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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엄마가 그 남자를 좋아하게 된 순간 나는 구원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소녀처럼 뺨을 붉게 물들이고 그 남자에 대해 말 할 때에는 당장 화장실로 달려가 모든 것은 토하고 싶었지만

내가 생각 했던 순간이 더 빨리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에 그 남자는 내게 한줄기 빛이었다.

 

어느 날 엄마가 빨간 원피스를 입고 내 앞에 섰다.

"아들. 엄마 예뻐?"

"응! 엄청 예뻐! 근데 왜 빨간색 입었어? 너무 눈에 확들어오는데."

"우리 아들 빨간색 좋아하잖아. 그래서 한번 빨간색 입어봤어. 엄마 나갔다 올게!"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엄마는 정말 예뻤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엄마의 뒤를 따라 걸었다. 찰랑거리는 갈색 머리까지 엄마는 그날 정말 예뻤다.

호텔로 들어가는 엄마의 뒷모습을 한참이나 쳐다봤다. 그리고 그때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 한 남자를 봤다.

한참을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남자는 눈이 오고있었는데도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다.

머리 위에 눈이 소복이 쌓여갔다.

남자는 한참을 서있다 허탈한 웃음을 짓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그 순간 알 수 있었다.

너도 나랑 같구나.

 

 

흥신소에 부탁해 그 남자를 뒤졌다.

처음 간 사무실에는 한 젊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고등학생 쯤 되어보였다.

"양요섭입니다. 누구 찾으시려고?"

"윤두준이요."

남자는 눈을 동그랗게 떳다. 그리고 이내 큰소리로 웃었다.

"아...윤두준? 미안해요. 너무 웃겨서."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며 웃는 남자를 보자 이 남자가 미쳤나 싶었다.

"아..그런데 뭐가 궁금해서 그 남자를 찾아요?"

"그 남자가 다니는 학교. 그 남자의 모든 것."

남자는 잠깐 앉아있으라고 하더니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렸다. 무엇인가를 쓰는 것 같았다.

그리고 한시간쯤 지났는지 열다섯장의 프린트를 내게 건넸다.

"근데 그 남자는 왜 찾아요?"

"..죽이려구요."

남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다.

"윤두준 아버지가 뭐하는 지 알아요?"

"아니요."

"아버지는 회사 사장이에요. 뭐, 중소기업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중소도 아닌가? 아, 중요한건 조폭 출신이라는 거죠. 아직도."

남자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앉아 말을 덧붙였다.

"뭐, 행운을 빌어요."

돈을 테이블위에 올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자는 내가 내민 돈봉투를 쳐다도 보지 않고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아상한 사람이야.

 

 

 

다행히 운 좋게도 입학 예정이었던 학교에 윤두준이 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윤두준과 친해질 타이밍을 엿보았다.

하지만 여자도 안 만나고 매일 축구에 미쳐있는 윤두준은 다가갈 방법이 의외로 없었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올 때 쯤. 우연인지 윤두준이 먼저 나에게 다가왔다.

윤두준은 내게 관심을 보였고 나는 그 관심을 붙잡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찾아와 폭력을 휘두르는 조폭들에 몸이 성할 날이 없었던 나는 양요섭이 소개시켜준 이기광이란 사람과 함께 살았다.

갑작스래 한 집에서 살게 된 탓인지 서로 말타툼이 생겨났고 결국 일이 터졌다.

양요섭에게 무슨 말을 들었는지 남자는 내게 양요섭과 무슨 관계냐며 묻더니 다짜고자 온갖 물건을 집어 던지며 나를 때렸고

식탁에 있던 맥주잔을 쳐들었다.

그 떄 윤두준이 들어와 구석에 있던 술병을 들어 그 남자의 머리를 내리쳤다.

바닥에 흘러나오는 피에 기겁을 한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그리고 윤두준이 이끄는 손에 따라나가다 부엌에 있는 한 남자를 봤다.

양요섭.

그리고 직감했다.

이건 저 남자가 꾸민 일이구나.

 

 

 

 

 

하루는 엄마가 찾아왔다. 빚을 다 갚았다고. 그 아저씨가 갚아주었다고.

환하게 웃는 엄마의 얼굴을 보니 같이 웃음이 났다.

그리고 엄마에게 말했다.

"그 집 아들이 있어서 나는 못 들어 가잖아. 그러니까 그 아들이 없어지면 그 아저씨가 날 찾을 거고 그러면..!"

말을 채 끝나기도 전에 엄마가 내 뺨을 때렸다.

"어떻게..어떻게 그런 생각을..."

화끈한 뺨을 만지며 엄마를 쳐다 보았다. 엄마의 눈빛은 경악으로 가득차있었다.

난 엄마랑 함께 있는게 다 였는데 엄마는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머리속이 복잡했다.

지금까지는 무슨 짓을 하던 엄마였는데...

그렇게 갈 곳을 정하지 않은 채 한참을 걸었다. 어둑어둑한 하늘에서 비가 한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거세게 내렸다.

어느 순간 머리에 떨어지지 않는 비를 느끼고 고개를 돌렸더니 옆에 양요섭이 서 있었다.

"잘 되가?"

"..."

"윤두준 죽이는 거 말이야."

"아니요. 망했어요."

"왜?"

"윤두준이 좋아져버렸어요."

 

 

 

윤두준의 모든 걸 갖고싶었다. 윤두준을 갖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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