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FT아일랜드-미워하고 원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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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제 너란 인간은 정말 잔인하다.
"빨리 이 집에서 나가!"
"윤윤제…."
"너같은 더러운 게이랑 같이 살고 싶지 않으니까 얼른 꺼지라고!"
졸업 후 같이 서울로 올라와 같은 집에까지 살게 된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불과 어제, 호프집에서 같이 술을 마시다 술김에 고백한게 문제게 되어 지금의 상황까지 왔다.
"알... 았어..."
"진작 그래야지."
"그래봤자 이 집에서 나가려고 했으니까."
"..."
"이번주내로 갈게."
하긴... 요즘 시대가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게이가 자신에게 고백했으니 누가 좋아하겠어.
이젠 4년간의 짝사랑을 끝내야 할거같다.
◈
어제 한바탕 난리가 난 후, 언제 그랬냐는 듯 집안은 너무 고요하다.
"..."
그리고 평소같으면 나보다 늦게 있어났을 윤제가 집에 없다.
아무래도 일찍 출근했나보다.
"윤윤제..."
이제 이사를 하면 절대 얼굴을 못보겠지.
"사랑해…."
◈
오늘만 학교를 빠지고 이삿짐부터 미리 싸놓기로 했다.
일단 갈데가 없으니 한동안 학교기숙사에서 지내야 할거같다.
"짐도 별로 없네…."
한동안은 윤제 없는 삶이 힘들겠지만... 이젠 익숙해져야 할것이다,
그래야 시간에 묻혀져 아프지 않을테니까.
◈
"저기…. 여기가 304호방 맞나요?"
"응. 들어와."
다행히 기숙사에 룸메이트를 구한다는 사람이 있어 잠시나마 안심할 수 있게 되었다.
"집 구하기 전까지 잠시만 실례할게요."
"에이- 너무 불편하게 그러지마."
"그래도 저보다 선배잖아요."
이젠 핸드폰에서 윤제의 번호도 지우고 다신... 보지 않기로 다짐했다.
"근데 어디가 아파 보인다. 오늘 몸 상태 좀 안 좋아?"
"조금요."
하지만 다짐을 해도 내가 견딜 수 있을지가 문제다.
"그러면 침대에 누워서 쉬고 있어. 난 지금 수업 들으러 가야해서. 미안해."
"괜찮아요. 갔다오세요."
같은 방을 쓰는 선배가 방에서 나가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울컥 쏟아진다.
다짐이야 쉽지. 사실 윤제없는 삶은 내게 있어 너무나 힘들다.
"흐... 흐윽..."
윤윤제. 너란 사람은 정말 잔인하다.
떠나기 전에도 모진 말로 내게 상처를 주더니 심지어 니가 없음에도 괴롭히다니.
◈
그렇게 윤제의 집에서 나온지 2주쯤 되는날.
버티려고 해봤지만 도저히 불가능했다.
불과 2주만에 식음을 전폐하여 살이 빠지고 야위어졌으며 창백해보이는 얼굴까지 되었다.
"준희야. 너 요즘 진짜 아파 보여. 병원 가봐야 하는거아냐?"
"괜찮아요."
이런 내 모습엔 룸메이트인 우현 선배는 많이 걱정되는듯 어느순간부터 날 챙겨주는 횟수가 늘어났다.
"그래도... 일단 뭐라도 먹으러 갈래?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나가도 괜찮으니까."
"네."
일단 내키지 않지만 마지못해 학교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
하필이면 윤제와 마주쳤다.
그것도 성시원이랑 같이 있어 행복해 보이는 모습으로.
"..."
하지만 행복한 표정도 잠시. 갑자기 표정이 굳어지며 시선이 바뀐다.
"선배…. 얼른 가요."
"그래."
차마 그 시선을 견뎌낼 수 없어 선배를 재촉하여 그 자리에서 간신히 빠져나왔다.
"선배. 그냥 기숙사로 돌아가면 안 될까요?"
"왜? 어디 아파?"
"네. 조금..."
그러다가 그나마 있던 입맛이 싹 사라져 선배에게 죄송하지만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다.
"널 혼자 두고 밥먹으러 가기 좀 그렇다. 괜찮겠어?"
"괜찮아요. 제가 무슨애도 아니고."
그리고 선배만 점심을 먹이러 보냈다.
"...흐... 흡... 윤윤제..."
그러다가 선배가 나간지 몇 분만에 눈물이 봇물 터지듯 흐르기 시작한다.
내가 어쩌다가 다른 사람도 아닌 윤윤제를 좋아하게 되어 이 고생일까.
◈
윤제와 마주친 그날 이후, 나는 평소보다 더 처참하게 심하게 망가져가기 시작했다.
"준희야. 진짜 심하게 아파보이는데 병원은 가봤어?"
"이게 뭐 죽을일인가요. 괜찮아요."
"그래도. 너 그러다 쓰러지겠어."
우현선배와 과 선배들에게 폐를 끼치는거같아 말도 못하고 속으로 삯히며 그냥 참는 중이다.
"얼굴색도 안 좋고. 살도 많이 빠진거같은데."
"게다가 밥도 잘 안 먹잖아. 진짜 쓰러질까봐 걱정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 나도 더 이상 견디기 힘들다.
"괜찮대도요."
그런데 갑자기 눈꺼풀이 졸린거마냥 너무 무겁다.
◈
결국엔 쓰러지고 만건지 눈을 뜨니 보이는 하얀 천장에 어안이 벙벙하다.
"괜찮아?"
"선... 배..."
"갑자기 쓰러져서 내가 얼마나 당황했는지 알아?"
"죄송해요."
"하여간... 너 그렇게 다닐때 알아봤어. 너무 위태롭더라니."
"..."
그러다가 내 옆에 있는 우현 선배의 모습에 정신이 완전히 돌아왔다.
"대체 무슨일로 그렇게 망가진거야?"
"...사랑했던 사람 때문에 그런데... 차마 말못하겠어요."
"괜찮아. 지금 병실에 사람도 없으니까 얘기해도 돼."
"..."
그리고 내가 눈을 뜨기 무섭게 무슨일인지 궁금하다는 듯한 선배의 모습에 마지못해 입을 열어야했다.
"사실…. 저 게이에요."
"에이. 사랑이 다 똑같지. 뭐 그리 눈치를 봐."
"...들어줘서 고마워요. 암튼 그 사람은 고등학교때부터 동창인 애였어요."
"근데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
"...짝사랑만 하다가 들키는 바람에 집에서도 쫓겨나고 버림까지 받았어요."
"..."
"졸업 후에 서울까지 같이와 집까지 같이 살게 되었는데…."
그런데 얘기를 하다보니 점점 눈물이 차오른다.
"이젠... 버려진 고양이 신세에요..."
"울지마. 뭐 그런걸로 울려고 하냐."
"선배…."
결국 참았던 눈물이 선배앞에서 터져버렸다.
"그래서 이렇게 망가진거였구나."
"흐으... 흡... 흑..."
"이제 뚝. 운다고 나아지는건 없어."
그렇게 한참동안을 선배의 품에 안겨 펑펑 울었다.
"이제보니 완전 울보네 강준희."
"..."
"그리고 아까 미처 말못해준건데 너 사흘에서 나흘정도는 입원해야한대."
"..."
"그러니까 어디 도망갈 생각말고 밥은 꼭 챙겨 먹어. 그래야 빨리 퇴원하니까."
"..."
과연... 그게 가능할까. 이미 한사람으로 인해 망가져버린 나인데.
◈
병원에 입원한지 하루째. 수업을 들어야 하는 선배들의 사정상 다들 병문안을 늦게 온다.
그래서인지 심심해져서 침대에서 내려와 병원이라도 한바퀴 돌 심산이였다.
"...!"
그런데 또다시 윤제를 보고 말았다.
그때와 똑같이 성시원이랑 있는 모습.
"시원아. 우리 결혼 하기도 전에 사고쳐서 어쩌냐."
"이게다 짐승같은 머스마땜에 이런거 아이가."
"에이. 짜증난다고 해도 그렇지 사투리를 쓰면 어떡해."
그리고 어렴풋이 들려오는 둘의 대화소리.
둘이... 좀 있으면 결혼한다는 소리인가?
"..."
차마 이 상태로 갈 수가 없어 초라하지만 일단 근처에 있단 화장실로 들어왔다.
"말도 안 돼…."
성시원을 예전부터 좋아한건 알았지만... 결혼을 하는걸로 모자라 속도위반이라니.
"강준희."
"...!"
놀란 마음을 진성 시킬틈도 없이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오랜만에 윤제가 앞에 서있다.
"그동안 힘들었나봐. 많이 망가졌네."
"..."
"나 이제 성시원이랑 결혼하게 됐어."
"...!"
그리고 믿고 싶지 않았던 얘기를... 잔인하게 꺼낸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나 좋아하지 말고. 또 되도록 안 마주쳤으면 좋겠다."
"..."
"그리고 결혼식 할때 오든 말든. 그건 니 자유니까 니 알아서해."
너란 사람은 끝까지... 너무도 잔인하다. 그런데 미워할 수도 없으니….
그렇게 가슴 아프던 시간이 흘러가고 윤제가 화장실에서 나간 후에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병실에 왔을땐 과 선배가 왔다갔는지 쪽지와 함께 음료수가 있었다.
하지만 난 그런걸 볼 겨를도 없이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또다시 눈물을 흘려보냈다.
"살기 싫어…. 흐으..."
◈
한참을 울다 지쳐 잠들었을까. 일어나보니 어느덧 밤8시다.
"..."
조금은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잠든 사람들이 대부분.
난 그 사이에서 빠져나와 옥상으로 올라왔다.
"..."
더 이상... 이렇게는 살기 싫다.
이렇게 살다간 내가 무너져 죽을거만같다.
아니지. 이젠…. 죽을거니까. 다 괜찮아.
"윤윤제…."
팔에 꽃혀 있던 링거를 빼고 천천히 난간 밖으로 발을 뺐다.
"사랑해. 아니..."
사랑했어.
이제 나 없이 성시원이랑 행복하게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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