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그만 받기를 설정한 글입니다
회상(reminiscence)
남사친의 모든 것 외전 I
-윤기 선배
내 가족 관계를 설명하자면, 부모님은 두분 모두 의사시다. 이 말을 하면 모두 믿을 수 없는 눈으로 나를 보기 때문에, 언급하는걸 좋아하지 않는다. 오빠도 하나 있는데 미국에서 메디컬 스쿨을 다니고있다. 이렇듯 가족 중 가장 평범한건 나. 나는 어릴 때부터 오빠와 같은 교육을 받아왔다. 하지만 평범한 내가, 천재 소리를 듣고 자란 오빠가 받았던 교육을 흡수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부모님은 내게 평범한 교육 과정을 밟도록 했다.
그렇다고 내가 부모님의 눈 밖에 난다거나 그런 일은 없었다. 아이의 능력이 기대보다 떨어진다고 사랑을 덜 주시는 그런 분들이 아니었다. 다만 오빠의 능력을 최대한 지원해주고자 그리고 본인들의 지적 탐구와 봉사 활동을 위해 해외로 이민을 가는 것에 나는 제외된 것 뿐. 부모님은 내심 나를 데려가고 싶어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학업을 위해서 내가 남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셨고, 나 역시 한국에 있겠다고 말했다. 비범한 부모는 자식을 믿는다. 그렇게 나는 중3 여름 방학부터 혼자 남게 되었다
학업도 외모도 평범 혹은 평범 조금 넘는 사람. 나는 나를 그렇게 정의했다. 아무리 부모님이 오빠가 나를 공평하고 다정하게 대우해준다 해도 스스로 보고 듣고 느끼는게 있다. 자연스레 나는 왜 가족들처럼 비범하지 못할까, 라는 생각이 쌓이면서 스스로를 옥죄었다. 가족처럼 되지는 못하더라도 무엇이든 조금 더 잘하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작은 것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시간이 갈수록 어딜가든 꽤 주목 받는 사람이 되었다. 좀 예쁜데 공부도 좀 하는 애. 하지만 늘 불안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해서 내 머리는 항상 계산하고 신경쓰고 완벽해야만 마음이 놓였기 때문이었다.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고등학교 입학 후 내 옆자리에 앉았던 조수연이 너 친구 없으면 같이 방송부에 들어가자, 했었다. 별 생각 없이 알겠다고 답했다. 그렇게 들어간 방송부에서 1학년들은 돌아가면서 방송실을 정리했다. 그 날은 내게 돌아왔던 첫 정리 시간이었다. 어디서부터 뭘 정리해야 할 지 몰라서 머뭇거리다가 방송실 한켠의 책장에 꽂힌 파일들을 죄다 빼내서 가나다 순으로 정리해서 박스에 담았다. 이제 다시 꽂아볼까? 따뜻한 봄 날씨에 땀이 삐질 흘렀다.
" 그렇게 살면 안 피곤해? "
" ? "
" 대충대충 살아. "
혼자인줄 알았는데 방송실에 누군가 있었다는 놀라움도 잠시, 갑자기 내가 들고있던 박스를 빼앗아가는 하얀 손에 옆을 돌아봤다. 민윤기 선배. 이름은 알고 있었다. 같은 방송부라 몇 번 봤었고, 여자애들 입에서 가끔 오르내리는 선배니까. 멀리서 볼 때도 하얬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더 하얀 얼굴이었다. 눈매가 찢어져 있지만 약간 올라간 입꼬리 때문인지 그다지 사나워 보이지 않는 인상이었다.
우르르- 나는 그 선배가 박스를 뒤집어 엎는 소리로인해 얼굴 탐색하던 것을 관뒀다. 지금 뭐하는 거...? 땀 흘려가며 일일이 정리해놓은 파일이 다 쏟아져 난장판이 된 방송실 바닥을 보며 충격을 받은 내가 어버버거리는데 민윤기가 주르륵 늘어선 모니터 앞 의자에 털썩 앉았다. 나는 쪼그리고 앉아 멍하게 바닥만 봤다. 갑자기 일어난 일에 어이가 없어서 화도 안났다.
" 바닥 대충 쓸고 끝내면 되지. 너 같은 애는 처음 본다. "
" ...남이 애써 정리한걸 멋대로 뒤엎는 사람도 처음 봤어요. "
" 도와준건데? "
" 고오맙습니다- "
민윤기가 키득거렸다. 머리며 복장이며 뭐 하나 규칙을 지킨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아주 불량한 것도 아니고. 뻔뻔하게 도와줬다는 그 말에 기가찼다. 민윤기는 눈을 감고 의자 헤드에 머리를 기대며 그냥 냅둬, 나 믿어- 하는데 우습게도 믿고싶게 만드는 목소리였다. 자신만만하다고 해야할까. 어차피 다시 정리할 시간도 없어서 멍때리고 있는데 방송실에 들이닥친 부장 선배를 봤을 때 잠시 후회했다. 그런데 부장 선배가 안그래도 파일들 다 갖다버리려 했다며 남자애들 시켜 폐기하라는 말을 하는거다. 나는 윤기선배를 돌아봤다. 내 말 맞지? 엄지를 척, 들어보이는 민윤기였다. 특이한 사람이었다.
" 선배는 방송에 관심 있어요? "
" 넌 관심 있어서 방송부 들어왔냐? "
" 별로. "
" 나도 별로. 나는- "
민윤기가 창가에 앉아 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담배를 꺼내 들었다. 나는 이거. 이거 피기 편해서. 한 개비를 입에 물면서 엄청 순수하게 웃었다. 나는 후다닥 고개를 내밀고 창문 밖에 누가 없는지 한 번 확인하고 방송실 문 밖을 살피며 꼬옥 닫았다. 점심시간이라 방송실 쪽으로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선배는 내가 하는 양을 웃으면서 보고 있었다. 미쳤어요? 걸리면 어떡해요!
" 지금 안 필꺼야. 혼자 있을 때만. "
" 혼자 있다 걸리면? "
" 난 안 걸려. "
단호하게 말하는 민윤기를 바라봤다. 이 사람은 뭐가 저렇게 당당하고 자신만만 할까. 심지어 창문 밖으로 손가락에 담배를 걸고서 팔을 쭉 내밀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민윤기도 나를 보면서 웃었다. 민윤기가 방송실 청소를 도와준(?) 뒤로 우리는 서로가 음악 송출 담당일 때마다 방송실에 단 둘이 있었다. 그렇게 가까운 사이도 아닌데 어느새 일상이 된 것이다.
민윤기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알게 되었다. 선배는 세상만사 귀찮고 무심한듯 보였지만 실은 걱정이 없는 거다. 어떤 일이든 항상 자신이 원하는대로 풀리니까. 하지만 욕심이나 계산 없이 마음 가는대로 하는 사람. 그래서 어른 남자처럼 여유롭고 자유로운 사람. 한편으론 어린 아이같이 궁금한 건 절대 못 참는 사람. 나에게 윤기 선배는 그런 사람이었다.
모두가 민윤기를 좋아했다. 선생님들도 복장과 머리 지적을 하면서도 민윤기를 예뻐했고 후배든 선배든 그 사람을 챙겨주고 잘따랐다. 그렇게 제멋대로 하고 싶은대로 살면서도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또 존재할까 싶었다. 나는 민윤기를 동경했다. 내가 가지지 못한 모든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 여주야 사귈래? "
그래서 믿을 수가 없었다. 선배가 그 말을 했을 때는. 민윤기는 내게 궁금하다고 했다. 내가 특이하고 궁금하다고. 나는 열이 오른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민윤기가 내 손을 잡아왔었다.
그 때까지의 인생에서 가장 들떴던 날이 그 날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그 날 곧장 집으로 가서 박지민을 붙잡고 어떡하냐며 소리를 질러댔다. 우리집 티비로 게임을 하던 박지민이 모쏠 탈출 축하 한다며 깐죽대도 기분이 좋았다. 그 시기즈음 박지민은 내게 밝아진 것 같다고 말했었다. 나는 아마 민윤기 때문일꺼라고 답했다. 그 애는 다행이라고 했다.
그렇게 민윤기와 함께하며 나는 점점 변해갔다. 사사건건 스스로에게 냉정하던 내가 귀찮은 일이 생기면 미룰줄 알게됐고,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에 대한 고민도 사라졌다. 민윤기가 나를 소중하게 대했기 때문에 나도 나를 아껴주었다. 동경하는 민윤기가 이끄는대로 따라가다 보면 나도 그 사람처럼 빛나고 있을꺼라 믿었다.
민윤기는 가끔 우리의 미래에 대해 말했다. 자긴 졸업하면 탈색부터 할꺼라고 내겐 무엇을 할껀지 물었다. 그냥 선배 따라서 탈색하겠다고 답했더니 민윤기는 싫다고 내 검은 머리가 좋으니 그러지마라고 했다. 소소한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 그 사람이 말했기에 나는 우리에겐 분명 그 시간들이 올 것이라 믿었다.
[ 어디야 나여주 ]
[ 나 아직 교실 ]
[ 요귀여운것 ]
[ 뭐가?? ]
[ 방송실로 ]
2학년이 된 지 몇 일 지나지 않은 민윤기의 생일 날이었다. 들켰나? 윤기 선배의 톡을 보며 잠시 눈동자를 굴렸다. 들킬 리가 없는데. 박지민이 대충 세팅 해놨다고, 이별의 상처가 아물지않은 솔로에게 이런걸 시키다니 죽여버리겠다, 는 마지막 톡을 혹시나해서 다시 확인했다. 깜짝 파티를 해줄 생각으로 파티룸을 빌렸었다. 민윤기에겐 밥이나 대충 먹자 말해놨기에 박지민에게 우리가 가기 전에 세팅을 부탁해놨는데, 지민이가 말하지 않은 이상은 들킬리가 없다. 설마 이 놈이 얼마 전에 여친이랑 깨지고 배아파서 말한건가?! 나는 박지민 멱살을 잡는 상상을 하면서 종종걸음으로 방송실로 들어갔다.
" 엥. 이게 다 뭐지? "
" 뭐긴 뭐야 시치미는. "
" 진짜 아닌데 내가- "
민윤기가 싱글벙글 웃으며 방송실 문 앞에 서있었다. 내가 들어가자 마자 쾅, 문을 닫고는 나를 껴안았다. 방송실은 풍선이며 가렌드로 꾸며져 있었다. HAPPY YOONGI-DAY♡면... 윤기 민윤기 맞는데? 내가 한게 아니란걸 어떻게 증명해야할까 고민했다. 선배는 내가 꾸몄다고 착각하는 것 같았다. 정말 아니라고하면 섭섭해하겠지. 그러면 깜짝 파티 효과가 더 좋을꺼야. 내가 음흉한 미소를 짓는데, 민윤기가 내 두 볼을 쭈욱 잡아당겼다. 으어 머하으어아! 아 귀여워. 민윤기는 정말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내 볼을 양손 가득 담았다. 우리의 시간은 일년이 흘러도 사랑 받는 것은 늘 간지럽고 설렜다.
" 뭐 하시는 거에요 선배님. "
" 키스하려구요 후배님. "
내가 입술을 꾹 깨물며 민윤기를 올려다 보자, 선배는 나를 방송실 한쪽 벽으로 몰아넣었다. 나는 자연스레 민윤기의 교복셔츠를 꼭 쥐었다. 이거 내가 꾸민거 아니라고 말을 해야하는데 아니라고... 너무 좋아서 정신이 멍해졌다. 잠시 맞대어진 입술이 멀어지나 싶었는데 민윤기는 내게 몇 번을 다시 쪽, 쪽, 쪽 한 후에야 그제서야 완전히 떨어져 나갔다.
민윤기가 또 껴안고 놔주질 않아서 어깨 위에서 눈만 굴리는데 방송실 창가의 커튼 뒤에 무언가 어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워낙 겁이 많아서 움찔했다. 민윤기가 왜그래, 하며 창가로 고개를 돌렸다. 뭔가 있어, 저기! 방송실 귀신인가? 민윤기가 내게 겁을 줬다. 나는 그의 등을 팡팡 치면서 가봐 가봐! 했다. 선배는 귀찮은듯 터덜터덜 커튼 앞으로 갔다. 여기 뭐 내 선물 숨겨 놓은거 아니야? 착각 가득한 말을 하면서.
" 연주? "
연주? 민윤기의 목소리에 나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민윤기가 커튼을 들췄을 때는 작은 여자아이가 웅크리고 있었다. 저 애는 분명 우리 동아리 1학년이었다. 작고 귀여워서 눈이갔던 아이라 기억했다. 근데 왜 울지? 눈물 콧물 범벅이 된 그 애에게 다가가서 왜 그러냐고 물으려했다. 그러려고 했는데, 그 애가 나를 보더니 손에 쥔 것을 떨어뜨렸다. 들여다보니 생일 고깔모자였다. 그리곤 방송실을 뛰쳐나가는 거다. 당황스러워서 민윤기에게 쟤 왜 나를 보고 저러냐며 몸을 돌리는데
내가 본 것은 연주야, 하며 뒤따라 달려나가는 선배의 뒷모습이었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도 방송실 문쪽으로 달려가 민윤기를 선배! 하고 불러 세웠다. 우는 아이를 쫓아가는 민윤기에게 그건 좀 오버라고 알려주려 했다.
" 미안. "
민윤기가 잠시 멈칫거리며 내게 미안, 이라고 말했다. 잘 들리진 않았지만 입 모양으로 알 수 있었다. 민윤기는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대체 뭐가? 나는 민윤기가 사라진 복도 끝을 보며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정말이지 알 수가 없었다. 뭐가 미안하다는 거지?
그쯤 되면 안좋은 상상을 할 만도 한데 나는 그저 민윤기가 어디로 간건지 궁금했다. 왜 이렇게 돌아오지 않는 건지도. 그 자리에서 한시간 두시간 계속 기다렸다. 지민아. 윤기 선배가 안 돌아와. 내 전화를 받은 박지민이 올 때까지. 지민이가 화난 얼굴로 멍청하게 뭐하는 거냐며 가자고 내 팔을 당겼다. 나는 왜 그러냐고, 윤기 선배는 곧 올 것 같다고 말했었다. 나를 빤히 보던 지민이가 그럼 집에 가서 연락을 기다리자고 내 손을 잡고 이끌었다.
절절하지 않아도 영화같지 않아도 그 사람은 내 일상이었다.
무엇을 하든 민윤기를 떠올렸고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그 사람이라면 어떻게 말했을까 늘 생각했다. 그 일상들로 나를 채워나갔다. 어딘가 뒤틀려 있던 나를 온전히 채웠고 내 세상을 채웠다. 그렇게 내 세상은 온통 동경하던 민윤기였다.
왜 그렇게 믿었냐고 언젠가는 무너지지 않았겠냐고 그걸 정말 몰랐냐고 물어도 답할 수가 없다. 그 때의 나는 그랬다. 우리 사이에는 남들에겐 없는 무언가가 있다고 믿었다. 나는 '우리'를 믿었다. 내게 우리란 '무너질 수도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었다.
그치만 우리는 허무하게 무너졌다.
「어린 아이같이 궁금한 건 절대 못 참는 사람.」
그 사람은 여전히 나를 좋아할 것이다. 다만 다른 누군가가 또 궁금해졌을 뿐이다. 나는 그것이 우리가 무너진 이유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이렇게 될 줄 몰랐지만, 그것 역시 내가 동경했던 그 사람의 일부였기에 받아들이려 애썼고 다른 이유는 필요 없었다. 몇 번이고 다가오려던 윤기 선배를 막아선 것은 나였다. 그 사람을 모르는 사람처럼 대했다. 내가 그 사람을 몰랐던 시간처럼.
그 때마다 나에겐 균열이 생겼다.
이제 너는 내 일상도 세상도 아니야. 그렇게 민윤기를 부정하고나니 스스로가 길을 잃었다. 정확히는, 길을 잃었는데 내가 그걸 몰랐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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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겁죠잉 고민 많이 했는데 마냥 가벼운 얘기만 쓰고싶진 않더라구요 :) 2. 외전II는 이후에 풀어냅니다. 당시 지민이와 여주의 이야기에요! 3. ((((방탄우래기들)))) |
| 암호닉..있나? ' 3'♥ |
0103 1234 627 강변호사 고구미 구가구가 귀찌 규수 그뉵쿠키 꾸쮸뿌쮸 꾸꾹까까 꾹꾹이 나의별 남준이보조개퐁당 낫띵라잌방탄 내손종 늉늉 달달한비 달콤윤기 동물농장 동상이몽 두쥬나 드라이기 라온하제 망개떠억 멜랑꼴리 맴매때찌 메로나 모아니면도 모카 몽또몽또 무네큥 물결잉 미스터 미니꾸기 민슈팅 민윤기 민윤기다리털 배고프다 뱁새☆ 보라돌이뚜비나나뽀 복동 분수 불금 뷔밀병기 비림 빠밤 빨강 뿌링클 뿡뿡99 소진 슈기 시레 싸라해 아조트 아웃 얄루얄루 연이 예찬 오월 옴뫄 우린 윤기모찌 이마 일요일 정꾸기냥 정꾸요미 정꾸젤리 정연아 주지스님 지개매 지금당장콜라가먹고싶다 지니 지민부인 지민아좋아해 지민이똥개 짐꾼 찐빵 천하태태평 청보리청 추억 침침 침침럽 캬마 쿠키앤크림 쿡 태태마망 퍼머넌트 피니나ㅎ 하얀레몬 하늘땅채움 헹구리 황토색 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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