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경수의 구토에 놀란 감독이 백현에게 다가가려던 찰나 백현이 벼락같이 큰 목소리로 경수를 부르더니 어깨를 잡아챘다.
그리고는 매니져를 부르기 시작했다.
"형!!!!형!!!경수..경수 좀 받아봐....빨리!!!"
운전석에서 내린 매니져가 정신없이 휘청대는 경수를 받아드니 백현이 재빨리 경수의 토사물이 묻는 셔츠를 벗기 시작했다.
"...미안해....미안해 백현아...."
와중에도 백현의 셔츠에 토해낸것을 사과하는 경수를 보던 백현이 벗은 셔츠를 집어던지며 말했다.
"지금 이딴게 미안해? 어?"
"......"
"더 미안한일 만들기 싫으면 이리와...이리와 경수야...."
무대의상도 급하게 갈아입느라 셔츠 말곤 아무것도 입지 않았던 백현이 웃통을 벗은 채로 경수를 안아들었다.
"형..형 빨리...병원...빨리 병원...아무데나 좀 빨리..."
"어 백현아...근데 애들은...."
백현의 뒤에는 아직까지 울고 있는 타오와 경수의 모습을 보고 울먹이기 시작한 루한과 레이가 있었다.
하지만 백현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 도경수가 지금 아프다. 아프다. 경수가 아프다.
"몰라...모르겠으니까 빨리 좀 가자고!!!!!!"
"형, 우리가 데리고 있을테니까 일단 경수데리고 빨리 병원가. 빨리. 변백현 저새끼 눈돌아갔다. 어?"
준면의 말에 매니져는 곧 운전석에 올라타 차를 몰았다.
급하게 장비를 챙겨 뒤따르는 차에 오른 감독은 착잡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저는 이미 경수를 알고 있었다. 누구보다 마음이 약하고 여린 경수를 알고 있었기에 저가 조금
만 곤란한 표시를 한다면 못이기는 척 아이들을 계속 맡을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의외로 아이들을 좋아하는 백현의 모습에서 경수가 제 제안을 허락할 것 역시 .경수 자신
보다 경수를 더 잘아는 백현의 만류가 있었지만 그 역시 백현이 경수의 뜻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알고 있었기에 감독은 아이들을 더이상 맡지 않겠다는 백현의 말에도 저의 뜻을
굽히지 않았었다.
마음이 무거웠다. 아픈 경수의 모습을 봐서도 그렇지만..
경수가 아파하는 모습에 어쩔 줄 몰라하며 무너질듯이 구는 변백현의 모습을 보니 더욱 마음이 좋지 않았다.
평소에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모두의 위에 군림하듯 구는 그지만 제 연인의 고통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그의 모습이 작고 안쓰러웠다.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로 경수를 안아들고 뛰는 백현의 모습은 어느날 백현의 서프라이즈 청혼으로 인해 병원으로 급하게 뛰어들던 경수의 뒷모습과 많이 닮아있었다.
백현의 거친 부름에 급히 응급실 배드에 경수를 눕힌 의사와 간호사들이 경수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동안에도 백현은 경수의 손을 놓지 않았다.
"...아침부터 다섯살짜리 애를 계속 업고 있었어요, 밥도 잘 못먹은것 같고...계속 긴장했는지 손도 차가웠어요. 그리고 거식증에 걸렸던 적이 있는데 그때처럼 얼굴빛도
창백해지고 계속 속을 게워내요...원래 자주 아프고...허리도 예전에 한 번 다친적이 있는데....빨리...빨리...얘 좀...."
백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경수의 상태를 설명했다. 경수는 이제 잠에 든건지 기절을 한건지 눈을 감고 있었다.
"얘 좀...제발..."
바쁘게 모두가 움직이는 와중에도 백현은 그자리에 혼자만 멈춰서 경수의 손을 놓지 않았다.
"경수 좀...안아프게 해주세요..."
"지금은 일단 약간의 탈수증세랑 위경련 조짐이 보이는것밖엔 없지만 거식증 병력이 있었던 분들은 하루정도 상태를 살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 거식증이라는게 그렇게
하루아침에 발병하는건 아니지만 면역이라는게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 입원해보시고 내일까지도 구토증세가 계속 이어지면 계속 통원치료 받으셔야 할 것 같아요. 환자
분께서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약하시고 다른 신체수치도 다 낮으신 편이라 조심하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저..그리고 변백현씨..."
"....네?"
"힘내세요..경수씨 괜찮을거에요...지금 얼굴이 너무 안좋으세요..."
"..아..."
의사와 간호사가 나간 후 병실에는 백현과 감독만이 남았다. 스텝들을 모두 물린 감독은 조용히 소파에 앉아 아직도 경수의 손을 붙잡고 서있는 백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카메라를 켜고 그들을 찍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냥 감독은 백현을 위로하고 싶었다.
"백현씨. 좀 앉아."
"....."
"경수씨 지금 자는거라니까 걱정 그만하고 좀 ㅇ.."
"감독님."
망부석처럼 서서 경수의 손만 잡고 있는 백현을 보다 못한 감독이 앉으라고 백현을 재촉했다. 의사가 나간 후로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백현이 조용히 감독을 불렀다.
"솔직히 저는 이거 찍기 싫었어요."
알고있었다. 처음 미팅을 할때부터 비협조적으로 이상만 쓰고있던 백현을 모를까.
"우리 이렇게 연애한다 어쩐다 남들한테 보여주는 것도 싫었고,"
알고있다. 누구보다 낯간지러운걸 못견디는 사람이라는걸.
"저만 알고 싶은 도경수 모습이 남들한테 다 보여지는게 제일 싫었어요"
제연인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욕심많고 독점욕이 강한 남자라는것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래도..하고 싶어하니까...도경수가 하고 싶어했으니까...그래서 한거에요."
그것 역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감독이 아는 경수 역시 낯가림이 있고 백현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무뚝뚝함이 있었다. 낮간지러운 표현 하나 하는데도 오히려
백현보다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던 경수인데 왜 그는 굳이 이걸 하자고 했을까.
"경수씨도 백현씨랑 별반 다르지 않던데...이거 왜 하고싶어한거야?"
"..불안해서 그런거에요."
"....."
"저 스캔들났을때...그때 경수가 되게 많이 아팠거든요."
"......"
"병원에서 먹은거 다 토하면서 저한테..."
"....."
"내가 백현이 애인인데...내가 변백현 애인인데...."
"......."
"이러면서 우는데...저 그때 진짜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뒤돌아 씩 웃는 백현의 모습에 감독은 말없이 그의 말에 귀기울였다. 여전히 경수의 손을 놓지 않은채였다.
"저는 원래 성격이 이렇게 생겨먹어서 남들이 뭐하고 하던지 신경 안쓰는데 경수는 그게 아니니까."
"........"
"인터넷 기사에 달린 글들...다 읽고 또 상처받고...또 토하고...울고...내앞에선 다시 웃고.."
"........"
"그렇게 2주정도 지나니까 내가 죽을 것 같았어요. 그때 도경수 몸무게가 오십키로 겨우 넘었었나....2주만에.."
"......."
"나는 도경수랑 사귄다. 그딴년 모른다. 내입으로 내가 전화했어요 기자한테. 크실장한테 팀 나갈거라고 숙소에서 짐 다싸서 나가니까 그제서야 해명기사 난거에요.
호모라고 게이새끼들이라고 욕하는 댓글봐도 웃더라고요 경수가."
"......."
"사람들이 이제 알았다..내가 변백현 애인인거. 이러면서."
"........."
"그리고나서 이거 찍자고 조르는데...어떻게 안해요...도경수가 하자는데..도경수가 불안해하는데..."
"........"
"감독님. 나는요..나는 방송에 어덯게 나가던지 상관없어요. 싸가지없고 재수없는 욕이나 입에 달고사는 골 빈 새끼로 나가도 상관없으니까..."
"......."
"경수는 안그러게 좀 도와주세요. 애가 워낙에 천성이 착하고 예쁘니까 굳이 꾸미지 않아도 예쁘게 나가겠지만..그리고,"
"........"
"경주 상처받게 만들 일은 안하게 해주세요. 이번 일이 감독님 탓이라는건 아니에요 물론. 근데...먼저 저한테 귀뜸이라도 해주세요."
"......."
"제가 먼저 달래놔야 그나마 덜 상처받고 덜 아파하니까..."
감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백현은 평소와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로 끝까지 놓지 않은 경수의 손을 계속 잡고 있었고, 경수는 아까보다 조금 더 차분한 숨소리로 잠들어
있었다.
그때,
"엄마!!!!!!"
문이 벌컥 열리더니 루한이와 레이가 뛰어들어왔다. 놀란 백현이 급하게 쉿-하고 검지를 입술에 갖다대자 아이들이 따라서 쉿-하며 자리에 멈춰섰다.
그모습에 백현이 살짝 웃으며 아이들에게 손짓하자 루한과 레이가 깨금발로 다가와 경수의 침대에 몸을 붙였다. 방울방울 눈물을 단것이 어지간히 놀라고 걱정한 모양이다.
그런 아이들과 함께 들어온 준면이 혀를 차며 말했다.
"걔네 우는 소리에 아주 머리가 깨지는줄 알았다."
"...고생했다."
"고생은 무슨...경수는 뭐래. 괜찮대?"
"아직은...내일까지 상태 봐야된대.."
"....너무 걱정하지마라..괜찮을거다.."
"....그래."
"그나저나 도경수 대단하다 진짜."
"뭐가."
"아니 끽해야 며칠봤다고 애들이 엄마엄마 해가면서 우는데 누가 보면 도경수가 낳고 기른줄 알겠더라."
"......"
"애들도 다 아나봐. 누가 자기들 아껴주고 생각해주는지..."
준면의 말에 다시 한 번 경수의 손을 꽉 잡았다 놓은 백현이 다시 주위를 둘러봤다.
"근데 타오는 어딨냐."
"...아..."
"왜. 무슨일 있어?"
"문밖에 있어. 못들어가겠는지 계속 밖에 서있네. 니가 좀 데리고 들어와라."
준면의 말에 백현이 잠시 경수를 바라보다 잡고있던 경수의 손을 다시 이불 속에 넣어주고는 준면에게 말했다.
"내가 나가볼게. 경수 안깨게 애들 좀..."
"걱정말고 나가봐."
준면의 말대로 병실 문을 열자마자 작은 몸이 쭈그려 앉아 있었다. 백현은 잠시 내려다보고는 맞은편에 함께 쭈그려 앉아 타오를 마주했다.
"왜 여기서 이러고있어."
"........"
"타오야."
타오는 백현의 부름에 고개를 들었다. 아이의 눈은 이미 부어올라 있었다. 다시금 삐죽대는 입술이 금방 눈물을 토해낼 것 같았다.
"....타오는 엄마 없써여..."
"......."
"아빠밖에 없써여...."
아직도 엄마타령인가 싶어 백현은 조금 화가 났다.
"그래서 가짜엄마라도..다른 애들처럼 머리가 긴 진짜 여자엄마였으면 조케써여...."
아.....
"그래서..끅....그래서..."
백현은 작은아이를 꼭 안았다.
"엄마...엄마 마니 아파여..?타오도 엄마 조아여...근데..그냥...엄마가 타오만 봤으면 조케꼬...그래서...타오는 엄마 기억이 안나서...그래서...일주일만 엄마가 있는거니까..
그래서...그래써여...엄마가 타오랑만 놀고...타오랑만...말하고..그래쓰면 조케써서...잠....킁...잠모해써여..."
"잘못했지 그럼. 엄마가 타오때문에 얼마나 속상해 했는데."
"큽...흐....아빠...아빠...잠모해써여...엄...엄마가 이제 타오 시러하면 어떠케여...녜...?"
"엄마가 타오를 왜 싫어해...엄마가 타오를 얼마나 생각하는데...."
"....이제 떼도 안쓰고 말도 잘드꼬...킁...흡.."
"그래...엄마 일어나면 엄마-하고 가서 안아줘. 알겠지?"
"녜...."
백현은 타오를 안아들고 병실로 들어섰다. 루한과 레이는 보조의자에 나란히 앉아 경수의 손만 만지고 있었다.
타오는 백현의 품에서 내려오더니 경수의 머리맡에 서서 눈을 감고 기도하듯이 섰다. 작은손을 경수의 이마에 올리고선.
백현은 한걸음 물러선채로 그 모습을 바라봤다.
경수야.
도경수.
얼른 일어나.
아니...푹 쉬고 일어나.
그래서 너밖에 모르는 예쁜 애기들 좀 안아줘라.
그리고...
나도 좀 안아줘. 위로해줘 경수야.
너 아프니까 내가 죽을 것 같다 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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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편에서 암호닉 신펑해주신분들!!제가 답글을 달다가 사라져서 죄송해요...후...시험기간이라...하하....다음편에서는 여러분의 암호닉을 가장 위에 써놓을게요.
그리고 백도들의 육아일기는 드디어 다음편에 끝날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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