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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끄 전체글ll조회 604


#KAI X D.O
"V story" w.정부끄
(뻔한결말 주의)
(*표시는 시점 교체)


작은 경수는 작은 집에 살았다. 한참을 지켜보다 낮에 다시 오기로 하고, 그렇게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1.

아직 해가 완전하게 지지않은 석양이 아름다웠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은 나보단 애가 덜 타겠지. 사실 각인 때문이라고 생각은 해왔지만, 각인이 사람 감정까지 막 다루다니. 도경수 때문이야 이게다. 사람들 눈에 띄지않도록 빨리, 집으로 돌아와서 두다리를 쭉 뻗고 누웠다. 사람하나 내꺼 만드는게 뭐가 이렇게 어려운지. 사람 기를 다 빼놓는다 정말. 

"벨라,"

자기 부르는지 알고 쫄래쫄래 내게로 오는 벨라. 뭐가 그리 신났는지 꼬리까지 흔들며 좋아한다.

"내가 잘 하고 있는거 같아?"

내 물음에 답하듯 두어번 짖는다. 뭘 알아, 니가. 그때, 띠리링-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엔 별로 관심이 없어서 연락이 오는 것만 받았었는데. 

도경수: 나쁜노마.

경수다. 나는 얘 번호 모르는데..

-너 내번호 어떻게 알았어?
도경수: 안알랴줌ㅋ

이게뭐야... 번호를 모르니 전화를 할 수도 없고.. 모바일 메신저는 이게 불편해. 

도경수: 01019930117
도경수: 저장해.

나한테 번호를 주다니 얘가? 일단 저장은 뒤로하고, 전화부터 걸었다. 수화음이 체 세번도 울리기 전에 받는 그. 다 했네, 게임 끝. 메세지도 먼저하겠다, 전화도 빨리 받겠다.

-여보세요.
"야, 너 나 안 싫어하지."

*
내 집앞에서 서성이던 종인을 뒤로 한채 집안으로 들어와 잠시, 그때 생각에 빠졌다. 종인을 처음 보던날, 그는 눈 밭에서 발자국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빛이 날듯 나지않는 피부와, 미동도 없는 눈동자. 어떻게 그를 그렇게 빨리 스캔한건지 기억도 안난다. 사랑의 힘이랄까. 첫 눈에 반한것 같았거든. 무의식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슨 사람이 저렇게 미친듯이 아름답냐고. 알고 보니 그는 사람이 아니었고, 뱀파이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평소 작가 스테프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달고 살던 나라, 무슨 또라이 같는 소리냐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책을 여러번 읽으면서 나한테도 이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랬던 적이 솔직히 말하면 몇 번, 아니 여러 번 있었으니까. 그런데 꿈 같게도 그는 내게 각인이 되었다며 내 곁에 들러 붙기 시작했다. 들러 붙었다고 표현 하는것이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책으로 읽기에는 각인은 늑대인간에게 걸리는 거라고 읽었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자기같은 종류(?)에게 더 잘 일어난단다. 그는 나를 자신의 집으로 계속해서 초대했고, 내가 딸기크림맛 사탕에 죽어나는 걸 어떻게 알아내고는 나를 기어이 집으로 초대했다.

"너, 왜 나야?"

두근 대는 심장을 부여잡을 수가 없어 심호흡 몇번으로 진정시키고 물었다. 겨우 꺼낸 한마디였다. 사실 솔직히 말하면, 그가 내게 각인되기 전에 내가 그에게 먼저 각인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그런데도 내가 저렇게 튕긴 이유는, 남자남자 관계에서 바텀이 너무 쉬우면 안되니까.

"너도 나 좋아할 수 밖에 없어. 각인된 상대는 결국 나중에 상대방에게 각인 당하거든." 

종인은 내게 이런 식으로 말을 했던걸로 기억한다. 나쁜놈. 결국에는 그렇게 될거라는 거잖아. 이미 되어버렸는데 뭐. 

"웃기지마. 그럴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도경수, 웃기고 앉았네. 나중에 일은 어떻게 감당하려고 저런 말을 내뱉었는지, 원. 사실, 아까 종인의 전화번호를 살짝 캤다.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비밀. 저장되어있는 전화번호를 무심코 쳐다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미 모바일 메신저 창에는 새로운 친구라며 종인을 소개하고 있었다. 메세지를 보낼까 말까. 약 30분전에 종인이 내 앞에서 지어준 그 무서운 표정과 착한 표정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얕게 뜬 눈 사이로 보인 그의 얼굴 근육 하나하나가 너무.. 너무, 잘생겼었다. 생각하는 동안 이미 내 손가락은 그와의 1:1채팅방을 열었고 게다가 메세지를 입력한 후에, 오른쪽 엄지 손가락이 이미 전송을 누른 상태였다.

-나쁜노마.

무슨생각으로 보낸거야... 정말 내가 보기에도 뜬금없는 네글자 
였다. '나쁜노마'라니. 

김종인: 너 내 번호 어떻게 알았어?
-01019930117
-저장해.

"이젠 어떻게 뭘 해야하지.."

열심히 생각했다. 무슨 말을 해야하는지, 뭐부터 말하는건지. 다 들켰나봐. 그때였다. 전화가 울렸고 침착하게, 침착하게 세번을 세고 받았다.

"여보세요."
-너 나 안 싫어하지.
"....아닌데."
-맞잖아. 그럼 너 나 싫어해?

이 녀석 돌직구가 엄청나다. 이제 어떻게 말해야해..


*
도경수 분명 어떻게 말해야 할지 머리에 쥐날만큼 생각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너 다 들켰어. 내가 말 안한게 한가지 있는데. 각인말이야, 내가 계속 생각 해봤거든. 나를 좋아해주는 인간한테만 걸리는거야. 그러니까 니가 나를 먼저 좋아해서 내가 너한테 각인이 된거라고. 너를 지켜줄 의무가 생기는 거야. 알아 듣겠어?"

열심히 설명해놨더니 대답이없다.

"도경수."
-....나쁜놈. 진짜 나쁜놈. 왜 처음부터 말 안해준거야..

그야 나도 방금 생각이 난 탓에.. 오랫동안 나를 좋아해 준 인간이 없어서 나도 그 사실을 잊고 있었던거다. 너도나도 참 멍청하지. 좋아하면서 그렇게 튕긴 당신이나, 각인된건 알았으면서 그 뒷이야기는 기억도 못한 나나.

"집으로 갈게. 있어."

전화를 끊자마자 그의 집으로 달렸다. 경수는 자기 혼자 살았기 때문에 아무때나 찾아가도 되었다. 20분 거리를 1분도 되지않아 도착한 내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주변사람들의 시선은 중요치 않았다. 침착하게 벨을 누르고, 그를 기다렸다.

"경수."
"..들어와, 응. 밖에 춥잖아."
"아직도 어려운 남자 컨셉이야? 왠만하면 컨셉바꾸지. 이제는 김종인 남자니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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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짱귀여워ㅠㅠㅠㅠ마지막말도키도키..!이제서로좋아하는구나귀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12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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