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아직 누나한테 고백한 거 아니니까 착각마요. 나중에 진짜 근사하게 할거니까."
" 그럼 난 받아줄 준비만 하면 되는건가? 그럼 너무 불공평하지 않아?"
" ...진짜 받아줄 거예요?"
" 아니, 너 하는거 봐서."
" 누나!!"
진짜 귀엽다니까?
집까지 가는 동안에는 별 말이 없었다.
조용해도 어색하지 않은 조용함에 조금 편하기도 했어.
' 요새 날씨 쌀쌀해졌으니까 이불 꼭 덥고 자요!'
그렇게 말하고는 가버리는 대훈이. 벌써 12시가 넘었다. 오늘로 세번 째 본건가?
만난지 몇 번 되지도 않는데 왜 이렇게 편한건지 모르겠다. 괜히 기분이 좋아져 맛이 간 컴퓨터를 뒤로 한 채 따뜻한 이불을 꺼내덮고 잤다.
잔 건 잔거고 내 일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생각난 내 업무들. 오늘 쉬는 건 포기해야겠구나.
진하게 커피를 타 컴퓨터 옆에 놓고 일에만 집중했다.
똑같은 걸 반복하는게 제일 지겨운데 좀 더 좋은 구상이 떠오르지않아 어제의 기억을 더듬으며 겨우겨우 완성했다.
바로 팩스를 보낸 뒤 좀 쉬려는데 지잉- 거리는 폰.
" 네, 000입니다."
" 선배, 보내주신 팩스 받았는데 문제가 좀 생겨서 지금 회사로 나와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회사에 나가는 걸 싫어해 부장한테 승인까지 받아서 안나가는 걸 알면서도 날 불러내는 걸 보면 무슨 일이 있긴 있는건가?
좀 쉬려 했는데... 하여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니까.
" 무슨 일이야, 보낸 자료엔 별 문제 없어보이던데."
" 아, 안녕하십니까!!"
뭐야. 신입인가? 처음보는 얼굴인데.
" 환영회때 봤죠? 이번 프로젝트일로 선배랑 상의할 게 있다해서요. 먼저 나가볼테니 얘기 하세요."
환영회때 보긴 무슨, 나 사람 기억 잘 못하는 거 알면서.
대충 인사만 하고 나와서 누가 누군지 잘 모른다. 고로 내 앞에 있는 이 남자도.
일에 관해서라, 신입인데 내 프로젝트에 무슨 할 말이 있다는거지?
" 안녕하세요. 000입니다. 무슨일로 부르신거죠?"
" 아, 전! "
" 일에 대해서나 말씀해 주시죠."
" 네. 팩스로 받은 자료로 봤을땐 이 쪽에.."
.
.
.
.
" 좋은 의견이네요. 그럼 그 쪽의 의견을 넣어서 이 부분과 이부분은 조금 수정해줬으면 합니다. 그럼 일은 끝난건가요?"
" 대충은요. 그런데 전 그 쪽이 아니고 기성용인데요."
" 아, 기성용사원. 좋은 의견 감사해요. 그럼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괜찮은 의견이였어. 다른 쪽의 입장에서 재해석하고 판단한 걸보니 수정하는게 옳으니까. 일에 대한 능력은 수준급이네.
" 000씨!"
" 무슨 일이죠?"
" 식사하셨나요?"
일이 끝나서 집에서 좀 쉬려했는데.. 왜 내가 직원식당에서 오늘 처음 본 사람과 같이 밥을 먹어야 하는거지?
" 말이 원래 없으신가봐요."
" 네."
원래 모르는 사람이랑 같이 있는단 자체부터 불편해서 말이 없어지는거 아닌가?
당연한건데 저 사람은, 그러니까... 기성용?사원은 그게 아닌가보다. 끊임없이 말을 거는데 사람이 좋은건지 원래 말이 많은건지 모르겠다.
" 00씨는 남자친구 있으세요?"
" 그게 왜 궁금한가요?"
" 첫 눈에 반했거든요."
" 잘 먹었습니다. 그 말은 못 들은 걸로 할게요. 회사에선 사적인 얘기는 안하는게 원칙이거든요."
사실 밖에서도 사적인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저 사람 마음에 안 들어. 일 잘하는 신입사원이라기엔 뭔가가 좀.. 위화감이 든달까?
첫 눈에 반했단 말은, 뭐. 듣기엔 좋네.
" 언제 시간 되세요? 제가 커피 한 잔 사드릴게요."
" 됐어요. 그럼 맛있게 드세요."
당분간은 회사 나오기 더 싫어지겠어.
/드라마틱하죠? 사실은 회장아들이고 능력자고 내여자에게만 따뜻한.. 죄송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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