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 먼저 퇴근하겠습니다 "
힘이 쭉 빠진 발걸음을 옮겨 겨우 밖으로 나오니 언제나 그랬듯이 무심한 듯 밤 하늘은 별 하나 반짝이지 않는다. 까마득한 밤하늘에 머리카락을 움직이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초등학교 때는 얼른 교복을 입어보고 싶었고 중학교 때는 좋은 고등학교를 가기 위해 공부를 했고 고등학교를 다닐 땐 수능만을 위해 공부를 했고 대학교를 다닐 땐 좋은 직장에 다니기 위해 죽어라 공부만 해서 결국 졸업을 했다. 진짜 말 그대로 공부만 했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더 좋은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니다. 일에 죽고 일에 사는 사람. 그냥 흔하디흔한 대한민국 직장인이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낄새도 없이 눈 깜빡할 사이 나의 찬란한 청춘의 이십대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흘러 반오십이다. CC는커녕 사내연애도 안 해본 모태솔로다. 덕분에 직장인 맞춤형 성격으로 변해버렸고 이제는 오히려 사랑이 사치라고 느껴진다.
" 어서 오세요~ "
집에 들어가기전 맥주라도 한캔 사야겠다 싶어 집 앞 편의점을 들렀다. 캔맥주 355ml와 500ml를 고민하다 355를 두캔 집어들었다. 안주도 같이 살까 싶었지만 그냥 답답함에 속이 탔기 때문에 맥주만 들이키자 하고 곧바로 카운터 앞으로 가서 맥주를 내려놓았다.
띡-
" 5100원이세요 "
" 카드요 "
......
아르바이트생이 계산을 미처 다 하지 않고 건넨 카드를 집어 든 채 말없이 가만히 있는다. 새하얀 피부에 빨간 입술. 남자..겠지? 빨리 계산해달라고 소리라도 지를까 싶었는데 아르바이트생의 눈빛에서 두려움과 불안함이 가득했다. 아르바이트생은 나를 쳐다보고 있던 것이 아닌 어딘가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아르바이트생이 무엇을 그리 쳐다보길래 그런 눈빛을 하는지 궁금해 눈빛을 보내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 했다.
" 저.. 저기!! "
" 네? "
" 카드가 안 읽히는데요... "
지금 이 아르바이트생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당최 모르겠다. 나는 옅게 한숨을 내쉬며 현금 만 원을 탁 소리를 내며 내밀었다. 거스름 따위 받을 겨를도 없이 그저 빨리 힘든 이 몸을 쉬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나는 맥주를 가방에 넣고 바로 뒤를 돌았다.
" 아.. 안 돼!! "
" .......? "
" 누.. 누나.. 아니 손님 여...여기
보세요!! "
" ...네? "
다급한 아르바이트생의 외침에 나는 뒤를 돌자마자 다시 아르바이트생을 돌아봤다. 지금 나랑 뭐 하자는 거야? 나는 한껏 짜증이 가득한 표정으로 아르바이트생에게 다가갔다.
" 거스름돈은 필요 없.. "
" 집이 어디예요? "
" ......? "
" 제가 데려다줄게요 "
" 바로 앞인데... "
" 그럼 안되는데.... "
" ... 전 이만 "
" 제발 부탁이에요 "
" 하... "
아르바이트생과의 영양가 없는 대화를 도중에 끊고 나는 뒤에서 나를 계속 부르는 목소리를 뒤로 한 채 편의점 바깥을 나왔다. 분명 아까 문밖을 쳐다본 것 같은데 문밖은 아무도 없었다. 나는 아까보다 더 짜증이 가득한 걸음으로 바로 집 앞으로 갔다.
끼익-
요즘 따라 대문이 뻑뻑하게 삐걱거려 잘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는다. 나는 대충 문을 걸쳐놓은 채 현관문을 열었다. 나는 혼자 살기에는 크다면 큰 60평이 넘는 단독 주택에서 살고 있다. 남들과 똑같이 학교생활을 했지만 그곳에는 언제나 함께해야 할 부모님은 없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악착같이 살아왔던 것 같다. 돈을 모아 연애에 쓰지도 않고, 딱히 결혼자금을 위해 돈을 모았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바로 집을 살 수 있었다.
거실 테이블 위에 맥주와 가방을 내려놓고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이사 온 지 1년밖에 안됐고 사람 혼자 사는 집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새집 냄새가 난다.
" 후... "
그래도 만족한다. 반지하에 곰팡이가 크게 번져 결국 옷까지 버리던 그 시절보다는. 고개를 뒤에 기대 눈을 감았다.
분명 잠깐 감았는데,
쿵. 쿵. 쿵.
누군가 현관문을 세게 두드린다. 피곤한 눈을 뜨니 새벽 3시가 다다르고 있었다.
분명 대문은 닫혀있을...
나는 대충 문을 걸쳐놓은 채 현관문을 열었다.
아까 미처 제대로 닫지 못한 대문 때문인지 현관 앞까지 들어왔다. 나 혼자 사는 집에 지금 이 새벽에 누가 찾아오려나 싶어 침을 한번 삼켰다. 서너 번 쿵쿵거리던 현관문이 잠잠해지자 나는 안도의 숨을 내뱉었다. 그러자 다시
쾅!!!
세게 한번
누군가 문을 발로 차듯이 울렸다.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5분 동안 정적이 흘렀다. 나는 불안해서 움직일 수 없었다. 어쩌지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고민하던 찰나,
" 누나 "
" ....... "
" 저예요 "
익숙한 목소리...
아까 그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나는 별일이야 있겠어하고는 안심한 채 현관문을 열었다. 사실은 이 무서움을 달래줄 누군가가 필요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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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진짜로 오랜만에 왔죠!!
죄송해요...
그동안 집 인테리어니 뭐니.. 또 저의 일상에 치여 하드에 있던걸 풀지 못해서...
이제 자주 자주 찾아올게요 ㅎㅎ
그리고 여주(여러분)님의 집은
대충
이렇게 넓다고 보시면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고싶다)
이건 나름
공포/스릴러/추리/로맨스 라고 쓰는건데...
제 마음이 앞으로 독자님들에게 잘 닿았으면 좋겠고!!!!!!!!!!!
끝까지 함께하면 좋겠어요
예고편이라 너무너무 짧아서..죄송합니다
하하핳ㅎ헤헿헤
아 그리고 저 암호닉 받냐고 물어들 보시던대 저 받아요!!!
이제 하는 방법 알아냈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