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주의!)
정국맘과 정국이♥ 그리고 나...?
(부제 : 온천여행 pt.2)
24
(비투비 - 두 번째 고백)
***
"언니, 우리는 302호래"
"그래, 가자"
온 몸이 축 쳐진다. 아직 비행피로가 덜 풀렸나? 괜찮아, 여긴 온천인걸. 빨리 따신 물에 들어가서 몸을 노곤노곤하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럼, 피로가 싹 풀릴텐데.
"언니, 유카타로 갈아입자"
"유카타만 입으면 춥지 않을까? 겉옷 안 입어도 돼?"
"온천이라 따뜻해서 괜찮아, 오늘 날씨도 이렇게 좋은데"
추울거 같은데.. 지금도 좀 으슬으슬한데. 그래도 원래 온천에선 다 유카타만 입고 돌아다니니까 괜찮겠지, 뭐.
우와, 이거 되게 편하네. 티비에서보던 기모노나 유카타는 입기 까다로워 보이던데, 온천 유카타라 그런가. 근데 좀 춥긴 춥다. 속옷만 입고 있어서 그런걸까. 소미야, 역시 안에 옷을 좀 받쳐입는게 좋을까? 됐어, 온천만 하고 올건데 나는 그냥 가지 뭐, 많이 추우면 안에 반팔이라도 입을래? 아니야, 나도 그냥 가지 뭐. 어차피 따뜻한 물에 계속 있을건데 조금만 참을래. 온천하다보면 뜨끈뜨끈해질거야, 가자.
**
"여기 경치 되게 좋지?"
"응, 너무 예쁘다. 매일매일 오고싶어"
"언니, 아직도 추워? 안색이 안 좋아보여
괜찮아? 방에 가서 좀 쉬다 다시 올까?"
"괜찮아, 괜찮아. 지금 야외라 약간 바람불어서 그래.
몸 담그고 있으면 괜찮아져"
어짼서인지 김이 모락모락 나는 탕 속에 몸을 담그고 있으면서도 계속 으슬으슬한 기운이 가시질 않는다. 오늘따라 왜 이렇게 추운거야. 갑자기 하늘을 날아버려서 내 몸이 많이 놀랬나? 드러나 있는 어깨에 찬 공기가 닿는다. 으.. 춥다. 마치 나를 물 속에 숨기는 것처럼 몸을 구부려 물속에 담궜다. 아, 따뜻해. 그래, 이 맛이거든. 온천은 이 맛이지. 피로가 싹 달아나는 거 같애. 으허.. 속세를 떠나 이곳에서 삶을 보내리오.. 진짜 꿀이다.
"언니, 여기 혼탕도 있다?"
"그, 그래?"
"궁금하지 않아?"
"..뭐가?"
"그냥! 신기하잖아
남녀 모두가 들어갈 수 있는 목욕탕이라니!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
아무리 생각해봐도 혼탕은 아닌거 같애, 내가 계속 곰곰이 생각해봤지만 혼탕은 아직 무리이지 않을까? 난 마음의 준비가 안 돼있는걸.. 그리고 혼탕이란 건 다른손님들도 오는 공간이고, 지민이를 만날 확률이 적을뿐더러, 더더욱이 그런 곳에 지민이가 있으면 안돼!
"언니, 우리 가볼래?
안돼, 그건 절대 안돼. 소미야, 니가 사춘기라 이런곳에 관심을 갖는 건 이해해. 실은 나도 그런거에 환장하거든, 근데 지금은 달라.
원래 책으로만 공부를 해왔던 사람이 실전에서는 약하듯이 나도 실전은 영 젬병이라.
온천 특유의 따뜻한 공기에 휩싸여 붕 떠다니며 이런저런 되도않는 상상을 막 하다보니 이제는 박지민을 마주하기가 껄끄러워졌다. 쓰레기통이 어디있더라..
그러고보면 나도 참 웃겨. 감히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나와 박지민이 이런짓, 저런짓 해가며 만나게 되리라고. 내가 박지민을 상대로 이런 쓰레기같은 상상이나 하고 자빠져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고. 내 첫사랑이 옆집 불알친구가 되리라고는 나도 몰랐는데, 그 누구라고 알았을까. 그래도 괜찮아, 박지민이라서 괜찮아.
"이제 슬슬 나갈까? 저녁먹을 때도 다 됐고"
"그래, 그러자"
아쉽다, 기분좋은 노곤노곤함이었는데.. 그래도 밥은 먹어야하니까, 음식하면 또 일식아니겠어? 따뜻한 물에 땀을 쫙 빼고 나니 더 허기지네. 얼른 나가서 체력보충해줘야지.
읏차-
어.. 언니! 탄소언ㄴ..
**
"이제 좀 정신이 들어?"
뭐야, 여긴 우리방인데 왜 니가 여기에. 아니, 그 전에 나 분명히 탕에서 나가고 있었는데? 물속에서 나가다가 갑자기 머리가 핑 돌아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그 순간 중심을 잃어던것 같다. 그 때 소미가 막 나 불렀던 거 같은데..
"소미는?"
목소리들이 잔뜩 부어버린 성대를 건드리며 나오는 듯하다. 아, 목 아파. 편도가 부었나, 느낌 이상해..
"우리방에 애들이랑 있어.
그것보다 너는 몸도 아픈 애가 무리해서 온천하러 거길 들어가긴 왜 들어가.
내가 컨디션 관리 잘하라고 했지?
이상있으면 나한테 바로 말 하라고 했어, 안했어.
아프면 나한테 말이라도 하던가. 미련하게 온천하다가 이게 뭐야"
"..화났어? ..난 그냥, 겨울이라 추운줄 알고... 화풀어, 나 괜찮아"
"괜찮긴 뭐가 괜찮아. 지금 열이 이렇게 많이 나는데"
"지금 몇 시야? 너 밥은 먹었어?"
"이제 11시야, 나는 먹었어. 너 배고프지, 지금 죽 시킬까?"
벌써 11시야..?
저녁시간이 7시였으니까.. 하나, 둘, 셋.. 넷..? 나 네시간 잔거야? 헐, 밥도 안 먹고? 일식 맛있었겠다.. 나는 죽 먹어야 되는거야? 죽 싫은데.
"아니, 지금 별로 배 안고파"
꼬르륵-
...,
죽 시킬게,
나 죽 싫은ㄷ..,
그래도 먹어,
..응
도대체 오늘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있긴 한걸까. 온천하러 일본까지 와서 몸져눕고 일본 와서 구경한 음식이라고는 햇살같은 언니가 준비해준 기내식 뿐, 그 마저도 한국에서도 먹을수 있는 양식이었다. 근데 지금은 또 죽을 먹어야한단다. 도대체 나 뭘 잘못한거지. 이 토종한국인 덕후가 일본와서 뽕 좀 뽑고 가겠다는데, 아니, 음식이라도 좀 먹어보고 가겠다는데 도대체 왜.
"추운 건 어때?"
"좀 나아졌어, 너 계속 여기 있었어?"
"응, 왜 싫어? 너가 나가라해도 안 나갈거다.
도대체가 지켜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전혀 자신을 돌보지를 않으니, 에휴"
"너까지 고생시켜서 미안.. 면목이 없다"
"됐어, 오늘 온천 실컷 했어, 괜찮아.
어차피 저녁에는 안할려고 했고.
그리고 너 아플 때 내가 있어야지"
지민아...(감동♥)
"지민아, 다음에 꼭 둘이서 같이 오자"
"둘이서?"
"그럼 둘이서 오지, 셋이서 오냐?"
"너 나 감당할 수 있어?"
"뭘? 야.. 너..!"
".."
".."
".."
"솔직히, 비용은 반반하자"
"..아니, 나랑 단둘이 있을 자신있냐고
난 너 감당 안 될거같은데, 절제가 안돼."
설마.. 지민이가 말했던 감당과 절제가 제가 생각하는 그게 맞는건가요, 여러분?
띵동-
어, 죽 왔나보다, 갔다올게. 내가 아프지않았더라면 우린 지금 벌써 그 절제를 잊은채 서로에게 매달리고 있었을 수도 있겠지, 이렇게 한 사람의 수발을 드는것이 아니라. 왜 하필이면 오늘 아파, 왜, 도대체. 이 몸뚱아리는 어째 나를 도와준적이 한번도 없냐.
소미의 지인이라 신경을 많이 써주신건지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방안에 색색의 꽃잎들이 이리저리 흐드러져있다. 창밖에는 방안을 감싸는 듯한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달님, 한방울 두방울 송이송이 내려 땅에 스며드는 하얀눈들.
내가 바라던, 꿈꿔오던 것들.
평상시 드라마를 애청하는 나는 처음에 관련된 환상이 많았다. 첫 남친은 내가 대변이 될지언정 계속해서 나를 아껴주는 연상이었으면, 첫 뽀뽀는 하얀 눈이 방울방울 내리는 추운 겨울날에 우리 둘만 있을 때에, 첫 키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둘만의 공간에서 갑자기 분위기를 타버려 돌발적으로, 첫 경험은 꽃잎과 달빛이 감싸고 있는 방에서 은은한 조명아래 눈을 마주하며-라는, 말 그대로의 단지 환상일뿐인 환상들을 가지고 있었다.
비록 연상은 아니지만, 뽀뽀는 어릴적 수도없이 많이 해봐서 지금은 처음이 기억도 나지않지만 오히려 좋아. 다 너니까.
꼭 지금이 아니라도 되지만, 나는 꼭 지금이 아니면 안될 거 같애. 내가 이렇게 욕정에 눈이 멀었었나. 지금이라면 용기내서 할 수 있을거 같은데. 왜 쇠뿔도 당김에 빼라는 말이 있지않나, 그냥 빨리 너와 닿고 싶어. 너를 더 알고 싶어. 사실 조바심이 나기도 해. 니가 나를 질려 떠나지 않기를 바래. 내 불안을 너로 잠재우고 싶어.
후- 뜨거워, 조심해. 으.. 맛없어. 그래도 먹어, 이거 먹고 약먹어야돼. 억지로 주는 음식을 한 스푼, 두 스푼 받아먹다 보니 죽을 담고 있던 그릇은 금세 바닥을 드러낸다.
"옳지, 다 먹었네. 조금 있다 약먹고 자자"
"키스해줘"
"..뭐?"
"키스해줘, 나 죽 다 먹었잖아. 잘했다며, 그러니까 상으로 해줘."
"..."
이대론 아무것도 없이 간병만 하다 끝날것 같아 죽을 먹은 댓가로 키스해달라고 했다. 나도 참 어이가 없다, 내 몸 건강하라고 먹은 죽에 대한 보상을 박지민에게서 찾고 있으니.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 감기기운 때문인가, 하고자 마음먹은것들이 별다른 생각을 거치지 않고 말로, 행동으로 튀어나간다. 지금 박지민은 얼마나 황당할까.
"..."
"..안돼, 감기 옮아."
거절할거란 예상은 했지만, 그 이유는 전혀 생각치도 못한 것이었다. 감기가 옮을까싶어 안 해준다니.. 우리가 고작 이거밖에 안되는 사이였어..? 그래, 놀러 온거니까 컨디션 조절 잘 해야돼서 그런걸거야. 아니, 그래도, 여자친구가 키스 좀 해달라는데 그걸 그렇게 거절하나? 이유가 좆같건 뭐던 간에 좀 해주면 어때. 지가 하고 싶을 땐 마음대로 내 입술 물고 빨고 온갖 지랄을 다 하면서. 사람 무안하게 딱 잘라 거절하는 거 봐. 그래, 그렇게 건강챙기면서 너 혼자 존나 오래 살아라. 에라이.
바이바이, 나의 처음이여.
**
아... 추워, 키스신청이 무자비하게 거절문구를 받고 굉장히 어색해진 분위기에 약을 먹고 더이상 끌어올릴 것이 없는 이불을 잡아끌며 침대에 몸을 뉘였다. 감기면서 키스해달라는 내가 이상한거겠지.. 근데, 내가 나이들어 병이 들어버리면 그 때도 안해줄건가.. 이런저런 생각에 복잡해진 머리를 정리하고 있는 반면, 박지민은 아무렇지도 않게 추운건 어때? 라며 한손으로 내 이마를 짚어온다. 어색한 건 나 혼자만의 착각일지도.
몰라, 춥던지 말던지..
아직도 열이 많이 나네.
내가 중얼거리는 소리는 신경쓰지도 않고 열이 오른 이마에만 집중하는 박지민이다.
"됐어, 빨리 가. 벌써 12시야"
"나 오늘 소미랑 방 바꿨어, 여기서 잘거야"
"..응? 소미랑 방 바꿨어? 미쳤어?? 소미 여자야!!"
"셋이서 밤새신다고 하더라.
무슨 24시 탁구장을 찾았대나, 뭐래나
여자치고 너무 의욕이 넘치던데?"
아.. 그래? 그럼, 나 오늘 너랑 같이 자는거야..?? 잠만, 오.. 하늘이시여.. 나 속옷 뭐 입었더라..? 이쁜거 입었었지?? 씻고 로션도 못 바른거 같은데.. 어떡해..!! 아... 막상 닥쳐오니까 무섭네..
..근데, 오늘 하겠어? 옮을까봐 키스도 안해주는 애한테 뭘 기대하고 있는거니, 바보야. 그냥 말 그대로 잠을 같이 자는거야. 그냥, 평소처럼 수면을 하는 것 뿐이라고. 알아들어? 헛꿈꾸지마, 김탄소.
**
(Oku Hanako - 변하지 않는 것)
아직 남아있는 감기기운 때문에 잠을 쉽게 이루지못하는 건지, 너는 계속 뒤척이다 방금 잠이 든 듯했다. 도저히 한 침대에는 들어갈 용기가 없어 침대 바로 옆 소파에 몸을 쳐박아 놓은채 한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는 나다.
니가 쓰러졌단 소식을 뒤늦게 듣고 왔을 땐 너는 이미 침대에 눕혀져있었다. 그 곳엔 걱정스런 눈빛으로 너를 바라보는 소미와, 그 새끼가 있었다.
계속해서 추위를 타던 너는 탕을 벗어나자마자 급격한 온도변화때문인지 쓰러졌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던 너를 급하게 감싸 옮긴 것이 그 자식이라고 했다. 무엇때문에 김탄소 근처에 그 새끼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왜 꼭 직접 데리고 왔었어야 할까. 온천의 여직원을 불러야 할 일을, 왜 굳이 직접.
아무리 급해 눈에 뵈는게 없었다하더라도 선은 지켰어야지, 김남준.
그 새끼가 너에게 각별한 감정을 지니고 있기에 더욱 의심이 갈 수 밖에 없다. 그 때 김남준이 너를 데리고 오지않았더라면 저체온증까지 와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었지만, 고마운 마음보다는 못된 마음이 먼저 나간다. 머리로는 이해할 수 있다고 하지만 너를 볼때마다 맨몸의 너를 보고, 만지는 그 녀석이 생각이 나 화가 치밀어오는 걸보면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나보다.
마치 내가 널 그 새끼한테 빼앗겨버린 것만 같다.
하루라도 빨리 너의 모든 것을 가져가고 싶어. 이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
너를 빼앗기고 싶지않아.
하지만 너를 지켜주고 싶어.
내 섣부른 욕심으로 널 대하고 싶지 않아.
"키스해줘"
처음엔 내가 잘못 들었나싶었다. 키스해달라니, 너는 키스가 하고 싶은거야, 나를 가지고 싶은거야. 평소의 너에게서는 절대 들을 수가 없는 말인데, 아직도 잠기운에 빠져 덜 깬채로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누구에게도 널 빼앗기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을, 너의 전부를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들켜버려 나를 가지고 노는 것인가. 후자일 가능성은 많이 쳐줘도 5퍼센트이다, 왜냐하면 너는 눈치가 더럽게 없었으니까. 그렇다면, 잠에 취했거나 나를 유혹하고 있는 것, 이 둘 중 하나이다. 뭐가 됐든, 날 시험에 들게 하지마, 김탄소. 너에게 내 더러운 욕정을 보이고 싶지않아.
"..안돼, 감기 옮아."
감기 옮아서 안된다니, 급하게 만들어낸 거짓말이라 변명같지도 않은 변명이었다. 과연 니가 이걸 믿을까. 초조해진다. 내 거짓을 눈치채고 그녀가 나를 파고들면 그 땐 난 어떡해야할까. 내 모든 걸 내주고 그녀를 받아들여야 할까. 오랫동안 기다려 온 그녀인만큼 아껴주리라 다짐했지만, 내 더러운 욕정은 그걸 허락하지 않았다.
사람이란게 손을 잡으면 안고 싶고, 안으면 입을 맞추고 싶고, 입을 맞추면 그 다음이 하고 싶은 법이거든.
멈출 수 없으면,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지금이 몇 시일까, 캄캄한 방안을 오로지 달빛만이 비추고 있다.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발끝부터 추위가 스며든다. 따뜻해질까싶어 덮고 있는 이불은 오히려 내 찬기를 가두어 더 나를 추위속에 떨게 했다. 추워.. 자연스레 몸이 떨리고, 위아랫니마저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나마 남아있는 이불 속 온기라도 찾으려 몸을 있는대로 웅크려 이불 속으로 숨겼다. 탁탁탁탁- 입안에서 저들끼리 부딪혀 소리가 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 안의 온기를 내 손에 불어넣었다.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몸이 그대로 얼어붙어버릴거 같았기에.
그런데 갑자기 나를 가두고 있던 이불이 들려지고, 그 찬기를 밖으로 뿜어낸다. 그리고 그 자리를 온기가 대신 채워넣어준다. 창밖을 향해있던 내 몸이 돌려지고, 내 몸을 감싸고 있던 유카타가 누군가에 의해 제 기능을 잃는다. 속옷만을 남기고 아슬아슬하게 배 근처까지 벗겨지다싶이 흘러내려간 유카타에 그나마 내 몸을 덮어주던 것이 없어지자 상체에 소름이 오도도 돋는다.
..추워, 이미 싸늘해져버린 손발은 마치 피가 흐르지 않고 있는것 같다. 그런 나를 녹여주듯 안아오는 온기가 있다. 그 온기는 따뜻하다 못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는 듯 하다. 자석에 이끌리듯 그 따뜻한 품을 파고든다.
지민이다, 틀림없이 지민이야.
추위를 참지못하고 흘러나오는 눈물에 시야가 흐려지지만 확실히 알 수 있다. 자신의 체온이라도 나눠주려 유카타를 반쯤 벗고 나를 안아오는 너를 느낄 수 있다. 나를 더욱 강하게 끌어오는 팔에 우리의 가슴은 맞닿았고, 너의 뜨겁고도 단단한 조각들이 느껴졌다. 이빨의 부딪힘들이 차츰 멎어가고 마주한 너의 어깨너머로 불규칙적인 뜨거운 호흡만 내뱉고 있었을까.
조금만 참아, 따뜻하게 해줄게.
따뜻하게 해줄거란 말이 거짓은 아니었는지, 점차 호흡도 규칙적으로 변해가고, 혈액이 돌고있는건 맞는지 의심가던 손발도 차차 원래의 제 온기를 찾아갔다.
감기에 취한걸까, 약에 취한걸까. 아님, 잠에라도 취한걸까.
니가 너무 좋아서 아무것도 보이질 않아.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게 돼.
나, 너에게 취한걸까.
눈을 뜨면 보이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너의 가슴팍에 살며시 입을 맞춘다. 그 누구도 닿지 않았을 깊숙이 패인 쇄골에도, 시선을 올려 너의 목덜미에도 입을 맞춘다. 언젠가 니가 새겨주었던 나의 목덜미의 만개한 붉은 꽃들을 떠올리며 천천히 그 형상을 따라 새긴다.
아으.. 김탄소...
너의 그 간드러짐이 좋아, 나로 인해 터져나오는 그 호흡을 계속 듣고 싶어.
지민아, 나 사탕먹고 싶은데.
..안돼 그러지마.
왜 그러면 안되는데?
나도 이제 더이상은.. 못 참아, 한번 시작해버리면 멈출 수 없어.
왜 참아? 먹고싶을 땐 먹어야지
나는 먹을래.
한손을 복근이 단단히 자리잡고 있는 너의 허리춤에 두고, 천천히 입술을 맞대었다. 아까 사탕을 맛본것처럼 너의 턱을 부여잡고 벌려 너의 입안 곳곳을 탐했다. 달다, 달아. 딸기맛도, 포도맛도 아닌 되게 오묘한 맛, 뭐라고 정의내릴 수 조차 없는 이 맛
계속 먹고싶었어, 박지민맛 사탕을.
"김탄소, 너 지금 한 짓 후회하지마. 난 경고했어, 분명"
비집고 들어온 뜨겁고도 축축한 혀가 나를 옭아맨다. 가빠져오는 숨이 그리 싫지만은 않다. 어느새, 너는 나를 밑에 가두고 그 위에 자리잡고있다. 묵직하게 나를 누르는 무게에 더욱 달아오른다. 맞닿은 가슴으로 전해지는 서로의 심장소리가 나를 더 깊은 곳으로 이끌어 내려앉힌다. 그렇게 끝도 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가는 기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그저 이끌리는대로, 몸이 이끌어가는대로 움직일 뿐.
김탄소, 사랑해.
흐으- 지민,아..
겉잡을수 없는 마음들이 모여 사랑을 부르짖고, 속에서 끓어오르는 야릇함을 참을 수가 없다. 도저히 나를 숨길 수 없어. 나를 안에서부터 끓어올리는 너의 열기에, 그에 화답하듯 나는 자지러질 수 밖에 없다.
추위는 이미 가신지 오래, 막을 수 없는 타오름에 몸에선 땀이 흘러내린다. 내 것일까, 너의 것일까. 누구의 것인지도 모를만큼 한몸이 되어버린 우리의 살갗을 타고 무수한 액체들이 타고 흘러내린다. 아, 뜨거워. 너무나도 뜨거워서 손대면 데일것 같아.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기마저 뜨겁게 가라앉는다. 녹아내리고 있는 내가 느껴져. 나를 너로 채우고 싶어.
그렇게 우리는 서로에게 몸을 맡긴 채, 그저 휘몰아치는 서로의 감정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휩쓸려갈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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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스러운 피앙세님들♥
♡ 섭징어 님, 마미 님, 미니미니 님, 민슈팅 님, 정꾸기냥 님, 종이심장 님, 유리꽃 님, 민윤기 님, 뾰로롱♥ 님, 도메인 님, ㅈㅈㄱ 님, 호식이이 님, 박뿡 님, 찐슙홉몬침태꾹 님, 유만이 님, 줍줍 님, 지민꽃 님, 수저 님, 자유로운집요정 님, 흥탄♥ 님, 파랑토끼 님, 맙소사 님, 밍뿌 님, 꾸기 님, 오전정국 님
안녕하세요!! 바나나칩입니다!
드디어 거사를...>〈
이번편 쓰면서 제 머리를 많이 쥐어뜯었습니다...ㅎㅎ
갑자기 문체가 바껴서 많이들 놀래셨죠?
지민이와 탄소의 중요한 날인만큼 그에 어울리게 써봤어요!
마음에 들지않는다면 죄송합니다...(눙물)
이게 최선이었어요..ㅎㅎ
이 뒷장면이 궁금하실 수도 있으실텐데
그건 제가 노력해보고..ㅎㅎ 결과물이 탄소님께 보여드릴수 있을 만큼 만족스럽다! 하면 메일링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저에게 메일링이 없다고 생각하시고 계세요..! 없다고 생각하시다가 갑자기 받으시면 기분 좋잖아여.. (지민이 빙의..ㅎㅎ)
오늘도 읽어주신 탄소님 너무 감사드리고!
댓글은 항상 작가에게 힘이 된답니다!!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