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감각이 놀라울 정도로 없어서 큰일이다.
정국이는 태형이를 내내 품에 안고 윤기를 경계했으면 좋겠다.
처음에는 윤기한테 찰싹 달라붙어서 우리 윤기 형에게 왜 그러냐고 했던 태형이도 그정도 되니 해탈을 했는지 그저 정국이 품에 안겨있고,
윤기는 소파에 앉아 그런 정국이와 태형이를 바라보는
묘한 구도가 이루어졌으면.
태형아.
응?
태형이 형 왜요. 왜 불러요.
…휴대폰 좀.
아, 거기 근처 어디 있을건데.
태형이 형 휴대폰은 왜요?
자신이 한 마디 건네면 바로 뒤이어 이어지는 태형이 대답과 또 이어지는 정국이의 시비에 윤기도 그러려니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태형이의 핸드폰을 찾아 부재중 전화가 없는지 확인하고,
기다리는 연락에 대한 흔적이 보이지않자 표정은 덤덤히, 그렇지만 귀는 축 아래로 늘어졌으면 좋겠다.
태형이의 다른 사생활을 볼 마음은 없어서 조용히 핸드폰을 내려놓는 사이에, 툭툭 거리는 소리가 울렸으면.
그만 좀 떨어지라며 정국이의 등을 툭툭 두드리는 태형이와 그러면 또 저 토끼 형한테 쪼르르 갈 거 아니냐면서 더 단단히 허리를 껴안고 있는 정국이가 보였으면 좋겠다.
윤기는 가만히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슬슬 구해줘야하나 싶어 나직히 목소리를 내었으면 좋겠다.
저 애가 네가 편지에 썼던 그 애인이야?
응? 응.
어른스러울 때가 있어서 설렌다고 하더니.
윤기의 말에 태형이가 갑자기 왜 편지 이야기를 하냐면서 팔을 휘젓고, 정국이는 그 소리를 듣고 움찔, 움직임을 멈췄으면 좋겠다.
저기, 토끼 형. 진짜 태형이 형이 그랬어요?
토끼 형이 아니라 민윤기.
태형이 형이 진짜 편지에 그렇게 써놨어요?
응.
정국이가 입꼬리를 씰룩이는 사이에 태형이와 윤기가 조용히 시선을 마주했으면 좋겠다.
내가 언제 그런 말을 썼냐는 태형이의 시선과
그냥 조용히 입 맞추라는 윤기의 시선이 맞닿았으면 좋겠다.
정국이가 그랬냐면서 슬쩍 태형이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던 팔을 풀어내었으면.
씩 웃으면서 태형이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태형이가 갑자기 뭐냐고 하면,
그저 웃으면서 아닌 척 진짜 이런 식으로 사람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거냐면서 태형이 등을 툭툭 두드렸으면 좋겠다.
그대로 태형이의 양 볼을 꾹 눌러잡고 돌진해서 입을 맞추었으면 좋겠다.
윤기는 옆에서 쪽쪽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보고 우리 태형이도 이제 다 컸네, 하면서 티비 리모컨을 뒤적이며 찾아 티비를 틀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나름의 평화 아닌 평화가 내려왔으면 좋겠다.
태형이가 당차게 저녁을 해먹자며 냉장고를 열었다가 잠시 고민했으면 좋겠다. 그러다가 금방 장을 보고 오겠다면서 지갑을 챙겼으면.
그리고 그 옆에,
혼자 어딜 가냐면서 자연스럽게 신발을 챙겨신는 정국이와,
아직 밤에는 쌀쌀한 편이라며 외투를 걸쳐주면서 그 뒤에서 신발을 또 신으려고 기다리는 윤기가 따라왔으면 좋겠다.
태형이는 문을 먼저 열고 있으면서 둘이 또, 정확히는 정국이가 윤기에게 툴툴대는 것을 빤히 바라봤으면.
그러다가 배실배실 웃었으면 좋겠다.
정국이가 먼저 엘리베이터를 잡아놓는 사이에 윤기 옆에 슬쩍 서서는, 작게 중얼거렸으면 좋겠다.
형. 우리 지금 엄청 행복한거지? 형도, 나도.
태형이의 작은 속삭임에 윤기는 고개를 올려 태형이를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올려 어렸을 때의 어느날 처럼 손을 들어 태형이의 머리를 쓰다듬었으면 좋겠다.
잠시 뒤에 정국이가 엘리베이터 도착했다면서 손짓을 하고,
같이 올라타면서 자연스럽게 태형이 옆에서 손을 잡는 것을 보면서
윤기는 그 위로 제 눈에 익숙한 누군가를 덧씌웠으면 좋겠다.
헤어진지 반나절 정도밖에 안 지났는데, 평소 학교 간 것을 기다리는 것에 비하면 비슷한 시간인데,
오늘따라 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괜시리 신발코를 바닥에 콕, 두드렸으면 좋겠다.
스스로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낯간지럽다는 생각이 들어 시선을 내린 채 조용히 불퉁한 표정을 지었으면.
그리고 이게 다 김남준 때문이라고 생각하면서 투덜거렸으면 좋겠다.
마지막에는 결국, 그래서 지금 뭐하고 있으려나 하는 생각만 했으면 좋겠다.
마트에서 장을 보기 시작하면서 이번에는 태형이와 정국이의 실랑이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과자나 자신이 좋아하는 햄, 인스턴트 식품등을 담아내는 정국이와
이걸 네 돈으로 사는 거 아니면 돌려놓으라며 다시 하나하나 돌려놓는 태형이.
그리고 옆에서 아까 태형이에게 받았던 사야될 물건 리스트를 보면서 묵묵히 물건을 고르는 윤기가 보고 싶다.
결국 태형이와 정국이가 이게 더 맛있다, 저게 더 맛있다로 투닥거리는 사이 장보기를 얼추 끝낸 윤기가 나직히 둘을 불렀으면 좋겠다.
태형아. 그리고 태형이 애인.
너네 그만 싸워.
쪽팔려.
담담하게 말하는 윤기의 말에 그제야 근처 사람들의 시선이 슬쩍 자신들에게 몰려있는 것을 본 둘이 머쓱하게 윤기가 쥐고 있는 카트 근처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태형이는 형이 언제 다 장을 봤냐면서 미안하다는 듯이 배싯 웃으면서 윤기의 어깨에 다시 붙어 애교를 부리고,
부글부글 속은 끓는데 어차피 애인은 나니까, 라는 생각으로 겨우 눌러참는 정국이가 계산이 끝난 물건들을 봉투에 몰아담아 들었으면 좋겠다.
…형, 형 야채 잘 안 먹으면서 이건 왜 샀어요?
아, 그거 윤기 형이 좋아해.
헐. 내 건요?
너는 평소에 나한테 많이 뜯어먹잖아.
장을 윤기가 다 봤으니 짐은 우리가 들어야 된다는 태형이의 주장에 따라 태형이와 정국이가 사이좋게 한 손씩 물건이 꽉찬 비닐봉투를 들고 있었으면.
바람이 선선하게 부는 저녁에, 길게 들늘어진 둘의 그림자는 그래도 손등이 스칠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고,
조금 뒤로 물러난 윤기가 그 그림자 사이를 밟으며 옅게 웃음을 띄웠으면 좋겠다.
제 가족과도 같은 동생에게도 옆에 나란히 설 이가 생겼다는 사실이 다시 생각해도 기뻐서,
조금 건방진게 마음에 안들지만 그래도 태형이를 좋아하는 것이 눈에 보이니 괜찮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집에 도착해서 태형이가 저녁을 자신이 다 만들어주겠다면서 어디서 가져온건지도 모를 앞치마까지 한 채로 부엌에서 전투를 벌이는 사이에
정국이는 안절부절하면서 거실에서 몇 번이나 안 도와줘도 괜찮냐고 물어봤으면.
윤기는 그런 정국이를 바라보다가 손을 뻗어 그 너른 등을 톡톡 두드렸으면 좋겠다.
왜요, 토끼 형?
태형이 많이 좋아해?
뜬금없는 윤기의 질문에 잠시 당황한 정국이가 이내 그렇다고 고개를 끄덕인 뒤에 살짝 인상을 찡그렸으면 좋겠다.
그 찡그림은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한 서투른 감정인 것이 보여서 윤기는 그대로 작게 웃었으면 좋겠다.
많이 좋아하면 됐어. 태형이도, 너 많이 좋아하니까.
태형이를 좀 고생시킨 것 같아서 처음에는 마냥 마음에 안 들었는데.
정신없이 요리를 하는 태형이가 신경을 쓰지 않을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말하는 윤기를 보며 정국이는 마치 태형이의 가족에게 허락을 받은 묘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제 뒷목을 손으로 슥슥 문지르다가 한마디 했으면 좋겠다.
분명 내가 더 좋아할걸요?
그 말을 끝으로 진짜 도와줄 게 없냐면서 태형이에게로 가는 정국이의 뒷모습을 보던 윤기가 고개를 돌려 아직 아무 소식도 없는 핸드폰을 바라보았으면 좋겠다.
너 뭐하냐, 김남준.
연락 안 하냐.
목소리 듣고 싶은데.
저런 간질거리는 말을 들으니까, 네가 더 머릿속을 채우잖아.
어느새 둘이 딱 붙어서 입으로는 투닥거려도 떨어질 줄을 모르는 태형이와 정국이를 보면서, 윤기의 입술이 살짝 삐죽 튀어나왔으면 좋겠다.
나중에 남준이가 오면 귀로 뺨을 툭툭 두드리면서 한 마디 해줄 것이라고 다짐도 했으면 좋겠다.
형! 밥 다 됐어요!
어. 가.
헐, 토끼 형. 진짜 이것만 먹어요? 어떻게 당근이랑 채소만 먹고 살아요?
남준이와 있을 때와는 다른 조금 더 소란스러운 저녁이 내려앉아 밤으로 향하고 있었으면 좋겠다.
다만 저녁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윤기의 하얀 두 귀가 축, 늘어져있었으면 좋겠다.
--
선물 자랑
귀여운 민트토끼 윤기 그림 감사합니다. ♥
초콜릿 좋아하는 귀여운 민트토끼 윤기 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귀엽고 아기자기한 글귀 감사합니다. ♥
귀여운 윤기 그림 정말 감사합니다. ♥
예쁜 부농부농한 윤기 그림 선물 감사합니다. ♥
| [암호닉은 현재 정리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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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제발 연하남 만나 연하남..ㅋㅋㅋ 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