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자는 무지하게 지겹다. 지겨움이 넘치고 넘쳐서 하늘같은 교장 콧털 후려칠만큼. 60분이 넘는 시간동안 눈 앞에 놓인 씹어먹을 문제집과 아이컨택을 해댈 수 있는 인간들이 존재한다니. 찬열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얘들아, 문제집이 그렇게 사랑스럽니. 가까이 있는 거 오래 보면 시력 나빠진다? 주인 잘못 만난 눈은 무슨 죄라니. 자고로 눈에게 좋은 주인 되려면 좋은 것 예쁜 것만 보여줘야 해. 대한민국의 미래라는 고등학생들이 수2니, 생물이니 하는 안 예쁜 것들이나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 정말이지 이건 범 국가적 문제라고. 찬열은 속으로 고개를 몇 번 주억거렸다.
아까부터 주욱 소심한 시선들이 찬열에게 와 닿고 있었다. 제발 좀 나가달라는, 2학년 4반 학생들의 애처로운 시선. 얘들아, 해치지 않으니 나 따위는 신경쓰지 말아. 야자 때 공부하는 백현이를 구경하는 건 나쁜 내 눈을 위한 정당방위니까. 찬열이 3학년이고 교실에 앉아있는 꾸러기들이 2학년이면 좀 어떻단 말인가. 평소 거슬리던 놈들이 몇몇 눈에 띄긴 했지만 오늘은 너희 때리러 온 게 아니란다. 순수하게 백현이 보러 온 거야. 안예쁜 얼굴들이 자꾸 쳐다봐서 기분 나빠지려고 하니까, 슬슬 그 메주들 저리로 치우지 못할까. 그렇게 찬열은 쉬는 시간까지 온 힘을 다해 공부하는 백현을 바라보았다. 제 딴에는 나름대로 애정이 솟구치는 눈빛이었으나, 백현 외 타 학우들에게는 불꽃 노려봄으로 느껴졌다나 뭐라나. 상황이 그러니 쉬는 시간이 되자마자 일말의 책임감으로 입술 꾹 깨물고 다가온 백현의 입에서 저런 말이 나오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을 테다.
"선배, 제가… 혹시 뭐 잘못한 게 있나요?"
억울하단 눈을 하고 더듬 더듬 저렇게 묻는게… 어쩜 그리도 씹덕터지는지. 저멀리 바닷가에 오징어 우는 소리가 여기 내륙지방까지 들리는 듯 했다. 아니 네가 잘못한 일이 있을리가. 굳이 꼽자면, 눈에 띄게 예쁘다는 것 정도인데. 찬열은 멍청한 표정을 지으며 울상인 백현에게 고개를 도리도리, 해 보였다. 그랬더니 이 예쁜 것이 한다는 소리가
"죄송해요. 왜 자꾸 괴롭히시는지 전 정말… 모르겠어요"
이었으니. 찬열로서는 어이가 없고 기가 차는 일인 것이다. 백현을 괴롭히는 놈들을 잡아다 제가 앙갚음을 했으면 했지, 보고 있기도 아까운 백현을 왜 제가 자처해서 괴롭히겠느냐는 말이다.
"혹시 저번에 제 친구가 부딪혀서…?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선배. 제발…"
친구라. 친구 누구를 말하는 걸까. 잊은지 오래인 백현의 친구 엑스트라 모 군을 기억해내느라 찬열의 미간이 살풋 찌푸러들었다. 그러나 험악해진 표정에 잔뜩 겁먹은 백현은 큰 결심이라도 한듯 입을 앙다물고 허리를 90도로 구부리는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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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네... 오랜만에 뵈어요 케리입니다
아니 복숭아도령 안들고오고 저게 뭐하는겨 하는 분들 계실까요..?ㅠㅠㅠㅠㅠ 아님 아예 잊어버리셨나요?ㅠㅠㅠ
음..어.. 복숭아도령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쓰고 있습니다.
늦더라도 완결은 낼테니 차라도 한 잔 하시면서 츠언츠언히 기다리시다가
나타나면 허허 저놈왔구나 허허(feat.명절날 할아버지)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_)
가까운 시일 내에 뵈어요
으흥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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