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영화 '초능력자'를 모티브로 쓴 글이예요.
영화를 보지 않으셨으면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실 수도 있어요...ㅠㅠㅠㅠ
그 점 감안하고 봐주세요
희미하게 돌아오는 의식을 느끼며 경수는 제대로 생각이란 것을 하기도 전에 먼저 처음 겪는 극심한 몸의 통증에 신음을 흘렸다.
내가 죽은걸까, 아니면 빌어먹을 이 세상에서 또 나 혼자 남겨진 것일까 무의식적으로 떠올린 경수가 서서히 의식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리고 의식이 돌아오며 점차 생각을 할 수 있게 될 때 쯤 경수는 자신이 칠흑같은 어둠 속에 놓여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연적으로 눈 자체가 안보이는 것인지 아니면 뭔가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서 강제로 눈이 보이지 않도록 가려놓은 것인지,
또 의식의 끈을 놓아버리기 전에 백현과 옥상에서 떨어졌던 기억을 떠올리며 그것으로 인해 몸이 망가져버려 움직일 수 없게 되었는지,
아니면 이것 역시 몸을 움직일 수 없도록 누군가가 묶어버린 것인지 그 어떠한 것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경수는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자마자 그 어린 시절의 어느 날처럼 공포감에 사로잡혔다.
눈으로 조종하는 능력때문에 괴물로 불렸다고해도 경수에게 있어 그 눈은 자신이 의지하고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무기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눈이 무사한지 확인해야 했다. 이렇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보니 아마도 죽은 것은 아닐 것이다.
미련맞은 목숨은 이리 끈질기기만 해서 경수를 또 다시 살아있는 지옥으로 밀어넣는다.
어찌됐든 이번 세상에서 다시 한 번 살아가야하는 경수는 자신의 유일한 무기인 눈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팔을 들어올렸다,
아니 들어올리려했다. 하지만 그 마음과는 반대로 팔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있을 뿐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엔 다리를 움직이려 했다. 역시 옴짝달싹 할 수가 없다.
대체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 더 큰 공포감에 사로잡힌 경수가 몸을 움직이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경수는 자신의 팔이 뒤로 꺾인 채 묶여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손으로 팔목을 감고 있는 밧줄의 거칠한 촉감이 닿아온다. 급격히 호흡이 가빠지고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이 튀어나오려는 순간,
"이제야 정신이 들어?"
경수의 귓가로 서늘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에 무언가가 걸린 듯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경수는 마른침을 삼켰다.
예민하게 곤두선 청각은 남자가 점점 경수에게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경수의 바로 옆에서 남자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변대리"
영영 열리지 않을 것 같던 경수의 입술이 열리고 나온 첫마디는 낮고 형편없이 갈라져 볼품없었다.
경수의 입에서 나온 한마디에 변대리, 아니 백현은 알 듯 모를 듯 피식하곤 웃었다.
"그래. 나야 나, 변대리. 며칠째 깨어나질 않길래 설마 죽은 줄 알고 걱정했잖아"
"...무슨 속셈이야"
"속셈이냐니. 널 구해준 사람한테 너무한다"
"닥치고 이거 빨리 풀어"
"내가 왜?"
"뭐...?"
"풀어달라고 해서 풀어줄 것 같았으면 애초에 널 묶어뒀을 이유가 없지"
백현이 여전히 목소리에 웃음기를 담은 채 말한다.
경수는 도통 백현의 속내를 알 수가 없어 바짝바짝 애만 타들어간다.
그토록 자신을 증오했던 백현인데 왜 그냥 죽게 놔두지 않고 어딘지 알 수 없는 곳으로 자신을 데려온 것일까.
"왜? 내가 왜 널 이 곳으로 데려왔는지 궁금해?"
"여기 대체 어디야"
"어디긴. 내 집이지"
"그러니까 대체 날 여기로 데리고 온 이유가 뭐냐고"
"아, 그게 궁금해?"
드디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물어봤다는 듯 들뜬 목소리로 되물은 백현이 조용히 경수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건 지금부터 알려줄게"
다시 아까처럼 서늘한 목소리로 돌아온 백현이 발로 경수가 앉아있는 의자를 힘껏 밀어 쓰러뜨렸다.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으로 고꾸라진 경수가 충격으로 단발마의 신음을 흘렸다.
"일어나면 난리 발광을 할 것 같아서 일부러 묶어둔거였는데... 이렇게 얌전할 것 같았으면 괜히 헛수고했네"
"아윽... 이 새끼야- 이거 안 풀어?"
"아까도 말했지? 쉽게 풀어줄 것 같았으면 애초에 묶지도 않았을거라고"
백현이 바닥에 쓰러진 경수의 앞에 한 쪽 무릎을 꿇고 앉아 경수의 머리를 거칠게 잡아채올렸다.
강제로 잡아올려진 머리로 인해 경수의 온 몸이 고통을 호소한다.
"악!!"
"왜? 아파?"
"씨발... 이거 안 놔?"
"너는 아직도 입만 살았구나"
눈이 가려진 경수는 볼 수 없지만 비릿한 미소를 지은 백현이 미련없이 경수의 머리채를 놓고 이번엔 목덜미로 손을 뻗었다.
미미하게 맥박이 뛰는 경수의 목덜미에 손을 올린 백현이 점점 그 손에 힘을 주자, 괴롭다는 듯 경수가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어때? 고통스러워? 숨막혀? 막 죽을 것 같아?"
"큭...이거...노...ㅏ..."
"그러고보니까 사장님도, 알이랑 버바도 모두 결론은 목졸려서 죽은거네. 그치? 그러니까 너도 그렇게 죽여줄까? 응?"
"큽..."
"왜 대답이 없어. 응? 힘들어?"
순식간에 손에 주었던 힘을 빼고 경수의 목을 놔주자 갑작스레 들어온 공기로 인해 경수가 큰 숨을 내쉬며 기침을 토해낸다.
백현이 쥐고있던 경수의 하얀 목덜미에 파르스름한 멍울이 진게 보인다.
몸을 보호하려는 듯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온 몸을 웅크린 경수가 여전히 몸을 들썩이며 기침을 쏟아냈다.
눈을 가린 천 사이로 기침 때문인지 두려움 때문인지 알 수 없는 눈물이 새어나온다.
"울어?"
"씨발..."
아랫입술을 깨문 경수가 낮게 욕짓거리를 내뱉자 백현이 손을 뻗어 흐르는 경수의 눈물을 닦아낸다.
백현의 손길을 뿌리치려는 듯 경수가 고개를 돌리자 갈 곳 잃은 백현의 손이 이젠 파랗게 멍들어있는 경수의 목덜미로 향한다.
따뜻하지만 서늘하게 닿아오는 익숙한 촉감에 경수가 흠칫 몸을 떨자 이를 눈치챈 듯 백현이 낮게 코를 울려 웃었다.
"걱정마. 죽일 생각은 없어"
"..."
"울지마... 아직 해야될 일이 남았는데 이런거가지고 울면 안되지"
"뭐...?"
"시작도 안했다고. 내 말은"
경수가 그 말의 뜻을 이해하기도 전에 몸을 일으킨 백현이 우악스런 손길로 경수의 의자 한 귀퉁이를 잡은 채 어딘가로 질질 끌고가기 시작했다.
백현의 집이라고 했던만큼 바닥이 차가운 시멘트가 아니여서 경수의 몸이 쓸릴 일은 없었지만 차갑고 눅눅한 장판의 느낌이 기분나쁘게
닿아온다. 곧 얼마가지 않아서 백현의 발걸음이 멈춰서고 경수는 푹신한 무언가에 쓰러졌다.
얼굴로 느껴지는 촉감은 푹신했지만 몸과 맞닿은 것은 여전히 딱딱한 바닥이라서 경수는 또다시 미약한 신음을 흘렸다.
눈이 보이질 않으니 백현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표정을 짓고있을지 전혀 알 수가 없어 두려움은 배가 된다.
그 때, 경수의 귓가로 이불을 밟는 듯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두어발자국 걸은 백현이 경수의 앞에 앉아 겉옷을 움켜쥐었다.
"뭐하는거야"
"이제 시작하려고"
"이거 놓고 빨리 안 풀어?"
"그래. 풀어줄게"
경수의 말에 순순히 움켜쥐고 있던 겉옷을 놓은 백현이 정말로 밧줄을 풀어주려는 듯 다리와 몸통에 아무렇게나 감겨있던 밧줄로
손을 가져갔다. 몇 번의 움직임 끝에 밧줄이 스르르 풀어지며 경수의 몸에서 의자가 떨어져 나가고 이내 자유의 몸이 되었다.
한결 몸이 가벼워진 것을 느낀 경수가 몸을 일으키려는데 백현이 그런 경수의 어깨를 밀어 이불로 쳐박았다.
"아...!! 이거 안 놔?!"
"할 줄 아는 말이 그거밖에 없어?"
"개새끼..."
"이럴 땐 살려달라고 하는거야"
"...씨발..."
"쯧- 쓸데없이 자존심만 세우기는. 살고싶지 않아?"
"..."
"거봐. 이럴 줄 알았어. 아무 말 없으니까 받아들이는거라고 생각하고 시작할게. 예전부터 이런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거든.
물론 그 상대가 네가 될 줄은 몰랐지만..."
그리고 백현이 붙잡고 있던 어깨에서 손을 내려 경수의 겉옷을 벗기려는 듯 옷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한동안 멍해져있던 경수가 백현이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아채곤 아까보다 격렬하게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그런 경수의 가슴에 한 손을 올리고 눌러 가볍게 몸부림을 제지한 백현이 남은 한 손으로 마저 수월하게 옷을 벗긴다.
"씨발!! 미쳤어?!"
"조용히 좀 해. 지금 새벽이거든? 사람들 깨겠어"
"아악!!! 이거 놓으라고!!!"
백현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있는 힘껏 악을 쓰는 경수에 결국 백현이 손을 들어올려 경수의 뺨을 매섭게 쳐올렸다.
한 쪽으로 훽하니 꺾인 고개가 제자리로 돌아오기까진 얼마동안의 시간이 걸렸고, 그 순간은 무섭도록 조용한 정적에 휩싸였다.
하얗다 못해 창백했던 경수의 뺨이 백현의 손길로 인해 새빨갛게 물들다가 이내 서서히 부풀어올랐다.
"그러니까 조용히 하랬잖아 씨발"
"흑..."
앞으로 벌어질 두려운 일에 경수가 겁을 집어먹고 몸을 떨었다.
그러자 백현이 내려쳤던 경수의 뺨을 살며시 쓸어주며 귓가에 속삭였다.
"미안... 아프지...? 힘 조절을 제대로 못했네. 그러니까 한 번 말할 때 들으면 좋잖아"
"큽... 빨리 이거 풀어..."
"아아- 그건 안돼. 그거 풀어주면 눈 가리고 있는 천 풀어버리고 도망갈거잖아"
계속해서 경수의 뺨을 어루만지며 말하던 백현이 옷을 마저 벗기려는 듯 손을 다시 아래로 내려 어깨 사이로 집어넣었다.
경수의 양 손이 뒤로 묶여있어 팔목에서 걸리자 어떻게 해야할지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던 백현이 망설임 없이 경수의 옷을 찢어버렸다.
"뭐하는거야...!!"
"옷 벗기려면 풀어야하는데 그럴 순 없으니 방법이 이거밖에 없잖아"
"미친새끼..."
"네가 날 미치게 만들었잖아 씨발"
"뭐...?"
"너 때문에 내 주변에 있던 소중한 사람들이 다 떠났어. 그것도 모자라서 아무런 관련없는 사람들까지도 피해를 입었다고.
이제 나한테 남은건 아무것도 없어. 그게 얼마나 고통스러운건지 알아?"
"헛소리 지껄이지 말고 이거 풀라고 변대리!!"
"그래. 너같은 괴물이 그런걸 알리가 없지. 그러니까 너도 똑같이 당해봐"
다급하게 소리치는 경수를 뒤로하고 백현이 무섭도록 굳어있던 입매를 끌어올려 미소지었다.
저 너무 자주오나여...??(부끄)
요건 위에서 말했듯이 영화 초능력자를 배경으로 따온거라서 영화 안보셨으면 내용 이해해기 힘드실 수도 있어요
영화 못보신 분들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경수는 눈으로 사람들을 조종하는 초능력자, 백현이는 착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다가
경수의 초능력이 사람들에게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을 막으려고 하다가 백현의 소중한 주위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거기에
분노해서 경수와 사투를 벌이는.... 백현이도 초능력자예요. 엄청난 치유력과 파워를...(존나세)
경수는 눈으로 사람들을 조종하기 때문에 눈을 가리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는.....
글의 시작은 경수와 백현이가 옥상에서 사투를 벌이다가 둘이 옥상 밖으로 떨어지고 난 뒤의 이야기예요.
말했다시피 백현이는 힐링이 장난이 아니니까 금방 회복하고 경수는 초능력을 너무 무분별하게 남발해서 사용해서 몸이
약해질대로 약해져있는.... 아!! 참고로 경수는 한쪽 다리가 없어서 의족을 차고 있어요. 이정도면 대략 설명이 되었을거라 생각됩니다.
다음편은 수위가...(의심미) ㅈㄴ센 백현이와 나약한 경수랑 돌아올게요'^' 반응 보는거라서 이번 편은 구독료 없어요...
근데 반응 없으면... 짜져야지(흑흑) 담편엔 불맠달고 찾아올게요(찡긋)
아직 시리즈가 없어요
최신 글
위/아래글
공지사항

인스티즈앱
현재 sns에서 난리난 눈쌓인 포르쉐 낙서 박제..JPG