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형 번외 특별편 上 (부제: 사랑 받지 못한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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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에 호화스러워 보이는 집안에 귀여운 외모의 어린 소년이 우아한 분위기를 뽐내는 여자와 함께 있었다. 조용히 음악을 들으며 차를 들이키던 여자는 어린 소년의 목소리가 들리자 마시던 잔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엄마아... 나 안아주면 안돼요?”
5살의 어린 소년은 여자의 치맛자락을 잡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고 여자는 그런 소년에게 대답대신 차를 들이키며 소년을 경멸의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어딜 만져. 누가 네 엄마야”
“엄마... 안아줘요,,,! 흐엉..”
호화스러운 방 안에는 순식간에 어린 소년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여자의 눈썹이 조금씩 뒤틀리더니 여자가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소년이 있는 쪽으로 던졌고 다행히도 소년을 피해간 찻잔은 벽에 부딪혀 힘없이 조각이 되어 떨어졌다. 여자는 가정부로 보이는 사람에게 뭐라 속삭였고 가정부는 익숙하게 찻잔을 치우고 소년을 안아 올렸다.
“도련님, 여기서 징징대시면 안 됩니다.”
“이거 놔!! 엄마!!”
소년은 가정부의 품에서 벗어나 여자에게로 달려갔다. 소년은 울면서 여자의 다리를 붙잡고 아이들이라면 당연히 하는 투정 아닌 투정을 하기 시작했다. 소년을 보고 놀란 여자는 잠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더니 이내 표정이 서늘하도록 차갑게 굳었다.
“흐엉... 왜 엄마는 다른 엄마들처럼 왜 나 안아주지 않아요...? 다른 엄마들은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데 엄마는 왜 나 사랑한다고 안 해줘요...? 나는 엄마 사랑하는데 엄마는 날 안사랑해요? 얼른 사랑한다고 해줘요...!!”
여자는 그런 소년을 자신의 다리에서 떼어냈고 소년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고생을 하나도 겪어보지 않아 보이는 하얗고 고운 손으로 소년의 뺨을 때렸다. 소년이 울음을 그치자 여자는 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허리를 굽혔고 소년의 턱을 손으로 들어올렸다.
“어디서 투정이야. 널 데리고 사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살아. 내가 너만 없었어도...! 이렇게 안 살았어. 다 너 때문이야!”
여자의 차가운 표정은 점점 일그러졌고 차분하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소년은 무서운 듯 잘못했다는 말을 연신하며 두 손을 비벼댔다. 여자는 분노가 가시지 않은 듯 계속해서 소년에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너만 없었어도 내가 이렇게 비참하게 안 살았어...! 날 사랑한다고..? 하, 웃기지마 네 얼굴과 똑같은 남자도 나한테 그렇게 말했었지. 날 사랑한다고! 나 없인 못산다고! 이래서 교양 없고 집안 없는 남자는 만나는 게 아니었는데...! 널 보면 네 아빠랑 너무 닮아서 짜증나. 너도 똑같은 자식이야! 더러운 피가 흐르는... 너도 나중에 네 아빠처럼 날 버릴 꺼야! 네가 생겨버려서 난 여자로서 인생을 망쳐버렸어... 다 너 때문이야.. 너 때문이야...”
여자는 고통스러운 듯 자신의 머리를 뜯으며 중얼거렸고 소년은 그런 여자를 바라보며 더욱 서럽게 울었다. 태어나서부터 제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듣거나 따뜻한 품에 안겨본 적이 없는 소년은 항상 사랑에 목말라있었다. 소년의 몸이 어느 정도 자라고 옷차림에 어울리는 사립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소년은 여자의 관심을 받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여자의 차가운 표정이나 매서운 손바닥, 혹은 욕지거리였다.
“쨘! 김태형 이거 봐! 백점 맞아서 엄마가 최신 로봇세트 사줬다! 부럽지?”
“그런 건 나도 집에 많거든? 하나도 안 부러워.”
“이거 말고도 이번에 놀이동산에 가기로 했어! 그리고 엄마가 나한테 잘했다고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사랑한다고 안아주면서 뽀뽀도 해줬다!”
“놀이동산...? 엄마가 안아줬어? 뽀뽀도 해주고..?”
놀이동산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던 소년은 좋은 생각이 난 듯 그 날 이후부터 열심히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런 소년의 노력에 보상이라도 한 듯 소년의 품엔 백점짜리 시험지가 들어있었다. 소년은 소중한 것을 다루듯 조심스레 백점짜리 시험지를 들고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여자가 있는 방으로 향했다. 작게 들려오는 노크소리에 여자는 들어오라고 말했고 들어오는 사람이 누군지 확인하자마자 점점 표정이 구겨졌다. 소년은 아랑곳하지 않고 특유의 방긋한 미소를 지으며 여자에게 자랑스레 시험지를 보여줬다.
“엄마...! 저 이번에 백점 맞았어요!”
“...근데 그게 왜? 빨리 나가 네 얼굴 보기 싫으니깐”
“...그,그니깐... 저도 엄마랑 놀이동산 가고 싶어서...”
“나가라는 말 안 들려? 그런 거 백점 맞아봤자 뭐해 말귀를 못 알아먹는데. 네 아빠 닮아서 그래?”
소년이 시무룩해진 표정을 지으며 눈에 눈물이 점점 차오르자 여자는 소년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며 책을 던졌다. 머리에 책을 정통으로 맞은 소년의 이마에는 찢어진 듯 조금씩 피가 흐르고 있었다. 소년은 아프다는 말도 못한 채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떨궜다. 여자는 그런 소년을 보며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았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어 소년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라는 말을 무심하게 뱉었다. 소년의 이마에 있는 상처는 지울 수 없는 흉터로 남았다. 소년의 맘속에도 그녀의 말들이 하나 둘씩 모여 점점 보기 흉하게 흉이 지고 있었다. 소년은 초등학교시절동안 여자의 관심을 받으려 갖은 노력을 다했다. 어떤 분야에서든지 1등을 도맡아서 해보기도 하고 상을 타오기도 했다. 하지만 여자는 그런 소년에게 분노와 경멸의 감정이외에 무관심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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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의젓해진 소년은 중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성적이 매우 높았기에 국내에서 모두가 알아주는 국제중학교에 진학을 했고 여전히 여자의 관심을 받기위해 노력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소년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물고 뜯기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화제는 소년의 이야기였고 점점 대담해진 아이들은 군중의 힘을 믿고 이젠 소년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야, 김태형! 너 아빠 없다며? 너네 엄마 미혼모잖아. 결혼도 안하고 너 낳아서 집에서 쫓겨났다며. 집에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렇지 완전 콩가루잖아!”
“닥쳐 함부로 입 놀리지 마.”
“너 소문대로면 집에서도 찬밥신세라면서~ 너희 엄마도 대단해~ 너 때문에 그 대단한 집안에서 쫓겨나고 남자도 도망가고~ 나 같으면 너 같은 건 그냥 없애버ㄹ...”
손톱이 살을 찔러 피가 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쥐며 참던 소년은 피가 나는 주먹을 그대로 남자애에게 내리 꽂았고 그래도 못 참겠는지 이성을 잃은 채 의자를 높이 쳐들어 그대로 남자애에게 처박았다. 잘못 얻어맞은 듯 바닥을 기어 다니며 고통스러워하던 남자애는 병원으로 실려 갔고 소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린 건지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으며 분노했다. 집사의 안내로 겨우 차를 타고 집에 귀가한 소년은 여자의 눈치를 보며 조용히 방으로 들어가려고 발걸음을 옮기자 거실에 앉아있던 여자가 처음으로 소년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소식들었다. 와서 변명해봐"
소년은 여자의 눈치를 보며 여자의 앞으로 향했다. 그녀에게 한 대 얻어맞을 각오를 하고 그녀에게 오늘 있었던 일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그녀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줬다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기뻐하는 소년이었다. 설명을 마치자 여자는 실성하듯이 웃기 시작했고 소년은 처음 보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손톱을 물어뜯었다. 여자는 웃는 것을 멈추고 소년을 지나치면서 한마디를 했다.
“잘했어.”
처음으로 듣는 그녀의 칭찬에 소년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는 몰랐을 것이다. 소년의 일탈이 그때부터 시작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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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집과 조금 먼 중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다. 처음엔 모두 소년에게 관심을 갖고 친해지려고 온갖 아양을 떨었지만 소년의 전학 오기 전 소문이 퍼지자 모두들 소년을 두려워하며 가까이 하지 않았다. 소년은 일부러 날라리들과 어울리며 여자의 관심을 받기 위해 사고를 치며 다녔다. 담배와 술은 기본이고 자신을 욕보는 애들을 집요하게 찾아내 여자남자 가리지 않고 무자비하게 폭력을 했다. 그래도 돈이 많아 뒤처리를 잘 해준 덕분에 선생님들도 되도록 소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아무리 사고를 치고 다녀도 여자는 소년에게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도 않았고 오히려 화를 내지도 않았다. 집에서도 그냥 소년을 지나치기만 할 뿐 화를 내지도 먼저 말을 걸지도 않았다.
평소와 같이 옥상에 올라가 담배에 불을 붙이던 소년의 등을 누군가 톡톡 건들었다. 귀엽고 동글동글해 보이는 남자애였다. 겉으론 밝은 모습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속이 슬프게 느껴졌다. 소년은 불을 붙인 담배를 한 모금 마시며 남자애를 귀찮듯이 쳐다보았고 남자애는 그런 소년이 재미있는 듯 눈을 휘어접으며 웃다가 갑자기 표정을 굳혔다. 소년은 갑자기 정색을 하는 남자애를 보며 당황스러워하다가 뭔가를 깨달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남자애에게 말했다.
“이게 진짜 네 모습인가보네?”
“역시 눈치가 빠르네~ 흐흫 너 아빠 없다며?”
다시 특유의 눈웃음을 지은 남자애는 소년에게 다 안다는 듯이 물어보았고 소년은 얼굴을 무섭게 굳히며 주먹을 꽉 쥐었다.
“어...어? 아니 때리지는 말고~ 너 화나게 하려고 말한 건 아니고~ 사실 나도 아빠 없거든! 그냥 비슷한 처지끼리 친구나 하자고~”
귀여운 외모의 남자애의 이름은 바로 지민이었다. 지민과의 첫 만남은 그렇게 자연스럽고 특별했다. 지민은 처음으로 소년의 친구가 되었고 그 이후에 둘은 서로 뗄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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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민과 같이 생활을 하면서 까칠하던 소년도 어느 정도 행복한 미소를 짓기 시작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더 큰 비극이 시작되고 있었다.
소년은 밤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향했다. 외로운 소년에게는 너무나 크고 공허한 집이었다. 소년은 방으로 향했고 옷을 갈아입고 여자의 방으로 갔다. 항상 앞에서 망설이고 열지 못하는 문이었지만 오늘따라 열어야할 것 같은 강한 느낌에 문을 열었다.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허공을 양옆으로 가로지르는 여자의 두 발이었다. 소년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밧줄에 의지한 채 흔들리는 여자를 보다가 실성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웃기를 반복하다가 흔들리는 여자를 껴안았다. 그것이 소년이 생애 처음으로 느껴보는 엄마의 품이었다.
“이렇게... 이렇게 엄마 품이 차가운 거였어...? 이렇게... 이렇게 갈 거면...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만... 딱 한마디만...! 해주지 그랬어... 왜... 왜 그렇게 모질게 굴었어...”
소년은 다시 아이로 돌아가 투정을 부리듯이 엉엉 울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원망의 투정과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차가운 여자의 몸을 연신 끌어안았다.
소년은 그렇게 여자에게 버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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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을 치르고 소년은, 아니 소년에서 벗어난 태형은 여자의 아빠, 즉 할아버지에게 불려갔다. 어마어마한 재력가인 태형의 할아버지는 소년에게 본가로 들어와서 경영을 배우라고 했지만 태형은 그 제안을 거절하고 혼자 살기로 결정했다. 몇 번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태형의 유일한 친구인 지민이 곁에 있어줬기에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태형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점점 쓰레기 같은 삶을 살기 시작했다. 학교도 거의 나가지 않고 애꿎은 애들을 패며 자신을 망쳐갔다.
태형이 정확히 16살이 되던 해에 한 소녀가 나타났다.
“안녕? 너 잘생겼다. 소문으로만 들었는데 진짜 무섭게 생겼네.”
그녀는 신기하다는 듯이 소년에게 말을 걸었고 태형은 자신을 무서워하지도 피하지도 않는 소녀를 의외라는 듯이 쳐다보았다. 하얀 피부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허벅지가 훤히 보이는 짧은 교복치마를 입은 그녀는 언뜻 보기엔 소위 말하는 날라리같이 보였다.
“꺼져.”
태형이 말을 하자 그녀는 태형을 향해 싱긋 웃었고 개의치 않아하며 계속 말을 했다.
“어이구~ 완전 까칠하네. 고양이 같다! 내 이름은 정다희! 외워둬!! 오늘부터 우리는 친구야!”
그녀는 이 말과 함께 태형의 머리를 귀엽다는 듯이 쓰다듬었고 태형은 자리에서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감정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태형은 바로 지민에게 달려가 그녀를 만났던 이야기를 꺼냈고 지민은 그 얘기를 듣자마자 표정을 굳히며 진지한 말투로 태형에게 말했다.
“난 걔 맘에 안 들어. 여자 함부로 믿지 마 받아주지도 말고.”
지민의 사정을 잘 알고 있는 태형은 마지못해 알겠다는 대답을 했지만 계속 그녀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우리 태태~ 누나랑 오늘 데이트하자!”
“됐어. 친한 척 하지마 너 때문에 지민이가 불편해하잖아.”
“너 왜 맨날 걔랑만 붙어 다녀? 설마... 너 게이야?”
“게이는 무슨, 지민이랑은 친구거든? 하나뿐인 내 친구.”
“그럼 나도 내 친구 소개해줄래! 용빈이라고 내 소꿉친구야!”
다희는 막무가내로 태형을 자신의 친구인 용빈에게로 끌고 가 소개를 시켜줬고 그날 이후로 셋은 급격히 친해지기 시작했다. 태형은 특히 다희와 함께 다니면서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다. 태형은 무언가에 중독된 듯 점점 다희를 찾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지민과는 점점 멀어졌다. 어느 날 지민이 태형에게 찾아왔고 태형은 왠지 모를 찔림에 떳떳이 지민을 쳐다보지 못했다.
“김태형, 내가 걔랑 친해지지 말랬지. 내가 걔 별로라고 했잖아. 그리고 넌 내가 여자 싫어하는 거 누구보다 잘 알면서..!”
“미안... 근데 걔 생각보다 좋은 애야! 어... 걔 친구 중에 용빈이라는 남자애도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고... 너한테도 소개시켜주고 싶은데 너가 다희를 싫어하니깐...”
“후... 됐고 걔네 정리하고 와. 그 전까지 나 볼 생각 하지마.”
지민은 그 말을 태형에게 남기고 태형의 곁을 떠났다. 태형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인 지민이기에 태형은 어쩔 수 없이 다희에게 이제 같이 다니지 말자라는 말을 전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희가 태형의 집에 가고 싶다며 졸라댔고 태형은 어차피 오늘이 마지막이니 할말을 전하기 위해 다희를 집으로 초대했다. 다희는 혼자살기에 크고 깨끗한 집에 놀라서 계속해서 감탄사를 연발했고 태형은 왠지 그런 다희가 귀엽게 느껴졌다.
“우와~ 너네집 진짜 부자인가보다!! 여기에 혼자 산다고? 부럽다... 너희 부모님은 어디 계
ㅅ... 아, 맞다... 어머니만 계시지..? 미안...“
태형에 관한 소문을 알고 있던 다희는 아직 태형의 엄마가 돌아가신지 몰랐고, 태형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엄마도 돌아가셨어. 나한테 끝까지 사랑한다는 말도 안하고...”
태형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흐르자 다희는 그대로 태형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었다. 놀란 태형은 아무것도 못하고 그대로 멈춰있었고 다희는 조금 있다가 입술을 떼었다. 다희가 다시 품안에 태형을 안고 태형을 달래자 태형은 아무 말 없이 다희의 품속에서 한참이나 소년으로 돌아가 아이처럼 울었다.
“괜찮아... 괜찮아...”
한참동안 다희는 태형을 달래줬고 태형은 그때 지민이만 알고 있던 자신의 이야기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말했다. 다희는 그런 태형의 말을 조용히 들어줬고 태형과 눈이 마주치자 이번엔 아까처럼 짧은 입맞춤이 아닌 길면서 질척한 키스를 했다. 능숙한 그녀의 손길에 태형은 그대로 받아드렸고 그녀는 태형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였다. 다희는 태형의 교복 단추를 하나 둘씩 풀어해쳤다.
“ㄷ,다희야 잠시만...! 이건 아니야...”
“태형아... 원래 사랑하면 이렇게 하는 거야 내가 널 사랑해서 그래... 이제 내가 그동안 못받은 사랑 다 나눠줄게”
태형은 그렇게 그녀에게 잘못된 사랑을 배웠다. 태형은 그녀의 말대로 육체적 교감을 사랑이라고 믿으며 그녀의 손길에 익숙해졌다. 태형과 다희는 공식적으로 연인의 사이로 발전했고 그렇게 지민과의 사이는 멀어졌다. 태형이 다희와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점점 태형은 미소를 되찾았다. 태형은 지민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있었지만 다희에게 그동안의 갈구했던 애정을 채울 수 있다고 믿었기에 그녀를 포기할 순 없었다. 그렇게 중학교 3학년을 거의 마칠 때까지 태형은 그녀를 계속 갈구했다.
“다희야 안아줘”
“그래”
“다희야 나 사랑하지?”
“그럼 우리 태태 내가 제일 사랑하지”
“그럼 나 오늘도 사랑해줄 거지?”
“....그래”
태형은 다희에게 계속해서 집착을 했다. 용빈이를 제외한 남자가 다희를 쳐다보기만 해도 태형은 따로 불러서 때리기까지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희는 점점 태형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변한 태도에 불안해진 태형은 더욱 더 집요하게 그녀를 탐냈다.
“정다희... 너 왜 내 연락 안 받았어? 어제 연락 씹어놓고 왜 다른 남자랑 돌아다녔어?”
“태형아... 너 설마 그 오빠까지 건드린거야? 내가 그냥 친한 오빠라고 했잖아... 빨리 안 건들었다고 해줘...”
“나만 봐야 되는 너의 예쁜 미소를 그 새끼도 봤잖아. 나만 잡을 수 있는 네 손을 그 새끼가 잡았잖아. 그래서 내가 그 손 영원히 못쓰게 했지. 나 용서할거지? 나 사랑하잖아 그치?”
“김태형...! 이제 그만해! 더 이상 봐주는 것도 한계야... 그만하자.”
“아니야 넌 날 사랑해 넌 나 안버린다고 했잖아 우리 엄마처럼 나 혼자두지 않을 거라고, 사랑해... 사랑해 다희야... 나 버리지마... 안아줘... 사랑한다고 말해줘 빨리 나를 사랑해줘..!”
태형은 다희를 세게 끌어안고 억지로 다희의 웃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다희는 체념을 한 듯 그저 거친 태형의 손길을 받아낼 뿐이었다. 그렇게 그들의 잘못된 사랑이 시작된 지 1년이 거의 다 되었을 때 태형의 생일이 다가왔다. 예전부터 태어나줘서 고맙다는 말을 연신 해댔던 그녀이기에 태형은 이번 생일에 그녀와 함께할 생각에 항상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녀는 생일 전날에 태형에게 몸이 아파서 만나지 못한다는 말을 전하고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작은 선물을 줬다. 한편으론 아쉬운 마음이 큰 태형이었지만 그녀가 아프다는 말에 체념을 하며 그녀가 건넨 선물을 풀었다. 작고 예쁜 은색 피어싱이었다. 태형은 아이같이 예쁜 미소를 지으며 바로 피어싱을 착용했다. 태형처럼 차가워 보이지만 기품있고 예뻐서 태형과 아주 잘 어울렸다. 그녀는 태형의 모습을 보고 눈을 휘어접으며 웃었다. 그녀의 귀에도 태형과 같은 피어싱이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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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의 생일날, 태형은 그녀 몰래 아침부터 그녀의 집으로 향하기로 마음먹었다. 한손에는 직접 정성스럽게 만든 죽과 한손에는 그녀에게 선물할 예쁜 목걸이를 들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녀에게 향했다. 그녀의 부모님은 주말마다 오시는 것을 알기에 태형은 익숙하게 그녀의 집 비밀번호를 누르고 그녀의 집으로 들어갔다. 신발장에서 신발을 벗으려고 허리를 숙이자 어딘가 익숙한 운동화가보였다.
“남자운동화...”
태형의 눈이 갑자기 요동치기 시작했다. 태형은 ‘아니야...’라는 말을 연신 중얼거리며 조용히 그녀의 방문으로 갔다. 그녀의 방문에 거의 다다르자 들리는 익숙한 그녀의 거친 숨소리에 태형은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태형은 떨리는 손으로 방문고리를 잡았다. 하지만 돌리지 못하고 조용히 안에서 들리는 소리를 듣고만 있을 뿐이었다.
‘사랑해...!’
그녀가 다른 남자에게 사랑을 속삭이는 소리를 듣자마자 태형은 참을 수 없는 듯 방문을 거칠게 열었다. 방 안에는 한 침대에서 헐거벗은 채 함께 사랑을 속삭이고 있는 다희와 용빈이 보였다. 다희는 태형을 보자 당황한 듯 침대에서 뛰쳐나왔다.
“태형아..!! 오해야! 잠깐만!!”
“오해...? 하... 오해? 나만 사랑한다며!! 넌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렇게 사랑을 나눠준 거야...? 너도 다 똑같아... 너도 날 버린거야!!!”
태형은 울면서 들고 있던 죽과 목걸이를 그녀를 향해 던졌고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죽과 목걸이를 보며 울음이 터져버렸다.
“태형아... 이러지마 무서워... 응? 나 사랑하잖아. 이건... 이건 그래! 용빈이도 사랑을 필요로 해서 내가 잠깐 사랑을 나눠준 거야!”
“둘 다 꺼져버려... 아니다 그냥 내가 사라지면 되지.”
태형은 그말을 남기고 집을 나섰고 다희는 태형이 나가자마자 옷을 챙겨 입고 태형을 잡으러 나갔다. 급해서 신발도 신지 못한 다희는 발이 상처투성인 채로 태형을 쫒아갔고 태형은 그녀를 뿌리치고 계속해서 하염없이 울기만 했다.
“김태형... 나 믿어주면 안돼...?”
“아니 넌 날 버렸어. 나한테 사랑을 속삭이는 것도 다 거짓이었던 거야.”
태형은 다희에 볼에 흐르는 눈물을 다정하게 닦으며 말했다. 태형의 시선이 그녀의 발로 향했고 그녀의 피투성이인 맨발을 보자 자신의 신발을 벗어 그녀의 발에 신겨줬다.
“김태형...”
태형은 다희의 말을 무시한 채 양말만 신은 채로 계속해서 걸었다. 발이 까지고 피가 났지만 태형의 상처받은 마음보다 아프진 않았다. 태형은 그렇게 두 번째로 버려지고 지우지 못할 흉이 남았다.
태형은 두 번째로 버림받은 그날, 자신도 세상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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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 오랜만이져!!! 죄송해여..... 제가 너무 바빠서 (쭈글)
오늘은 참 진지하고 글씨가 많죠...ㅎ 태형의 과거는 다음편에서 끝날 것 같네요!
기다려주신 모든 분들께 죄송하고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태태 번외 上 편 불맠버전 글이 있는데 제가 불맠글을 메일링 지금도 메일링 해도 되는 지 안되는 지 잘 몰라서...
알아보고 암호닉 분들께 메일링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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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닉 (사랑하는 이삐들♥) 오래전부터 사랑해왔던 이삐들 ♥ 병아리 , 정전국, 0103, 연꽃, 태태한 침침이, 이센, 호비, 잼잼, 리프, 윤기야밥먹자, 콩, 곰돌이, 파란, 메로나, 아이닌, 뀰,줍줍, 숩숩이, 뿡뿡99, 바움쿠헨, 1012, 봉봉아달려라, 또또, 핑몬핑몬핑몬업, 솔트말고슈가, 흥탄♥, 뱁새☆,미니미니, 눈부신, 서랍장, 크슷, 밍, 뽀로로이다, 봉봉, 달빵독쨔, 천랑, 민슈가, 참기름,와장창, 햄찌, 모히또, 꾸꾸까까, 자기, 파랑토끼, 쀼, 남준이보조개에빠지고싶다, 데미소다, 깨구락지, 오전정국, 밤식빵, 뿌꾸, 빠숑, 들랑,지로, 빡찌, 둥둥이, 찌몬, 체리, 골드빈, 공배기, 짐니, 징징이, 삐요, 국쓰, 밍꾸이,0218, 오란씨, 0625, 만듀만듀, 자몽, 윤기야, 나의 그대, 슙블리, 시걸, 수박마루, 슙큥, 정국이젤리밥, ㄴㅎㅇㄱ융기, 꾸기파팡♥, 박력꾹, 진진♥, 오빠미낭낭, 윤기는슙슙, 나나, 꾹사이다, 칠꽃, 또비또비, 요괴, 액희, 비븨뷔, 호시기호식이해, 후니, 융기는민슈가, 숭아숭아, 0328, ♥마츄♥, 히동, 앙기모티, 누가보면, 미역, 우울, 베이비, 1004, 밍뿌, 꾸꾸꾹, 꿀돼★, 청보리청, 빼꼬미, 지미니,야호. 빙구, ㅅr랑둥이, 콩콩꾸, 빙구, 또르르, 열원소, 밍도, 풀림, 봥탄소년단, 태태마망, 다곰, 망개한지민, 그늘, 빅베이비, 이구역의 이쁜이 내가 사랑에 빠진이삐들 ♥ 쁑야쁑야, 뀼, 나비, 규수, 8ㅅ8, 암호닉세명일때부터봤는데미리신청할걸, 밍꾸이, 민슈프림, 싸라해, 두부두부, 미니꾸기, ㅇㅅㅇ>ㅁ<, 작가님사랑해요, #오하요곰방와#, 원형, 태쁘❤, 음표★, 숲, 오리불고기, 윤기야, 코코몽, 호비의 물구나무, 배고파요, 니나노, 란덕손♥, 고미, 에뤽, 미스터, 심슨, 짐니학교가야지, 쿠야쿠야♥, 뚜뚜, 호어니, 비눗방울, 츄어블비타민, 의대생, 설날, 사랑현, 슙모찌, 귤귤, 색시, 머리에윤기가살아, 밤이죠아, 030915, 너만볼래, 보라돌이뚜비나나뽀, 아카쨩, 브라운, 복동, 뷔밀병기, 밍밍슈가, 두근두근, 뽀야뽀야, 코카콜라, 동물농장, 뿌꾸뿌꾸, 목소리, 74, 심쿵요정, 밀짚모자, 고무고무열매, 퀚, 내사랑꾸기❤, 워더, 탱탱, 빠네빠네, 상큼쓰, 녹차더쿠, 설탕, 불소년, 팔포, 와조스키, 현질할꺼에요, 팝콘, 모니호비, 빵빠레, 굥기굥디, 침침수족관, 마름달, 일요일, 누네띠네, BBD, 수크흐, 1600, 됴아, 만두짱, 데미소다, EN, 라스트, 1024, 너를위해, 매직레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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