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민윤기]빅히트의 유일한 여배우 : 05
(윤기시점)
어느 나른한 오후, 모처럼 멤버들과 함께 숙소에서 쉬고있을 때였다. 침대에 누워서 의미없는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같은 팀인 정호석이 또 반말을 하면서 나를 불렀다.
"윤기야, 윤기야. 이거 봤어?"
"…뭔데."
"우리 회사에 여배우 데뷔한거. 봤어? 꽤나 실력이 있나봐. 연기도 신인치고 호평이고."
"몰랐네."
호석이는 그 아이가 예쁘다면서 내 옆에서 재잘재잘 떠들어댔다. 모처럼 낮잠이나 자려고 했는데, 정호석 때문에 낮잠은 포기해야겠다.
"근데 너 이 여배우 이름이 뭔지 알아?"
"관심없어."
"왜 관심이 없어! 같은 소속사 후밴데! 이름은 강아미야."
"……."
"사진 보여줄까? 완전 예쁘다."
정호석이 보여준 사진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어차피 나랑은 소속사 선후배 사이일뿐, 음악을 같이 하는 것도 아니고 딱히 큰 관심은 없었다. 그렇게 정호석을 방 밖으로 내쫓게 하고 낮잠이 들고 말았다.
* * *
낮잠에서 깨고 난 뒤 나는 작업실로 향했다. 윗층 작업실로 올라가기 전에 사무실에서 커피나 타마시려고 들렸는데, 저쪽 안에서 불빛이 보였다. 분명히 다들 퇴근했는데 누굴까하는 마음으로 그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근데 왠 여자가 있었다.
"너 누구야?"
"네? 저……저요……?"
"그래요, 너요. 누구야."
"강……강아미에요……."
"강아미?"
"네……여기 배우에요."
아- 정호석이 예전에 말했던 그 여배우구나.
"슈가…선배님…?"
"……."
"안녕하세요. 저 빅히트 소속 강아미입니다. 배우에요."
"알아."
"……."
"내가 당황했네."
자세히 보니 조금 예뻤다. 아니, 좀 많이 예뻤다. 흑색의 긴 생머리에 흰 피부, 오똑한 코, 생기있는 입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예쁜건 나와는 정반대로 짙게 쌍커풀이 진 눈이다. 그 크고 예쁜 눈으로 나를 멍하게 바라보는데 순간 가슴이 쿵했다. 약간 공기가 어색해지자 나는 다급하게 말을 걸었다.
"지금 우리 앨범 듣고 있는거야?"
"네…? 아, 네."
"왜? 배우잖아."
"아무래도 소속 회사 선배님이신데 제가 너무 모르는게 많아서요. 더 알고 싶어서 듣고 있었습니다."
"들어본 소감이 어때?"
"신선해요. 특히 tomorrow가 마음에 들어요. 뒤에 들리는 코러스랑 이 기타 소리가…"
"……."
"아 죄송해요. 제가 주제넘게…"
"더 해봐."
더 해보라는 말에 손을 휘적거리며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아마도 강아미는 지금 이 상황이 매우 불편할거다. 눈치껏 나가줘야 하는건 알지만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모르겠다. 같이 있고싶었던 걸까.
"같이 듣자."
"네?"
"그 앨범 뜯어. 듣게."
그렇게 전곡을 다 들어버리고 나서야 다시 입을 뗄 수 있었다. 조금은 잠이 몰려왔지만 꾹 참았다. 어차피 지금 작업실에 가도 작업따위 하지 못할 것 같다. 여자랑 이렇게 단 둘이 좁은 공간에 있어본게 얼마만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민윤기] 빅히트의 유일한 여배우 : 05 (윤기시점)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31/23/c7f0bfe4d24ce2dd6eb63e2c29f068e9.jpg)
"어때?"
"네…?"
"노래말이야."
잠시 당황하던 강아미는 다시 말을 했다.
"음……사실대로 말해도 돼요?"
"언제든지."
"저는 수록곡들이 되게 마음에 들어요. 타이틀 곡들이 댄스 위주의 곡들이라면 수록곡들은 정말 귀로 듣기 위한 곡이라는 느낌이죠. tomorrow와 let me know는 느낌이 비슷해요. 마치 같은 사람이 만든 곡처럼. 그리고 개인적으로 danger가 아쉬워요."
"어떤 점에서?"
"지민 선배님 파트가요. 음색과 파트가 잘 맞아떨어지지 않은 느낌…? 아, 물론 제 생각이에요. 그리고 비트의 중독성은 쩔어가 제일 좋구요. 쩔어는 비트만 들어도 가사가 떠오를 정도로 곡의 개연성이 좋아요, I need you는 말할 필요도 없을 만큼 좋구요."
"더."
"멤버를 가장 잘 나타낸 곡은 고엽이랑 run이요. 각 멤버분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곡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인트로와 아웃트로가 앨범마다의 느낌을 잘 살려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특히 화양연화 인트로의 가사가 좋네요."
"……."
나는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세히 알 수 있지? 딱 봐도 우리 노래를 처음 듣는 것일텐데.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작업실에서 보자'라는 말을 남겨버렸다. 그리고 강아미를 택시를 태워 보내고 나도 숙소에 돌아갔다.
* * *
신곡 무대가 얼마 남지 않아서 연습실에 멤버들과 옹기종기 모여있을때 였다. 강아미가 갑자기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아, 아미 왔니? 여기 와서 치킨 좀 먹어."
오랜만에 보니까 반가워서 말을 걸어볼까 했는데 멤버들이 자꾸 옆에서 말을 걸어대는 바람에 눈도 한 번 못 마주쳤다. 더 신경쓰이는건 김태형 저 자식이다. 왜 자꾸 아미한테 말을 거는거지? 옆에서 좀 떨어졌으면 좋겠다. 왜 자꾸 친한척 해.
"아미야 닭다리 너 먹어."
"아, 감사합니다 선배님."
"딱딱하게 선배님이 뭐야. 따라해봐. 태형오빠."
"그…그래도."
"아미 니가 우리 회사 유일한 여잔데 오빠 소리 좀 들어보자."
"태형오빠."
"아이구, 잘한다. 날개도 너 먹어."
김태형, 저 자식이.
어느샌가 이야기는 자연스레 강아미의 드라마로 넘어가고 있었다. 드라마를 찍는구나, 싶을때. 내 귀에 박히는건 단 한가지였다.
'키스신'
고작해야 전정국이랑 친구먹는 나이면서. 기분이 묘해졌다. 아직 어리고, 게다가 여자앤데. 내가 김동휘보다 먼저 봤는데. 자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와중에도 내 눈길은 계속해서 강아미를 따랐다. 허겁지겁 정리를 하고 아미를 따라 나섰다. 사무실로 향하는걸 보니 오늘도 밤새 영화를 볼 생각인가 보다.
"같이보자."
너랑 같이 있고 싶은 내 욕심이다.
* * *
솔직히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었다. 슬픈 영화도 별로 안좋아할 뿐더러, 질질 짜는 여자도 별로 안좋아했다. 그런데 지금은 좀 달랐다. 옆에서 영화를 보면서 우는 아미가 귀엽고, 살짝 골려주고 싶기도 하고, 눈은 부었는데 예뻐보이고... 분명히 미친게 틀림없다, 민윤기.
"그만 좀 울어."
하도 서럽게 울어대니까 내가 가슴이 찡해지잖아.
"선배님."
"왜."
"어떻게 그렇게 눈물 한 방울 안흘리세요? 억울해요. 이건 반칙이에요."
"나도 억울한거 있는데."
"…억울한거요?"
그래, 나 억울해.
"선배님……, 죄송하지만 떠오르는게 없어요."
"나한텐……."
"……?"
"나한테는 왜 오빠라고 안해?"
솔직히 좀 실망했다. 태형이한테도 오빠라고 하면서 나한테 왜 꼬박꼬박 선배님이라고 하는지.
"윤기오빠."
"한 번 더."
"윤기오빠."
![[방탄소년단/민윤기] 빅히트의 유일한 여배우 : 05 (윤기시점)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5/07/3/5a89a423531cfd61408e314edfee0f54.jpg)
오빠라는 말이 이렇게 듣기 좋은 말인지 몰랐다. 팬들이 말해주는 오빠와는 느낌이 좀 달랐다. 마음이 설레고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는 느낌이 든다. 아, 강아미 위험해. 그렇게 '내 작업실로 가자'라는 말을 해버렸다. 정말 내 작업실에 여자가 들어오는건 처음이었다. 내 개인적인 공간이고 이것저것 간섭당하는 것이 너무 싫었기 때문인데 강아미는 내가 작업실로 데려가고 싶었다. 옆에서 재잘재잘 말해주는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계속 듣고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미가 뛰쳐나가더니 한참을 있다가 다시 들어왔다.
"……어딜 다녀와. 밤이 늦었는데."
손엔 무언가가 한가득이다.
"아. 요 앞에 마트요. 이것저것 사왔는데 이것만 놓고 가려구요."
"……."
"이건 방향제에요. 환기는 자주 시키시겠지만 그래도 방향제 하나 정도는 필요할 것 같아서요. 향이 강한게 아니니까 거부감이 없으실 거에요. 그리고 이건 유자차에요. 저녁에는 찬물만 드시지 말고 따뜻하게 유자차를 드세요. 목관리하는데도 유자차가 진짜 좋아요. 감기도 안걸리고. 아, 그리고 방이 조금 어두워요. 이건 전등인데 그렇게 막 밝지는 않아요. 너무 어두우면 눈 나빠지니까 여기 탁자 위에 올려둘게요."
"……."
"몸관리가 중요하잖아요."
"고마워."
오늘부로 취소해야될 말이 생겼다. 작업실에 절대 여자를 들이지 않겠다던 말, 취소다. 강아미는 매일 매시간 있어도 된다. 그렇게 내게 물건을 전해주고는 말 걸 틈도 없이 뛰쳐나가는 아미의 뒷모습을 보자, 다시 얼굴이 보고싶었다. 날 보면서 웃는 얼굴을.
* * *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을까, 강아미를 볼 수 없었다. 이거원, 안보니까 더 보고 싶어진다. 눈 앞에 아른아른거리고, 없는 사람을 만져보고 싶기도 하다. 막 눈 앞에 아른아른 거리는게 만났던 지난 며칠동아 요정이랑 대화한 것 같기도 하다. 그 때, 작업실 문이 열렸다.
"강아미?"
"네? 아, 윤기오빠. 제가 마음대로 들어오려던건 아니었어요."
"……."
"그… 오빠 있나 없나 확인만 하려고 했던거에요. 막 딴거 만지거나 하지 않았어요."
"오랜만이네."
"……."
"들어와."
![[방탄소년단/민윤기] 빅히트의 유일한 여배우 : 05 (윤기시점) | 인스티즈](http://file2.instiz.net/data/cached_img/upload/2016/02/08/21/c35cc947961c6fff0c556d665535349e.gif)
"요즘 많이 바빴나봐? 회사에서 못봤네."
"네… 요즘 드라마 촬영 시작해서요."
"촬영은 어때? 할만해?"
갑자기 아미가 입이 삐죽 나오더니 투정을 부리기 시작한다. '강동휘가...'이러면서 키스신 얘기를 하는데 피가 솟구쳐 올라왔다. 아, 강동휘랑 먼저 키스하게 내버려두긴 싫은데. 어떡하지? 내가 먼저 해버릴까?
'키스신'이라는 세글자를 듣자마자 그 뒷말은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귀는 것도 아닌데 섣불리 키스했다가 미움이라도 사면 어떡해. 그런데 뺏기긴 싫다.
"난 강동휘한테 고마워해야겠네."
피해가고 망설이는건 내 성격이 아니다.
"일단은 이 늦은 시간에 내 작업실까지 오게 해줬잖아."
"……네?"
"키스신을 강동휘가 아닌 다른 남자와 찍었다면 여기 오지 않았겠지."
"그건……."
미안해, 아미야.
"그리고 한 가지 더 있어."
.
.
.
"키스할거야. 눈 감아."
너의 첫키스는 내가 먼저 가져갈게. 그리고 아미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었다. 따뜻하고 작은 입술을 핥고 어루었다. 아미의 뒷목을 잡고 쓰다듬고... 그렇게 주체할 수 없을만큼 달아올랐을 때 아미가 살짝 피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입술을 뗄 수 밖에 없었다.
"왜 키스 했어요?"
"네가 너무 예뻐서."
정말이야. 강아미 너 진짜 예뻐.
얼굴을 붉히며 뛰쳐나가는 아미를 잡을 수도 없었고, 멍하니 얼만큼인지 모를 시간을 작업실 안에서 내 스스로 얼굴을 붉혔는지 모르겠다.
.
.
.
아미야, 사실 나도 이번에 첫키스야.
(+)사담
하.....여러분 페스타가 끝났어요.
정말....낄빠앱...결제했어요....
그리고 케이콘까지 !!!
정말 바쁜 덕질이었습니다.(하앙)
사실 한번 썼는데 날아가서 다시 쓰기 힘들었어요,,,,
오래걸려서 죄송합니다.
윤기 너무 좋죠 ㅠㅜㅠㅜㅠㅜ
답댓은 다 못달아 드릴 수 있어요ㅠㅜㅠㅜ
댓글은 다 보고 있습니다 항상 큰힘이 돼요!! 감사합니다!
암호닉
윤기윤기 / 민융기 / loyus / 방소 / 은갈칰 / 단미 / 한드루 / 푸후후야 / 0309 / 슙 / 코코팜 / 더푸 / 뿡뿡99 /
윤기가흘러내린다 / 삼다수 / 내2름은 / 민윤기 / 뉸뉴냔냐냔☆ / 민윤기배우 / 세맘 / 칙촉 /
지민이랑 / 꾹꾸기 / 탱탱 / 1013 / 99 / 멜팅 / chouchou / 개나리 / 계란말이 / 예찬 /민이 / 민트맛윤기 / 둥둥이 / 연찌 님
+ 암호닉 신청은 댓에 [ ] 안에 쏙 집어넣어서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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