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점점 더 거세져 왔고 조금씩 젖었던 내 옷과 머리들은 금새 흠뻑 젖어버렸다.
어두워진 하늘로 인해 숲 또한 어둠이 앉았다.
저택에 들어가기전 이 숲에 책을 숨겨놨지만 어두워서 앞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기억을 더듬어 장소를 생각해내 겨우 책을 숨긴 장소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급하게 숨기느라 그 장소를 자세하게 보지 못 했다.
하늘에 닿을 것 같은 높이와 넓게 펴진 나뭇가지와 축 쳐져있는듯한 이파리들을 가진 거대한 나무들의 숲이였다.
어둠 속에서도 자신의 형세를 확실하게 보였다.
거대한 나무에 한참동안 놀라 그 자리에 계속 서있었다.
마치 제 모습이 더 초라해지는것 같은 위세도 느껴졌다.
정신을 차리고선 나무 뿌리 사이에 숨겨놓은 책을 꺼내 들고선 줄기에 기대어 앉았다.
거대한 나무 밑에 놓아두어서였는지 책의 상태는 비에 젖은 형태 하나없이 깨끗했다.
갈 곳도 없겠다 그자리에 앉은채 책을 펼쳤다.
읽었던 한 장을 뒤로 넘기고 그 다음 장을 읽었다.
'무엇이 두려워 도망을 치는가. 무엇이 무서워 그들을 피하는가.
무엇이 너를 이 숲까지 데리고 오게 만들었는가.
네 운명이 이러하다면 빨리 받아들여라.'
운명...
분명 저택을 뛰어나오기전 정국이 자신에게 한 말이였다.
원망을 하려거든 나의 운명을 탓하라고 말했다.
도대체 내 운명이 어떻길래 이렇게까지 제 머릿속을 헤집어 놓는것인가.
그때 제가 기댄 나무 뒤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놀라 몸을 움츠리고 조심스럽게 나무 뒤로 이동하였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제가 오두막에서 잤을때 보았던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
곧장 할아버지한테 뛰어들었지만 무슨 이유였는지 저 멀리 저를 바라보고 있는 할아버지였다.
분명 몇 초 전까지 제 앞에 있었던 할아버지였다.
제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점점 더 멀이지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제가 원래 있던 자리와 그만 멀리 와버렸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 길은 처음보았다. 어디론가 갈 수도 없는 상황에 할아버지는 계속해서 제 손에 닿이질 않았다.
그렇게 계속해서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을까 그때서야 제 앞어 서 있는 할아버지였다.
계속 뛴 탓인지 숨을 가파르게 쉬고 있었다. 목이 말라왔지만 물이 없어 참기로 했다.
고개를 들었을까 제 앞에 손을 내미는 할마버지의 손에는 책이 들려있었다.
할아버지를 쫒아 온다고 미쳐 챙기지 못 했던 책이 지금 할아버지의 손에 들려있다.
놀란 모습을 지으며 할아버지를 쳐다 보았다,
"놀란것도 알고 궁금한 것들이 많을 거란거 알아요. 이름양"
할아버지는 내게 책을 건내며 얘기하셨다. 그 책을 받아들었다.
하나씩 궁금한걸 물어보라고 하는 할아버지에 그만 우르르 궁금한것들을 쏟아낼뻔했다.
그대신 할아버지는 딱 3가지의 질문만 받겠다고 말씀을 하셨다.
" 천천히 생각 해 봐요 "
할아버지의 말씀에 하나씩 곰곰히 생각했다.
내가 지금 가장 궁금한 것과 알고 싶은 진실.
" 랑은 어떤 사람이죠? "
" 그거 좀 어려운 질문이네요 "
" 대답 해주세요. 저한테 가장 궁금한 질문이에요 "
" 랑은 제가 따르던 아가씨였어요 "
아가씨는 마을에서 심상이 곱기로 굉장히 소문히 자자했습니다.
그 소문이 아가씨의 귀에 들어 올 정도로요.
아가씨가 마을에 모습을 비추면 모든 마을 사람들이 모일 정도였어요.
그러나 호기심이 굉장히 많은 아가씨였죠. 한 날은 이장님한테서 마을의 전설을 듣고 왔다며 저한테 웃으시며 얘기하시더라구요.
그 웃음이 얼마나 이쁘시던지 하지만 그 웃음의 뒷모습을 저희 모두가 보지 못 했습니다.
이 정도까지 얘기를 못 해드릴거 같네요. 알려지면 안 될 이야기라서.
" ...왜죠 "
" 알면 안 되는 비밀을 알았을때의 파급력은 굉장해서입니다, 두번째 질문 해주세요 "
" 두번째 질문은 할아버지는 어째서 제 앞에 나타나는거죠? "
" 이름양의 운명을 조금이나마 도와주려 이 곳에 남아있었습니다 "
" 운명이요? "
" 세번째 질문을 받도록 할ㄱ..."
갑자기 사라져버린 할아버지의 영혼이였다.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지만 오히려 궁금한 것들이 더 눌어난 기분이였다.
사라지신 할아버지의 행방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알 수 있는 것은.
지금 내 뒤에 누군가 서 있다는 것이였다.
" 인간이네 "
그 소리에 뒤로 휙- 돌았다.
저를 흥미롭게 쳐다보는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분명 정국이 말 한 인물 중에 한명일텐데
그 중 누구인지 도저히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 와중에 생각한 한 문장.
' 태형이 형하고 호석이 형이 오고 있데 '
그럼 정국이가 말한 인물중 김태형이거나 또는 정호석이였다.
그러나 정국이 말해준 프로필을 생각해본다면 후자인 정호석은 아닌것같았다.
왜냐? 그는 인간을 싫어한다고 하였다.
근데 지금 저를 흥미롭게 쳐다보는 그는 입맛을 다시고 있다.
그렇다면 전자인 김태형이였다. 그는 뱀파이어였다.
" 황홀한 피 냄새가 나서 달려왔더니, 인간이네 "
몸이 떨려왔다. 가끔씩 마을로 내려가 인간의 피를 먹기도 한다고 들었다.
더불어 저를 쳐다보며 황홀한 피라고 말까지 했다.
제가 그를 무서워한다고 느낀것인지 저한테 좀 더 다가오며 얘기를한다.
" 너가 전정국이 떠들어댄 인간 식구인가 "
순간적으로 너무 반갑게 들리는 정국의 이름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것도 잠시 제 목을 햝아오는 그의 혀에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
그리고 느껴지는 그의 콧바람.
" 누가 안도하래 "
인간인 주제에
순간적으로 안도한 내가 너무나도 후회스러웠다.
아직까지 제 목에 맴 도는 그의 얼굴에 어떻게 움직이지를 못 했다.
" 근데 여기 너 말고 누군가 있었잖아. 어디갔어 "
제 귀에 속삭이는 그의 목소리에 놀라고 말았다.
제 앞에 서있던 사람은 방금 전 그와 할아버지일뿐.
순식간에 제 머릿속에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정국을 만났던 새벽녘에도 보이지 않았던 할아버지 지금도 태형을 만나기 전 사라져버린 할아버지.
그는 이들을 피하고 있었다. 도망자처럼.
" 아무도 없었어요 "
거짓말을 쳤다. 뻔한 거짓말이였다.
제 앞에 누군가 있었단걸 뻔히 알수있는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아무도 없었다고 얘길했다
제 대답을 들은 태형의 모습은 슬쩍 웃는 모습일거라 생각이 들었다.
또 다시 제 귀에 들려오는 목소리로 저는 잠에 든 것 같았다.
" 내가 죽인 사람 피 냄새 하나 기억 못 할까봐? "
그는 그렇게 소녀를 데리고선 저택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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