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전정국] 야누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25/3/308d5594d135b7c596791042da9d5312.gif)
야누스
w. 채셔
대답 없는 민윤기를 멍하니 바라보다, 그 미운 입술 위에 내 입술을 묻었다. 왜 꼭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행동하면서, 나를 사랑하지 않을까. 그저 나를 내려다보는 진득한 시선이 얄미워서 얇은 입술을 아프지 않게 깨물었다. 움찔하는 것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민윤기의 손이 뒷머리에 닿는 기분 좋은 감촉이 이어졌다. 거기에서 멀어져야 했다. 나는 입술을 떼내어 깊어지려는 키스를 간신히 멈췄다. 홀린 듯이 다시 키스하려는 민윤기를 두고 뒤로 물러났다.
"선생님, 그거 알아요?"
"……."
"선생님도 나만큼 나빠요."
"…뭐?"
"나만 나쁜 년 만들지 마요."
"나만 나쁜 년 만들지 마요."
"………."
"치사하게."
"치사하게."
멍해진 민윤기를 두고 상담실을 나왔다. 그저 애가 타서였다. 애가 타서 미칠 것 같아서였다. 내 거지 같은 수작이었지만, 거기에 넘어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또 이 정도면 넘어오겠지, 이 만큼이면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젠장할 민윤기는 한 번도 선을 넘어오지 않았다. 가까워졌다고 생각하면 멀리 떨어져 있었고,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또 남인 것인 양 굴었다. 더 좆같은 것은, 그렇다고 민윤기를 버릴 깜냥이 내게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쁘다는 거다. 민윤기는 나쁘다. 그것도 확실히, 나쁘다. 나에게 홀린 사람인 것 같이 굴더니 전혀 홀리지 않았다는 것. 끝내 놓치지 못하게 만들어서, 내가 이카루스가 된 채로 덤벼들게 하는 것. 이건 나쁜 짓이 분명하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가슴께를 주먹으로 툭툭 쳤지만 사실 모두 허사였다. 거절당한다는 것. 그런 기분이 들었다. 솔직히 너무 기가 차서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아직도 갈구하는 것만 같은 이 남자의 눈빛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아직 고등학생의 나이로는 감당하기 힘든 무언가가 있었다. 이 남자의 사랑을 이해하기에는 내가 너무 어린 걸까. 이 남자에게 모든 애정을 쏟아 부었는데, 이 남자는 내 애정을 모두 불태워버린다. 그래서 내 애정은 너무나도 쉽게 비워진다. 0의 마음을 이겨내지 못하고, 나는 상담실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얼마 가지 못해 주저앉았다. 이따위 일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울음이 터져나왔다.
나에게는… 애정이 필요했다. 누군가 나를 사랑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그 상대는, 민윤기만은 되지 말아야 했다. 그래서 전정국이 지금 나에게 너무나도 필요했다. 이기적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었다. 이기적이라는 형용사는 내가 살아가는 방식이었고, 이렇게라도 살아가야 했으니까.
![[방탄소년단/민윤기/전정국] 야누스 03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1/01/18/6db74c6050207a3039c09aac75e06f80.gif)
야누스
w. 채셔
곧장 교실로 가서 전정국을 찾았다. 얼마 보지 못한, 사실은 그 존재에 친숙해지지도 않은 전정국의 얼굴에 나는 온몸이 흘러내릴 것 같은 안도감을 느꼈다. 이제껏 어딘가에 쫓겨 참고만 있던 숨을 한꺼번에 내뱉었다. 괜찮냐고 물어오는 애들에게 대충 응, 하고 대답해준 뒤에 자리에 앉았다. 역시나 나를 보고 있지 않는 전정국을 나는 한참동안이나 바라보았다. 정국아, 나를 봐줘. 이렇게 무너지고 있는 나를 네가 일으켜줘. 왠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팔을 두고 그 위에 고개를 묻었다.
"나 아파, 정국아."
"……."
"정말…… 아파."
"정말…… 아파."
전정국이 살짝 고개를 돌려 나를 보는 것이 느껴졌다. 이내 대꾸하지 않고 곧 고개를 돌려버렸지만. 비약적이겠지만 왠지 전정국마저 나에게 고개를 돌리면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고, 그래서 눈물이 났다. 나는 가식에 둘러싸여 있고, 민윤기는 애정을 주는 족족 찢어버리니까. 그래서 다시 한 번 정말 아프다고 말했는데, 끝에는 결국 울음기가 섞여 살짝 떨렸다. 애초부터 나와는 상관 없는 사람인 것처럼 굴고 있는 전정국에게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보였다. 어릴 때부터 가져왔던 애정 결핍은 사실상 내게 불치병 같은 존재였다. 적어도 민윤기를 사랑하고 있는 나에게는.
눈이 스르르 감겼다. 자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기운이 없어서 저절로 감겼을 뿐이다. 그리고 의식이 희미해진다고 느낄 때쯤… 몸이 붕 뜨는 것을 느꼈다. 기적 같은 감정이, 솟아났다. 눈을 떴을 때 나는 누군가의 등에 업혀 있었고, 금세 그것이 정국의 등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엇다. 정국의 향이 내 몸에 짙게, 아주 짙게 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누 냄새 같은… 아주 순진한 향. 전정국의 어깨에 코를 묻었다. 정국의 냄새가 가득 들어찼고, 나는 눈을 감았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다.
"아프면 양호 선생님한테 가."
"……."
"나한테 말한다고 해결되는 거야?"
"……고마워."
"………."
"내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이…."
"……."
"너 밖에 없어서 그랬어."
힘겹게 말을 내뱉었다. 사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겨우 내뱉은 말이었다. 그저 아무렇게나 뱉은 말이었고, 그 말을 전하고 나서는 후회했다. 전정국의 인식에는 내가 인기가 많은 학생이라고 생각할 텐데. 배려깊은 학생이라 친구도 많다고 생각할 텐데, 방금의 말은 그 모든 존재들을 부정하는 말이니까. 전정국의 대답을 기대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없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나는 기적을 느꼈다. 내 말로 정국의 무언가를 자극시켰다. 허벅지 바로 옆에 아무렇게나 뒀던 손을 정국은 힘껏 꽉 쥐었고, 그 행동은 단연코 정국의 생각이 들어찬 행동이었을 테니까. 나는 미세하게 웃었다.
정국아, 네가 날 사랑하게 된다면… 넌 나를 놓지 말아줘.
내가 민윤기를 놓지 못하는 것처럼.
덧붙임
안녕하세요, 채셔예요.
어제 오늘 열심히 글 쓰고 이써요. 사실 과제하다 넘나 지쳐서... 흡.
다들 여주 감정선은 이해하고 계실는지 걱정이에오 8ㅅ8 제 필력.. 죄송해오.
나중에 또 글 들고 올 거예요. 제 계획임니다...
오늘도 만나서 반가워요!
정말 감사드리고, 또 사랑해요♥ 이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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