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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혁 온앤오프 샤이니
백흑지변 전체글ll조회 2051l 2

What We Want

witten by.비얀코

 

 

*

 

 

거무죽죽한 교복밑단을 뜯으며 종인이 낮게 읊조렸다. 유치해, 오세훈. 교복을 이렇게 만들면 어쩌자는 거야. 그래봤자, 넘쳐나는 용돈으로 다시 사면되는 거였지만. 더러워진 교복만큼이나 종인의 기분도 더러웠다. 오세훈의 말처럼 괴롭히는 방법은 한두 가지만 있는 게 아니었다. 굴복할까? 하루에도 수십 번씩 생각했다가 지웠다. 내가 너한테 굴복하는 건 영원히 지는 거야. 중학생 때 세훈이 부리는 샘을 오롯이 받아주며 참아왔던 지난날을 생각했다.

 

 

“종인아, 교복 좀 빨아봤어.”

 

 

덧붙이는 말, 걸레 빤 물에.

 

 

 

“넌 정말 복에 겨운 줄 알아. 나 같은 동생 만났잖아. 누가 배다른 형제 세탁도 해줘?”

“그만해.”

“그만하라고 말하면 더 하고 싶어.”

 

 

넌 여전히 변함이 없었다. 18살, 19살. 불행 중 다행으로 같은 이과를 선택했지만 반이 달랐다. 그러나 세훈의 친구들이 문제였다. 세훈과 같은 반이 된 애는 타오뿐이었다. 타오는 흔히 말하는 졸부였다. 중국대기업의 한국지점장인 아버지를 둔 타오는 중학생 때부터 한국에서 생활했다고 했다. 물론 종인에게는 단 한 번도 말을 건 적이 없었다.

세훈의 친구인 박찬열, 도경수. 그리고 그들이 같은 반이 되어 새롭게 사귄 김민석과 루한까지. 우리는 완벽하게 꾸며진 위장친구였다.

 

 

*

 

 

“벌써 세 달째야. 박찬열!”

“뭐가”

“언제까지 종인이 독점하고 있을 건데?”

“아 자리?”

 

 

백현이 찬열에게 따지듯 물었다. 나도 반강제적으로 여기 앉아있는 거라서. 못 비켜주는데. 찬열이 억지미소를 지으며 우리도 친구잖아. 하고 종인의 어깨를 툭 쳤다. 종인이 기계적으로 응. 맞아. 바로 대답했다. 백현이 답답하다는 듯 제 가슴을 두들기며 김종인, 너 정말 쟤랑 짝하고 싶어? 말해봐.

 

 

“박찬열이 정말 너하고 친구라고 생각해?”

“어.”

“누가 그렇게 생각하는데!”

“오세훈이.”

 

 

기계적인 대답이었다. 오세훈의 집에 들어오고 나서부터는 원래 집의 주인이였던 세훈의 말에 복종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처음부터 복종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종인은 오세훈에게 잠식당해갔다. 자신을 거둬주었던 오세훈의 아버지에게 미안해서라도 오세훈에게 함부로 할 수 가 없었다. 적어도 종인은 오세훈이 자신보다 덜 자랐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김종인 너 작년이랑 변했어."

“무슨 소리야.”

“작년에는 그래도 내 말 들어줬잖아. 너 주관 있었잖아.”

“그럼 네가 오세훈이랑 같은 집에서 살아봐.”

 

 

이미 작년부터 퍼진 소문들이 기정사실화가 되고 있었다. 오세훈과 김종인 전혀 닮지 않은 그들은 배다른 형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세훈은 처음부터 SR제강의 후계자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김종인은 철저하게 후계자자리에서 배제된 줄 알고 있었다. 종인도 소문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딱히 반응하진 않았다.

왜? 오세훈이 말했으니까.

 

‘무슨 소리가 들려도 넌 그냥 조용히 있어. 그래야만 네 생활이 꼬이지 않을 거야.’

 

 

백현이 실소한다. 김종인은 확실히 작년에 봤던 종인과는 사뭇 달랐다. 얘도 오세훈에 익숙해진 건가, 결국 너도 변하는 건가. 박찬열과 도경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김종인까지 잃을 자신이 없었다. 되찾아 오고 싶다. 될 수 있으면 가장 마지막에 본 종인부터.

 

백현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다시 생각에 잠겼다. 내가 오세훈의 무리에서 그들을 빼낼 수 있을까? 그 중 가장 자신이 없는 건 도경수였다. 원래 저렇게까지 과묵한 애가 아니었다. 조금 조용한 듯 했지만 웃음도 많고 백현의 장난을 가장 잘 받아주던 친구였다. 왜일까. 오세훈의 무리 애들은 약간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 오세훈이 먼저 다가가서 친구가 된 것, 모두 크고 작은 집안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었다. 찬열의 일을 백현은 모두 알고 있었다. 경수는 갑자기 사라진 뒤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알지 못했지만,  셋은 오세훈이 나타나기 전까지 떨어져본 적이 없는 절친한 친구들이었으니까.

 

 

*

 

 

 

백현이 자리에 다녀간 뒤 찬열이 종인에게 웬일로 말을 걸었다. 아주 드문 일이다. 반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김종인, 너 나랑 따로 좀 보자.”

“뭐? 왜?”

“그냥, 오세훈한테는 말하지 마.”

 

 

종인은 의아했다. 우리가 오세훈과의 관계에서 벗어나서 만난 적이 있었던가. 점심시간이면 세훈이 올 테고 같이 식당에서 급식을 먹을 것이었다. 늘 익숙한 우리 무리 사이에는 암묵적으로 지켜지는 규율이 있었다. 오세훈과의 만남 외에는 사적으로 종인을 끼지 않는다. 종인도 어느 정도 눈칫밥으로 알고 있었다. 사이좋게 떠들며 노는 아이들은 종인의 눈에 그저 있는 집 자식들의 권위였다.

 

 

“3교시 끝나고 옥상.”

 

 

종인은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굳이 찬열의 말을 들을 필요가 있나? 아니, 지금 상황은 세훈이 지시한 것이 아니다. 찬열 역시 평소와는 다르게 동공이 흔들렸고 초조해 보였다. 불안한가, 뭐가? 마음속으로 되묻던 종인이 찬열이 무어라고 종이에 써서 건네자, 응. 하고 펜으로 그러겠다고 긍정의 표시를 했다.

 

조금의 자유를 얻게 해줄게.

 

자유가 뭔지도 잊어버린 채 살았던 종인에게 뜻밖의 제안이었다. 어떻게? 되묻던 것을 멈췄다. 바로 종인의 뒷자리가 경수였으니까.

메모지위에는 또 글이 적혀져있다. 종치고 바로 나갈 테니까. 넌 2~3분 기다렸다가 나와. 세훈이 반 지날 때는 조심하고. 세훈이 만나면 바로 화장실가려고 하고 둘러대.
무어라고 고민하듯 자꾸만 샤프를 달깍이며 점을 찍는다. 이건 절대 비밀이야. 뒤에 있는 경수도 알면 안 돼.

 

2교시는 영어였다. 종인은 1년 학교를 다니지 않던 공백기에 새 아버지의 권유로 선행학습을 했다. 중학교 때 딱히 공부가 부족했던 것도 아니고 잘하는 편도 아니었지만. 고등학교 수업을 미리 진행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분명 좋은 선생님을 썼기 때문이겠지. 과외를 끝마치고 나면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세훈과 신경전을 했다. 내가 미리배운 문제집들을 넘겨보며 세훈이 웃는다. 다행이다. 이 정도는 나도 알아. 그리고 세훈은 종인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디 가서 바람 좀 쐬고 와. 공부하느라 머리 아프겠다.

 

세훈이 다녀간 내 방에서는 무언가 탄 냄새가 났다. 그게 뭔지 알 수 없었지만 날이 지속될수록 그 냄새는 방안을 짙게 물들였다.
매일 환기를 해도 옷에 뱄던 냄새들은 빠지지 않았다.

 

“오늘 수업에 집중 안하는 사람이 많네.”

 

 

잠시 옛 생각을 하던 종인이 교탁 앞의 선생님에게 시선을 돌렸다. 흐리멍덩했던 눈이 오롯이 현실을 담았다. 선생님이 푸념하는 소리가 들렸다.

 

 

“일반고였으면 태도점수 대폭 깎는 건데. 난 너네도 무섭고 너희 부모님들도 무섭다.”

 

 

꼴에 반장이라고 선생님 눈치를 보며 다들 집중. 이라고 말하는 김준면에 아이들의 시선이 억지로 선생님에게 꽂힌다. 그래, 이제야 보네. 우리가 선생님보다 반장 말을 잘 듣는 것은 별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니다. 반장인 김준면은 이 사립고의 이사장님의 아들이자 학생들의 소통 망이었다. 김준면에게 말해서 안 되는 것이 없었고, 아이들은 김준면에게 그에 대한 보상으로 거짓된 복종을 했다. 진실 된 복종이 아닌, 거짓된 복종.

 

왜 깨웠어. 김준면, 졸려죽겠는데. 준면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루한이 짜증스런 목소리로 답했다. 적당함을 알아야했다. 적당함.
아이들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학교가 멀쩡히 돌아가는 그 적당함. 하지만 옆에 있는 루한은 진심으로 짜증난 듯 보였다.

 

안 봐도 뻔한 그림이긴 하지만, 루한이 준면을 때릴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종인은 고개를 돌렸다. 우리는 모두 침묵을 지키는 위선자였다. 얼마 안 있어 쉬는 시간 종이 울리고 수업을 듣는 둥 마는 둥 했던 우리들의 눈이 조금씩 활력을 찾았다. 루한이 김준면의 뒤통수를 때린 뒤에 임마, 나 잘 땐 깨우지 마, 다른 놈들은 깨워도 난 깨우지 마. 수업 안 들어도 대학 잘 가니까. 하며 자존심을 갉아먹듯 손바닥을 쫙 핀 채 뒤통수를 여러 번 갈겼다.

반 아이들은 안다. 잘 사는 집안 자제들 틈에서 고작 사립고 이사장의 아들인 김준면은 우리보다 한참이고 낮다고 생각했다.

 

 

“루한, 그만해.”

“뭐?”

“그만해. 불쌍하니까.”

 

 

옆에서 누가 루한을 말리는 그림도 미리 예상을 했었다. 김민석, 언제부턴지 모르겠지만 저 둘도 새 학기가 되어 오세훈의 무리에 꼈다. 일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오세훈 무리 애들과는 다르게 제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고 얼굴에 감정이 나타나는 유일한 아이들이었다. 무려 김준면을 불쌍하다고 말하고 있었다. 불쌍하다는 감정을 느끼고 있으면서 왜 정작 무리 틈에 껴있는 벙어리에게는 불쌍하다는 말 한마디 하지 않았던 걸까. 왜 다른 애들과 똑같이 방관했던 걸까.

동정하는 말 한마디라도 들었으면 오세훈에게 반항도 해보고, 주먹다짐이라도 해보는 건데.

왜 날 불쌍하게 만들었느냐고.

 

 

*

 

 

3교시가 끝나고 찬열이 종이 울리자마자 복도로 나갔다. 종인도 몇 분 안 지나 교실을 나갔다. 뒤에 있는 경수에게도 언급하지 않았다. 화장실 가는 것 까지 말하면서 간 적은 없으니까. 아마 화장실 가는 줄 알았겠지. 세훈의 반을 지나며 고개를 돌렸다. 혹여나 창문으로 세훈과 눈이 마주칠까 두려워서였다. 계단을 오르고 옥상 문에 가까워질수록 말소리가 들렸다. 옥상 문이 비스듬히 열려있었다.

 

 

“그러니까 오세훈이 나한테 준 게 너한테 줄 거였다 이거지?”

“어, 맞아.”

“아 망할, 가격차이가 얼마나 나는데 그걸 헷갈려?”

“좀 조용히 해. 김종인 오기로 했어.”

 

 

그들은 말소리를 죽였다. 종인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문을 열었다. 동굴같이 낮은 목소리로 답했던 사람은 역시나 박찬열이 맞았고, 옆의 얼굴은 모르는 아이었다.

 

 

“나가봐. 좀 있다 얘기해. 나 김종인이랑 할 얘기 있어.”

 

 

찬열보다 키가 더 큰 아이는 쌍욕을 하면서 나갔다. 씨발, 그걸 헷갈려? 넌 그걸 바꿔주지도 않았지? 박찬열 가만 안 둬.
중얼거리는 소리, 어쩐지 한국어가 유창했지만 발음이 썩 좋진 않았다.

 

 

“이리와, 앉아봐.”

 

 

옥상난간에 걸터앉은 찬열에 종인이 쉽사리 다가오지 못하자, 찬열이 먼저 성큼성큼 다가와 종인의 손목을 붙들고 난간에 끌고 가 앉혔다. 안 밀어, 겁먹지 마. 그리고 찬열 역시도 다시 난간에 앉았다. 난간에 앉았을 때 간담이 서늘해졌었다. 뒤를 돌아보면 밑이 보이고, 앉아있는 자세에서도 다리가 땅에 닿지 않는다. 그건 키가 조금 큰 찬열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세훈에 대해 궁금하지 않아?”

“뭐가, 매일 보는데?”

“그런데 넌 오세훈에 대해 모르는 게 너무 많잖아.”

“알아서 뭐해. 알아서 나한테 득 될 거 있어?”

“득 될 거? 당연히 있지. 내가 여기까지 왜 끌고 왔겠어.”

“그래, 그럼 말해주던가. 뭔데. 오세훈 약점.”

 

 

잠시 뜸을 들이던 찬열이 얘기한다. 오세훈 약해. 약, drug 근데, 넌 같이 이년 넘게 살면서도 모른다고 하더라, 후각이 병신인지, 감이 더럽게 없는 건지. 이게 왜 약점이냐고? 오세훈 무리 애들 절반이상이 오세훈 때문에 약 먹거든, 도화선은 걔가 긋고 끌려 다니는 건 우리야. 부잣집 도련님이 뭐가 아쉬워서 마약장사를 하겠어. 용돈도 넘쳐나는데, 거기다가 우리 용돈까지 긁어모아. 근데 난 약 안 해. 친구 놈중에서 약 없으면 진짜 안 되는 놈 있어서 내 몫까지 걔 주거든.

 

 

“그래서 결론이 뭔데.”

“오세훈도 걔 못지않아서, 약 없으면 이성이란 걸 찾아.”

“무슨 차인데?”

“좀 더 정상적인 회로로 돌아가서 감정을 느낄 수가 있어.”

“감정? 느낀다고 달라질게 있나?”

“있지. 많이.”

 

 

너가 조금이라도 처연하게 표정 짓고 될 수 있으면 아픈 티를 내, 그만 하라고 힘들다고. 너가 저항 없이 매일 굴복하려 드니까. 오세훈이 그거 즐기고 자기가 역시 김종인보다 우위라고 좋아하는 거야. 오세훈이 좋아하는 굴복하는 김종인보다는. 불쌍한 김종인이 낫지 않아? 오세훈이 느끼기에도 네가 불쌍하고 미안해서. 자기도 모르게 네게 자유를 하나씩 주는 거야. 바깥 공기 쐬고 올래?

 

 

‘어디 가서 바람 좀 쐬고 와.’

 

 

일 년전 오세훈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세훈이 내 방에 들어와 문제집을 펼치며 말했던
내가 누렸던 첫 번째 자유.

 

“한 가지 더. 오세훈 강박증 있어.”

 

 

티 안 나게 약만 없애봐. 아주 재밌어질걸. 약은 오세훈이 항상 책상서랍에 둔다고 했어. 약은 일주일에 한번 꼴 주기로 들어와. 넌 몰랐겠지만 도우미 아줌마가 넣어놔. 그 아줌마도 오세훈에게 돈을 더 받고 공급처에서 들여오는 거거든. 조심히 서랍문만 열고 약 빼. 방안에 아무것도 만지지 말고 약만 빼.

 

 

*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냥 한 귀로 흘려듣고 넘기려고 했었다.

그 주 주말, 세훈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종인이 핸드폰을 붙들었다. 분명 세훈은 아버지를 만나고 온다고 했다. 아버지를 만나 밥을 먹던 차를 마시던 족히 한 시간 이상은 걸릴 터였다. 종인은 찬열에게 들었던 말들이 생각나, 한 번도 제 발로 들어간 적이 없던 세훈의 방으로 들어가, 망설임 없이 서랍을 열었다. 손에 절로 땀이 배겼다.

 

 

“진짜… 있네.”

 

 

조심히 비닐팩 가득담긴 약을 빼냈다. 어디다 숨기지? 큰 비닐 백 안에는 말린 나뭇잎과 흰 가루들이 따로 밀봉되어있었다. 종인은 제 방에 들어가 옷장 문을 열고 겨울옷을 넣는 곳에 두꺼운 아우터들 밑으로 깔아놓았다. 생각해보니 세훈의 방 서랍 문을 닫지 않았다. 방으로 다시 가 서랍 문을 닫았다. 그리고 잠시 생각했다. 만진 것은 없지만 세훈의 방문이 열려있었나, 닫혀있었나 헷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방문을 열고 들어가진 않았다. 조금 열려있었나? 아니, 분명 확 열려있지 않았는데.

제 직관을 믿고 삼분의 일쯤 방문을 기울여 놓은 종인이 죄지은 사람마냥 덜덜 떨었다.

 

그래, 잠을 자자. 시간을 때우자, 불안해 할 필요 없어. 종인이 제 방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

불안해 할 필요 없다. 주문을 걸었다. 그러나 아주 얕은 잠을 잤다. 도어 록을 누르는 소리에 깨어나 머리를 부여잡았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들킬 거야. 분명. 한집안에 있는 건 난데. 저 약을 누가 없애. 없앨 사람이 없어. 나밖에 없다고 생각할 거야. 불안감에 차 이불을 뒤집어썼다. 얼마 안 있어. 세훈이 종인의 방문을 확 열었다.

 

 

“야, 김종인, 지금이 몇 신데 낮잠이야. 도우미아줌마 안 왔다갔어?”

“어, 어. 오전에 잠깐 왔다 가셨는데 청소하고.”

“진짜?”

 

 

근데 왜. 세훈의 표정이 복잡했다. 종인은 숨기려고 했다. 제 불안한 모습을 감추고자, 이불을 다시 뒤집어 쓴 채로. 졸려. 잠 좀 자게. 나가.

 

 

“아줌마, 집 왔다간 거 맞죠? 서랍에 없어요.”

“이런 일 없었는데. 진짜, 놓고 가신 거 맞죠?”

“아 진짜! 어떡해요. 오늘 분, 해결못하면 저 수전증와요. 정상생활 못해요.”

“아, 아줌마. 다시 구해다 주시면 안 돼요?”

“아, 창고에 딱 들어오는 만큼만 들어온 다구요?”

 

 

잠이 올리 만무했다. 거실에서 통화하는 세훈의 목소리가 귀에 꽂혀들어왔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발자국소리도 났다.
 제방에 들어가 다시 확인하듯 덜컹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급기야 누워있는 종인에게 다시 온다.

 

“너, 내 서랍 뒤졌어?”

“아니.”

“근데 왜 없지?”

“뭐가? 뭐 잃어버렸어?”

“아니.”

 

 

머리를 부여잡으며 세훈의 눈이 번뜩인다. 서랍 안에 매일 있던 게 없어졌어. 단 한 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오늘 도우미아줌마랑 너밖에 집에 없었어.
아버지는 이른 새벽에 회사 가셨고. 정말 이상하다?

 

“아버지가 알면 안 되는 거라, 아버지가 봤으면 벌써 내 손모가지를 부러뜨렸을거야.”

“뭐, 담배라도 있었어?”

“담배 같은 거안해.”

“그럼 뭐 술인가.”

“김종인 말 돌리지 말고 똑바로 말해라.”

“뭐, 아는 게 있어야 말하지.”

“어디다 숨겼어?”

 

세훈의 눈이 이성을 잃고 뾰족하게 날을 세웠다. 무섭다. 괜히 했다. 왜 알려줬어. 박찬열.
종인은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뜨며 몰라. 하고 답했다. 아니야. 밀리면 안 돼.
종인은 스스로 자멸하는 길을 택했다.

 

-------------------------------------------------------------------

와 하루만에 왔다...!!..

www1편입니다.

는 내일올 자신이 있나요?그러게나 말입니다.)

갱장히 잘써져서.. 10페이지 까지 쓰고 경이로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내 손이 살아움직이고 이따 꿈틀꿈틀.

왠지.. 성실연재를 할 수 있을것만 같은 자신감이.(글퀄리티는 보장못함..)

그래도.. 이정도 속도면.. 레이나 쓸때만큼.. 손풀리는 건 시간문제일듯요..허허...(제발풀렸음좋겟음.. 단편조각도좀잇는데ㅜ)

 

모모(커플링 안맞아도.. 저를 보고 반겨주시는 모습에 감덩.ㅠㅠㅠ♥)

정모카(처음 뵈어요! 세종은 처음이라 잘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백백(백백님 오랜만이에요.ㅠㅠ 다 보지 않으셨어도 다 본 듯한 느낌♥)

 잉여(우리 잉여님도.. 정말 오랜만이에여.눙물.ㅠㅠ 잘지내셨지요? 세종도 좋아하신다니 됴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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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으아!종인이걸리는건아니겠져???ㅠㅠㅠㅠㅠ걸리는건가ㅜㅜ??
10년 전
독자2
쩔어요............분량 긴 글, 자세히 본 건 잘 없었는뎅ㅎㅎ..잘읽고가여
10년 전
독자3
꺍 비회원이지만...비얀코님 글 개인적으로 좋아해요!! www 계속 연재해주세요!!
10년 전
독자3
이얍 잉여에요! 아아아ㅏㅇㅏ 종인이 들키면 안돼는데..아 안돼에에ㅔㅔ에 수능이 얼마 안남은 고삼이지만 저는 수시가 붙었기때문에 최저 좀만 맞추면 되는지라 성실연재하시면 꼬박꼬박 잘 챙겨볼 수 있어요 허허허허신난닿!@!! 잘보고가요 하트하트 ♥닥비찬♥
10년 전
독자4
백백이에요!!! 진짜 살 떨리는 편이였던거 같아요ㅠㅠ 약을 서랍에서 빼내는 장면에 저도 같이 손에 땀이 찼던거 같아요ㅋㅋㅋㅋ 세훈이가 약이 없을 때 종인이에게 어떻게 대할지도 궁금하네요
빨리 다음편을 보러가야겠어요!! 헿
잘봤습니당 ㅎㅎ

10년 전
독자5
허류ㅠㅠㅠㅠㅠㅠ진짜 대박이네여ㅠㅠㅠㅠ세후니...하트하트 제발 들키지 말기를ㅠㅠㅠㅠㅠㅠ
10년 전
독자6
와...약한다니....오오오....으르렁원테이크세훈이가 매우 떠오르네요 종인ㄴ이에게 행운을빕니다..☆!
10년 전
독자7
헐 걸리면 안되는데ㅠㅠㅠㅠㅠ안걸리길...ㅇ...
10년 전
독자8
아 뒤에가 궁금해..왜 난 이걸 지금본거야ㅠㅜㅠㅜㅠㅜㅠㅜㅠㅜ설마 걸리나 아 내가 다 떨리네;
10년 전
독자9
왜 이걸 이제서야 본 건지 모르겠어여 ㅠㅠㅠㅠㅠㅠ
10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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