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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

 

 

 

 

 

 

“반장. 인사해.”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

 

 우렁찬 목소리가 교실에 울렸다. 담임이 출석부를 챙기고 교실을 빠져나가려고 하는 그 순간에 앞 문이 큰 소리를 내며 열렸다. 다들 그 소리에 놀라 앞 문을 바라봤다. 염색을 한 김태형이 서있었다. 담임이 그런 김태형의 등을 출석부로 내리쳤다.

 

 

 

 

“너, 인마. 지금이 몇 시야. 어?”

“헤헤. 쌤!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예쁘시네요.

 

 

 

 

50대의 노처녀 담임은 예쁘다는 말이 듣기 싫은 건 아닌 건지 얼굴에서 웃음기를 감추지 못했다. 담임이 출석부를 겨드랑이에 끼우고는 반대 손으로 김태형의 앞 머리를 만졌다. 까슬까슬한 머리칼. 꼭 빗자루 같다.

 

 

 

 

“너 염색하지 말랬지. 자꾸 교칙 어길래?

“에이. 쌤 그렇게 말하면서 사실 제 머릿결 걱정돼서 그러시는 거죠?

“어쭈. 너, 점심 먹고 학생부로 와라.”

 

 

 

 

담임이 그렇게 말하며 교실을 빠져나갔다. 김태형의 얼굴이 삽시간에 울상으로 변했다. 아, 쌔앰-! 김태형의 애교 섞인 말에도 담임은 아랑곳 않고 교무실로 향했다. 김태형이 칭얼거렸다. 그런 김태형을 보는 반 여자애들의 표정은 사랑스러운 생물체를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내가 내 뒷자리 여자애를 바라봤다. 걔 역시, 김태형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주황색 머리카락. 머리가 한 눈에 확 띈다. 김태형이 칭얼거리다가 고개를 돌려 날 바라봤다. 당황해서 시선을 그대로 피해버렸다. 왜, 왜 쳐다보는 거야. 마치 내 생각을 다 듣고 있었다는 사람처럼 쳐다보는 그 모습에,

 

 

 

 

“……”

 

 

 

 

심장이 쿵하고 내려 앉는 듯 했다.

 

 

 

 

 

 

 

 

 

 

 

 

 

 

 

 

 

 

“으.”

 

 

 

 

잠에서 깨고 나서도 여전히 속이 좋지 않았다. 전날부터 좋지 않았던 터라 점심시간도 잠을 자는 데에 사용했다. 고개를 들고 싶었지만 머리가 아파서 들 수가 없었다. 결국 계속해서 엎드린 채로 눈만 깜박였다. 교실 뒷 문이 열리고 여자애들 여럿이 들어왔다. 일어나기도 민망한 상황이라 그저 자는 척, 누워있었다. 조잘 조잘 떠드는 소리가 내 귀에 선명히 들려왔다. 그 목소리를 자장가 삼아 다시 잠이나 잘까 했는데,

 

 

 

 

“너, 그 소문 알아?”

“뭐?”

“그, 나도 처음에 듣고 엄청 어이없었는데, 정여주 있잖아.

“쟤? 지금 자고 있는 애?”

 

 

 

 

여자애들 입에서 나온 내 이름에 눈이 확 뜨였다. 잠이 완전히 달아나버렸다. 대화 내용에 자꾸 관심이 갔다.

 

 

 

 

“어, 그…… 김태형 걔가 쟤 좋아한다던데.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김태형의 이름에 흠칫했다. 무슨 저런 뚱딴지 같은 소리람. 근본도 없는 이야기임이 틀림 없었다. 김태형과 나는 완전히 다른 부류였으니까. 나는 선생님 말을 잘 듣고 뭐든 열심히 하고 남에게 모범이 되는 그런 부류라면, 김태형은 분위기 메이커였으니까.

 

 

 이상하게 눅눅한 물리시간에도 김태형만 있었다 하면 분위기가 하늘을 나는 듯 붕 떠있었으니까. 내 성적이 전교에서 놀았다면 김태형은 그냥 전교에서 잘 노는 애였다. 부럽긴 하다. 여기저기서 사랑을 많이 받는 모습이 부러웠다. 난 열심히 하고 또 잘 해야지 관심을 받는데. 김태형은 그런 거 없이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도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니까. 워낙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내 성격과는 너무나 다른 성격이라.

 

 

 

 

“말이 돼? 정여주, 쟤 엄청 조용하잖아.

“그러니까. 달라도 너무 다른데.

“솔직히 내 생각에는 김태형 정여주 같은 반인지도 모를 거 같은데.

“그럼 그 소문이 구라인가.

“그러겠지.”

 

 

 

 

여자애들의 화제거리가 다른 거로 전환되었다. 내가 싱숭생숭한 마음을 그대로 둔 채 잠을 청했다. 자꾸, 김태형이 아른거려서 잠이 오질 않는다. 아, 오늘 잠 자기는 글렀다.

 

 

 

 

 

 

 

 

 

 

 

 

 

 

 

 

 

 

 

 

“자, 수업시간에 자리 바꾸는 일 없도록 하고. 짝지랑 떠들지 마라.

 

 

 

 

자리를 바꿨다. 교실 맨 뒷자리였다. 내가 안경을 썼다. 짝이, 김태형이었다. 김태형은 뭐가 그리 좋은 건지 생글생글 웃으며 날 바라봤다. 그런 김태형을 힐끗 바라보고는 이내 책으로 시선을 돌렸다.

 

 

 

 

“김태형이 어디 있더라. 아, 저기 있구만.”

 

 

 

 

담임이 김태형을 보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아, 김태형 짝이 정여주라 다행이네. 덜 떠들겠네.”

“헤헤.”

“뭐가 좋다고 웃어. 인마. 너는 머리색…… 어휴, 말을 말자.

“헤헤. 쌤 안녕히 가세요!”

 

 

 

담임이 말을 하지 않고는 교실을 나가자 김태형이 큰 소리로 인사했다. 뭐가 그리 좋은 건지, 여전히 웃고 있었다. 나를 계속 쳐다보는 그 시선에 얼굴에 뭐가 묻은 줄 알고 계속 얼굴을 매만졌다.




 

 





 무언가 잘못 먹은 것 마냥 세 네 시간을 똑같은 자세로 웃고 있었다. 이 쯤 되면 좀 이상한 애 같아 보이는데. 어디가 아픈 건가. 내가 김태형을 신경쓰면서도, 필기를 놓치지 않으려 애를 썼다.

 

 

 

 

“이 부분에서는 이렇게 된다는 게 증명되고 있지. 여기서, 이렇게…

 

 

 

 

결국 필기하는 걸 포기하고는 샤프를 내려놓았다. 시선은 여전히 칠판에 고정했다. 그 와중에 갑자기 김태형이 내 손을 붙잡았다. 당황스러워서 김태형을 바라보니, 김태형이 아까와는 다르게 웃지도 않고, 나를 쳐다보고 있지도 않았다. 그냥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고개만 까딱이며 앞에 앉은 애 뒤통수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놀라서 김태형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나도 알아. 잘생긴 거.”

 

 

 

 

그렇게 말하며 김태형이 아랑곳 않고 내 손을 만지작 거렸다. 다시 필기가 시작됐다. 다들 고개를 박고는 칠판에 쓰인 것들을 공책에 옮겨적고 있는데, 나도 필기…… 여기는 놓치면 안되는데……. 마음 같아서는 손을 빼고 싶은데, 김태형이 혹시나 기분나빠 할 까봐. 빼지도 못했다. 아, 어쩌지. 어떡하지. 적어야 하는데. 안절부절 하고 있자 김태형이 내게 물었다.

 

 

 

 

“불편해?”

 

 

 

 

내 속 마음을 알아챈 걸까.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쳐다보기만 했다.

 

 

 

 

“더워?”

 

 

 

 

김태형이 다시 물었다. 고개를 끄덕이니 더욱 더 손을 세게 잡는다. 아니, 왜 물어본 거야. 필기해야 하는데. 김태형이 손깍지까지 꼈다. 그리고는 붙잡은 손을 책상 밑으로 내렸다. 뭐가 그리 좋은 건지, 붙잡은 손을 보고 실실 웃는다. 근데 이상하게 잡힌 손의 느낌이 간지러웠다.

 

 

 

 

“거기, 밑에 뭐가 있길래 그렇게 보는 거죠?”

 

 

 

 

앙칼진 선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나와 김태형에게로 쏠렸다. 내가 황급히 손을 빼려고 했는데, 그런 내 행동보다 김태형의 행동이 한 발 더 빨랐다.

 

 

 

 

“손 잡는데요.”

 

 

 

 

손을 높이 쳐 든 김태형이 해맑은 얼굴로 말했다.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들려왔다. 선생이 들고 있던 교과서를 교탁 위에 올려두고는 안경을 추켜올렸다.

 

 

 

 

“사, 사이가 참 좋군요. 다들 조용히 하고, 얼른 필기하세요.”

 

 

 

 

선생의 말에 다들 칠판을 바라봤다. 김태형이 손 놓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김태형이 내 샤프를 가져가고는 교과서 모퉁이에 무언가를 끄적이기 시작했다.

 

 

 

 

그 소문 사실이야

 

 

 

 

삐뚤빼뚤한 어린 아이 같은 글씨. 그걸 읽고나서 김태형을 바라봤다. 여전히 김태형은 아무렇지 않은 척, 붙든 손을 더욱 더 꽉 쥐고는 웃었다.

 

 

 

 

 

 

 

 

 

 

두근두근

일진미 낭낭한 우리 태횽이..(두근) 손을 덥석 잡아버렸어요....(심쿵)

저런 사람 어디 없나요....우럭...

설정된 작가 이미지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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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윽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너무 귀엽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런거 매우 좋아요.아주 좋아요 >__<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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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헐......태형아.....내 손도 잡아줘....도키도키하네요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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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저런게 도대체 몇년전이냐 슬프네요 ㅋㅋㅋㅋㅋ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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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헐 태태 진짜 ㄱ여워ㅠㅠㅠㅜㅜㅜ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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