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O/카디백도] 순정소설 <6>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3/c/3/3c3be6c9a7257e5c3aa1338fd46301bb.jpg)
순정소설
w. 아우디
"니가 어떻게 형이랑 밥을 먹을 수 있어? 나도 못 먹었는데?"
"밥 사준다는데 거절을 왜 하냐?"
"그 선물 너 아니라고 말했어야지."
"종인이가 나 대신 선배 마니또 하고 싶어했어요. 그래서 선배한테 선물도 갖다 바쳤어요~ 씹호모 미친 놈이라서요. 이러냐?"
세훈이 경수 형과 단둘이 밥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울화통이 터져 죽는 줄 알았다. 한 마디로 죽 쒀서 개 줬다. 세훈의 말이 틀린 건 없었기 때문에 그냥 화를 삭힐 뿐이었지만 부러워서 미칠 지경이었다. 수업이 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책상 위에 엎드려서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는데 오세훈이 내 머리통을 때리면서 정신 사나워, 했다.
"야. 형이 너 좋아하는 거 아니냐?"
"이 새끼가 학생회장 새끼도 모자라서 이젠 나까지.. 뒤진다."
오세훈의 이름으로 이뤄질 선행이 아까워서 더이상 형에게 선물을 조공하지 않았다. 형이 얼마나 서운해할지 생각하니 한편으론 후회가 됐다. 아직도 형에게 주고 싶은 선물이 많았다. 형은 자신이 티를 안 낸다고 생각하지만 형이 신고 다니는 실내화만 봐도 스티치 마니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귀여운 형이 못생긴 스티치를 왜 좋아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형이 좋다면 나도 좋다.
형 없는 하루에 종일 학교는 지루했다. 학교엔 루한 쌤이 트렌스젠더라는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그 소문이 괜히 생겼을 리 없다. 남자답게 생기진 않았지만 진짜 트렌스젠더일 줄은 몰랐다. 세훈의 촉이 좋은 건가 싶었다. 급식 시간엔 세훈을 통해 간접 경험이라도 해보기 위해 형이랑 무슨 얘길 했는지 꼬치꼬치 캐물었다. 세훈은 형에게 호모의 가망성을 찾았다면서 힘을 내라고 했다.
"형이 자기 동성애자래?"
"아니? 남자가 남자 좋아하는 거 그럴 수도 있대."
"뭐야.."
"오, 씨발. 경수한테 문자 왔는데?"
나한테 온 문자가 아니라 너한테 온 문자겠지 우라질 오세훈.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세훈이 귀찮게 왜 지랄이야, 하면서 내게 문자를 보여줬다.
"오세훈 김종인 너네 둘 다 지금 동아리실로 와. 왜 오래? 마니또 들켰나?"
"들키면 그냥 너 호모라고 고백해."
"미쳤냐. 빨리 밥 버리고 가자."
형이 우리 둘한테만 할 얘기가 대체 뭘까. 컨닝하다 걸린 것처럼 심장이 조였다 풀렸다, 가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을 때 동아리실 안엔 아무도 없었다. 그때 형이 뒤에서 우릴 불렀다.
"너네 지금 서있는 곳 바닥 봐."
난 고개를 숙여 바닥을 봤다. 바닥은 코팅된 나무로 돼있었고, 한 부분에 흠집이 나있는 것 같았다. 잘 안 보이길래 쪼그려앉아서 그걸 들여다봤다. 오세훈 혼자 빵 터져서 낄낄대는 반면 나는 충격에 휩싸였다. 거기엔 선명하게 '종인+경수=섹스'라고 쓰여져 있었다. 미술 시간 준비물이었던 조각칼을 갖고 설치던 세훈의 소행이 분명하다. 난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세훈이 내 친구라는 게 간만에 아주 재앙으로 느껴질 뿐이었다.
"너네 나한테 왜 그래? 선배가 우스워?"
"아, 진짜 존나 웃겨."
"세훈이 너 웃지 마. 빨리 이거 설명 안 해?"
"뭘 설명해요? 어떻게 새겼는지 설명해요?"
"그 뜻이 아니잖아."
세훈이 또 무슨 헛소리를 할지 몰라서 난 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형이 날 노려보는데 귀엽다는 생각밖엔 들지 않고 변명거리 역시 생각나지 않았다. 이렇게 귀여운 형의 이름 옆에 상스러운 단어를 붙일 생각을 하다니 세훈은 또라이가 확실하다. 물론 나도 가끔은 형과 하나가 되는 상상을 한 적도 있지만 고귀하디 고귀한 경수 형을 두고 그걸 입 밖으로 내는 건 범죄 행위나 다름 없다. 오늘부터 형은 날 변태 싸이코 새끼로 생각하려나. 아니다, 내가 형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변태를 자처할 순 없다.
"형. 이건 비밀인데요.. 세훈이가 아파요."
"..어디가?"
"어디겠어요. 여기지."
내가 검지손가락으로 머리를 두드리자 형이 충격을 받았는지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끄덕였다. 세훈에게 미안하지만 오세훈 본인이 저지른 일이다.
"언어 습득 장애예요.. 외래어 인지를 못하는 거죠. 세.. 섹스가 뭔지도 몰라요."
"어떡해... 왠지 그런 거 같더라. 근데 왜 하필 너랑 나야?"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속을 알 수 없는 애예요."
"휴. 세훈이가 좀 이상한 건 알았지만 병이 있을 줄이야. 앞으로 잘해줘야겠다. 내가 동아리실 청소하다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이렇게 순수한 형이 불순한 단어 하나 때문에 얼마나 놀랐을지 생각하니 내가 다 마음이 아팠다. 뒤늦게 세훈이 동아리실 문을 열고 나왔을 때, 형은 세훈을 안쓰러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자기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오세훈 따위를 걱정해주는 형은 아무래도 천사가 맞는 것 같다.
"애들아. 선배가 아이스크림 사줄게."
"저만 사주셔도 되는데요 형."
"안 돼. 세훈이 때문에 사주는 거야.."
세훈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비싼 걸 먹을 거라며 신나서 매점으로 달려갔다. 마음 속으로 조용히 세훈에게 사죄했다. 세훈아 미안해.
"형 진짜 천사 같아."
"듣기 싫어 븅신아."
"이거 왜 이렇게 맛있냐? 형이 사줘서 그런가봐."
"중국어는 왜 이렇게 안 와.."
미행을 완벽히 실패하고 형의 마니또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지만 형이 사준 아이스크림 하나에 상처 입은 내 마음은 마데카솔을 바른 듯이 빠르게 회복됐다. 한 입도 아까워서 더러울 정도로 열심히 빨아먹었다. 뒷자리에 앉아있던 태민이 내 의자를 발로 차면서 한 입만 달라고 한 것도 무시했다. 내 지조를 지키기 위한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 그때 답지 않게 살벌한 포스를 풍기는 중국어가 들어왔다.
"책 펴."
항상 선생의 상냥하고 어눌한 말투로 시작되던 수업와 다르게 오늘은 바로 책을 펴라고 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책장을 넘기는 소리만이 들리고, 선생은 주구장창 칠판에 필기만 했다. 필기를 다 마치고 일 분단에 앉은 아이들부터 칠판에 쓴 걸 읽으라고 시켰다. 중국어로 수를 세는 아주 기본적인 거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별 탈 없이 통과했고, 심지어는 수업의 대부분을 잠으로 때우는 나도 완벽하게 읽어냈으며, 세훈의 차례가 왔다.
"이, 얼, 싼,"
"틀렸어. 다시."
"이, 얼,"
"다시해."
"..이, 얼,"
"또 틀렸어."
"씨발. 지금 나랑 장난해요?"
세훈이 들고 있던 책을 세차게 엎는 바람에 괜히 나만 움찔했다. 원래 이 정도로 막 나가는 놈은 아니었는데 화가 많이 난 모양이다. 교실 안의 살벌한 분위기는 세훈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을 때야 웅성거림으로 무마됐다. 선생도 자습하라는 말만 남기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세훈은 학교가 끝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드디어 녀석에게 질풍노도의 시기가 찾아온 거다. 또라이와 질풍노도라, 아주 무시무시한 조합이었다.
그날 이후 세훈이 부쩍 말수가 줄고 시끄러운 곳을 기피했다. 내가 애들과 모여있으면 자기만 빠져서 제자리에 앉아있질 않나, 생돈을 내놓고 이제 와서 오티에 빠지겠다고 하질 않나, 아무튼 이상했다. 세훈과 함께 의리를 지켜내고 싶었지만 한 시라도 경수 형을 더 보는 것이 중요한 난 굳이 마음에도 없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말은 오티였으나 태민이-외에도 여러 아이들-의 강력한 주장으로 술판으로 변질된 오티 아닌 오티는 주말에 예정돼있었다. 우린 주변의 청소년 출입 가능 노래방을 꼼꼼히 물색하고 마트에 가서 팩소주를 구매하는 준비성을 보였다. 푸름과 병진의 노안이 이뤄낸 성과였다.
약속 장소에 가는 길에 난 병진에게 경수 형이 너한테 뭘 해줬냐며 넌지시 물었다. 내가 어제 동아리 시간에 집중해서 들은 바로는 경수 형이 병진의 마니또였다고 했다. 10분의 1 확률로 형의 마니또가 되다니 내 생각에 얘는 될 놈이다.
"나 그거 받았는데. 못생긴 캐릭터 그려져있는 연필 세트. 초딩들이 생일 잔치에 사갈 법한 잡템이라서 버렸어."
"너 진짜 돌았냐? 미쳤어? 그걸 버려?"
"왜 갑자기 그래..."
"하하. 그러게. 내가 지금 너무 신났나보다. 장난이야. 다른 건 안 받았어?"
"여자인 척하면서 쓴 손편지. 그 선배 딴에는 마니또 못 알아채게 하려고 용 쓴 거 같은데 솔직히 졸라 티났어. 안녕 병진아? 내가 누구게? 궁금하지?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 웃음웃음. 너의 마니또가. 이러는데 귀엽더라."
"..귀여워? 죽겠다 아주? 넌 왜 그걸 다 외우고 있냐?"
"별 내용 없으니까 외워지지.. 김종인 너 오늘 좀 이상한 것 같다."
이놈의 욱하는 성질은 날 잡아서 고쳐야 하나. 형이 아무한테나 귀여운 건 용납할 수 없다. 병진에겐 대충 내가 요즘 미는 정색 개그라고 둘러댔다. 오늘 약속이 오티 아닌 형과 나만의 데이트였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헛된 상상을 하면서 나는 또 형을 생각했다. 그루브를 타면서 걷던 태민이 갑자기 뭔가 생각났는지 귀에 꽂힌 이어폰을 뺐다.
"야 내가 재밌는 얘기 해줄까?"
"이제 네 녀석이 하는 얘긴 안 들어도 알겠어. 또 재미없겠군."
"오세훈이 저번에 학교 근처 어디에서 무릎 꿇고 중국어한테 고백했대. 쌤이 트렌스 젠더여도 사랑한다고."
"세훈이가?"
"어."
"설마.."
"진짜라니까 씨발. 근데 그거 말해준 새끼가 입이 졸라 싸거든? 나 말고 다른 새끼들한테도 말할 거 같아서 아구창 때렸어. 왼쪽 오른쪽 다 때렸다."
"이 어리석은 자식아. 그러니까 더 말하고 다닌 거다."
푸름의 말대로 이태민 덕분에 이상한 소문이 더 퍼진 것 같다. 나조차 모르고 있던 사실이었다. 대체 오세훈은 나 몰래 무슨 짓을 하고 다닌 걸까. 정말 정신 질환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지금도 어디서 방황하고 있을지 모르는 세훈이 걱정됐다. 애들은 각기 말이 달랐다. 그건 루한 쌤을 사랑하는 여자애들이 루한 쌤의 인기를 떨어트리기 위해 퍼뜨린 루머라는 얘기와 목격자가 수두룩하다는 얘기였다. 100분 토론을 뛰어넘는 열기로 진위 여부를 따지면서 열심히 걷다 보니 노래방에 도착했다. 들어가자마자 백팩에서 소주팩을 꺼내 테이블 위에 늘어놓는 태민과 여기가 농구장인 줄 알고 탬버린이 부서져라 벽에 던져대는 병진, 그 와중에도 노래방 선곡책을 정독하고 있는 준우, 그리고 휴대폰으로 뭔갈 함께 보면서 소릴 지르는 여자애들 때문에 그곳은 아수라장이었다. 경수 형은 아직 안 보였다. 태민이 나에게 테이블 위에 신문지를 깔라고 시켰다. 냄새가 배면 뒤진다고.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었다.
신문지를 다 깔고 나서 난 형을 기다리기 위해 밖에 나갔다. 아직 여름이 오지 않아서 저녁이 되니 쌀쌀했다. 좌우를 다 둘러보며 열심히 형을 찾았는데, 뜻밖에 내 눈에 들어온 건 백현과 함께 걸어오고 있는 형이었다. 형은 양 팔을 들어 백현에게 열심히 흔들어준 뒤 혼자 내쪽으로 걸어왔다. 저기압 기류가 몰려오고 있었다.
"어? 너 왜 나와있어?"
"그냥 더워서요.."
형이 잘못한 건 없었지만 화가 났다. 화풀이할 세훈도 없고 표정 관리는 안 되고 이대로 노래방에 들어가면 나 혼자만 분위기를 못 탈 예감이었다. 애써 평정심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설마 형이 나처럼 멋있는 연하남을 놔두고 일개 학생회장이랑 사귀겠어. 어쨌든 방에 들어가야 했다. 형의 사랑스러운 목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여자애들이 앵앵대는 목소리로 짝사랑 노래를 불렀다. 혼자만 하는 사랑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유치한 가사가 내 마음에 와닿았다. 난 구석탱이에 앉아서 현란한 노래방 불빛 아래의 형을 바라봤다. 처음 봤을 때처럼 형만 반짝반짝 빛나는 것 같았다.
내가 형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형은 양손으로 마이크를 꼭 쥐고 행복한 사랑 노래를 불렀다. 형도 나를 바라보면서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 그럴 수 없다면 차라리 슬픈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 형이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을까봐 서러워졌다. 노래가 끝나고, 나는 여기 온 걸 후회했다. 세훈을 따라 집에나 처박혀있을 걸 그랬다. 자괴감에 사무쳐할 때, 형이 내 옆자리로 왔다.
"종인아 왜 노래 안 불러? 기분 안 좋아?"
"아니에요."
"뻥. 무슨 안 좋은 일 있었어?"
"없었어요."
"형 눈치 짱 빨라. 딱 봐도 있었구만!"
형이 나에게 얼굴을 내밀면서 웃어보일 때, 그건 너무 예뻤다. 침통했던 내 기분을 한 순간 들뜨게 할 만큼, 내 감정을 간교한 것처럼 만들 만큼. 안 좋은 일을 모두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안다. 형에겐 시험이 한 달밖에 안 남아서 우울하다고 했다. 내가 방금 지어낸 얘기를 할 때 형도 슬픈 표정을 지으면서 공감해줬다. 그것도 너무 예뻐서 문제였다. 돌덩이로 짓누르는 것처럼 가슴이 답답했다.
"공부는 잘할 필요 없어. 행복하게 사는 게 중요한 거야."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형이었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도 형이었다.
"형도 공부 못하는데 맨날맨날 즐겁고 행복해~"
그리고 이젠 날 앞에 두고도 아무렇지 않은 형이 부러웠다.
나 빼곤 다 즐겁게 자리를 즐겼다. 태민과 나머지 애들 전부 다 나이에 답지 않게 주당들이었다. 여자애들은 술을 못하는 척하며 내뺐지만 결국에 마신 주량은 같았다. 나는 입에 술을 댈 기분이 아니어서 계속 구석탱이에 앉아있었다. 형은 내 옆에 앉아서 애들이 주는 술을 억지로 마시다 테이블 위에 엎드려서 잤다. 혹시라도 형이 추워할까 내가 입고 있던 아우터를 형에게 덮어줬다. 세 시간을 요란법석으로 보내고 집에 갈 무렵이 됐을 때, 찬열 형이 우리에게 말했다.
"너네 경수한테 술을 먹이냐. 간이 배 밖으로 나왔네. 얘 이런 거 못해. 형은 혜리 데려다줘야 되는데 누가 도경수 책임질래?"
"제가 갈게요."
찬열 형이 경수 형의 집주소를 알려주며 조심히 데려다주라고 당부했다. 세상 모르고 잠든 형은 내 등에 업혀서도 새근새근 소리를 냈다. 형과 이렇게 가까이 있는 적은 처음이었다. 엉덩이까지 작은 형이 귀여웠다. 난 형의 숨소리가 듣기 좋아서 최대한 느린 걸음으로 걸었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한 번씩 나를 쳐다봤다. 형만 깨지 않는다면 상관 없다. 번화가를 지나쳐 동네 어귀가 가까워질 쯤, 나의 발걸음은 더 느려지기 시작했다. 형은 다행스럽게도 아직 뒤척이지 않았다.
"형. 자요?"
"..."
"경수 형."
"..."
형이 대답하지 않아도 좋았다. 어쩌면 아까 나의 태도는 배부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예전엔 형과 얘기할 수도, 형을 가까이서 볼 수도 없었다. 항상 처음처럼 형을 좋아하고 싶다. 고작 형이 다른 사람과 인사를 했다고 해서 빈정이 상해선 안 되는 거다. 형은 날 좋아할 의무도 없고 필요도 없다. 난 형이 필요하지만, 형은 아니다. 이렇게 날 위로하니 씁쓸해도 견딜 만했다.
"형.. 있잖아요."
"뭐어.."
"깼어요?"
반대편으로 고개를 틀고 다시 조용해진 형이었다. 그저 잠결에 내뱉은 말이었던 모양이다. 놀란 심장을 진정시키고 다시 형을 고쳐업었다.
"들려요? 안 들려요? 안 들리죠? 실은 내가 되게 오래 전부터 형을 좋아했거든요."
"..."
"중학교 2학년 때부터였는데 우리가 벌써 고등학생이네.. 그때 형은 더 작았어요."
"..."
"지금도 작지만. 형은 너무 귀여워서 안 좋아할 수가 없어요. 단 한 군데도. 그렇다고 아무나 형을 좋아하는 건 아니니까 내가 형 운명.. 맞겠죠?"
"..."
"좋아해요."
"으응.. 나도.."
"..형도 나 좋아해요?"
"나도 좋아 백현이.."
조곤조곤한 형의 잠꼬대는 나를 아프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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