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우리 엄-청 오래 사귀었다."
그의 억양없는 말 한마디에 나는 음료를 먹던 것을 멈추고 그를 쳐다보았다. 조금 힘들어 보이는 그의 얼굴. 언제부터 였을까, 그와 사귀고 나서 그가 더이상 예쁜 미소로 웃어주지 않았던 떼엔. 멍하니 창 밖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잇는 그의 표정은 무료함이 나타나 있었다. 그리고 그는 고갤 돌려 나를 쳐다보았다. 자연스럽게 얽힌 우리의 시선에, 나는 지레 스스로 혼자 생각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머리 좀 식히고 올게."
가방을 챙기고 일어나, 그는 빨리오란 말은 하지 않았다. 딸랑- 하고 울리는 카페문을 열고서 추운 겨울 바람을 맞았다. 나는 그의 앞을 지나갔고, 그는 여전히 멍하니 나 이외의 것을 보고 잇었다. 나는 그의 앞에 있었지만 그는 다른것을 쳐다보고 잇었다.
알고 있으면서도 어쩐지 가슴 한구석이 시리는 것은 어쩔 도리가 없다. 그래, 만나는 날이 있으면 헤어지는 날 도 있는 법이다. 자주 읽던 철학책에서 본 문장을 기억해 내며 나는 픽- 혼자 웃으며 휴대폰을 꺼내어 두드렸다.
[기다리지마, 안 갈거야.]
그리고 곧장, 답장이 올까봐 두려워 전원을 껏다.
아니, 아마도 답장하나 오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하고잇는지도 모른다. 언젠가부터 기계적으로 만나왔던 우리들 사이를 그는 지루했었는지도 모르고, 나와 대화하던 내용이 지루했는지 모른다. 그래, 나도 그런 순간들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아… 춥다."
나는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벌써 식어버린 손을 외투 주머니에 넣어, 터덜터덜 걸어갔다. 크리마스의 캐롤송들이 다른 가계에서 들려왔다. 그러자, 그와 처음 만났던 날이 떠올랐다. 너무나도 어색하고도 민망하게 만난 우리들. 그런 우리들은 서로를 잊을 수 없어 그 자리에 갔고, 우린 운명처럼 그 곳에서 다시 만났다.
우리들은 작은 탄성을 내지르며 아는 체를 했고, 우리의 사랑은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되게 오랜만이네."
내가 멈춘 곳은 다름아닌 그와 내가 처음만난 작은 광장. 지금은 구 광장이 되어, 사람도 적고, 많이 낡아보이는 곳. 하지만 지금 내가 서있는 곳엔 아직도 내가 기억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이 지나간다. 참 많이, 어색해하고 부끄러워 했었다. 조금만 손을 부딪히면 서로가 놀라 몸은 흠칫 떨던 그 모습이 보이자, 나는 작은 미소를 지었다. 마치, 처음 사랑하는 사람들 처럼 우린 서투르기만 했고, 순수했다.
"아, 죄송합니다."
주춤, 나는 몸을 바로잡고, 그 곳을 떠났다.
자연스럽게 내 발이 향하는 곳은 그와 함께했던 추억이 가득한 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첫 만남 장소가 광장이였다면, 두번째 장소는 우리가 즐겨 먹던, 작고 소박했던 점포. 주항색의 비닐 점포안으로 들어가자, 우리의 사랑행위를 보며 혀를 쯧쯧 차셨던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하셨다.
"아이구머니나, 오늘은 혼자네?"
그런 아주머니의 말에, 허- 하니 가슴이 휑 해지는 기분이였다.
나는 그저 작은 미소만 지으며 도망치듯 점포를 나왔다. 그리고 무거운 발을 끌며 뛰어가 도착 한 곳은, 아파트의 작은 놀이터. 추운 날씨덕에 아이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저녁이 되면 작은 스트레스에 자주 왔던 곳. 그런 내 연락에 급히 찾아왔던 그의 얼굴이 스쳐지나갔다.
여기서 뭐해?
아… 기분이 메롱이여서. 앉아.
그러면 걱정스런 얼굴을 하며 이 늦은 시간에 왜 혼자 여기에 있냐며 틱틱 거렷던 그의 말투. 모래를 괴롭히던 그의 짖굳은 신발, 내 머리칼을 곧 잘 가지고 놀던 그의 손가락. 작은 침묵 속에서 우리의 첫 입맞춤.
나는 숨을 헐떡이며, 그네에 앉았다. 옆 자리는 비워져 있었다.
언제나 처럼 그는 잇어주지 않았다. 울컥, 눈물이 비집고 나왔다. 왜그래, 이별 선언을 한 건 너잖아. 기다리지 말라고 가라고 하면서 내친건 너잖아.
이제와서 그리워 하면 어떻게 해.
나는 삐그덕 거리며 좋지 못한 소리를 내는 그네에서 다시 내려왔다. 우리도 저런게 아닐까, 서로에게 소홀 해 져서 우리도 저런 소리가 나는게 아닐까. 나는 다시 걸었다. 집 근처. 서로 귀신이란 존재에 겁을 먹어 노래를 부르며 투닥이며 걸었던 골목. 가로등 에서 가로등 까지 누가먼저 달려가나 시합했던 골목. 변태 출몰에 서로 놀랐다가, 욱 한 그가 차마 때리진 못하며 꽉 잡아두고 경찰 올 때까지 기다렸던 추웠던 골목.
그리고 다시 한번의 입맞춤의 따뜻한 골목.
나는 급히 휴대전화를 켰다.
나는 발걸음을 빨리 해 작은 카페로 뛰어갔다.
술 취해, 비틀거렸던 골목에서 울 듯한 표정으로 이러지 말라고 했던 그의 얼굴. 택시를 잡아 타, 울 듯 한 표정을 무시하며 출발했던 내 모습. 추운 겨울 서로의 손을 꼭 잡으며 체온을 나누어 가졌던 버스 정류장. 서로 술에 취해 교통사고 난 사람형태로 그려진 곳 위에 누워 위험한 장난을 했던 도로. 카페로 달려가는 길, 그와 사귀었을 땐 전혀 보이지 않던 모든것들이 스쳐지나갔다.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그 눈물을 닦으며 나는 계속해서 뛰어갔다.
한참이나 뛰고, 뛰어서 하이힐에 발이 퉁퉁 부었을 적에 걸음을 천천히 멈추곤 커다란 창 앞에 멈추었다.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던 그의 모습이 없고, 한참이나 쳐다본 듯, 이젠 멍하니 휴대폰의 메세지 창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얼굴이 보엿다. 나는 척척- 걸어가 카페 안으로 들어갔고, 그는 여전히 넋이 나간 사람마냥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었다.
"성용아."
나는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그의 이름을 불렀고, 그는 놀란 듯 날 쳐다보았다.
그런 그의 얼굴이 다가갈 수록 울 듯 일그러졌고, 나는 그의 뺨을 감쌋다.
"미안해, 전부 내가 잘못햇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돌아보았을 때, 언제나 그를 힘들게 한 것은 나였다. 그를 울게 만든것도 나였고, 그가 넋을 잃도록 만든건 나였다.
"사랑해."
입술을 때며 나지막히, 말했고, 카페 밖에서는 눈이 흩날리고 있었고, 그의 얼굴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왜, 한번도 먼저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았을까.
[손흥민]
![[국대망상] 상황별 국대들 -28(돌아보기ver)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4/2/3/423f61914436991e42c38c8d56ec95a4.jpg)
바닷가를 찾아왔다. 지이잉- 계속해서 울리는 휴대폰을 한번 슥- 쳐다보고는 주머니에 넣었다.
오늘도 어김없이 그와 대판 싸우고 나서 잔뜩 받은 스트레스를 풀러, 바닷가에 왔다. 그리고 그는 자연스럽게 사라진 나를 찾으려 불나게 전화를 하는 중 이고, 이런 익숙한 패턴에, 곧 주머니에 넣은 휴대폰은 잠잠해졌고, 나는 거세게 부는 바닷바람을 즐기며 눈을 감았다.
처음 우리의 사이는 이러지 않았다.
수줍게 시작한 우리의 사랑은 서로에게 조심스러웠다. 혹여, 독한말을 쏟아내서 상처질까봐 쉽사리 농담같은것도 조심스럽게 내뱉었었던 우리. 그러던 어느날, 게임하자는 그의 말에 진 사람은 꿀밤을 맞기로 하고 게임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편해져버린 우리 사이. 그 뒤로 만나면 장난을 걸어오던 그가 익숙치 않아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차즘 그에게 물들여지고 익숙 할 때즘, 우린 싸우기 시작했다.
그럴때마다, 나는 바다를 찾아왔다. 장난이란 걸 알면서도 모질게 말하는게 너무 아파서 바닷가에서 소릴 꽥 지르고 나면 괜찮았기 때문에. 괜히, 투정부리면 더 싸움이 커질까봐, 그게 싫었던 난 그렇게 싸움을 피했고, 그런 날 그는 못마땅해 하며 날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결국엔 지금까지 그는 날 못찾았지만.
"야──!! 손흥민!"
나는 두 손을 입 옆에 대고는 커다랗게 불렀다.
"나 상처 잘 받는 단 말이야───!!! 예전처럼 곱고 이쁘게 해주면 어디가 덧나냐?!"
그의 순수한 얼굴이 보고 싶었다. 지금은 조금만 뭐라고 해도, 인상을 팍 찌푸리며 뭐? 라고 하는 그가 진절머리 나도록 싫은적도 있었다. 잘못한 것 도 없었는데 그는 괜히 장난을 이런식으로 했고, 나는 그런 그의 장난이 싫었다.
'사랑하는 사이에 이런것도 이해 못해주는 니가 이상한 거야.'
어김없이 싸운 오늘 날에도 그는 쐐기를 박듯이 그렇게 말했고, 나는 처음 그의 앞에서 울고 말았다.
"원래 사랑은 서로 맞춰주면서 하는건데…"
나의 사랑은 평범하고 달콤할 줄 알았다. 서로서로 보듬어가며 배려하며, 그런 사랑을 원했고, 나의 첫 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어 행복했다. 처음 그는 배려가 상당했고, 곧 잘 따듯한 미소를 지어주곤 했다. 나는 그런 그의 미소를 사랑했고, 그의 배려를 사랑했고, 그의 매너를 사랑했다. 그래, 어쩌면 나는 그의 말처럼 그가 오로지 나에게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만 중점으로 생각햇던 것일 지도 모른다.
나의 바램을 그가 모두 들어주기만 바라고 그랬던 것일까.
그는 만물인간이 아님에도 나는 그가 완벽한 사람이길 바랬다. 나에겐 빈틈없는 영락없는 착한남자. 어쩌면, 지금까지 그가 나에게 해 준 것이 다른 커플들보다도 더 잘해 준 것일지도 모르는데… 그가 나에게 해 준 것들이 뭐가 있었지?
아 그래, 만나면 항상 기다리는데도, '일찍왔네?' 라고 물어봐주며 손에 든 내게 커피잔을 내밀었던 그의 웃는 모습. 카페에 앉을때면 겉옷을 벗어 나에게 벗어주어 덮으라고 했던 모습. 다른 사람에게 치이지 않게 항상 품 안에 두었던 그의 모습. 나에게 화났음에도 장난식으로 웃으며 스스로 풀었던 그의 모습. 내가 화내면 풀어주려 갖은 애교와 농담을 했던 그의 모습.
나는 왜 그와 싸웠던 걸까.
어쩌면, 난 첫 연애의 그 모습만 생각하여 그의 나쁜모습만 봐왔던게 아닐까?
그는 오히려 싸움을 하지 않으려 했는데 내가 먼저 시작했던게 아닐까? 나는 왜 옛 그의 모습에 목을 매달며 그리워 했을까, 어차피 예전의 그도 지금의 그와 똑같은 사람인데 난 왜 지금의 그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예전의 그를 그리워 했을까. 왜? 어차피 그는 아직도 날 사랑하는데. 그리고 나도 여전히 사랑하는데.
나는 흘러나오는 눈물과 콧물을 챙겨온 휴지도 닦으며 털퍽 모래에 주저 앉았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여름때 그렇게 따듯하던 모래가 차갑다.
지이잉- 하고 또 다시 울리는 휴대폰.
나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었다. 메세지 창에 새로운 메세지가 10건 이나 떳다.
[갑자기 그렇게 울면서 나가버리면 어떻게 해, 어디야? -2:05 p.m]
[너 가디건 하나만 걸치고 갔잖아, 집이야? -2:06 p.m]
[아 님아 답장좀여 -2:06 p.m]
[답답해 죽겠네, 어디냐고. 내가 다 잘못했으니까 전화 받아. -2:08 p.m]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2:10 p.m]
[알았어 다 고칠게 니가 말한거 다 고친다고 -2:11 p.m]
[나 추적 어플 켰다 -2:14 p.m]
[뭐여 언제 바다까지 갔냐? -2:15 p.m]
[혼자야? -2:20 p.m]
[기다려봐 빨리 갈게. -2:30 p.m]
그의 문자를 다 확인하고 나서야, 뭐? 까무러치게 놀라며 앉았던 자리에서 황급히 일어나자,
"춥겠다, 빨리가자."
내 몸 위로 걸쳐지는 그의 냄새가 나는 겉 옷. 그리고 내 손목을 잡는 그의 커다란 손. 나는 멍하니 그를 쳐다보았다.
"맨날, 사라질때마다 여기에 왔었어? 그것도 혼자? 너무하네. 매일 같이하자, 같이하자. 했던 사람이 누군데. 존나 매일 니가 약속 깨뜨려. 아냐? 힘들면 바다말고 나한테 기대. 옛날엔 잘 했잖아. 나도 존나, 잘 들어준다니까? 진짜 니가 말한거 내가 다 고칠게. 그러니까 울지말고, 어? 바다같이 넓은 맘으로 내가 들어줄테니까…"
"사랑해, 흥민아."
자박자박, 모래위를 걷고있던 우리 둘의 걸음이 뚝 멈추었다.
"내가 잘못 생각했어…."
어쨋든 나는 널 사랑하는데 말이야.
그의 옛 모습을 더이상 그리워 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 커다랗게 눈을 뜨며 날 바라보는 현재와 미래의 그를 사랑하기로 했다.
오늘로서야 나는 바보같이 깨달았다.
[김주영]
![[국대망상] 상황별 국대들 -28(돌아보기ver)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f/8/a/f8adfa351e83a8d915a298c4ea4bb9f7.jpg)
"니 남자친구 왜 그런데니?"
어? 나는 오랜만에 모인 친구들과 수다를 떨던 중, 친구의 말에 고개를 들어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아주 기분나쁜 일을 당했다는 듯이 샐죽인 표정을 짓는 친구의 얼굴을 바라보며 왜? 라고 물었다.
"아니, 얼마전에 니 남친을 만났는데, 아는척을 했다? 아우- 싸가지…"
또다. 늘 그렇듯이 내 남자친구에 관한 않 좋은 이야기. 남자친구는 유명한 축구 선수이다. 그리고 나와 사귀고 있는 중. 그렇기 떄문에 내 친구들은 아는 척을 하고 싶었던지 내 이름을 밝히며 나의 친한 친구라며 아는척을 햇었다. 늘 그렇듯이 그는 별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고, 거의 내 친구들을 무시하고 지나가는 격. 그래서 내 친구들 사이엔 성격이 별로 좋지 못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아- 이런거 싫은데.
"걔가 축구때문에 피곤해서 그래. 이해해."
그리고 나는 왜 친구들에게 그에 관해 이렇게 변명하듯 말하는지…
이미 그에게 말 해 보았다.
'내 친구들한테 살갑게 좀 대해줘. 응? 그래야 밥도 얻어먹지.'
'됬어.'
'야! 내 친구들이잖아!'
'나 돈 많아. 너 먹고싶은거 사 줄 능력 되는데 무슨… 내가 일일이 니 친구들한테까지 관리해야 돼냐? 나 피곤하다.'
되려 욕만 바가지로 얻어먹으며 싸움으로 번져버린 우리의 말다툼. 그렇기 때문에 내 친구들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꺼내지 않는 편이고, 나 역시 친구들이 그 얘길 해주지 않길 바랬고, 내 친구들이 그를 길거리에서 보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 컸다.
"니 남자친구 관리좀 잘 해라. 축구선수면 뭐하냐? 성격이 어우… 아직도 화나네."
그의 그런 성격을 이미 잘 알고있던 터라, 친구에게 내 남자친구에 그렇게 말하지 말라며 쏘아붙일 수가 없는 내 자신이 한심하기까지 느껴졌다. 결국엔 우리가 서로 흩어질 때까지 내 남자친구의 않좋은 쓴소리를 들었다. 듣기 싫어. 나는 터덜터덜 집에 걸어가며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했다.
그는 내 친구들에게 잘 보이고 싶지 않은건가? 혹시, 나와 결혼 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나중에, 부모님을 만나러 가자 하면 싫다면서 짜증내면 어떻하지? 아… 이리저리 복잡한 생각에 머리가 어질어질 해지는 느낌이였다. 이게무슨 고생이람. 내가 아무리 말해도 고쳐지지 않는 걸 나더러 어쩌라는 건지… 또각 거리는 구두 굽 소리가 조용하고 어두운 골목에 울렸다.
"일찍일찍, 다녀야지."
옆 공원에서 들려오는 남자친구의 소리.
깜짝이야, 하고 쳐다보니 벌써 여기에서 몇시간은 기다린 듯, 씨익 웃으면서 내게 안겨오는 그의 겉옷이 시렵다. 정말 오래 있었던 듯 코까지 훌쩍이는 그의 모습.
"많이 기다렸어? 전화라도 하지 그랬어."
"뭐, 전화하면 바로 달려오나? 친구들이랑 있었던 거잖아. 방해하면 안돼지."
그는 또다시 싱글싱글 웃으며 나와 같이 걸었다. 그는 내 앞에서는 잘 웃는다. 하지만 데이트 도중 친구가 아는 척을 해오면 금방 안좋은 표정을 지으며 다른쪽으로 고갤 돌려버리는 그의 행동.
"내 친구들이 싫어?"
"갑자기 왜?"
그는 내 어꺨 감싸며 물었다.
"그냥…"
"그냥이 어디에 있어? 아- 오늘도 니네 친구들이 내 얘기 하든?"
"응, 아 짜증난단 말이야."
그러자 뭐가 재미있는지 킥킥거리는 그. 그런 그가 얄미워, 내 어깰 감싸고 있는 손등을 꼬집자 심하게 아픈척을 하며 아픈소리를 내는 그. 어쭈, 그러면서 얼굴을 웃고잇단 말이지?
"그냥, 너 말고는 싫어. 다른 여자들보면 감정이 콱, 막힌다고 해야하나? 아 나도 몰라. 그냥 싫어. 나도 내가 무슨표정 짓는지 모른단 말이야."
맞아.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표정이였다. 아는 선배로부터 소개받은 그는 내내 내가 말했고, 내가 농담을 건내었으며, 내가 질문을했다. 그런 그는 단답으로 답해주었고, 웃지도 않았다. 그런 그가 처음에는 처음인가 싶어 억지로 웃음도 많이 지어보고, 과장스런 행동도 지었다. 하지만 결국엔 계속 반복되는 그의 행동에 질려버려 선배에게 연락을 끊겠다고 말을했고, 자연스럽게 우리 둘은 서로 남인냥 지냈다.
그러다가 캠퍼스 내에서 우연히 만난 그.
'안녕하세요'
처음그로 그가 나에게 말을 건네주었고
'그쪽, 요즘 잘 못보내요. 바빠요?'
질문도 해주었고
'그 쪽, 웃는 모습이 자꾸 떠오르더 라구요.'
라며 웃어주었다.
"그냥, 여자는 똑같은 사람인줄로만 알았는데, 맨 처음 니가 웃는 모습보니까. 그냥."
"그냥이 어디에 있어?"
그래, 그는 아직 서툴렀던 거다. 감정조절에, 그런 시기에 나를 만났고, 그는 나에게 밖에 감정표현할 줄 몰랐던 거다.
그런 그에게 다른여자에게 감정표현을 하라면 내가너무 욕심을 부리는 거겠지.
"아- 그냥! 망할, 나 이런거 싫어한다니까?"
"어어, 얼굴 빨개졌다, 김주영!"
그래, 그도 잘 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감정표현이 서툴러서 그런 거야.
[홍정호]
"또 싸웠냐?"
나는 질린다는 식으로 내게 찾아온 그는 쳐다보았다. 그러자 저도 짜증난다는 식으로 인상을 찌푸리며 바닥에 앉는 녀석.
어렷을 때부터, 알고지내던 그와 나는 유치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을따로 떨어졌지만 다시 대학생때 붙은 우리. 옆집에 살고 있어 고등학생 때에도 별 반 다를거 없이 지냈었던 우린 어느샌가부터 서로에게 야, 야, 거리는 대신 여보란 소름돋는 애칭을 썻었던 때가 있었다. 결국엔 몇일 안가 헤어짐의 선고를 했지만.
어쨋든, 이 녀석은 초등학생 때부터 싸우길 좋아했다. 걸핏하면 시비가 트이고 싸우니… 어렸을 적에는 그저 내 옆 친한 친구가 싸우고 맞아 터지는 꼴을 보고 엉엉 울었었다. 그리고 손수 선생님께 대려가서 치료해 달라고 울고불고. 그럼에도 녀석은 내가 우는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는 매주라고 놀려대었다.
"어, 과 선배랑."
아주 잘- 한다.
나는 빈정거리는 말투를 사용하며 구급상자를 가져와 상처진 녀석의 얼굴에 솜으로 소독제를 발랐다.
"근데, 과 선배 누구?"
"말하면 니가 아냐, 우리 과 선배인데."
"당근, 거기 내가 좋아하는 과 선배 있어서 잘 알고있지."
"…병신아, 치료나 해."
아, 예.
나는 잔뜩 기분나쁜 표정을 지으며 일부러 세게 솜을 꾹 찍어 눌렀다. 그러자 악- 죽을듯이 소리를 지르며 살살 내 어깨를 미는 녀석. 쌤통이다. 나는 웃으며 녀석에게 메롱 혀를 내밀었고, 녀석은 어이없다는 실소를 터뜨리며 인상을 찌푸리기만 할 뿐이다.
용케도 녀석의 주먹질을 잘했지만 나에겐 사용하지 않았다. 소꿉친구라고 봐주는 건 아닌지.
"어? 선배!"
녀석과 강의실을 가던 도중 녀석의 과 선배, 내가 몰래 좋아하던 선배의 얼굴이 홍정호 녀석 못지않게 망가져 있었다. 그러자 선배는 이전처럼 어- 그래 이쁜아. 이런 소릴 해주지 않은 체, 우릴 무시하며 지나가는게 아닌가.
설마.
"야, 너 설마 싸웠단 선배가…"
"어, 저 선배. 술 먹는 자리에서 시비 붙어가지고…"
"미쳤냐! 내가 좋아하는 선배란 거 뻔히 알면서 그래?"
"…또, 지랄이네. 내가 그걸 왜 신경써야 하는데."
그러면서 터벅터벅 캠퍼스 안으로 가는 녀석. 아 진짜, 겨우겨우 친해졌는데 또 멀어질 상이다. 진짜 저거 유지원때부터 지금까지 도움하나도 안되는 자식 같으니라고. 나는 속으로 녀석의 등짝을 노려보며 욕을 중얼거렸다.
진짜 어렸을때부터, 치료해주면 뭐해,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은 죄다 패버리는 녀석이.
여자, 남자 할 것 없이 손찌검이니… 결국엔 친해지고 싶은애들은 자연스래 나와 같이있는 녀석을 보고 슬금슬금 피해버리기 일수이다. 그렇기에 거의 친구안되는 아이들과 제일 친한 건 이녀석 밖에 없다. 뭐, 그게 싫다는 건 아니고, 가끔은 너무 아쉬우니까…
나는 휴- 한숨을 내쉬며 같이 가! 라며 녀석의 뒤를 쫄래쫄래 뒤 따라 갔다.
"야, 그거 알아?"
과 친구의 말에 난 자려던 고개를 들어 친구를 쳐다보았다.
뭘?
"어제 홍정호 과 선배랑 클럽에서 대판 싸웠데."
"아- 그거 알어. 어제 걔 싸우고 우리집에 왔었어."
"대-박. 그거 싸운 이유 들었어?"
어? 아니?
"대박이야, 그거 그 선배가 너랑 자고 싶다고 술 주정 했나봐. 그거 듣고 홍정호가 빡쳐서…"
어?
거짓말.
그 선배 그런말 할 선배 아닌데.
"그래서, 그렇게 싸운거래. 대박이지 않냐? 무튼, 넌 좋은 친구 둔 줄이나 알어. 어, 강의 시작했다."
나는 강의를 듣지도 못한 체, 멍하니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렸다.
아니, 강의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강의가 끝나자 나는 챙겨야 할 가방들도 모두 강의실에 두고 온 체, 학교 정문에서 나를 기다리는 녀석에게 허겁지겁 달려나갔다. 그러자 언제나 강의 끝나면 십분정도 걸리는 날 알기에 담배를 피워물고 있던 녀석은 날 보더니 급하게 담배를 발로 지졌다.
"너 왠일이냐? 이렇게 빨리 나오고? 그것보다, 너 책가방은?"
"나, 너한테 , 물어볼, 거 , 있어."
숨이 차, 띄엄띄엄 말하자, 녀석은 인상을 찡그리며 뭔데? 라고 물어봤다.
"그, 선배. 진짜로 너한테, 그랬어? 나랑, 자고 싶다, 어쩐다?"
가빳던 숨이 점차 제 숨을 찾고, 녀석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러자 녀석이 또다시 인상을 찡그렸다.
"…어."
녀석의 표정은 왜, 또 그새끼의 대한 이야기를 꺼내놓느냐, 너 아직도 그새끼 좋아하느냐 란 표정이였다.
그랬다.
지금 생각났다. 녀석은 항상 내 편이였다. 어제, 홍정호 녀석이 나가고 나서 앨범을 꺼내보았다. 거의 절반은 녀석과 함께찍은 사진, 그 절반이 또 녀석의 상처가 가득한 사진. 그때 곰곰히 생각 해 보았다. 녀석이 왜 싸웠었지?
아아- 맞아.
'정호야아- 옆반 애가 나 바보라고… 놀렸어어…'
'알겠어, 울지마.'
그러고 나서의 얼굴이 퉁퉁 부어 온 날 놀려대던 아이와, 입술이 찢어졌던 정호.
바보같이 난 그런것도 모른체, 엉엉 울면서 왜 싸웠냐며 오히려 뭐라고 하며 선생님께 대려갔었지. 왜 그땐, 몰랐나 몰라. 그건 다 날 위해서 였다는 걸.
아, 초등학생 때엔 내가 친해지고 싶은 여자친구가 맞았던 거는 아직까지 기억이 났다. 그리고 그 뒤에 찍었던 사진도 보았다. 같이 찍기 싫어서 저리 가라는 행동과 함께, 녀석은 그래도 웃고 있던 사진.
'왜 때렸어?'
'걔가 니 욕해서.'
'그래도 싸우는 건 나쁜거라니까, 걔 여자에 얼굴 봤어? 미안하다고 했어?'
'아니.'
오히려 저가 혼난다는 사실에 짜증을 내며 교실 밖으로 나가 축구공을 뻥뻥 찼었던 너.
그리고 중학교 때. 남자친구를 사귀었고, 그 남자친구는 삼류 일진. 아직도 생각하면 너무 귀여웠던 시절이였을때, 정호는 내 남자친구와 싸웠었다. 그리고 졸업할때까지 절교를 선언했던 나. 그래서 중학교 졸업 사진때, 녀석이 받은 꽃다발을 내가 다 들고 찍었었다지.
'또 싸웠어? 왜? 왜? 아 진짜 너 짜증나!!'
'걔 미니홈피 가봣어?'
'나 미니홈피 안하잖아.'
'그럼 됫어. 보지마.'
알고 봤더니 다이어리에 요상한 글을 쓰며 나와 잘거란 글을 썻었던 남자친구. 그걸 졸업하고 나서야 알았던 건 함정.
그리고 대망에 고등학교. 나는 녀서과 사귀었다. 녀석은 진지하게 나에게 사귀자고 고백을 했고, 나는 그런 그의 진지한 모습을 처음으로 봤었던 터라, 설레였었다. 어쩔 수 있겠는가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더니. 친구로만 보였던 녀석이 왜이렇게 남자로 보였던지.
그런데, 얼마안가 나는 녀석에게 헤어지자 말했다. 그 뒤로 조금 어색했었던 우리, 하지만 나는 다시 친구로서 그에게 다가갔고, 그 역시 다시 나를 친구로서 사랑했다. 가끔은 너무 알 수 없는 표정을 짓기도 했었지만.
"미안해… 그런 줄 몰랐어… 화내서 미안."
그의 표정이 놀람으로 바뀌었다.
하긴, 당연하지. 한번도 이렇게 말 해 본 적 없으니까.
"… 뭐야, 가방이나 가져와."
그는 쑥쓰러운 듯 머릴 거칠게 긁적이며 내 등을 떠밀었다. 나는 그런 그의 소매를 잡았다.
"같이가…"
그는 날 사랑했기에 이래주었던 거였고,
나는 잔인하게 그의 앞에서 사랑을 논했었다.
하지만, 이제서야 깨달은 철 없던 머리는 그를 사랑했다.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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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쓰지 않은 인물들을 쓰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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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킼킹하하하핳ㅎ
이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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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걷이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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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게 봐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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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이니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튼
사극버전인줄 알고 들어온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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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찍히 들으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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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당신이랑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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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걱정할꺼에여 얼른 집으로 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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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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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뾰롱뾰롱님이 아니면
주겨버리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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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뾰롱뾰롱님께 고발할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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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분은 정말 아직까지 잘 모르겠슴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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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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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그리고 나쁜녀자라고 해서
모두 미모가 뛰어난 건 아니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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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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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논 내 머릿속엔 초여신으로 되어있겠지만
인생은 소설이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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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븐 즐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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핳 미안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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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튼 전 이만 사라집니다...
ㅃㅛ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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