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락비/피코] 표지훈 우지호 그리고 우리 season 2 01 | 인스티즈](http://file.instiz.net/data/cached_img/upload/e/a/0/ea06eb52666d56e603a97a6434103680.jpg)
표지훈 우지호 그리고 우리 season 2 01
눈을 뜨니 역시 우지호는 없다. 일어나자마자 소파로 가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담뱃갑에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는 라이터를 켜 불을 붙여 길게 빨아드린다. 후- 어느새 집 안은 담배연기로 가득 찬다. 한 달 정도 연락을 해도 받지도 않고 지금은 번호조차 바꿔버렸다. 집 앞을 찾아가도 보이지 않는다.
차가운 기운만 맴도는 집안. 좋은 점이 생겼다면 담배를 피우고 싶을 때마다 필 수 있다는 것, 집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침대도 더 넓어지고 혼자니깐 하고 싶은 데로 할 수 있다는 것, 아무나 연락할 수 있다는 것. 그렇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네가 보이지 않는다. 잠이 들 때도 네가 보이지 않고, 밥을 먹을 때도 너는 없다. 우지호가 없다.
그래서 매일 아침 눈을 뜨기 조차 싫고 잠이 들기도 싫다. 밥을 먹기도 싫고 그냥 살기 싫다. 담배연기가 가득 찬 거실에 앉아 오늘도 네 생각에 잠긴 체 멍하니 줄담배를 피운다. 예전 같았으면 베란다 문을 열어 담배 연기가 다 빠져나가게 우지호의 눈치를 보았지만 지금은 그럴 수조차 없다. 손이 뜨거워져 담배꽁초가 아무렇게나 박혀있는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 끄고는 화장실로 향한다. 문을 열자 바로 보이는 거울. 세수를 하고 있는 우지호의 뒤에 서 같이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하였는데 네가 없는 지금은 거울조차 보기 싫다. 잘 보일 사람도 없었고 네가 없으니깐. 우지호가 없으니깐
손을 씻다 네 번째 손가락에 아직 빼지 않은 커플 반지. 또다시 네 생각에 잠긴다. 서로 맞닿았던 두 손 겨울이 되면 얼음장같이 차가워지는 너의 손 지금 너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벌써 수십 번을 울었기에 눈물을 흘릴 힘조차 없다. 그냥 이곳에서 가만히 우지호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뿐.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이곳에서 가만히 죽기를 기다릴 뿐.
보고 싶다. 너의 생각에 잠겨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폰을 들어 연락처를 뒤진다. 보고 싶어서 미칠것같으니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잘 지내는지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알고 싶어 연락처를 뒤져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경이형에게 전화를 건다. 길게 통화연결음이 들리다 “어, 지훈아” 어색한 목소리
“지호형 잘 지내?”
“잘 지내는데…. 지호 여자친구 생긴 거 알아?”
숨이 턱 막힌다. 머릿속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고 귓속으로 울리는 경이형의 목소리 또한 들리지 않는다. 그냥 멍하다. 머릿속이 어지럽다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이유 없는 배신감에 조그마한 기대조차 짓밟혀버린 듯한 허무함. 정신이 들고 귓속엔 점점 경이형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온다.
“요즘 지호 술 많이 마셔, 술 마시고 너만 찾아”
“어….”
“목에도 반지 그대로 하고 다녀”
반지? 커플 반지? 가라앉았던 마음이 순식간에 들뜬다. 역시 지호형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어. 텅 비었던 머릿속이 갑자기 들떠 아랫입술을 깨물며 자꾸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참는다.
“둘 다 힘든 것보단 그냥 한번 연락해봐”
연락이 안돼요 형 찡찡거리니 요즘 지호는 경이형의 집에서 지내고 있다고 하였다. 일요일마다 집으로 간다는 말을 전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나는 전화가 끊기자마자 오늘의 요일을 확인한다. 토요일… 토요일? 내일은 일요일 기가막힌 타이밍이구만?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다. 베란다 문을 열어 담배연기를 빠져나가게 만들고는 막춤을 추며 화장실로 향한다. 거울을 보니 살 많이 빠졌다. 턱 선이 생겨난 게 잘생겨진 것 같기도 하고 기름진 머리조차 잘생겨 보인다. 오랫동안 묵혀뒀던 때를 씻어내고는 상쾌함에 콧노래를 부르며 머리를 말린다. 토요일 토요일 신 나는 토요일. 빨리 일요일이 왔으면 해서 오후 3시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후 9시에 일어나 푹 잔 탓에 말똥 말똥 해진 눈. 3시간 뒤에 일요일이라는 사실에 긴장이 되어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귓가에 들려온다.
다시 샤워를 하고는 무슨 옷을 입고 갈지 고민을 한다. 평소처럼 입고 가기에는 너무 멋이 없고 그렇다고 너무 많이 꾸미면 이상해 보이려나 정장은 오버인 것 같고 무슨 옷을 입어야 하지. 풋풋함을 살려야겠다는 생각과 동시에 눈에 보인 것을 교복. 요즘 살이 빠지긴 빠진 것인지 옷이 헐렁하다. 다시 한번 거울을 확인한다. 음 역시 턱 선 기가 막혀.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새 일요일이다. 아직 새벽 1시밖에 되지 않았지만 의지의 표지훈.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선다.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신발이 마음에 안 들어 다시 집으로 들어와 몇 번 신지 않은 흠집 하나 없는 신발을 신고는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교복을 입으니 젊어 보인다. 청춘 표지훈. 다시 한번 거울을 보니 턱 선 끝내준다. 엘리베이터 거울을 향해 윙크를 진하게 하고는 엘리베이터에 내린다. 오랜만에 나오는 바깥공기는 너무나도 상쾌하다. 왜 나를 집안에 숨겨뒀을까 너무 많이 남은 시간 탓에 긴 거리를 천천히 걸어 우지호의 집으로 향한다.
1시간 넘게 걷자 우지호의 집 앞으로 도착한다. 춥다. 뭐라도 껴입고 올 걸 그랬나 3월 봄이 오는 계절 교복 마이만 입은 지금은 너무 춥다. 손이 얼어 붉어지고 귀 또한 찢어질 것 같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10분 조차 흐르지 않은 지금. 돌아가기엔 내가 너무 찌질해 보이고 그렇다고 여기 있자니 너무 춥고 벨을 누르기엔 죄송하고 점점 의지가 약해진다.
강한 추위에 문 앞에서 쪼그려 앉아 추위를 이겨내다 결국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몸이 얼어붙은 듯 움직여 지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몸을 움직이자 살갗이 찢어질 듯 한 아픔. 온몸이 다 뭉쳤다. 시간은 새벽 6시. 점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해가 떴을 땐 일부러 햇볕이 내리쬐는 곳으로 가 몸을 녹였다.
“우지호 언제 와”
혼잣말을 하며 집 앞을 돌아다닌다. 조금만 있으면 울 것 같다. 왜 이렇게 추운 날씨에 교복만 입은 채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이러고 있어야 되지? 우지호는 언제 오는 걸까 안 오면 난 어떻게 해야 되지? 집에 잠시 갔다가 저녁에 올까? 아니다 아니다 약해져선 안되 다시 한번 의지를 불태운다. 우지호의 집 앞에서 열을 올리기 위해 유산소 운동을 하며 뛰어다니는 내가 너무 서럽다. 이 추운 날씨 하늘에서는 눈까지 온다. 여기서 울고 있는데 우지호가 오면 너무 창피하겠지 울고 싶지만 눈물을 꾹 참고 눈을 피해 서있다.
밥이라도 먹고 나올걸. 며칠째 굶어 이렇게 고생하려니 너무 배가 고프다. 그동안 골초로 지내 이 순간에도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운다. 참다 참다 손끝이 떨려오자 결국 주머니를 뒤져 담배를 꺼내고는 담배를 입에 열어 불을 붙인다. 한번 깊게 빨아드리자 지호와 같은 골목에 사시는 할머니가 쓰레기를 버리러 밖으로 나오신다. 사람이 지나갈 때 담배연기를 뱉는 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입안에 연기를 가득 담아 할머니가 지나가실 때까지 기다린다.
“아니 학생이 담배 피네?”
“아 할머니 그게 아니고요 저 성인인데….”
대답함과 동시에 가득 차있던 담배연기가 입속을 빠져나가고 다가오시는 할머니에게 그대로 연기를 뱉어버렸다. 교복을 입고 있었구나. 지갑도 놔두고 와 민증도 없었고 고개를 푹 숙이고 할머니의 잔소리를 들었다. 물론 학생 때부터 펴오던 것은 맞지만…. 그렇지만…. 차가운 냉랭함만 가득한 눈이 오는 이 골목길, 너는 없다. 서럽다. 그저 한 번이라도 잘 살고 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확인하고 싶었는데 차가운 골목길에 너는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 저녁이 되었다. 몸과 마음이 지쳐버려 지루하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시간을 확인하니 저녁 10시. 돌아가야 할까 자리에서 일어서 돌아가려 했지만 그동안 기다렸던 긴 시간이 너무 아깝다. 쌓인 눈을 밟으며 꺼질 듯 깜빡거리는 가로등 앞을 지나다닌다. 앉아있는 동안 몇 없던 발자국이 어느새 내 발자국으로 가득하다. 주황빛의 가로등 앞에 서 눈을 살짝 감아 가로등을 쳐다본다. 곧 꺼질 듯이 깜빡 거리는 가로등. 기다리는 것은 지루함이 아니다. 혼자 자기 최면을 걸며 너의 집 앞에서 너를 기다린다.
다시 집 앞에 쪼그려 앉아있다 사람의 발소리가 들려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빼꼼 내민다. 회색 맨투맨에 검은색 스키니를 입고 빨간색 목도리를 매고는 추운 듯 몸을 움츠리며 걸어오는 너. 지호다. 지호다 지호. 우지호다…. 한 달 만에 무척이나 야위어진 우지호. 다른 곳에는 살이 없었어도 얼굴은 통통했는데 지금은 그렇지도 않아 안쓰럽다. 그새 야윈 얼굴, 갈색으로 염색을 한 우지호. 그 모습조차도 예쁘다. 보고 싶었어
당장이라도 가서 안아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기에 멍하니 우지호를 보며 자리에서 일어나 가로등 앞으로 걸어나간다. 차가운 골목길 너는 땅을 보고 걷다 고개를 들어 올려 교복을 입고 깜빡거리는 가로등 앞에 서 너를 기다리는 나와 눈을 마주친다. 우지호의 눈동자는 심하게 흔들린다.
보고 싶었어 바보야 왜 이제 와….
표지훈 우지호 그리고 우리 seas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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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갑자기 헤어져서 당황하셨죠 ^_^ 노렸어요
아! 시즌 2 암호닉은 시즌 1 14화,번외 덧글 달아주신 암호닉분들만 암호닉에 올렸습니다! 시즌1때 암호닉 신청해주신 분들 중 오랜만에 왔는데 갑자기 사라졌다고 놀라지 마세요 T_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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