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x도경수] 첫눈, 첫눈에. 上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d/f/1/df1c3c14b71187d818187588d1c45be7.gif)
첫만남
살짝 열어놓은 창문사이로 기분좋은 겨울 냄새가 스며들어온다. 동시에 하늘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새하얀 눈이 아릿한 과거의 추억을 생각나게 만든다. 첫눈이 내리던 날이었다. 그리고 그때의 나는 철없던 스무살. 당시에 난 첫눈에 반한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따윈 믿지 않았다. 어쩌면 여태껏 어느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본 적이 없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하지만 첫눈에 반했다. 첫사랑에게. 그 첫사랑은 바로 유천이었다.
나는 그날따라 더 추운 날씨를 탓하며 옷을 더 꽁꽁 싸맸다. 목도리에 코와 입을 묻고 눈만 치켜뜬 채로 차가운 길을 걸어갔다.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일자로 쭉 뻗어있는 길에는 나와 반대편에서 걸어오고있는 훤칠한 남자뿐이었다. 괜히 꿀리는 느낌에 눈에 잔뜩 힘을 주고 남자가 점점 다가올수록 어깨를 피며 걸어갔다. 드디어 서로를 지나치는 순간, 나는 아마 미쳤었나보다. 남자와 나는 너무 가까웠었는지 툭하고 어깨를 부딛혀 버렸고 오기였을까 아님 쫄았던 것이었을까 사과도 하지않은 채 냅다 달려버렸다. 이 추운 겨울날에 덥다고 느껴질 정도로 달리고 달리고 숨이 차 정말 쓰러질만큼 달려버렸다. 나는 잠시 멈춰서서 터질 것 같은 심장을 쥐고 헉헉대며 숨을 골랐다.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며 이 상황 파악하기 시작할 때 순간 내가 느낀것은 한가지였다. 목이 가볍다. 의문감에 고개를 숙여 목도리를 바라보자마자 나는 얼굴이 굳어버렸다. 올이 풀려 반쯤 줄어있던 것이었다.
실이 연결된 곳을 살펴보자 그것은 내가 지금껏 숨막히게 달려온 거리, 그러니까 뒤를 향하고 있었다. 나는 한숨을 쉬고 돌아서서 바닥에 늘어져있는 실을 손에 돌돌말며 왔던 길을 천천히 되돌아갔다. 손을 덮는 실의 양이 많아질수록 밑으로 숙여진 목은 아픔을 호소했지만 나는 꾹꾹 참으며 걸어나갔다. 중도에 멈추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가자 실은 손장갑으로 사용해도 될 만큼 천천히 나의 손을 덮어갔다. 그러던중 아이러니하게도 바닥에 늘어뜨러져 있던 실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누군가 내 실을 갖고 있겠거니 싶어 의문감에 고개를 들자 그곳엔 나와 부딪혔던 남자가 있었다. 남자의 선한 눈이 나를 향했다. 그의 눈꼬리가 휘어지고 입꼬리가 올라간다.
심장이 다시끔 터질듯이 뛰었다. 나는 숨이 차서 심장이 뛰었던 것이 아니었다. 숨이 찰만큼 달리기 전부터 심장이 뛰었다. 그러니까 그를 본 순간부터 뛰었다고. 멍하니 남자의 웃음기 어린 얼굴을 바라보다 그의 손에 들린 실타래를 바라보았다. 아무 말도 못하고 눈만 끔뻑이고 있자 그가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아까 부딪혔을때 제 소매에 있는 단추에 걸렸더라구요."
남자가 손에 감긴 실타래를 나에게 건넨다. 엉거주춤 받아들고 감사하다 말하려 그를 올려다보자 따듯한 타인의 온기가, 그의 입술이, 나비가 내려앉듯 포근하게 나의 입술에 내려앉았다.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자 그의 커다란 손이 다정하게 내 뒷통수를 감싸온다. 동시에 다부진 팔이 나의 허리를 단단히 안는다. 벌어진 입술사이로 조심스레 그의 혀가 들어오고 너무나도 상냥한 키스에 저항할 생각조차 할수가 없었다. 사실은, 하고싶지 않기도 했다. 천천히 눈을 감았다. 눈을 감기 전 잠깐 본 하늘에서는 첫눈이 내렸다. 첫눈이 내리던 날, 나는 첫눈에 반했다. 박유천에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존.나.오.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경수 사진도 넣고싶었는데 맞는 사진을 못찾음..ㅋ....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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