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동안 밤 11시까지 공부하겠다는 말을 듣고 윤기는 알겠다고 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당장이라도 알겠다는 그 말을 취소하고 싶었지만 쪼잔 해보이긴 싫었다.
'적어도 달동네에는 11시 30분에 도착하겠지? 아. 너무 늦어. 이상한 사람이 따라오면 어쩌지.'
"너 여기에서 지내면서 누가 따라온 적 없어?"
"당연히 있죠."
심장이 쿵ㅡ 윤기는 OO이를 알게 된 후 심장이 저릿하게 자주 아파왔다. 그래도 애써 이런 마음을 감추고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
"언제."
"요즘은 그런 적 없는데.. 전에 그런 적 있죠."
"하아ㅡ 너...아..아, 아니다."
"..걱정 하지 마요. 저 애 아닌데."
"너 애야. 내 눈에는 여자지만."
말을 하면서 윤기는 계속 손톱을 물어뜯었다. 불안할 때마다 나타는 윤기의 버릇 중 하나였다.
딱히 하는 얘기는 없었지만 둘은 함께 있었다. 서로 집에 가라고, 이제 가보겠다고 이야기 하지 않았다. 원치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다 OO이가 '하암ㅡ' 길게 하품을 했다. 그 모습에 윤기는 핸드폰 홀드를 눌러보니 11시 42분이였다. 새벽에 알바하는 OO이는 졸릴 수밖에 없었다.
"졸리구나."
"아.."
"자는 시간 지난 거 아니지?"
"아니예요, 그건."
"이제 나도 슬슬 가봐야겠다. 너도 자야하고."
"..."
"너, 나랑 한 약속 잊지 마. 일주일만 허락하는 거야."
"네ㅡ 알겠어요."
"잘 자고."
윤기는 OO이 뒤통수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달동네 사는 음악하는 민윤기 X 달동네 사는 학생 OOO
07
학교 야자실에서 공부를 하겠다는 OO이는 그 후로 정말 늦게 집에 도착했다. OO이가 집에 도착할 때면 12시가 다 됐었고 버스가 조금이라도 막힌 날에는 12시를 넘어서 집에 도착하는 OO이였다.
안 그래도 여자가 밤에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건 위험한데, 달동네는 더했다.
오죽하면 신체 건장한 성인 남성이 달동네를 가겠다는 말을 했을 때 부동산 아저씨가 치안이 별로라고, 다른 곳을 가보라고 했을까.
그런데 그 곳에 OO이가 늦게 집에 도착하는데 불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달동네 밑에서 기다리는 것도 불안해, 버스정류장까지 내려와 OO이를 기다렸다. 혹시라도 11시보다 일찍 올까봐 10시부터 그 곳에 기다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곡 작업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초조한 마음으로 OO이를 기다린 다음 집에 도착하면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온 몸의 기운이 쭉ㅡ 빠졌다.
그 결과, 남준이에게 한 소리 들었다.
'너 여자 생긴 건 알고 있다. 그런데 곡 작업은 하자. 혼자서 하는 거 아니고 같이 하는 건데.'
남준의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었다. 그렇지만 참 이기적이게도
'여자 때문에 아니다. 힘들어서 그래. 미안하다.'
거짓말과 함께,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다.
지옥 같은 일주일의 끝이 보였을까. OO이를 데리러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몇 번이고 데리러 가겠다고 얘기 했었지만 밖에서 기다리면 집중이 되지 않을 거 같다는 말에 알겠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오늘은 나와 약속한 학교에서 공부하는 마지막 날이니까, 지금까지 불안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기 때문에 마지막 날은 불안하지 않게 내가 학교로 찾아가는 게 마음 편할 거라고 생각했다.
.
.
"무슨 일로 오셨죠?"
"아, 저 여기 다니는 학생.. 오빠예요. 집에 같이 가려고 왔습니다."
"아, 예. 들어가세요."
"감사합니다."
학교에 들어가려고 했을 땐, 학교 앞에 경비아저씨가 나를 막았다. '나 때는 안 그랬는데 많이 좋아졌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학교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학교에 들어서자 인조잔디 위에서 공놀이 하는 어린아이. 달리기 트랙을 걸어 다니면서 영어 단어를 외우는 학생. 벤치에 앉아 웃고 있는 여학생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학교 풍경에 잠시 옛 생각에 잠기다가 벤치에 앉아있는 학생들에게 다가갔다.
"저기 애들아."
"네?"
"그.. 1학년 야자실은 어딘지 알아? 반에서 해?"
"1학년 야자요? 1학년은 안하는데요?"
쿵.
"..1학년은 야자를 안한다고?"
"네.. 저희 교실에서는 아예 야자 안 하고 야자실이 따로 있는데 자리 없다고 1학년은 못 들어가요."
"그럼 밤늦게 학교에서 수업하는 학생은 없어? 1학년?"
"..네. 저희가 알기로는 그래요."
여학생들 말에 생각회로가 멈춘 느낌이었다. 자연스럽게 몸이 굳어져 아무런 행동을 취할 수 없었다. 앞이 캄캄해진 듯 별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OOO, 넌 지금 일주일동안 어디에 있던 거야.
.
.
.
그 학생들의 말이 믿기지 않아서, 아니 믿기 싫어서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다짜고짜 1층에 있는 교무실로 들어가,
"OO이 어디 있어요."
"우리 OO이.. 어디 있어요."
"1학년 3반이라는데.. 담임선생님 어디 있어요."
"울지마시고, 일단 침착하시고 여기 앉아보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남아있는 선생님의 팔을 붙잡고 울며 OO이를 찾았다.
그 선생님은 종이컵에 물을 주시며 소파에 앉아있으라고 했다. 전화해서 물어볼 테니까 침착하라며. 하지만 그 말에도 나는 불안해 손톱을 물어뜯으며 서있었다.
"1학년 3반이래요. 이름은 OOO라는데. 아- 어떤 분이 그 학생을 찾아요. 네. 아- 알겠습니다."
20초밖에 안 되는 전화통화였지만 기다리는 나에게는 그 어떤 순간보다 길었다. 지금 당장 OO이가 어디 있는지. 제발. 학교에 있었으면.
"어딨대요? 뭐래요?"
"OO학생 담임선생님이 본관 3층 생활지도실로 오라고 하네요. 할 이야기가 있다는데.."
드르륵- 생활지도부문이 거칠게 열렸다. 그 안에 있던 3명의 선생님들은 다 나를 쳐다봤고 한 분이 일어나시더니
"OO학생 보호자 되세요? 안녕하세요. OO이 담임선생님입니다."
"OO학생 부모님도 확인이 안돼서 상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는데.. 사실 OO이 중학교 성적이 굉장히 좋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그 성적 좋은 OOO학생 어디 있는지는 아십니까?"
"네?"
"선생님 반 학생 OO이 어디 있는지 아시냐고요. 지금."
"아..죄송하지만 잘 모르겠네요. 집에 간 거 같은데.. 일단 성적을 확인해보시면,"
"아니 지금 제가 성적 얘기합니까? 그 학생이 지금 어딨는지 아냐고 물었죠. 애가 일주일동안 밤늦게 집에 도착했다고요! 지금 그런데도 성적 얘기하실겁니까? 집에 간 거 같다는 그런 무책임한 말씀은 뭡니까. 학교는 학생의 울타리 아닙니까? 혹시라도 일주일동안 위험한 일이 있던거면 어떻게 하실 겁니까. 적어도 담임선생님은 학생에게 관심을 가져줘야하는 거 아닙니까?"
"..."
무책임한 학교에, OO이 담임 선생님께 소리를 치고 말았다.
.
.
그렇게 학교를 나와 별의별 생각이 들었다. 누구한테 끌려간 건 아닌지. 나쁜 무리랑 어울려 놀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 중에서도 차라리 나쁜 무리랑 어울려 놀고 있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혹시라도 누구한테 끌려가 맞고 있으면.. 상상하기도 싫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어서 학교 근처 번화가로 나왔다. 교복 입은 학생들이 세차게 부는 바람에 치마를 잡고 앞머리 때문에 고개를 숙였다.
혹시라도 OO이도 저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있지 않을까. OO이와 같은 교복 입은 아이들을 붙잡고
"OOO 알아? 너랑 같은 고등학교인데 1학년이야."
하지만 들려오는 답은 '아니요. 모르는데요.' 그 뿐이였다.
골목 구석구석 들어가기 시작했다. 착한 아이라는 걸 알고 있지만 사람일은 모르는 거니까, 그냥 단순히 사춘기일 수 있으니까, 나쁜 무리랑 엮일 수도 있지. 혼자서 되뇌며 온 골목을 들어갔다. 그러다 OO이와 같은 교복을 입은 채, 손에는 담배를 들고 있는 학생을 발견했다.
내가 다가가자 그 학생은 급하게 담배를 버리더니 고개를 숙였다.
"OOO이 알아?.. 1학년이야.."
OO이를 찾느라 기운을 다 잃었는지 내 목소리도 힘이 없었다.
"OOO요? 걔 우리 반인데.."
"뭐? 너 걔 어디 있는지 알아?"
"네. 아는데.. 저 담배 핀 거 선생님한테 말 안하면 알려드릴.."
"알겠으니까 어디 있어 OOO."
.
.
급하게 택시를 타고 창밖을 쳐다봤다. 퇴근길인지 길이 막혔다.
'OO이 지금 호텔 알바해요ㅡ 돈 필요하다고 하는 거 같던데.. 사실 저도 엿 들어서 잘 모르는데 OB호텔인가? 거기라고 들었는데.'
돈이 필요하면 분명 말하라고 했던 거 같은데 일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화가 나면서도 눈물이 났다. 일단은 너가 어디 있다는 안도감에 눈물이 난 것 같다.
"7300원이요ㅡ"
만원을 내고 곧바로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가자 홀은 텅 비워진 상태였다.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장소를 옮기자 한 연회장이였고 그 안에서 많은 사람들은 밥을 먹고 있었다.
'여기 있겠구나.' 감이 왔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안으로 들어가 한 웨이터를 붙잡고,
"OO이 어디 있어. 당장 데려와. 안 데려오면 여기 있는 사람들 다 죽여버릴거니까."
나의 말에 웨이터는 무전기로 OO이 이름을 불렀고 곧 머리를 높게 묶고, 높은 힐을 신고 있는 너가 보였다.
.
.
열심히 접시를 닦고 있던 OO이는 갑자기 부른 호출에 '내가 뭘 잘못했나.'는 불안감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빠르게 부른 장소로 걸어와보니,
"..."
"야 나와."
윤기는 거칠게 OO이 팔목을 붙잡고 연회장 밖을 빠져나왔다. OO이는 아직도 당황스러운지 얼빠진 상태로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점점 빨라지는 윤기의 발걸음에 높은 힐을 신은 OO이는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그렇게 앞만 보고 가던 윤기는 넘어지는 소리에 뒤를 돌아봤다.
곧바로 OO이를 일으켜 세우더니 그 자리에서
"너 지금 뭐하냐."
"..."
"뭐햐나고 물었잖아. 그럼 대답을 해야지."
"..."
"답답하게 굴지 말고 말을 해라. 진짜 화나니까."
윤기는 거칠게 말이 나가기 시작했다. 사실은 왜 너가 여기 있는 거냐고, 많이 걱정했다고. 부드럽게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차가운 윤기의 모습에 OO이는 입도 떼지 못했다. 너무 놀라 몸이 바들바들 떨리기까지 했다.
"하ㅡ"
"...그니까요."
"..."
"저...그니까.. 죄송합니다.."
"뭐가."
"..속인 거요.. 속이려고 그런 건 아니었어요.. 절대."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넌?"
"..."
"넌 몰라. 절대."
"..."
"왜 일 하는데. 내가 돈이 없으면 말하라고 했잖아. 내가 준다고.
우리 같이 있던 밤에 말했었지. 그냥 돈 주는 거 아니고 나중에 다 갚으라고. 그러니까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그랬잖아, 분명.
그리고 내가 너 늦게 들어오는 거 걱정된다고 계속 그랬잖아. 근데 너 공부하는 거라서 내가 그냥 알겠다고 한 거야. 근데 너가 지금 이러고 있으면 내 기분은 어떨 거 같냐.
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너를 좋아해서 걱정할 수밖에 없어. 오늘 내가 너 다니는 학교 찾아갔는데 너 없어서 얼마나 놀랐는지 너 알아?"
윤기는 속사포로 자신의 마음을 털어놨다. 그 말을 가만히 듣던 OO이는
"..그래서 일한 거예요."
"..뭐라고? 너 진짜 미쳤냐? 너 사람 환장하는 거 보고 싶어서 그래? 내가 불안해하는 게 좋아?"
"아니 그 뜻이 아니라.. 오빠. 너무 고마운 사람이라 제가 일한 거예요."
"..."
"같이 있던 밤에 생일 이야기 했잖아요."
"..."
"그래서, 그 생일 선물 사려고... 좋은 거.. 사려고 그런 거란 말이예요.."
◁◀◁
윤기와 OO이가 함께 있었던 밤 중,
"너 생일 언제냐."
"11월 23일이요."
"..겨울이네."
"네.. 오빠는요?"
"나, 3월 9일."
"곧이네요?"
"응. 근데 별로 감흥 없어. 조용히 지나갈 텐데 뭐."
"..."
"이제는 생일 별로 기대도 안 돼. 당일이여도 생일인거 까먹어."
그 말을 끝으로 OO이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그 모습을 본 윤기는 허리에 손을 올린 채
"하ㅡ 미치겠다. 진짜."
"너한테 이렇게 선물 받으면 내가 좋아할 거 같아?"
"너가 그냥 옆에서 생일 축하한다고 그 말 한마디면 충분해, 난."
그 말을 하자 OO이는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윤기는 자신의 눈을 가리다가도 곧장 OO이를 끌어안았다.
안녕하세요 이런 글 가져와서 죄송합니다 (숨는다)..
6편에서 짧게 7편을 보여드렸는데 이런 거라고 생각하신 분 있으신가요?~ 있으시다면 제가 조금 더 많은 사랑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ㅋㅋㅋㅋㅋ
윤기가 OO이를 너무 걱정하고, OO이는 고마운 윤기를 챙기다가 일어난 해프닝입니다.
곧 윤기 생일인데.. 윤기 생일날 길게 글을 써서 올릴려고 했는데...... 윤기야ㅠㅠ 생일에 나 한국에 없ㅇㅓ... 미안해..사랑해.....
독자님들 이런 글.. 미안해....그래도 사랑해..... 이 글 쓰는데 윤기가 화내는 그런 움짤이 없어가지구ㅜㅜ.... 흑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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