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장님.. 저이제 알바 그만 두려구요." "이야~ 동생 한국왔다더니 이제 인생피나보네! 만년알바생 박지민이~" 얼굴엔 서운한 표정이 그득이면서도 점장님은 애써 웃으며 장난을 건다. 정국이 한국에 들어온것과 제 인생이 피는게 어떤 관련이 있으려나, 이제서야 온전히 자신의 세계를 찾아간 정국은 이제 저와는 어떤 관련도 없지 않나. 지민은 괜스레 속이 답답해져 꾸벅 인사를 하곤 편의점 조끼를 벗어낸다. 자신이 갚아야 할 100만원. 딱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통장 잔고를 괜히 손가락 끝으로 쓸어내리곤 주머니속에 넣는다. 정국이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말은, 더이상 악착같이 돈을 벌어야할이유가 없어졌다는 말이기도 했고. 눈앞의 모든 목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말이기도 했다. 그저, 지민은 정국이가 너무 보고싶었다. 그 먼곳에서, 홀로 고생하며 악착같이 요리를 배우던 정국에게, '한국엔 이렇게 널 기다려주는 사람이있다.' 이렇게 널위해서 , 너 덕분에 살아가는 내가있다 그걸 알려주려 끊임없이 연락하고, 귀찮게 했던 지민이었지만, 이젠 정국의 곁에 저보다도 많은 격려와 도움을 주는 사람이 생겨났다. 지민은 제가 한없이 작아지는 걸 느꼈다. 한창 사춘기때에, (그마저도 정국의 뒷바라지를 위해 사춘기를 제대로 느껴볼 새도 없었지만) 지민은 제가 부모에게 버려진 고아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꼈었다. 한참을 성장한 지금 지민은 혼자서 누구보다 더 생생하게 그 상처를 대면한다. 자신은 혼자다. 부모에게도 버려진. 느적느적 발걸음이 느려지고. 이미 얼굴은 눈물로 뒤덮여 엉망이었다. 나는, 나는 왜 모든걸 혼자 견뎌야 하냐고 그리 울부짖을 상대 조차없어 가만히, 가로등 불빛조차 없는 그곳에 등을 기대 주저앉는다. 위로받을 누군가가 필요했고, 정국에게로 향하던 그 절절했던 마음을 쏟아낼 필요가 있었다. 지민은 애초부터 이성에 끌리지 않는 타입이었다. 오로지 지민의 세상엔 정국이 전부였으니,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는게 오히려 무리라 생각되었다. 지민은 이제와 제 처지가 우스워, 더 초라해진다. 지민은 무작정 시내로 향했다. 보잘것 없는 제 몸을 품어줄 사내가 필요했다. 휘향찬란한 클럽앞에 멈춰서 초라한 제 행색을 살피며 움찔거리길 몇번. 그 찬란한 불빛에 기선이 제압되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한다. -탁 "여깄네 내신부." 응? "전화도 안받아 연락도 안돼, 난 또 내 신부하려는줄 알았네." 아... 민윤기... 그사람이다. "지금 여기 들어갈려ㄱ..... " "안아줘요." "뭐?" " 나좀 안아줘요... 제발... 오늘 나랑 자요" "아니 무슨.... 하..... 외로운 마음 잘 알겠는데, 몸 함부로 굴리다 큰벌받아요." "......" "아니 그리고 다짜고짜 안아달라? 솔직히 말해봐요 경험 한번도 없ㅈ......... 울었어요?" "흐.... 으흑... 으우.....윽" "하... 일단 갑시다." 다짜고짜 손목을 붙잡혀 끌려온곳이지만, 그 화려하고 고풍스런 모습에 시선을 빼앗긴다. " 우선 좀 씻어요. 진정좀 하고." 얌전히 쥐어주는 옷가지를 들고 욕실로 향했다. 거울에 비친 마르고 보잘것 없는 모습이 싫어 거울을 쳐다보기가 거북하다. - 한참 물줄기를 맞으며 끊임없이 후회한다. "안아달라니... 미쳤어, 미쳤구나 박지민. 지금 씻기는 또 왜씻고 앉아있는데?!" 인생이 점점 산으로 가는듯한 기분이 든다. 그게 퍽이나 후회스러워 욕실을 나가는 발걸음이 더디다. 넓은 거실 쇼파에 앉아 허브티를 마시던 윤기가 기척을 느끼곤 잔을 내려둔다. 제옷을 받아입은 지민의 모습이 퍽이나 예뻐 무언가에 홀린듯 다가가, - 그대로 입술을 겹친다. 입술 전체를 한번 핥는가 싶더니, 그대로 벌어지는 지민의 입안을 탐한다. 방금까지 허브티의 뜨거운 향기에 젖어있던 윤기의 혀가 적잔히 따듯한 온도를 유지하며 지민의 혀를 톡톡 건드리곤, 이제 시작이라는듯 입을 맞댄채로 지민을 밀어 침실쪽으로 향한다. 지민은 위험을 느끼면서도 은근히 오르는 쾌감을 떨칠수 없어 어깨에 손을 올린채 몸을 바들바들 떤다. 무엇이든 지민은 서툴다, 그게 윤기가 지민과의 키스에서 내린 결론이었다. 정신이 나갈것만 같던 황홀한 순간이 지나고, 윤기가 입술을 살포시 떼낸다. "오늘은 이정도만 하죠, 안아달라고 찾아온 초딩 한테 보이는 최대의 성의니까." 으으 삽시간에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짧은순간임에도 키스에 서툰 제 모습을 캐치해낸 윤기에게 지금 자신의 모습은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그것도 잠시. 제 어깨를 밀며 부드러운 손길로 저를 침대에 눕힌다. 끈질기게 제 눈을 바라보는 윤기에게 대응하듯 시선을 마주했더니 , 그제서야 입을뗀다. " 그냥 자요 , 그런짓하려고 데리고 온거 아니니까." 그런짓 하려고 데려온건 분명 아니건만, 홀리듯 키스까지 시전한 자신이 이해가지 않는 윤기였다. 각자의밤, 같은 공간, 이해할수없는 하루가 그렇게 마무리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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