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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루한] Lost my Valentine A

 W: 애슈 (qscvb116@naver.com)

※ 제 작품 맞아여...!^^!;;

 

 

 

 

 

 


 그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쉬웠어요. 줄넘기를 단단히 매듭지어 천장에 박힌 고리에 걸고, 뜀틀을 줄밑에 가져다 놓았죠. 혹시라도 제가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제 손으로 줄을 풀어버릴까봐 줄을 무척이나 단단하게 걸었었어요. 제 표정은 정말 편안했어요. 드디어 이 세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저절로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유언 같은건 없었어요. 하고싶은 말이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래도 사람인지라, 지금까지 행복했던 기억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어요. 그리고 저는 뜀틀을 딛고 위로 올라섰어요. 손끝에 닿는 줄의 느낌이 그 어느때보다 생경했어요. 그제서야 제가 죽을 거라는게 실감이 났죠. 저는 천천히 올가미처럼 동그랗게 늘어진 줄넘기를 목에 가져다 댔어요. 그때였어요. 거짓말처럼 체육창고의 문이 요란하게 열린건.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하던 행동을 멈췄어요. 창고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가 창고 안으로 들어왔죠. 그는 가만히 멈춰 서서 내 얼굴을 쳐다봤어요. 그리고 내 멍한 얼굴을 보고 저에게 한걸음씩 다가왔죠. 저는 그도 저를 때릴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저는 다가오지 말라고 소리쳤어요. 그랬더니 제가 딛고있는 뜀틀앞으로 다가온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천천히 제게 손을 내밀었어요. 형사님, 그 기분 아세요? 세상에 정말 혼자라고 생각했을때,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준 기분이요. 저는 그때 날 버렸던 세상이 산산조각 나는것을 느꼈어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어요. 결국 저는 내밀어진 손을 잡았어요. 그리고 눈물을 터뜨렸어요. 정말 눈시울이 붉어지고, 차오르는 눈물을 걷잡을 수가 없었어요. 그는 한참을 우는 나의 손을 말없이 잡아줬어요. 맞아요, 그가 바로 나의 Valentine이였어요.

 

 …그는 나에게 정말 절대적인 존재였어요. 그 일을 계기로 서로 얼굴을 알게된 나와……A라고 할게요. 나와 A는 점차 더 친해졌어요. A는 마치 내 주변 아이들과 별개인것처럼 행동했어요. 분명 나에 대한 소문이 자자한데도 불구하고, 내가 또 어디서 맞고 멍들어있으면 누구의 짓인지 늘 물었어요. 그럼 전 어색하게 웃으면서 계단에서 굴렀다고 이야기 하곤 했어요. 그러면 또 A는 뻔한 거짓말에 속는 척 하며,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어요. 그리고 A는 제가 외로워하고 있을때면 항상 먼저 다가와 어깨를 감싸고 위로해줬어요. 그것도 일종의 배려였어요. 쉽게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는 나를 위한 배려. 저는 A를 만난 후로 조금씩, 조금씩 변해갔어요. 그렇다고 그렇게 심하게 당한 짓들을 잊어버릴 만큼 변한게 아니라, 정말 미세하게 변해갔어요. 조금이나마 삶에 미련과 목표가 생겼고, 슬픔과 고통밖에 모르던 감정의 종류가 다양해져 갔어요. 그러다가 A의 뒷배경을 알게 되었어요. 왜 A가 저랑 노는데도 아이들이 A에게 보복하지 않는지는 궁금했지만, A의 아버지가 엄청난 부자라는 것 까지는 상상도 못했던 것이였죠.

 


 “……….”

 


 세훈은 문득 A4용지 한장이 자신이 적은 글로 빽빽히 채워졌다는 것을 깨닫고 그냥 종이를 구겨버렸다. 그리고 종이 대신 서랍에서 작은 녹음기를 꺼냈다. 이야기가 길어 질 것 같은 예감 탓이였다.

 

 그렇게 이야기는 길지 않아요, 형사님. 흠……. 어디까지 이야기했죠? 그래. A의 뒷배경. 저는 그 이야기를 제 3자의 입에서 들었어요. A는 저를 만날때 절대로 티를 내지 않았거든요. 저는 A가 부잣집 아들이라는 걸 알게되고 조금씩 조급해졌어요. 제 꼴에 빌어먹을 소유욕이란게 생긴 탓이였어요. 차다리 A가 평범하거나 조금 가난한 집 아이였다면 조급해 하지 않았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던 저는 결국 깨달아 버린거에요. 이 감정이 단순히 친구의 대한 우정이나 유대감 같은 종류의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처음에는 자괴감이 들었구요, 그 다음에는 덜컥 겁이났어요. 이 사실을 A가 알면 나를 어떤 눈으로 볼까. 사실 전자보다 후자가 저를 더 압박해 왔어요. 제가 A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분명히 A는 저를 떠날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였어요. 저는 A를 잃지 않기 위해 최대한 내 감정에 무뎌지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감추려고도 노력했어요. 하지만…….

 


 “하지만?”

 


 결국 사건은 터져버렸어요. 그 날은 정말 여느때처럼 평범한 날이였어요. 저를 괴롭히는 패거리가 교실뒤에 모여서 큰 소리로 A를 험담하고 있었다는 것을 빼면요. 저는 그것을 듣지 않으려고 했어요. 하지만 제 자리는 교실 뒤편이였고, 그들은 바로 제 뒤에서 험담을 하고 있었던 거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은 A랑 친한 제 뒷통수를 보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거죠. 처음에는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거나, 엎드렸지만 모두 허사였어요. 결국 저는 도저히 참을 수 가 없어서 자리에서 일어섰어요. 놈들은 제 반응을 보고 낄낄대면서 즐거워 했어요. 놈들은 제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 곳으로 도망갈거라 생각했겠지만 저는 달랐어요. 저는 그대로 뒤를 돌았어요. 그러자 놈들중 가장 대가리가 굵은 놈이 내 머리를 툭툭 건들며 비꼬았어요. 네가 좋아하는 A 씹으니까, 기분 더러워? 그렇게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이를 악 물었어요. 저는 그때 난생 처음으로 놈을 주먹으로 칠 생각을 했어요. 놈은 저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고개를 숙이자 김 샜다는 표정으로 돌아섰어요. 저는 그 순간 고개를 들고 놈의 어깨를 돌려 세웠어요.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놈의 뺨을 주먹으로 쳤어요. 약하지만 그래도 제가 남자긴 남자잖아요. 녀석은 잠시 휘청거렸어요. 그리고 남은 다른쪽 뺨도 갈기려고 했는데, 옆에 있던 패거리에 의해 저지당했어요.

 

 정신을 차린 놈은 흥미롭다는 듯 웃으며 제 얼굴이 떡이 되도록 쳤어요. 패거리 아이들이 제 몸을 붙드는 바람에 주먹을 피할 수도 없었고, 피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어요. 중간중간 그는 저와 A의 사이를 들먹거렸어요. 그것도 굉장히 질 낮은 농을 섞어서. A가 나의 기둥서방이라느니, 내가 일방적으로 A를 짝사랑하고 있다느니, A가 부잣집 아들이라서 내가 몸을 팔고있다느니……. 뭐, 그런 수준의 욕이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도 분을 삭히지 못했어요. 무어라 대꾸하고 싶었으나, 입안이 다 터져 입을 여는것 조차 힘에 겨웠어요. 그런데 그 일은 제가 맞은것이 중요한게 아니였어요. 중요한것은 우리 반 아이들이 대화 내용을 모두 듣고 있었다는 것 이였어요.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그 소문을 A가 듣지 않을리가 없었어요. 저는 절망했어요. 진실이 조금 왜곡되긴 했지만, 내가 A를 사랑하고 있다는것은 사실이였으니까요.

 

 제가 불안에 떨기 시작한지 딱 4일만에 A로부터 문자가 왔었어요. 문자에는 만나자는 한마디와 장소가 적혀있었어요. 사실 전이라면 아무런 고민도 하지않고 바로 나갔을테지만, 그날 저는 그 문자를 몇번이고 다시 읽으며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어요. 고작 몇글자 찍혀있는 그 문자를 보고 말이에요. 저는 결국 A가 만나자고 지정했던 장소로 걸음을 옮겼어요. 얼마 기다리지 않아서 A는 모습을 드러냈고, 제가 그렇게 우려하고 염려하던 것 만큼 저에게 적대감을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오랜만이라며 더 살갑게 웃어주었어요. 그때 저는 미칠듯이 기뻤어요. 내가 A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A도 알고있을텐데, 이렇게 여전히 따스하게 맞아준다는건 A도 내가 싫지 않다는 소리잖아요. 저는 이러한 이유로 그날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그게 잘못이였어요. 기분이 좋은 나머지 A의 위험한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으니까요.

 


 “제안?”

 


 ……네, 지금 생각하면 정말 속이 다 보이는 뻔하고 음흉한 제안이요. 저와 술을 마시고 싶다는 A의 제안은 그당시 제 귀에는 가볍게만 느껴졌어요. 고개를 끄덕인 나를 A는 근처의 Bar로 데려갔어요. 어벙한 얼굴로 A에게 손목이 잡혀 이리저리 휘둘리는 나에게 입구를 지키는 직원은 신분증을 요구했었어요. 하지만 옆에서 A가 비키라는 식으로 말을 하자 직원은 A의 얼굴을 보더니 바로 들여보내 주었죠. 그때 저는 새삼 느꼈어요. A의 권력이라는걸. A와 나는 아직 중학교 3학년밖에 되지 않아서 얼굴에 아직 어려요, 를 써놓은 셈이였지만 아무도 능숙하게 자리잡고 칵테일을 시키는 A를 말리지 않았어요. 칵테일 두잔을 시킨 A는 잠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서 칵테일이 나오고 우리는 잔을 들었어요. 하지만 저는 술은 처음이였어요. 칵테일은 더더욱. 쉽게 마시지 못하고 망설이는 나를 보더니 A는 내 어깨에 팔을 둘렀어요. 갑작스레 찾아온 스킨쉽에 당황한 저는 얼떨결에 칵테일을 들이켰구요. 제가 칵테일잔을 비우자 그제서야 A는 어깨에 둘렀던 팔을 거두었어요. 

 

 저는 그날 크게 깨달았던게 있었어요. 내가 술에 매우매우 약하다는 사실이요. 얼떨결에 먹게 된 칵테일 때문에 열이 오른 저는 A가 추가로 시킨 두번째 칵테일에는 손도 대지 않고 그저 안주만 집어먹었어요. 안주가 바닥 날 때 쯤 A가 넌지시 저에게 물었어요. …너 내가 좋아? 저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지만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랬더니 A가 나를 빤히 쳐다봤어요. 괜히 어색해진 분위기속에 저는 시선을 내려 테이블만 노려보았구요. 그랬는데…….

 

 갑자기 A가 다정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불렀어요. 약간 취기가 섞인 목소리였지만, 그 목소리는 정말 따뜻했어요. 저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어요. 그리고 A는 저에게 키스했어요.

 


 “……….”

 


 왜요, 더러우세요?

 

 물론 저는 Valentine을 만나기 전까지 매우 평범한 이성애자였어요. 아무리 사랑하는 A한테 키스를 당했다고 하지만, 남자와 하는 키스는 처음이였는데 마냥 좋지많은 않았어요. 저는 정말로 당황했어요. A는 키스를 하면서 내 몸을 더듬거렸고, 저는 밀어낼지 밀어내지 말지를 수천번이나 고민했어요. 그리고 그런 저를 눈치챈 A는 제 귓가에 속삭였어요. 지금 나를 밀어내면, 너는 다시는 나를 볼 수 없어. ……라고요. 저는 그 말에 온몸의 힘이 풀리는것을 느꼈어요. 제게 생명을 주고 나의 세계를 만들어준 A를 다시 볼 수 없다는 말에 저항을 포기한 저를 보고 A는 착하다며 웃었어요.
  


 결국 저는 그날 A와 처음으로 관계를 맺었어요. 처음엔 아파서 울었지만, 나중엔 쾌락에 빠져 A에게 매달려 울었어요. A는 자꾸만 관계중에 자기 이름을 불러달라고 했어요. A의 그런 모습까지도 저는 좋았어요.

 


 “……….”

 


 그 날을 생각하는 듯 상기된 목소리로 말을 하는 남자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그런 남자를 쳐다보는 세훈의 입가에 어느새 담배가 물려있었다.

 

 관계를 마치고 피곤해서 잠들어버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A는 이미 룸안에 없었어요. 대신 머리맡에 흰 수표 여러개가 놓여있었어요. 저는 그 수표를 보고 한참을 웃었어요. 정말 미친듯이 웃다가 울어버렸죠. 나는 몸을 파는 창녀가 아니였는데. 정말 소문이 진실이 되는 것 같은 기분에 숨이 턱턱 막혔어요. 유일하게 내 편이 되어주고 내 세상의 전부인 A가 나를 그렇게 생각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팠어요. 제 심장이요. 그래도 저는 실날같은 희망을 믿었어요. 조금만 기다리면 A가 다시 돌아와서 나를 집까지 데려다 줄거라는 희망이요. 저는 그 희망때문에 그날 학교를 가지 못했어요. 창밖으로 어둠이 깔리자 저는 그제서야 룸 바닥에서 몸을 일으켰어요. A는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았어요.

 

 그리고 저는 휴대폰으로 A의 번호를 눌렀어요. 한번도 제가 먼저 걸어보지 않았던 A의 번호를 누르고 귓가에 가져다 댔는데, 들려오는건 A의 목소리가 아니라 번호가 없다는 여자의 목소리 뿐이였어요. 저는 바로 미친듯이 A를 찾아다녔어요. A의 집앞에서 기다려도 A는 오지 않았고, A의 반을 찾아가도 A의 자리는 비어있었어요. A의 반을 찾아갔다가 다시 우리반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를 괴롭히는 패거리가 저를 불렀어요. 그러더니 또 음담패설을 지껄였구요. 이미 그런 장난에 익숙해진 저는 아무렇지 않게 한 귀로 듣고 한귀로 흘렸어요. 그러자 제 옆에 서있던 종인이 이렇게 속삭였어요. A랑 맛 좋았어? 저는 흠칫했어요.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던 제 얼굴이 일그러진 순간이였어요. 그러자 옆에있는 놈들도 거들어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어요. A한테 들으니까, 신음소리가 장난 아니였다는데, 라고 말입니다. 저는 순간 제 귀를 의심했어요. A가? A가 소문을 퍼트렸다고……?

 

 그날 수업을 듣는 내내 나한테 「창녀」라는 단어가 적힌 쪽지가 왔었어요.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A마저 내 곁에서 떠났다고 생각하니 더이상 아이들의 모진 시선을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까 머리가 깨질듯 아팠어요. 쪽지를 손으로 구기며 입술을 깨물었는데, 어느새 입술이 터져서 입술이 따가웠어요.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양호실에 갔었어요. 그리고 전 거기에서 A를 만났어요. 양호실 침대에서 다른 아이의 위에서 신음을 흘리며 관계를 맺고있는 A를 말입니다.

 

 웃기지 않나요, 형사님? 이런 상황이? 양호실 문을 연 나와 다른 아이 위에 자리한 A는 눈이 마주쳤어요. 그리고 A는 동작을 멈췄구요. 손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몸이 뻣뻣해지고, 혀가 굳어버렸어요. 결국 저는 어색하게 웃으며 A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문을 닫았어요. 일부러 올린 입꼬리에서 미세하게 경련이 일고 있었어요. 저는 곧바로 다시 교실로 올라갔어요. 왜 양호실에 누워있지 않고 올라왔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조금 괜찮아져서 약만 먹고 왔다고 대답했어요. 물론 그건 새빨간 거짓말이였구요. 점심시간에는 음식냄새만 맡아도 속이 뒤집어지는 고통이 밀려왔고, 수업시간엔 혼자 식은땀을 흘리며 억지로 수업을 들었어요. 정말 바보같게도, 저는  A를 미워하지 못했어요. 어쨌거나 그는 나의 구원자였으니까요. 저는 그렇게 혼자서만 속으로 앓았어요.

 

 그리고 저는 A를 양호실에서 본 이후로 A를 피해다녔어요. 그래도 우리는 간간히 마주쳤어요. 어느날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도서관에 수업자료를 찾으러 갔는데, 그 곳에서 A와 마주쳐 버린거에요. 저번에 양호실에서 A아래에 있던 아이와 함께있는 A를요. A와 그 아이는 무언가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았어요. A의 표정은 어딘가 살짝 언짢아 보였어요. 저는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재빨리 코너를 돌았어요. 그리고 빨리 자료를 찾아 나가려고 했는데, 목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발걸음 소리가 더 요란해졌어요. 마음이 급해진 저는 자료를 찾기보다, 자리를 피하려고 했어요. 재빨리 나가려했는데 그만 발이 꼬여버리고 만 거에요. 그대로 바닥에 넘어진 저를 보고 A는 괜찮냐며 손을 내밀었어요. 저는 또 속에서 눈물이 차오르는 것을 느꼈어요. 마치 처음 A를 만났던 것 처럼 말이에요. 저는 내밀어진 손을 잡았어요. 아니, 잡았을 거에요. 갑자기 A옆에 나타나 팔짱을 끼고 날 노려보던 그 아이만 없었으면 말입니다. 저는 제 손으로 천천히 바닥을 털고 일어나 A에게만 들릴정도로 작게 고맙다고 인사한 뒤 황급히 도서관을 빠져나왔어요. 자료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선생님께 출석부로 머리를 맞아야 했지만요. 그날, 그 아이는 양호실에서 A밑에서 허리를 흔들던 아이였어요.

 

 아이의 이름은 변백현 이였어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였지만, 변백현은 A의 사촌동생 이였어요.

 


 “…사촌동생….”

 


 세훈은 입에 물고있던 담배를 비벼끄고 중얼거렸다.

 

 저는 A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A가 다니는 길을 피해다니곤 했어요. 곧은 길도 일부로 돌아서 다녔고, 항상 주변을 살피고 다녔어요. 하지만 제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어요.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날, 일기 예보에서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했던 날이였는데 절 비웃듯이 엄청난 기세로 비가 내렸었어요. 우산이 없었던 나는 그저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신발장 앞에 쪼그려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었어요. 부모님들은 제가 일주일간 외박을 하고 들어와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을정도로 저에게 무관심이였고, 아이들은 무관심보다 더 심했으니까요. 아무도 나에게 말을 거는 아이는 없었고, 저도 그걸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천장에 고인 빗물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보며 숫자를 세던 저는 문득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렸어요. 그 곳에는 A가 서있었고요.

 

 나는 A와 눈이 마주치자 마자 바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어요. 앞은 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지만 재빨리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려 했었어요. 허둥거려서 신발조차 잘 신겨지지 않았지요. 그런 제 뒷모습을 A는 말없이 보고있었어요. 저는 차마 뒤를 돌아 볼 수가 없었어요. 분명 내 목숨과도 소중한 A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의 저는 위선자 였어요. 하여튼 저는 비오는 거리로 뛰쳐나가려 했어요. 바로 그때 A가 등 뒤에서 소리를 질렀어요. 저는 그때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봤구요. 한번도 A는 저에게 화를 낸 적이 없었거든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모르는 척 해주고, 사근사근 하던 A가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는 모습을 보니 저는 숨이 턱 막혀왔어요. A가 그러더군요. 어떻게 내가 자기를 피할 수 있냐고. 저는 물론 아무 부정의 대답도 할 수 없었어요. 내가 A를 피해다녔던건 사실이였기 때문이였죠. 그러면서 A는 ……울었어요. 다른 사람도 아닌 A가 말이에요. A가 눈물을 참으려고 입술을 깨무는 것 까지 전부 봐버린 저는 한걸음씩 A에게 다가갔어요. A도 사실 외로웠던 거라고 생각하니까 지금까지 내가 했던 행동들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이 물밀듯 밀려들어 왔어요. A는 한걸음씩 다가오는 나를 보고 소리를 질렀어요. 또 피할거면, 다가 오지마… 라고요. 마치 제가 A를 처음 만났던 날, 나에게 다가오던 A에게 오지 말라고 소리치던 것처럼 말이에요.

 

 저는 A가 소리를 질러대도, 아무 말 없이 A에게 다가갔어요. 그리고 손을 내밀었어요. 마치 그날 A가 저한테 했던 것 처럼 말이에요. 그러자 A는 제가 내민 손을 잡고 저를 거칠게 잡아 당겼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 곳에서 두번째로 키스했고요. 저는 저항하지 않았어요. A는…… 제 세상에서 신이였으니까요. A는 제 입술을 거칠게 물어뜯었고, 입안이 피냄새로 가득했어요. 그야말로 피 비린내 나는 키스였어요. 키스를 마친 A는 저를 우리 집까지 데려갔어요. A는 학교가 끝난 후 종종 저를 집에 데려다 주곤 했기 때문에 우리집의 위치를 잘 알고 있었거든요. 아버지는 출장을 핑계로 다른여자를 만나러 나가버렸고, 어머니는 아들이 돌아왔는데도 방 밖으로 내다보지도 않으셨어요. A에 이끌려 제 방으로 올라간 저는 그 날 A와의 두번째 관계를 맺었어요. 창 밖에서는 빗소리가, 방 안에서는 억눌린 신음소리가 가득한 날이였죠. 그날따라 A가 나를 다루는 손길은 많이 거칠었어요. 저는 목 부근을 물어뜯는 A의 머리를 안고 토닥거렸어요. 저도 참…… 바보같죠. 제 상처도 어떻게 못하는 놈이 남의 상처를 조금이나마 안아보겠다고…….

 

틱, 하는 소리와 함께 녹음기의 빨간 불이 꺼져버렸다.

세훈은 조금 난처한 표정으로 녹음기를 서랍에 넣었다. 비상용 배터리가 없는 탓이였다.

 

 

 

 

 

 

 

 


애슈애슈주저링ㅇ

생각해보니까, 이 글을 어서 그냥 다 올려버리고 마들렌만 연재하는게

낫더라구요~ 올ㅋㅋ 나란여자 변심 심한여자 ☞☜

1편에서 덧글로, 로타인A를 벌써 텍파로 읽으신분들이 덧글 달아주셨더라구요.

사실 이 글은 독자님들을 울리려고 작정한 글은 아닌데... 하여간 우신분들이 많대요

전 그런게 좋아요! 하여간 많이 울어주세요(?)

어, 이거 텍파로 봤는데? 뭐지? 하시는 분들.

맞아요. 벌써 로타인A는 완결을 낸 팬픽입니다.

 

하여간 저번편에 덧글을 달아주신 우리 독자님들과

암호닉 신청해주신 귀요미들 댜릉해여! 하트하트!

내일 또 두편정도 올리면 되려나...

 

근데 마들렌 초록글 올라갔네요? 오 기쁘다; 사랑해여;;

글고 로타인 비회원도 볼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시면 풀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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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또는 엔터키 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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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애슈님!!!!!!!저도 텍파로 봤어요ㅎㅎㅎㅎ이거 메일로 받고 댓글달러 갔더니 비공개포스트라네요ㅠㅠㅠㅠㅠㅠ로타인보고 진짜 많이 울었여요ㅠㅠㅠㅠㅠ하도 팬픽을 많이 봐서 이젠 아무리 슬퍼도 안 울었는데 이건 루한도 불쌍하고 엇갈리는것도 슬퍼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연재하시는 마들렌q도 화이팅하세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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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독자님이 우시는게 너무 좋아요! 아잌!!^~^! 재밌게 읽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화이팅할게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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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
쏘울찜뽕♥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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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쏘울님 하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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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6
원래 연재 중인 픽들은 기다리는데 쫄려가지고 완결 되기를 기더려서 읽곤 했는데 빠른 연재 해주시면 저야 좋죠 진짜 제가 많이 사랑합니다 도슈코포고 있는데 금글 떠서 정독하느라 시간이 좀 걸렷어요...ㅋㅋㅋ근데 이성민은....ㅋㅋㅋㅋ이게 문제가 아니고 우리 루한이ㅜㅡㅜ아 그냥ㅇ 웁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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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흑흑 이성민은 애교! 아마 한 3일만에 완결 분량이 다 올라올것 같아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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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2
중간에 이성민 뭐예요?당황스럽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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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얼ㅋ 그러게요! 원래 20KB정돈 슈주껄로 써서그래요~ 수정할게요ㅋ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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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3
헐 필력...쩐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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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필력요?! 그게뭐죠 먹는건가요!!^^!! 아니에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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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4
아 대박..진짜 무슨 문학작품같아요;;;; 저 땀남;;;; 전 엑소팬도아닌데 왤케 좋죠?^^
하악 신알신하고 가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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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오오^0^!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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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한 댓글
(본인이 직접 삭제한 댓글입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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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ㅠㅠㅠㅠㅠㅠ불쌍한 루한! 저도 사랑해요~^~^!!! A는 곧 밝혀질 예정!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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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7
애슈님, 아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흐어어ㅓㅓ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필력대박이세영유ㅠㅠㅠㅠㅠㅠ눈물눈ㄴ물.. 꺼이꺼이꺼이꺼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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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엇♥♥하튜하튜 감사해요.....! 꺼이꺼이....!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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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8
삐뽀 헐ㅠㅠㅠㅠ아이고..그와중에작가님글잘쓰심어이쿠진짜ㅜ필력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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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슈
ㅠㅠㅠㅠㅠㅠㅠㅠ아이고... 삐뽀님 아니에영!^&^!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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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9
아니에여맞아여난작가님이너무좋아ㅜㅜ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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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0
ㅠㅠㅠㅠㅠㅠㅠ아....진짜 아련하네요...대박좋아요..사랑합니다^^!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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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11
됴스러움이에여ㅠㅜㅠㅜ이번에첨본건데너무좋아요♥
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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