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 seven days(7일 동안) # Friday11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후, 시간이 아깝지 않도록 열심히 사랑을 나누었다.
누가 시작했든 아니든간에 서로를 탐닉했고 사랑한다고 매일 속삭였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태환은 많이 아파했다. 수시로 찾아오는 통증에 괴로워하는 태환을 볼 때면 나도 괴로웠다.
태환은 항상 핑계를 대었다. 아플때면 그냥 복통때문에 그렇다면 핑계를 대곤 했다.
그럴 때면 속이 상해서 눈물이 났지만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그가 고백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으니까.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고통을 겪고 난 태환을 꼭 안아주는 일 밖에 할 수 없었지만 이렇게라도 안아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하지만 태환이 아파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 말없이 견디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었다. 그렇게 참고 참아내도 넘치는 감정이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도 했다.
걱정스러움을 꺼내면 오히려 태환이 나를 달래주었다. 자신은 괜찮다며 아무 걱정말고 진정하라며 등을 쓰다듬었고 콧노래를 불렀다.
태환은 의외로 노래를 잘하지 못했지만 그저 음만 표현해내는 허밍은 나를 달래주고도 충분했다. 나긋한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쑨양. 키스해줄래요?"
태환이 애절한 눈빛으로 키스해달고 말하면 말없이 입을 맞추었다.
"나를 안아줘요."
단순한 포옹이 아니라 섹스를 원할 때도 말없이 들어주었다. 점점 살이 빠져 가벼워지는 그를 번쩍 안아들고 침대로 향했다.
나의 살까지 뭉텅이로 떨어져나가는 것 같아서 안쓰러웠다.
태환이 이렇게 요청할 때는 대부분 극심한 통증에 몸부리침치다가 겨우 안정권에 들어선 후였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들어주었다. 차라리 심장이 고장났다면 내 심장이라도 떼어다 줄텐데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아픔으로 눈가가 짙어지는 그를 쓰다듬고 만지며 위로하는 것으로 잠시라도 태환이 행복해지길 바랐다.
어느 날 민성형이 말했다. 예전에 부탁했던 그 일이었다.
기억을 잃어버린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내가 한국을 떠난 이후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형의 설명을 듣고 난 울었다. 울수 밖에 없었다.
끝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로 얼굴을 모조리 씻어낼 만큼 많이도 울었다. 눈이 퉁퉁부어 태환이 걱정할까봐 얼음으로 찜질을 할정도로 울었더랬다.
그때 떼를 써서라도 계속 남아 있었어야 했는데, 다 나때문이라고 형 앞에서 자책하였다.
그런 나를 말없이 받아주었고 내가 진정할 때까지 곁에서 기다려주었다.
"형."
"왜?"
"태환이 많이 아파해요."
"알아."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요. 그래서 더 슬퍼. 아프니까 집에만 거의 있고...여행도 갈 수 없고...하아."
"그럼 교외로 나가보던지. 꼭 멀리 여행가야 여행이냐."
"어디 좋은데 있어요?"
"내가 아는 녀석이 하는 가게가 있는데...저번에 가보니까 좋더라. 기분전환 겸 갔다와라."
"고마워요!"
역시 든든한 후원자였다. 싫다고해도 도움을 주고 마는 형이었다.
형의 조언대로 교외로 드라이브로 결정했고 오후반차를 사용했다. 이것때문에 형에게 엄청 잔소리를 들어야 했고 결국 휴가 이후 야근 당첨권을 얻어야 했다.
태환에게는 외근나와서 특별히 일찍 마친다고 거짓말했다. 혹시 이것때문에 휴가를 냈다고 하면 화낼 것 같아서 알지 못하도록 숨겼다.
오랜만에 먼 곳으로 데이트할 생각에 조금 기분이 UP 되었다.
《교외 드라이브 어때요? - 쑨양》
《좋아요. - 태환》
태환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룰루랄라 흥겨운 노래를 부르며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집 근처 횡단보도 신호에 걸려 정차하고 있을 때 메세지를 보냈다.
《거의 도착했어요. 준비하고 있어요. - 쑨양》
《이미 나와 있어요^^ 놀이터에요.- 태환》
태환의 말에 번쩍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서둘렀다. 놀이터에서 좀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놓고 최대한 인기척을 죽이며 놀이터로 걸어갔다.
태환은 그네에 앉아 있었고 그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조용한 놀이터에서 홀로 있는 태환을 지켜보았다. 햇살에 엷은 머리색이 반짝이고 살풋이 불어오는 바람에 살랑사랑거렸다.
사랑스러운 그 모습을 내리 보고 싶었지만 태환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보고 그가 연락하기 전에 움직였다.
태환의 뒤쪽으로 살금살금 걸어가서 태환의 눈을 가렸다.
"누굴까요?"
"글쎄요. 누굴까요."
나의 물음에 태환은 모른척했다. 아니면 정말 모르는 걸까?
목소리 변조도 안했는데...
"모르겠어요?"
볼멘소리로 한번 더 묻자 태환은 조그맣게 웃음소리를 터트리며 대답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요."
"정답이에요."
역시 모른 척하는 거였다. 귀여운 나의 연인에게 속삭이며 감싸안았다.
뒤돌아보는 그에게 웃어보였다.
나의 깜짝 이벤트에 태환은 놀랐다며 대답해주었지만 입바른 소리인 것은 내가 잘 알았다.
혼잡한 곳에서도 그의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나처럼 태환도 마찬가지일테니까.
귀여운 그의 입술에 살풋 입을 맞추었다. 이렇게 오픈된 공간에서 키스하는 것은 처음이라 기분이 묘했다.
"어디로 드라이브 갈거에요?"
"교외로요. 장소는 비밀!"
"쑨양이 비밀이라고 하면 기대가 되던데. 기대해도 되요?"
"네.
기대감 넘치는 태환에게 꼭 그 기대를 부흥하기를 바라며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혹시 만족하지 못할 경우에는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그 죄를 물으리라 다짐했다. 적반하장의 경우였지만 찔리는 양심은 멀리 떠나보냈다.
"이게 안 빨라요? 규정 속도보다 훨씬 빠른데."
차는 고속도로로 접어들었고 톨게이트마저 지나쳤다. 넓게 트인 차도를 보니 스피드 본능이 깨어났다.
태환을 생각하며 국도에서 천천히 달리던 것과 다르게 점차 속력을 높여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다.
태환의 힐난에도 이미 깨어난 본능은 제어할 수 없었다. 그저 즐기고 싶었고 규정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달리고 말았다.
옆에서 태환이 비명을 질렀다.
도착한 후에 멀미로 인해 태환이 토악질을 하는 모습을 본 후에야 내가 잘못했음을 깨달았다.
이럴 줄 알았다면 좀 더 천천히 달렸을텐데, 음식물을 토해내고 헉헉거리는 태환 곁에서 안절부절 가만히 있지 못했다.
젠장. 어떡하지.
"괜찮아요?"
"다신...쑨양 차 안타요."
힘이 빠진 목소리로 겨우 중얼거리며 휘청이는 태환을 겨우 잡아 껴안았다.
"아, 미안해요. 태환이 이럴 줄 몰랐어요."
"너무 빨리 달린다고 말했잖아요."
"괜, 괜찮을 줄 알고...미안해요."
"됐어요."
"태, 태환. 잘못했어요."
사과하는 것밖에 없었다. 사과를 받아주지 않자 마음이 조급해졌고 어쩔 줄 몰랐다.
화가 많이 난 듯 했다.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받아주지 않을리가 없었다.
"사과 받아줄게요.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과속하지 말아요."
"네에..."
내 몸에 기대어 숨을 고르던 태환은 시간차를 두고 나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화가 풀린 걸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태환을 꼭 껴안았다.
그러나 다시는 과속하지 말라는 태환의 말에 아쉬웠다. 아쉬움을 드러내자 태환이 한숨을 포옥 내쉬었다.
태환의 질문에 똑바로 대답했다. 나도 처음 오는 것이지만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기 때문에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어디 동화속에나 나올 법한 숲속의 오두막같달까? 도시에서 엄청 떨어져 있지 않는대도 오롯 동떨어진 외향에 신기한 마음이 들었다.
"저쪽 보이죠? 이 가게 주인이 만들어놓은 산책로에요."
"흐음~"
"주변 숲 사이로 걸어서 산림욕하기에 그만이죠. 그 길을 쭉 가다보면 호수가 보이는데 참 예뻐요."
"와 봤어요?"
"아니요."
"그런데 어떻게 잘 알아요? 여기도 아는 분 추천?"
"그럼요. 아무나 못오는 곳이니까요."
"어째서요?"
"태환은 알았어요? 이런 곳이 있을지? 정보가 없으면 찾아오기 힘든 곳이잖아요."
민성형이 세세하게 알려준 덕분에 막힘없이 설명할 수 있었다.
정말 이런 곳에 찻집을 세울 생각을 하다니 신기했다. 태환의손을 잡고 깔아놓은 자갈길을 걸었다.
자갈길을 지나 가게 앞에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간판에는〈Buen Camino〉라고 적혀 있었다.
이런쪽에 관심이 없어 몰랐지만 형이 알려준 탓에 그 문구가 무슨 뜻인지 어느 나라의 언어인지 그때 알았다.
가게 이름이 어떠냐는 나의 물음에 태환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쉽게 뜻을 읊조렸다.
" 나도 한번 가고 싶었죠."
아아. 태환이 말에 어떻게 잘 알고 있는지 깨달았다. 그는 가고 싶었던 것이다.
언제가 되었든 아니든 간에 가고자 했던 곳인 것이다. 그것을 알자 속이 울렁거렸다.
태환의 소망은 결코 이룰 수 없다는 사실때문이었다.
그 사실에 몹시 서글퍼졌고 가슴이 아릿해져왔다.
-
찻집 안으로 들어갔다. 안락하게 꾸며진 내부가 마음에 들었다.
태환에게 먼저 자리 잡고 있으라고 말하며 카운터에 주문을 넣었다.
"여기 뭐가 좋아요?"
"다 좋은데...음, 추천하자면〈숲속의 딸기〉라는 메뉴가 제일 인기가 좋죠. 특히 커플에게."
내 마음을 정확하게 꽤뚫는 하하호호 웃는 가게주인에게 그것과 페퍼민트 티를 주문을 넣고 머쓱한 마음에 머리를 긁적였다.
결제까지 마치고 자리로 돌아갔다. 멋진 경치를 구경하며 주문한 음료가 나올 때까지 담소를 나누었다.
이윽고 바퀴가 바닥 위를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좌석 입구앞에서 정확히 멈춰섰다. 가게 주인의 걸음소리가 멀어진 후에 음료를 들고 돌아와서 페퍼민트 티는 태환 앞에 딸기주스는 중앙에 놓았다.
주인장의 커플 추천메뉴〈숲속의 딸기〉는 딸기 주스 위에 하얀 생크림이 잔뜩 올려져 있었다. 생크림 녹으면 무척 달겠다 싶을만큼 탑처럼 높았다.
단 것을 많이 좋아하지 않는데...괜히 주문했나 조금 후회가 되었다.
"어? 이건 무슨 음료에요?"
"딸기 주스에요. 그 위에 있는 것은 생크림이죠. 여기에서 제일 인기 많은 메뉴래요. 태환도 먹어봐요."
"다른 이유는 없고요?"
"헤헤...커플에게 인기가 많다고 해서 주문해봤어요."
겸연쩍어서 뺨을 긁적였다. 그런 나를 보고 태환은 실소하며 빨대 기둥을 살짝 잡았다.
"그럼 한번 마셔볼까요?"
주스를 마시자 탑처럼 높이 쌓아올린 생크림이 코끝이 묻었다. 순간 미간을 찡그렸다.
"음. 생크림때문에 먹기 불편해요. 코에도 묻고. 쑨양은 조심해서 먹..."
이 달아보이는 주스를 주문한 것에 대해 후회했던 마음을 고쳐먹었다. 왜 커플에게 인기 있는지 알았다.
저렇게 묻으면 필연적으로 닦아내야 했다. 그리고 닦아내는데 굳이 티슈가 필요없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태환쪽으로 다가가 그의 코에 묻은 생크림을 혀로 핥았다. 부드럽고 촉촉한 생크림의 단맛이 느껴졌다.
그리고 태환의 입술마저 핥고 살짝 벌린 틈사이로 혀를 집어 넣고 키스했다.
방금 마신 딸기주스 맛이 났다.
"이때문에 이 주스가 인기 많나봐요."
내말에 태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또 태환에게 권했다.
태환도 싫지 않은지 마셨고 또 코에 생크림이 묻었다. 생크림이 묻었다는 이유로 키스를 마음껏 했다.
무척 달달했다. 단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달콤한 것이라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었다.
나중에는 키스하는 것에 빠져서 주스를 마시지 않아 생크림이 흐물흐물 녹아 사라지는 줄도 모르고 키스를 퍼부었다.
한참을 키스를 나누다가 겨우 떨어졌다.
이곳이 가게만 아니라면 더 진도를 나갈텐데 몹시 아쉬웠다.
=======================================
에구...늦어서 죄송합니다. 사실 어제 올리고 싶었지만...
큽...컴퓨터가 바이러스 먹고 죽어버려서 올릴 수가 없었어요.
거기다 윈도우 재설치하면서 백업된 데이터까지 날려먹은...ㅠㅠ
좀 써놓은 글도 있었고 쑤냥과 태쁘 관련 귀한 영상까지 모조리 다 날려먹은...
엄청 패닉에 빠졌으요..ㅠㅠ너무나 큰 충격임...
어쩌겠어요...이미 쫑난 것을...다시 모아야하는...
마음을 다 잡아보지만 그래도 슬프네요. 언제 다시 모을지..ㅠㅠ
휴가가 끝이나서 고향에서 올라오느라 시간 잡아먹기도 했고...
오늘 겨우 틈틈이 써서 올립니다.
암호닉 |
린연 / 팬더 / 슈밍 / 마린페어리 / 흰구름 / 광대승천 / 허니레인 / 포스트잇 / 여름향기 / 아와레 / 보석바 / 순대 / 쌀떡이 / 태꼬미 / 렌 / 땅콩이 / 쿠엔크로 / 쥬노 / 아스 / 텔라 / 루키 / 잼 / 샤긋 / 빌보드 / 비둘기 / 사과담요 / 박쑨양 / 응가 / 초코퍼지 / 소어 / 회사원 / 촹렐루야 / 피클로 / SY / 우구리 / 태쁘니 / 무슈 / 태쁘닝 / 플레인 /찰떡아이스 / 그냥(부랄) / 빠삐코 / 레인 / 토야 / 하양 / 쑨양자기 / 양갱 / 소띠 / 연두 / 뺑 /아마란스 / 에트리 / 태환찡 / 김쥰슈 / 또윤 / 에이삐씨 / 오름오름 / 주엘 / 눕는독자ㅇ<-< / 햄돌이 / po쑨환wer / ㅌ/ 고구미 / 코난 / 딸기빼빼로 / 박태쁘 / 유스포프후작 / 달룽 / 탱귤탱귤 / 복숭아녹차 / 별빛 / 꾸워엉 / 차느 / 고무 / OMG |
★ 오타 지적 환영!
★ 쑨과 태쁘...참 대단하고 멋진 녀석들..ㅠㅠ 니네는 정말 멘탈甲에 천사다...
평생 사랑해주겠어요! 출구 그런 거 다 필요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