔하는게..
아 진짜 이상해....
암튼 그래서 나는 조심스럽게 경수를 내려놓고 담요까지 덮어주고 집을 나왔어.
골목길을 걸어서 그리 멀지 않는 우리집까지 오는데 어쩐지 막 바닥이 뭉게 뭉게 하고
폭신폭신하고 그런 것 같더라..
그날따라 밤하늘도 너무 예쁘게 보이고
오빠란 사람은 오늘도 술이야~ 인지 들어올 생각도 없고
나는 씻고 공부좀 하려고 하는데 전화가 왔어
/야, 너 어디야. 집 갔어?/
-어. 방금 도착했는데?
/갈거면 말을 해야지. 밤인데 어디서 여자애가 함부로 돌아다녀/
-하긴 내 미모가 너무 빼어나서 다들 채가고 싶어하겠지?
나는 평소처럼 장난기 담기게 말을 했는데 이상하게 한참이고 대답이 안들려 오더라.
-아, 장난이야. 장난….
/예쁜거 알면 조심해./
-…어?
/야 나 다시 작업해야되니까 끊어./
-어..어.
/아, 그리고./
-응.
/너 학교에서 졸지마./
-왜?
/너네 학교 남녀공학이지./
-어.
/절대 졸지마./
왜냐고?
묻는데 전화가 달칵 끊겼어.
뭐지? 싶어서 문자를 보냈어.
[자는게 너무 추해서 그래? 왜때문이야?ㅠㅠ]
문자에 답은 오지 않았어.
대체 왜지..?
-
낮에 쓰니까 느낌 이상하다 ㅎㅎ
나한테 힘을 준 사람들 너무 고마워
별거 아닌 글 예뻐해줘서 고맙고
특히,
핫바님, 됴경스 님 많이 애정하고 있어 ♡
(암호닉 이렇게 쓰는 거 맞아? 아닌가..)
아 맞다 덧글 달아주시는 분들!
혹시 말이야.. 만약에 아주 만약에
여러번 덧글 달아주시는 분들이라면
누군지 알게 해줬으면 좋겠어ㅠㅠ 기억 못하면 너무 미안해ㅠㅠ
물론 다 기억하지마뉴ㅠ 구별이 좀 어려우니까...
소수정예만 읽는 이 글 쓰니는 이만.. 뿅..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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