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봐라. 한 숨도 못잤지 너?"
"한숨은 잤어... 한 두 시간...?"
"너 지금 얼굴에 나 피곤해요 광고하고 다녀."
"알아, 만나는 사람마다 그 얘기야."
"그니까 괜히...참."
"전정국 때문에 못 잔거 아니거든?"
"난 전정국이라고 말 한 적 없거든?"
"..개새끼."
"괜히 나한테 화풀이 하지 말고 빨리 네 남친이나 만나러 가."
"아, 늦는대... 몰라 할 게 있대나, 뭐래나."
"그래서 지금 바쁜 사람 붙잡고 하소연하고 있냐? 어제는 들소떼 같더니, 얼씨구 치마까지 입었네?"
"건들지 마라. 너 아니어도 성질 건들이는 놈들 많다."
"놈들이 아니고 놈, 이겠지."
앞에서 약을 살살 골려오는 말투에 눈을 치켜 떠 김태형을 째려봤다. 저 놈, 저거 나 엿먹이는 맛에 살아. 그렇지만 역시 치마는 좀, 미스였나보다. 내 일생에 하의 하면 무조건 바지이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사람이 참 단순하지. 전정국은 분명히 그 때 그 여자 연예인을 보며 와, 예쁘다. 라고 했을 테지만 내겐 아주 의미가 다른 말로 들렸다. 그러니까 너도 내 마음에 들게 저런 옷을 입어라, 그렇게 들렸단 말이다. 결국 고만 끝에 고른 치마는 피팅 모델은 개를 줘버렸는지 허벅지 반보다 조금 짧은 청지마 였다. 도대체 코딱지 만한 걸 여자들은 어떻게 입고 다니는 건지 이미 이해는 하늘로 가버리고 앉으나 서나 불편함을 똑같아 계속 자세를 꼿꼿하게 하고 있어야 했다. 전정국은 이런 내 노고를 아는 지 모르는지 삼심분 전, 나 일이 생겨서 좀 늦어. 라는 말만 남기고 묵묵부답이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이런 무책임한 무소식이 어디있냔 말이야.
"그래서 걘 언제 온대."
"모르겠어, 금방 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언제는 뭐 금방 온대놓고 금방 왔어?"
"어, 금방 왔다. 금방 왔어. 존나 일찍 왔다, 어쩔래, 어, 어?"
"욕 좀 쓰지마, 좀. 참 진짜."
"너도 쓰고, 남도 쓰고, 전정국도 쓰는데 왜 나라고 못써?"
"그래, 써라, 써. 네 맘대로 해라. 그러니까, 이제 그만 쨱짹대고 금방 온다던 네 남친 찾아 떠나세요, 어?"
김태형은 그 말만을 남긴 채 꽤나 급한 걸음으로 카페를 빠져나갔다. 좀 얄미워도 심심한 것 보다는 나은데... 벌써 얼음에 녹아 네 맛도 내 맛도 아니어진 아이스티를 붙잡고 멍청하게 시간을 지내다 보니 어느덧 전정국이 문자를 보낸지도 한 시간이 다 되어 갔다. 전정국이 좀 다정한 맛이 없긴 해도 바람 맞힐 놈은 아닌데... 그냥 먼저 연락을 해 볼까 싶어서 휴대폰을 들고 이리저리 망설이다가 결국 짤막하게 문자 한 통을 보냈다. 많이 늦어? 그리고 또 묵묵부답인 휴대폰을 붙잡고 하릴없이 구경을 하다 액정 위로 뜬 이름에 놀라기를 잠시, 얼른 울리는 전활 들어 받았다.
"여보세요?"
어 여보세요.
"어, 정국아...바빠?"
어, 좀. 그리고 나, 오늘 못 만날 것 같아서.
"어? 왜?"
갑자기 일 생겼어.
"아..., 그래? 알겠어. 어쩔 수 없지."
진짜 미안, 다음에 맛있는 거 먹자, 응?
"그래, 그러자. 나중에 봐."
끝인사와 동시에 매정하게도 끊긴 휴대폰을 가만히 바라보다 옆에 널브러진 옷가지를 챙겨들었다. 괜히 아이스티 값만 들고...아깝네. 밖은 또 언제 쌀쌀해진 건지 들어올 때와 다르게 찬 기운이 몸을 감쌌다. 가뜩이나 얇은 옷을 입고 움추려 걷다보니 괜히 성질이 돋아 눈가에 열기가 후끈해졌다. 아, 진짜 화만 나면 눈물이 고여요. 안 그래도 짜증나 죽겠는데 진짜... 혼자 길거리에서 훌쩍거리는 것 만큼 처량한 일이 없어 급하게 발을 옮겨 집으로 향했다. 어차피 집이라 해봤자 자취방이라 조용할 건 마찬가지였지만.
방에 들어서자마자 입었던 청치마고 뭐고 모조리 벗어버렸다. 누구 보여주려고, 누구 좋으라고 이렇게 입은건지.
*
"...전정국?"
"어, 김태형?"
"너, 왜 여기있냐?"
"뭘 여기있어."
"너 약속있잖아."
"내가? 무슨 약속?"
"네 여친이랑 만나가로 했다며."
"아, 걔 바쁘대서."
"...뭐?"
"바쁘대서, 나중에 보기로 했어."
"진짜?"
"진짜라고, 뭘 자꾸 물어."
짜증스런 정국의 대꾸에 되물으려던 태형의 입이 다물렸다. 분명 정국을 기다리는 걸 봤는데. 태형은 의아한 얼굴을 한 채 제 허리에 앞치마를 둘렀다. 카페에서 계속 힐끗 대며 시간을 재다가 아슬아슬할 때쯤에 나왔더니 제 전타임의 알바생과 시간이 맞물려 하마터면 눈총을 받을 뻔했다. 태형은 제 타임 전까지 튀겨 놓을 감자튀김을 튀기면서도 먼발치에 있는 정국의 테이블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분명 또 안면있는 여자였고, 제 직감은 젬병이나 다름없었으나 왠지 오늘만큼은 적신호가 울리는 것 같아 기분이 찝찝했다.
분명, 전정국을 만난다고 했는데.
*
글잡에 글 쓰는거 정말 어렵네요;^; 사실 다음을 구상안하고 아무생각 없이 썼더니...^ㅁ^
아직은 엄청 거대한 뒤통수나 사이다는 안나올거예요 차차 풀어나갈 것 같아요^ㅁ^
아, 그리고 암호닉을 엄청 달아주셨더라고요! 사실 암호닉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설마 여기 댓글이 달릴까 싶어서요.
암호닉 신청은 받는다기 보단 그냥 달아주시면 꼬옥 언급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오 하튜
[예찬, 꾹, 소진, 오전정국, 정연아, 뚜비두, 근육돼지, 꾸쮸뿌쮸, 룰루랄라, 나의별, 콩콩, 0103] 님! 암호닉 신청 감사합니다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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