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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

 


니가 나를 불렀다. 고개를 들어 내가 너를 바라봤다.

 


“자기는 무슨. 얼어죽을.”
“아아. 왜. 박여주. 자기야.”
“됐어. 자기라고 하지마.”

 


니가 너무 좋다. 처음에는 친구로써 좋았지만. 지금은 정호석 니가, 친구 그 이상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의 관계

 (1/3) 혹시나

 

 

 

천둥

 

 

 

 

 

 

 

 

 

 

 

 

 

 

 

 

“언니. 진짜 사귀는 거 아니에요?”

 


1학년 박혜진이 내게 물었다. 정호석과 내가 진짜 사귀는 사이가 아니냐고. 이런 소리를 어릴 적부터 하도 들어왔던 터라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었다.

 


“진짜 아니라니까. 사람 말을 못 믿네.”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진짜에요?”
“그럼. 진짜지. 내가 왜 너한테 거짓말을 해.”
“……”
“정호석이랑 내가 말이나 되냐. 서로 어릴 때부터 볼 거 못 볼 거 다 보고 자란……”
“그럼 저 좀 도와주세요.”

 


박혜진이 내 말을 자르고 말했다. 어? 박혜진의 말에 되물으니 그 큰 눈을 반짝이며 내게 말했다.

 


“저. 호석 선배 좋아하거든요.”
“……”
“저, 좀 이어 주시면 안 돼요?”

 


그 말에 왜 갑자기 반감이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나 참 바보 맞구나.

 


“……그래.”

 


그 말에 덥썩 고개를 끄덕여버렸으니 말이다.

 

 

 

 

 

 

 

 

 

 

 

 

 

 

 

 

 


언니! 진짜 고마워요!

 

그렇게 말하고 가버린 박혜진을 원망하고 싶었다. 아니, 왜 나한테. 그래, 물론 분위기 메이커인 정호석과 내가 친하다는 건 웬만한 학과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물론 그 중에서도 절반은 정호석과 내 사이를 의심하고 있었다. 박혜진 쟤도 그 중 한 명이었고.

 


“좀 조심 좀 하지?”

 


멍하니 생각하느라 차가 오는 걸 피하지 못했다. 정호석이 내 팔을 확 잡아다 끌어 자기가 바깥 쪽으로 걸었다.

 


“너 오늘 왜 그러냐. 한 번에 훅 갈 뻔 했네.”
“……”

 


그러게. 나 진짜 오늘 이상하다. 아침에도 기분이 엄청 좋았는데. 며칠 후 내 생일이라고 정호석과 아침부터 보이스톡을 하면서 여행 코스까지 쫙 짜놨었는데. 그 때도 기분이 좋았고, 점심 먹기 전에도 정호석과 숨은 맛집을 저녁에 찾을 생각에 들떠있었다. 근데,

 


“……”
“박여주. 내 말 듣고 있긴 하지?”

 


박혜진을 만난 뒤로 부터 영 기분이 하락세였다. 바닥을 찍은 것 같다. 내가 멈춰섰다. 이대로라면 정호석과 맛있는 걸 먹으러 간다고 해도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서. 그래서 괜히 정호석에게 피해만 줄 것 같아서. 뒤 돌아서 멈춰선 날 바라본 정호석이 내게 물었다.

 


“무슨 일이야. 말을 좀 해 봐.”
“별 거 아냐.”
“별 거 아닌 게 아니구만. 왜, 뭐 싸웠어?”
“……그런 거 아니야.”

 


정호석이 걱정스럽다는 투로 내게 다가와서 말했다. 그리고는 내 옆머리를 정리해주며 고개를 숙여 날 바라봤다. 가까이서 보는 정호석의 얼굴은, 잘생겼다. 예쁜 눈에 높은 코에 피부도 좋다. 남자애가 나보다 예쁘게 생겼네.

 


“박지민이 또 속썩였어? 걔 요즘 공부 안하지. 고3이라면서. 아. 지민이. 이 형이 손을……”
“……호석아.”
“응. 왜. 여주야.”

 


성을 떼고 내 이름을 다정히 부르는 정호석의 목소리에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는 듯 했다. 이런 느낌 받아본 적 있던가. 있기야 있었던 것 같다. 근데 그게 다……

 


“불렀으면 말을 해야지.”

 


상대가 정호석이었던 것 같다. 순간 머리를 망치로 맞은 듯 멍해졌다. 정호석이 내 볼을 아프지 않게 꼬집었다.

 


“너 진짜 오늘 왜 이러지. 어디 아파?”
“……그, 막,”
“응.”
“……아니다.”

 


내 말에 정호석이 한숨을 내쉬었다.

 


“너 오늘 진짜 이상해.”
“……미안.”
“미안할 거 까지야.”

 


그렇게 말하며 정호석이 앞장서서 걸어갔다. 내가 천천히 그 걸음을 따라갔다. 정호석의 손이 눈에 들어왔다. 하얗고 길게 뻗은 손가락. 깔끔한 손톱. 확실히 누나가 있어서 그런지, 손톱도 예쁘고 챙겨 입는 것도 잘 챙겨 입고 여자인 나보다 더 야무진 것 같았다. 내가 내 손가락을 바라봤다. 퉁퉁하고 손톱도 못생겼다.

 손이 내 컴플렉스여서 늘 손을 보고는 투덜거리곤 했었다.

 


‘아. 나 손 진짜 안 예쁘다. 남자들 손 예쁜 사람 좋아하는데. 어떡해. 얼굴도 못생기고, 손도 안예쁘고.’

 


그럴 때면 늘 정호석은 내 손을 잡으며,

 


‘나중에 시집 못 갈 거 같으면 우리 둘이 결혼하면 되지. 자기야.’
‘으.’
‘아. 내가 말해놓고도 오글거린다. 으. 너 손 진짜 못생겼다.’
‘됐어. 말 걸지마.’
‘아잉.’

 


이런 식으로 장난쳤었던 것 같다. 갑자기 문득 생각이 났다. 그만큼 가까운 사이인데. 친구로써.

 

 

 

 

 

 

 

 

 

 

 

 

 

 

 

 

 

 

 


나 박혜진이랑 연락한다?

 

정호석의 말에 진짜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까 박혜진이 나한테 이어달라고 얘기했는데, 며칠 전부터 연락이 왔다고 했다. 정호석은 모태솔로였다. 그러면서도 연애 이론은 빠삭해서 내가 늘 남자친구를 사귈 때면 자기가 우리 아빠라도 된 듯 깐깐하게 굴었다. 덕분에 여러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한 번은 내가 웬 복학생 오빠랑 사귀었었는데, 그 오빠가 한 번만 자자고 나를 겁탈하려 했었다. 애초에 목적이 그거였었던 것 같았다. 그 때 정호석은 군대에 있었는데, 그 날이 휴가를 나오는 날이었다. 나한테 연락도 안하고 놀래켜주려고 휴가를 나왔다고 했는데, 우연히 학교 뒷 골목 앞을 지나가다가 그 곳에서 위험에 처해 있는 날 발견했다고 했다. 사복을 입긴 했지만 아직 까까머리에 군인 티를 벗지 못한 정호석이 그 선배에게 선빵을 날리고는 바로 경찰서로 선배를 끌고 갔었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도 더 심해졌던 것 같다. 내가 만나는 사람마다 자기가 나서서 깐깐히 체크하는 게. 우연히 술에 취한 정호석을 데리러 갔다가 취중진담으로 정호석에게 들었던 적이 있다. 정호석네 아주머니가 아저씨를 잘 못 만나서 인생을 망쳤다고. 그 날 정호석네 집에 가서는 앨범을 봤는데, 정말 예쁘셨었다. 아주머니는. 그래서 자기는 내가 가족 같아서 정말 좋은 남자를 만났으면 좋겠다고, 그래서 그렇게 깐깐하게 굴었던 거라고 얘기했었다. 그 말에 가슴이 찡하기도 했다. 근데, 지금은 왜. 섭섭한 걸까.

 


“……그래?”
“응.”
“잘 됐네.”
“……진짜?”
“응.”
“표정은 아닌데.”

 


정호석이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섰다. 또 다시 멈춰섰다.

 


“아니야. 진짜 잘 됐네.”
“뭐가 잘 돼. 아직 사귀는 것도 아닌데.”
“혜진이 착하잖아. 너, 모태솔로인데다가. 혜진이 같이 착하고 예쁜 애면 너랑 사귀어도 괜찮겠다.”
“……진짜로?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말은 그렇게 하는데, 내 표정이 아니었나 보다. 정호석이 계속해서 내게 물었다.

 


“그럼. 진심이지.”
“……근데 표정은 왜 그래.”
“아. 오늘 그냥 안 좋은 일이……”
“여동생이 오빠 장가보내는 뭐 그런 건가.”
“아니거든. 혜진이, 진짜 좋은 애야. 잘 해 봐.”
“……”

 


정호석이 내 말에 빤히 날 바라보기만 했다. 입술을 몇 번 달싹이다가, 이내 얘기했다.

 


“나 좀 섭섭해지려고 한다.”
“……왜.”
“나는 너 남자친구 생기면 바로 바로 만나자고 해서 깐깐히 봐주고 그랬는데.”
“……”
“아직 사귀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얘기하냐.”
“……”
“너 박혜진이랑 친하지도 않잖아.”
“……”

 


정호석의 말에 정곡을 찔린 듯 했다. 난 박혜진이랑 친하지도 않고, 또 친해질 생각도 없었다.

 


“아니야. 나 혜진이랑 친해.”
“거짓말 하네. 너 과에 친한 사람 나 밖에 없잖아.”
“……”
“됐어. 사귀는 것도 아닌데. 내가 너무 오바했나 보다.”
“……어?”
“나중에 사귀고 나서, 깐깐히 잘 봐줘. 내 인생 망치지 않게.”

 


그렇게 말하며 정호석이 내 머리를 헝클었다. 그리고는 별 일 아닌 듯 걸어나갔다. 저게, 무슨 말이지. 자기도 박혜진이 마음에 든다는 건가. 해석이 자꾸 그런 식으로 밖에 되지 않아서 심장이 쿵쾅거렸다.

 

 

 

 

 

 

 

 

 

 

 

 

 

 

 

 

 

 

 

 

“꿀꿀이께서 오늘 따라 왜 이렇게 많이 못 먹었을까.”
“말했잖아. 기분이 조금 안 좋았다고.”
“그래도 먹는 건 마다 않던 사람이, 아줌마가 서비스 준다니까 거절하고.”
“……속이 안 좋아서 그래.”
“조금 의심스럽다.”

 


혹시 우리 꿀꿀이. 내가 싫어지신 건가.

정호석이 장난스레 얘기하며 웃었다. 그 장난에 웃을 수가 없었다. 박혜진. 정호석. 박혜진. 정호석. 연락하는 건가. 무슨 얘기 하고 있을까. 정호석의 얼굴을 보면서도 생각나는 건 그거 뿐이었다.

 


“조심히 들어가.”

 


아파트 단지 앞 까지 날 바래다준 정호석이 내게 손을 흔들었다.

 


“너도……”
“자기전에 카톡 하고.”
“응.”
“얼른 들어 가.”
“니가 먼저 가.”
“그래도 우리 꿀꿀이 생긴 거랑은 다르게 생물학적 여자인데, 먼저 들어가야지.”
“……알았어.”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니 그제야 정호석이 간다고 얘기하며 사라졌다. 아파트 앞 계단에 쪼그려 앉아 멍하니 핸드폰만 붙잡았다.

 

 

 

 

 

 

 

호석이2마리치킨

 

 

 

 

-잘 들어갔슈?
-갸는 잘 들어가고 있다고 했슈



ㅇㅇ 지금 집임

 


-아 오늘 꿀꿀이가 많이 못먹어서
-이 오빠 마음이 찢어진다 ㅠㅠ



오빠는 무슨 얼어죽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꿀꿀이 요즘 사춘기?
-왜 이렇게 오빠의 사랑을 무시하실까
-오늘 기분 안 좋은 것도 그렇고



집이나 얼른 들어가지?

 


-안그래도 지금 버스 타려고
-지금 사춘기 오면 노망인데 
-아니 노망도 넘어서서... 조금 위험한데



아니라니까

 


-다행이고 그러면
-아 나 지금 배터리 없다 ㅠㅠ
-집 가서 전화할게



피곤하니까 전화하지 말고 그냥 자

 


-ㄴㄴ 자기 전에 우리 꿀꿀이 목소리
-한 번을 들어야 꿀잠이 온다 
-가서 전화할게 꿀꿀이 씻고오셈

 

 

 

 

 

 

 

 

 

아. 진짜. 박여주. 너 친구한테 무슨 생각하고 있냐. 정호석은 너 여자로 생각도 안할 텐데. 이렇게 혼자 마음 품고 김칫국 들이키고. 진짜, 바보 같다. 바보 맞네. 바보 맞아. 정호석이 왜 나보고 바보라고 한 지 알 것 같다. 아무 의미없니 우정에 불과한 정호석의 표현에 혼자 울고 웃고 하는 거 보면, 맞는 것 같다. 내가 정호석에게 친구 이상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게. 나, 어떡하지.

 

 

 

 

 

 

 

 

 

 

 

 


친구 이상 연인 이하의 관계 (1/3)

호석이랑 삽질하는.... 우럭 8ㅁ9.......

흑 호석이 너무해ㅠㅠ 혜진아 너도.. 너무해......(이유가 없다.)


앗, 그리고 단편들이 다 끝난 후에 장편을 들고 올 거라.....

혹시.... 암호닉 신청해주셔도 괜찮습니다... 

한 분이 해주셔서... 노파심에.... 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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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헐....작가님.......다음 글 언제 쪄주실건가요....어흑....설레.......호서기ㅠㅠㅠㅠ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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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으앙 8ㅅ8 재밌어요
브금아련아련 밀당이란게 이런거지요?
암호닉 조심스레.. 투쳑해쥽니댜
[ 땅콩 ]으루 신청합니댜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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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20.166
헐... 대박 [배고프다]로 암호닉 신청해요ㅠㅠㅠㅠ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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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침침럽]으로 신청해요ㅠㅠㅠㅠ 다음편.....3화로는 아쉬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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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2.169
헐 너무 조아요 호석이ㅠ [딸기마시따]로 신청할게요♡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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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회원186.43
아 너무 재밌어요 ㅠㅠㅠㅠㅠㅠ넘 설레는것...❤자까님진짜 취저탕탕 ㅋㅋㅋㅋ!!!!! 너무 설레고 ㅠㅠㅠㅠ 호서가 ㅠㅠㅠㅠㅠㅠㅠ 다음편도 기대하고 있을게요! 그리구 [민쌤]으로 암호닉 신청하구 갈게요!
9년 전
비회원도 댓글 달 수 있어요 (You can writ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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