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오늘 누나가 쏜다!"
-술 마셨냐?
"어, 쪼오끔…. 애들이랑 자주 오던 호프집 알지?"
-혼자?
"응."
-알았어, 갈게.
"빨리와…."
몇 년 동안이나 짝사랑하던 남자에게 여자친구가 생겼다.
어느 때 보다 행복하게 웃어보이며 내게 자신의 여자친구를 소개하던 남자를 보고 난 웃어줄 수 밖에 없었다.
바보 같이, 좋아한단 말 한 마디도 못 해보고.
기본 안주로 나온 강냉이를 괜히 마구 부셨다. 푸스스…가루가 탁자 위로 떨어졌다.
한참을 애꿎은 강냉이만 부셔대고 있는데 누군가가 건너쪽 쇼파에 앉는 인기척이 느껴져
고개를 드니 한심하다는 듯 날 내려다 보고 있는 권지용과 시선이 마주쳤다.
"어, 왔다!"
"강냉이가 무슨 잘못이야."
"짜증나, 허연게 꼭… 그 여자애 같아."
"강냉이 닮은 여자? 그런 애도 있어?"
"응, 짜증나. 예뻐."
"강냉이 닮았으면… 별로 안 예쁠텐데."
요란한 반지들을 잔뜩 낀 그 큰 손으로 내 손에 있던 강냉이들을 뺏어 다시 접시에 담기 시작하는 권지용을 보니 괜히 심술이 났다.
쿵 하고 탁자를 내려치며 단호한 표정으로 권지용을 쳐다보자 권지용도 놀란 눈으로 날 쳐다본다.
"예뻐!"
"야, 상식적으로 사람한테 강냉이 닮았다고 그러면 좋냐?"
"어!"
"너 강냉이 닮았다."
"……이씨."
"나 권씬데."
무표정한 얼굴로 내 앞에 놓여져 있는 맥주 컵 까지 뺏아갔다.
뭔데 자꾸 가져가! 땡깡을 부리며 컵을 다시 집자 권지용이 또 다시 제 쪽으로 컵을 끌어간다.
"그만 마셔. 너 많이 취한 것 같은데."
"취할거야."
"무슨 일 있어?"
"어……. 승현이… 여자친구, 생겼어."
"……."
"그러니까 취해도 되지? 줘어…."
짝사랑하던 남자의 일로 마음이 상할 때면 매일 권지용을 불러 신세한탄을 하곤 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도 내가 그 남자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는 애라 아무 말도 없이 컵을 다시 끌어다 내 앞으로 옮겨줬다.
꿀꺽 꿀꺽, 몇 컵이고 말 없이 들이키다 머리가 어지러워 쿵 하고 탁자에 머리를 박고 그대로 엎드려… 울었다.
"진짜… 좋아한단 말도, 못했는데. 단, 한번도…."
"……."
"부럽다, 그 여자."
"매번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아, 미안하지. 당연히… 미안하지. 매번 너 불러서 신세한탄이나 하고. 너 바쁜데…."
"그거 말고."
"또……."
"내 앞에서 매일 걔 이야기 하는 거. 너가 울면서 걔 이야기 하는 거 싫어, 짜증나."
어질 어질 하던 정신이 확 깨는 느낌이다.
고개 들어.
평소와 다르게 낮은 목소리가 내 귓가를 타고 흘러 들어왔지만 차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결국 권지용이 손을 뻗어 내 얼굴을 가볍게 위로 끌었고 권지용의 마른 시선과 내 시선이, 맞닿았다.
"내가 그냥 단지 친구로만 느껴져?"
"……."
"그저 친구로만 느껴져 매일 이렇게 날 불러서 걔 이야기 하는 거 라면 좀 유감인데."
"…지용아."
"참 못 됐다. 자기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 매일 다른 남자 얘기 하면서 울기나 하고."
"……."
"볼에 눈물길 났네. 다른 얘 때문에 울었는데, 왜 네가 밉지도 않냐."
말을 마친 권지용이 손을 뻗어 손등으로 가볍게 볼에 난 눈물길을 쓸어 닦아줬다.
손길이 놀랄만큼 따뜻하고 부드러워 깜짝 놀라 고개를 뒤로 빼니 허공에 뜬 제 손을 내리곤 씁쓸하게 웃었다.
"왜, 이런것도 걔가 아니면 싫어?"
"지용아, 그게 아니라…."
"날 좋아하라고 강요하지도 않을게. 그냥 내 앞에서 걔 때문에 우는 일 없었으면 좋겠어."
"…난…."
"집에 데려다 줄게, 일어나. 부모님이 걱정하시겠다."
자리에서 일어나 내 어깨를 감싸 날 일으키려는 손길에 두 눈을 꼭 감고 몸을 맡겼다.
권지용이 손이 닿은 어깨에 신경이 몰린 것 같아 기분이 이상했다.
결국 취한 척 눈을 감았다.
나도 모르겠다.
* * *
취중고백?..은 아닌데 어쨌든 고백 받았음 친구는 그만해~
근데 난 아직 다른 남자를 조아함^ㅠ^ 너 혼자 끙끙 계속 앓아라
움짤은 내가 조아하는 움짤.... 내가 무슨 짓을 해도 밉지 않고 귀엽게 봐주며 엄마 미소 짓는...ㅋ...
움짤 하나에도 으ㅣ미 부여^^....
똥손인 제가 계속 글을 쓰는 이유는... 내 망상 채우려고T-T 벗뜨 항상 마음에 들지 않는 똥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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