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X D.O
"V story" w.정부끄
(*표시는 시점 교체)
그 편지글의 첫장, 시작이 To. 날 모르는 종인이에게. 였으므로.
/-4.
느낌이 좋지 않았다. 날 모르는 종인이라니.
*
To. 날 모르는 종인이에게.
안녕. 넌 날 모를거야 지금 아마 이 순간엔. 근데 네가 이 편지를 읽고 있다면 나를 알고 있을지도, 나를 좋아하고 있을 지도 모르지. 나는 도경수야. 알고 있을 지도 모르지만, 혹시 모를지도 모르니까 내 소개를 해볼게. 나는 지금 엠병원이라는 곳에서 치료를 받고있어. 나는 '인간'의 병을 앓고 있어서. 너랑 나이차이가 얼마나 나는 지는 잘 모르겠다. 네 나이를 모르니까. 난 너에 대해서 조금 많이 알고있어. 다른 사람은 모를 그런 사실까지도. 병원 같은 곳은 잘 안오는데 내가 널 어떻게 아느냐고? 그건 다음번에 말해줄게. 언젠가 한번 꼭 만나길 바라.
From. 너를 안다 말을 못하는 경수가.
*
이게 첫 장의 내용이었다. 나는 경수가 너무 궁금했다. 나를 어떻게 먼저 알았던 건지. 엠병원은 내가 김종대를 통해서 처음 알았고, 나는 그 곳에 도경수가 있었는지도 몰랐다. 근데 경수는 날 이미 알고 있었다니. 도저히 무슨 말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지만, 손은 이미 다음 장을 넘기고 있었다.
*
To. 종인.
두 달만에 편지를 쓰네. 이전 장에는 있었던 to에 '나를 모르는' 이 어디로 갔냐고? 그건 곧 너랑 나랑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안썼어. 어떻게 만나질지는 모르지만 만날 수 있을거야. 어떻게든. 내가 널 찾아 갈거거든. 사실 이전의 편지를 쓰기 한달 전쯤이었나, 김종대라는 사람이 나를 찾아왔어. 갑자기 원래 주치의가 바뀌었다며 자기가 이제 내 주치의라고 그러면서 심심할땐 말친구가 되어주겠데. 그 첫 만남 이후로 그는 내게 정말 좋은 말친구가 되어줬어, 정말로. 그러다가 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 시작은 내가 읽고 있었던 브레이킹던이라는 책이었어. 자기가 알고 있는 뱀파이어 이야기가 있다고 들어보겠냐는거야. 그래서 사실이던 아니던 심심하다고 말해달라 그랬어. 사실 처음에는 너에 대한 이야기를 안 믿었지. 그마저 이상해 보였으니까. 사실 네가 존재한다고 믿기 시작한건 내가 만약 죽을 때가 다 되면 너를 찾아 가라고 한 그의 말 때문이었어. 병실에서 거의 갇혀 살던 나에게는 흥미로운 이야기였고, 계속해서 그가 해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어. 죽을 때가 다 되어서 내가 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때에는 영혼이 되어서라도 너를 찾아가래. 만약 내가 영혼이 정말로 될 수 있다면 지금 기억들은 다 잊을 태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너를 만나는 그 시점으로 부터 내가 살아있던 동안의 기억들은 다 지워질태지만 너를 찾아가면 좋을 거라는 이야기를 해줬어. 죽기 1초 전이라도 하느님을 믿으면 천국간다는 이야기보다 현실성 있는 이야기잖아? 그래서 일단 믿어보기로 했어. 편지는... 꽁꽁 숨겨 놓도록 하고. 그럼 안녕. 다음 편지에서 볼 수 있으면 보자, 우리. 만나길 바라.
From. 경수.
*
김종대였다. 그래, 김종대 그 놈이 나를 무턱대고 어찌알고 찾아왔겠는가. 의사라니, 허. 머리가 지끈거렸다. 도경수와 김종인, 이미 알게 된 사이는 어찌됬건 알고 지내야 하는거다. 인연이 닿았으니. 네번째 손가락에 세번째 장의 촉감을 느끼고 얼른 펼쳤다.
*
Dear Kai.
어때? 영어로 써봤는데. 내가 말했잖아, 너에 대해서 꽤 많이 알고 있다고. 다 의사선생님 덕분이야. 그가 이런 말을 했었어. 내가 영혼이 되어 너를 찾아가면 네가 나를 원상태로 되돌려 놓을 수 있을거래. 그러니까.. 다시 살릴 수 있다는 말이겠지? 방법도 알려주긴 했는데. 사실 난 그러고 싶지않아. 내가 만약 영혼이 되어진다고 하면 난 아무런 고통없이 영혼으로 살고 싶은걸. 다시 육신으로 돌아오면 이 병으로 고통을 다 다시 겪어야 하잖아. 싫어. 그러니까 만약 우리가 만나고, 네가 이 편지를 읽는다면 나를 되돌려 놓지 말아줘. 그냥 나를 만난 인연으로, 그렇게 인간의 영혼과 가디언 뱀파이어로 알고 그렇게 그냥 지내자. 이런 아픔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아. 오늘 아침 그가 그랬는데 얼마 남지 않았데, 시간이. 내가 살 날이 머지않아 해가 진다는 뜻이야. 죽는다고. 나에겐 행복한 시간의 시작이겠지 아마도. 아프지 않아도 되니까. 사실 너를 알기 전까진 흥미없는 병원 생활에서 내가 무엇 때문에 생명을 유지 시켜야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너를 알고 너를 만나고 싶고 너를 좋아하게 된 것도 같고. 너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나는 방법을 알고있어. 네가 나를 좋아할 수 있게 만드는 방법 말이야. 그가 말해줬거든. 지금이라도 그에게 아주아주 감사해야지. 내가 죽어버리면 이 은혜를 갚을 수가 없으니까.. 그럼 안녕. 만나길 바라.
Love GS.
*
끝이었다. 그렇게 그냥 끝이었다. 자신을 되돌려 놓지 말라고 그렇게 말을 전하고 끝이었다. 도저히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내가 여기서 무엇을 해야 하는 건지, 하지만 원하지 않더라도 내가 경수를 원래대로 돌려 놓아야 하긴했다. 돌려 놓지않으면 경수와 나, 둘 다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에. 김종대의 말은 기억하고 있다. 근데 지금은 김종대가 필요한 것 같다. 방법을 모르지 않는가. 뒤를 돌아 봤지만 도경수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저렇게 이쁜아이가 왜 아파야하는건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이봐아-."
갑자기 방 문 밖에서 김종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환청인가? 하고 보았지만 환청은 아니었다. 내 코 앞에 쾌쾌한 냄새를 풍기며 그가 서 있었으므로. 어떻게 왔는지는 모른다. 필요했기 때문에 싫지만 싫지 않았다.
"니가 나를 불렀어. 내가 필요하다고. 어때, 편지는 다 읽은거야?"
"지랄하네, 또... 근데 니가 어떻게 알아. 도경수가 편지 썼단거."
"쓸때 내가 옆에 있었으니까. 도경수는 널 정말로 만나고 싶어했어. 그래서 결국 만나게 된거고. 이렇게. 니가 저 아이를 돌려 놓을 수 있는건 사실이야. 방법은 내가 알려줄 수도 있지만 알고싶지 않으면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고. 김종인, 너의 선택에 달려있는거지. 어떻게 할건지 지금 말해줘야해. 난 곧 여기를 떠날 생각이거든."
결정을 해야한다. 결정, 결정.
"일단 어떻게하면 되는지 방법만 알자. 어떻게 하는데?"
"간단하지, 방법은. 오글거리는건 딱 질색이지만. 니 체온으로 도경수를 식혀주면 되. 간단해. 그러니까 니가 도경수의 체온을, 모두 앗아가라는 말이야. 이해하려나, 멍청이가."
"아. 이해했어. 뭐 손 같은거 꼭 잡고 있으면 되나?"
"아무데나. 체온만 가져가면 되니까. 손 같은거면 좀 오래 잡아야할 걸. 아무튼 이해했네, 난 가본다. 다음에 기회되면 만나자고. 친구-."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에 손인사를 건내 주었다. 언젠간 다시 돌아올 수 있겠지, 예전의 모습으로. 김종대와 김종인, 친구사이로. 이번에는 김종대가 내뱉는 그 '친구'가 듣기 싫진 않았다.
뒤를 돌아 새근새근 내 속도 모르고 곤히 자고 있는 경수를 보았다. 한없이 이뻤지만, 경수가 깨기 전에 결정을 내야 할것이다.
"경수야. 사람이잖아, 너는. 돌아가라. 아프지않게, 내가 지켜줄 수 있을거야. 걱정 말고, 편하게."
2013년 4월 8일, 타오르는 주홍노을 아래서.
나는 그 타오르는 노을 보다도 뜨거운 경수를 안았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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